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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향에서] 새만금사업에 거는 국민의 기대 - 서기호

새만금사업은 사업비 2조 1600억원을 들여 부안과 군산을 연결하는 방조제 33Km를 축조하는 대단위 간척사업이다. 이 방조제를 막음으로써 여의도 면적의 140배가 되는 40,100정보가 조성되며 농경지 28,300정보가 생기고, 연간 10억톤 가량을 담을 수 있는 담수호 11,800정보를 조성하여 배후에 있는 농경지홍수피해를 막을 수 있고, 새로 조성된 농경지에 농용수를 공급할 수 있게 된다. 더욱 기대되는 효과는 방조제 도로를 개설함으로써, 서해안지역 교통 환경이 크게 개선되고 부안 군산지역의 관광사업이 크게 달라지는 복합적인 기대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된다.간척지 방조제 길이는 네덜란드 쥬다찌의 방조제가 32Km로서 가장 길었는데 새만금 방조제의 길이가 33Km이니 세계에서 그 규모가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네덜란드 쥬다찌 방조제를 찾는 관광객의 관광수입이 연간 1조 2천억원 정도라고 하는데 우리는 그 곳에 비해 관광조건이 뒤떨어진다고 할 수 없으므로 상당액의 관광 수입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된다.새만금사업은 60년대의 극심한 한발과 80년도 냉해로 쌀 절대생산량이 아주 부족할 때 착안된 사업으로 1986년도부터 약 5개년 간 경제적 타당성 분석, 환경영향평가 등을 거친 다음 주민 동의를 받아 1991년 11월에 공사를 착수하였다.공사가 계획대로 진행되다가 환경단체가 수질오염 문제와 갯벌살리기 등을 제기하면서 약 2년 간에 걸쳐 해외갯벌보전, 간척현장조사, 공개토론회, 정부 관계기관 수질오염방지와 친환경적 간척공사방법 보완 등을 해결한 후 2001년 5월에서야 공사를 재개하게 됐었다.그 후 다시 환경운동연합회가 새만금 사업의 무효 및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여 2003년 7월 15일 서울행정법원으로부터 집행정지 결정 판결을 받아 공사가 다시 중단되는 사태를 맞게 된다.이 결정에 대해 농림부가 즉시 항고하여 지난해 12월 21일 서울고등법원으로부터 승소판결을 받아 다시 공사를 할 수 있게 되었다.이러한 법적 소송 문제없이 공사가 계획대로 진행됐다면 새만금 방조제공사는 이미 끝나 지금은 농지조성공사와 부대공사를 하고 있을 때이다. 이러한 공사지연으로 수천억원의 정부 재정이 손실을 보았으며 공사완공으로 얻을 수 있는 수백억 원의 간접소득이 없어지게 된 것이다. 만일 남은 2.7㎞구간을 조기에 막지 못한다면 사업시행전보다 5배 유속이 증가한 초당 5m 정도의 빠른 바닷물이 하루 4회 정도 이 구간을 통과함으로써 이미 막은 방조제의 유실이 불가피하여 안전관리에도 어려움이 있고, 해일이나 태풍시에 방조제 피해가 가속화됨으로써 막대한 재난이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끝막이 공사는 바닷물의 흐름과 조위차가 적은 3월이 적기이며 태풍에 대비하여 보강공사의 조기시행이 필요하다. 만일 끝막이 공사마저 실패한다면 사회적 문제로 파급될 뿐만 아니라 재시공 성공여부도 불투명하므로 3월까지는 반드시 끝막이 공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토지이용계획은 국토연구원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구체화해야 할 것이며 공론화 과정에서 환경단체가 제기한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여 개발해 나가야 할 것이다.수년전까지 부안 개화도 간척지 쌀은 미량요소가 많은 알카리성 토양에서 생산되어 전국적으로 그 미질을 인정받아 인기가 높았는데, 새만금 간척지에도 농촌진흥청이 시험적으로 재배하여 성공하고 있는 탑라이스 재배방식을 도입하여 대규모 간척지 쌀을 생산하여 소비시장에 내놓는다면 큰 각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그리고 해안 풍속이 아주 세고 주변여건이 풍력발전소 설치에 적합하므로 풍력발전에 의한 전력공급도 검토할만하다. 뿐만 아니라, 새만금 신항이 건설되면 그 입지조건으로 보아 인근 중국은 물론 세계의 막대한 물류가 이곳으로 모아질 수 있기 때문에 신항건설에 거는 국민들의 기대 또한 클 수밖에 없다.국가개발전략의 세계적 권위자인 데이비드 스미스 마카오대학 총장(전 하버드법대 학장)은 새만금 개발 지구를 둘러보고, 새만금 지구는 한국을 넘어 동북아 경제중심이 될 훌륭한 여건을 갖춘 곳이라고 평가하면서, 첨단농업, 세계적 관광지 건설 이외에도 IT 같은 첨단 기업과 교육, 문화, 예술 분야를 종합적으로 수용한다면 한국이 세계 일류 선진국으로 부상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는 것은 앞으로 새만금 지구를 어떻게 개발해 나가야하는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본다.△서회장은 전주고,서울대를 졸업하고 FAO농업전문가,농림부 종자관리소장,식물검역소장과 식품연구원 감사,농기계조합 전무를 역임했다/서기호(한국종자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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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01.20 23:02

[타향에서] 농부의 마음, 생명의 마음 - 신홍수

지난 해는 우리 농민의 삶이 얼마나 극단적으로 내몰렸는가 하는 것을 보여주었다. 쌀수입 개방과 농민 집회에 대한 경찰의 과잉진압 및 전용철, 홍덕표 두 농민의 사망, 호남 지역의 3000억 이상의 손실을 가져온 폭설 등 그야말로 농민의 삶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준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기상 관측 이래 100년만의 폭설량으로 기록된 지난 폭설은 가뜩이나 어려운 농촌경제를 더 어렵게 했다. 정부의 뒤늦은 특별재난지역 선포로 농민의 시름은 그 골이 더 깊어졌으며, 아직도 그 피해 복구가 완전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더더욱 그렇다.하지만 이러한 현상에 가려져 본질적인 문제가 퇴색되어서는 안 된다. 지금이야말로 농촌 삶에 대한 정부와 국민 그리고 농민의 다각적인 협력과 대책 마련이 더 진지하게 논의되어야 할 시점이다. 그 모든 문제의 중심에는 피폐해진 농촌 경제가 놓여 있기 때문이다. 농촌 경제는 급변하는 세계 시장경제 속에서 부수적인 부분으로 전락해 가고 있다. 또 십여 년 전 쌀 수입 개방이 시작된 이후, 현재 우리 농업은 그 어려움이 날로 더해가고 있다. WTO 도하개발아젠다(DDA) 농업 협상과 같이 외국 농산물에 대한 낮은 관세를 부과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현재의 농업통상정책은 종전의 UR 협상보다도 훨씬 더 개혁적인 쌀시장개방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감안할 때 폭설과 같은 자연 재해는 그야말로 농촌민에게는 재앙에 가깝다. 농촌 경제를 뒷받침 해줄 수 있는 정책들이 정말로 튼튼했다면 이러한 상황이 재앙으로까지 느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농촌민의 삶의 질을 보장하고 개선할 수 있는 농촌복지 정책의 보다 현실적인 수립이 요구된다. 농업분야의 성장과는 달리 소득은 그 전보다 더 낮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농촌 경제의 회생은 농민 스스로의 자생력만으로는 부족하다. 우리나라 농업의 특성상 몇몇 기업농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농민들이, 대량 생산 형태가 아닌 영세농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점에서, 농촌경제를 살리겠다는 확고한 정부 정책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예를 들어 미국을 비롯한 많은 선진 국가에서 이미 1980년대부터 도입하여 실행해온 농업직접지불제와 같은 정책을 살펴볼 수 있다. 물론 우리나라 역시 2001년부터 논농업직불제를 실시하고 있지만 현재 이 사업을 보다 장기적이고 현실적인 농업직불제로 확대해야 한다는 소리가 높다. 특히 친환경 영농 실천을 위해 마련한 친환경농업직불제의 경우 그 규모가 농업민 수에 비하여 턱없이 작고 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에 정작 보조를 받을 수 있는 농가는 그리 많지 않다고 한다. 이러한 정책의 실효성과 더불어 더욱 중요한 것은 농업에 대한 인식의 변화일 것이다. 농업을 생명공학과 같은 첨단 사업과 분리되거나 낙후된 것으로 보는 인식 태도가 문제이다. 오히려 농업이야말로 이러한 첨단 과학기술과 결부될 때 그 가치를 더욱 인정받을 수 있으며, 앞으로 세계의 환경문제를 고려할 때 더욱 중요한 의미를 띨 수 있다. 농업이 시장경제에서 높은 이윤을 내는 산업은 아닐지 몰라도, 조금만 다른 시각으로 접근한다면 농촌은 보다 다양한 생명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제 3의 공간이 될 수 있는 것이다. 農者天下之大本이라는 말이 있다. 필자 역시 농민의 자식이며, 마음은 언제나 변함없이 농민이다. 농업이라고 하는 생명의 경작이 무너진다면 우리는 더 이상 갈 곳이 없다./신홍수(재경 남원향우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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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01.13 23:02

[타향에서] 자연재해와 호남 푸대접 - 이규일

지난 12월 중순, 꾀벽쟁이 친구의 고명딸 결혼식이 있어 참으로 오랜만에 고향엘 다녀왔다.일가 친척들을 만나 인사도 드릴겸 결혼식 하루전에 갔다가 친구집에 들렀다. 하도 오랜 만에 온 고향 이어서 인지 어려서 늘상 다니던 길이 었지만 새집이 들어서고 큰길이 나서 쉽게 찾을 수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마을 사람에게 내일 혼사를 치르는 아무개 댁이 어디냐고 물었다. 젊은이는 아저씨 어디서 오셨어요하고 집앞까지 안내했다. 친구집에 들어서니 반갑게 맞아 주었다. 술상을 마주하고 앉아 옛이야기를 하느라 시간가는 줄 몰랐다. 몇잔술에 취기가 돌았다. 친구가 뜬금없이 고향에 온 소감을 물었다. 나는 옛 사람의 <향음(鄕音)>이란 시를 빌어 내 생각을 말했다. 어려서 집을 떠나 늙어 돌아와 보니(少小離家 老大廻)고향은 변함이 없는데 귀밑머리만 희였구나(鄕音無改 ?毛衰)어린이들은 나를 보고 알아보지 못하는데(兒童相見 不相識)졸졸따라다니며 아저씨 어디서 오셨오하고 묻네(笑問客從 何處來)솔직히 말하면 현대인은 고향을 버리고 사는지도 모른다.촌놈 서울에 와서 출세했다는 추임새에 취해서 말이다. 하지만 뉘라서 어머니 품처럼 따뜻한 고향의 정을 쉽게 잊겠는가.해마다 설날추석 명절에 이어지는 귀향 행렬이 우리들의 고향유정을 대변하고 있는게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이튿날은 결혼식에 참석했다가 기차를 타고 서울로 돌아오면서 새삼 고향의 정을 듬뿍 느꼈다. 창밖에는 흰눈이 내리고 있었다. 겨울 경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구나!쾌재를 부르면서 집에 왔다. TV를 켰더니 폭설로 호남 고속도로가 봉쇄되었다는 뉴스가 불과 몇시간전 상쾌한 기분을 잡치게 만들었다. 광주정읍고창부안등지의 폭설 피해가 집중 보도 되었다. 왜또 호남 지방만 나도 모르게 원사(怨辭)가 터져 나왔다.1976년에는 7월 한달내내 가믐이 계속되다가 8월1일 전국에 단비가 내렸다.그런데 호남지역에만 비한방울도 내리지 않았다. 이지역 농민들의 애타는 심정을 중앙일보 <역광선(逆光線)>은 8월2일자 신문에 중부영남영동은 해갈, 호남은 빼고, 천심의 푸대접을 어찌할꼬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평소 정부의 푸대접에 불만이 높았던 주민들은 호남을 하늘 조차 푸대접하는 버림받은 땅이라고 했다며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청년회의소등이 주동, 지역 시민 단체들까지 합세해 해명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내고"중앙일보 안보기와 삼성제품 불매운동"을 시작했다. 이 사건 때문에 호남출신 중앙일보기자들이 총동원, 전북도민 민심 잡기에 나선일이 있다.필자도 후에 전북도지사를 지낸 조남조(趙南照)등과 함께 전주에 내려와 <역광선>의 본뜻은 하늘도 야속하다는걸 강조한 것이라고 관계요로에 해명하느라 진땀을 뺀일이 있다. 당시 중앙일보는 주필이 목포분이었고, 편집국장이 전주고 출신이었으며, 사회부장이 남원 사람이어서 호남푸대접을 부추길 특별한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입장은 그렇지 않았던 모양이다. 아와 어는 다른법. 천심(天心)의 푸대접이 문제였다. 언론의 표현이 중요하다는 것은 이미 이때부터 알고 있었던 터지만 호남폭설과 역광선사건이 오버랩되어 왠지 뒷맛이 씁슬했다. 그렇다고 정말 하늘탓만 할 수는 없는 일. 지금부터라도 정확하게 피해현황을 파악하고 원인을 규명, 다시는 이런일이 없도록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비닐 하우스가 부실하게 지어졌다면 튼튼하게 짓고, 무거운 눈 무게도 넉근히 견딜수 있도록 버팀목을 받치고, 둥그스름한 지붕이 문제였다면 가파른 세모지붕도 설계할 수 있는 일이다. 자연 재해라고 속수무책으로 당해서는 안된다. 똑 같은 일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철저한 준비만이 호남 푸대접을 물리치는 길이다. 쉘리는 <서풍부(西風賦)>에서 겨울이 오면 봄도 멀지 않으리라고 노래했다. 우리가 희망을 가지고 노력하면 산너머 남쪽에서 불어오는 훈풍이 폭설피해를 녹여줄 것이다. /이규일(미술평론가)◇이규일씨는 군산 임피출신으로 중앙일보 주간부문화부차장, 『월간미술』부장주간등을 역임하고 현재 서울 시립미술관 운영자문위원, 전북도립미술관 운영자문 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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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01.06 23:02

[타향에서] 지방행정의 '경영마인드'

농업개방 자유경쟁시대를 맞아 농촌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걱정이다. 정부에서 지난 10여 년 동안 농업발전을 위해 42조 원을 투입했다는데도 농촌의 현실은 별로 나아진 게 없다. 앞으로도 무려 119조 원이라는 막대한 재원을 투자하겠다고 한다.투자만 많이 하면 농업이 정말 회생할 수 있단 말인가. 아니다. 문제는 얼마나 효율적인 투자와 관리를 잘하느냐에 달려 있다. 재원을 선택과 집중이라는 전략에 따라 적재적소에 적정규모로 투자해야 한다. 따라서 국가 예산을 눈먼 돈이라고 생각하고 표의 논리에 의한 선심성 배분이나 전시성 투자가 되면 안 된다. 전국 어느 농촌을 가나 농공단지라는 게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한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가동되고 있는 공장이 평균 40% 미만이라고 한다. 90년대 초 문민정부 정책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에서 너도나도 앞 다퉈 농공단지를 무리하게 조성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농공단지의 적정규모, 사업성 및 시장전망을 면밀히 검토하지 않고 실행했고 사후관리도 허술했기 때문이다. 실로 막대한 국민의 혈세를 낭비한 것이다.지난여름 어느 농촌체험마을이라는 곳에서 친구들과 함께 휴가를 보낸 적이 있다. 숙박시설은 지자체에서 4억여 원을 지원하여 만들었고 별관 농촌체험관은 2억여 원을 들여 지었다는 현대식 시설이다. 그런데 농번기로 바빠서인지 모르지만 잠자고 먹는 것 이외 농촌을 체험할 수 있는 마땅한 프로그램도 안내자도 없었다. 하드웨어는 갖추어져 있는데 소프트웨어는 없는 격이다.하기야 도회지 사람들이 농촌 풍경을 보고 밤하늘 초롱초롱 빛나는 별을 보는 것만으로도 농촌체험이라고 한다면 할 말이 없다. 하지만 뭔가 색다른 체험거리가 없이 외지인들이 또 다시 찾아오길 기대하는 것은 무리인 듯싶다. 그렇게 되면 그 시설은 농촌 소득증대에는 별 기여함이 없이 재원낭비에 그치기 십상이다. 관할 행정기관에서는 체험마을 시설을 만들어 준 것만으로 만족하고 그 이후는마을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 그 것이 바로 우리 행정의 맹점인 것 같다. 행정기관은 농촌이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용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잘 관리해야 할 것이다. 일반 기업의 경우를 보자. 한 사업을 실현키 위해 치밀한 사업성 조사를 하고 시설투자 재원을 마련키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한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좋은 제품이 나오게 하고 판촉홍보는 물론 사후 A/S까지 신경을 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제품이 잘 안 팔리고 회사는 결국 망하고 만다. 효율적 투자를 하고 반드시 이익을 창출해 내려는 노력과 의지 그것이 바로 경영마인드이다.공공행정을 하는 사람들은 정책의 타당성 여부는 차치하고라도 정책을 수립하고 재원을 투입하는 데 까지는 잘 한다. 그러나 그 이후 정책을 효율적으로 실현하여 소기의 투자목표를 달성하는 데에는 소홀한 것 같다. 이는 아마도 투자 효과를 거두지 못할 때 그 기업은 결국 망한다라는 투철한 기업적 경영마인드가 부족한 탓 아닌가 싶다.농촌이 농사만 가지고는 한계가 있다. 특화산업을 육성하고 문화자산이든 자연자산이든 지역특성에 맞는 관광 상품을 개발하여 외지인들이 많이 다녀가게 해야 한다. 이에 따라 지자체간에 경쟁적으로 각 종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부디 혈세의 낭비 없이 농촌경제에 큰 보탬이 될 수 있길 바란다. 그러려면 먼저 구태의연한 행정의식에서 벗어나 기업적 경영마인드를 갖춰야만 한다. 그 것은 먼저 국가 예산을 내 돈같이 아깝게 생각하면 된다. /박상모(재경임실군향우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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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12.23 23:02

[타향에서] 전북발전을 위한 SWOT분석

기업 내부의 역량이라는 측면에서 강점과 약점을 찾아내고, 외부 환경의 변화 속에서 그 기회와 위기을 찾아 조합하여 전략적 대안을 세우는 방법으로 SWOT 분석이 있다. 여기서 SWOT 은 Strength(강점), Weakness(약점), Opportunity(기회), Threat(위기)를 뜻한다.지역 발전전략을 세울 때도 그 지역이 처한 강점, 약점, 기회, 위기를 분석하여 반영할 수 있다. 전북발전을 위한 전략을 SWOT분석을 적용해 세워본다. 먼저 전북의 강점(Strength)은 과거 식량 절대 부족시대에는 넓은 농지였을 것이나 지금은 무엇보다 관광자원과 덜 오염된 환경, 넓은 지리적 공간일 것이다. 남원의 국악과 춘향, 고창의 국악과 선운사, 임실의 오수 의견과 성수면 청계동 이성계 기도처, 정읍의 내장산 국립공원, 진안의 마이산과 인삼, 부안의 변산반도국립공원과 젓갈 등은 전북이 가지고 있는 유리한 관광자원들이다. 이러한 관광 자원은 현재대로는 한계가 있으며 시대적 요구에 맞게 개선 시켜야 한다.약점(Weakness)은 인구의 고령화, 생활환경의 취약, 지역 성장 동력 확보 미흡, 쌀 중심 농업 위주의 산업구조 등이다. 이러한 상황은 지역 생산성 저조의 원인이 되고, 첨단 산업 유치에 장애 요소가 된다. 그리고 젊은 인력의 부족은 산업 유치에 걸림돌이 되고 산업 취약에 따른 일자리 부족은 인구 유출 심화와 인구 유입 장애라는 악순환을 가져오게 된다. 특히 농업은 식량 공급 산업 이라는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소득 증대 잠재력이 낮아 지역 발전에 대한 기여율이 낮은 편이다.기회(Opportunity)는 중국의 발전, 혁신도시 건설, 고속철 건설, 새만금 건설 등을 들 수 있다. 중국과 인접하고 있는 전북은 중국 현지에 직접 진출하기 보다는 중국의 관광객을 유치하는 편이 낫다. 그리고 전북은 인력, 기술, 제도 등에서 중국보다 사업 성격상 유리한 한국을 선호하는 유럽계 기업을 유치하는데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또한 앞으로 추진될 혁신도시가 정주생활 여건에서 볼 때 선진국 수준에 손색이 없을 것으로 보이며 이로 인해 인력 유입이 가능해 질 것이다. 위기(Threat)는 행정복합도시 건설, 무역 개방화이다. 행정복합도시 건설로 사업 수요와 일자리가 늘어남에 따라 행정복합도시에서 사업과 취업을 위해 지역 인구가 대량 유출 될 수 있다. 행정 복합도시는 전북에 발전의 기회라기 보다는 오히려 대전시, 오송지역을 중심으로 충남북 주변 권역만 발전시킬 가능성이 높다. 또한 무역 개방화 확대는 저렴한 외국 농산물의 대량 수입으로 전북지역의 농산물 판매 입지를 크게 위축시켜 농업의 황폐화를 가져올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 전북이 지역 발전을 위해 풀어야 할 당면 과제는 고속철과 새만금 조기 완공, 해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체류형 관광 인프라 개선, 최고 환경을 지향하는 그린(green) 전북 구축, 지식산업 유치, 지역 주민의 적극적인 사고 함양, 긍정적 위기 의식을 통한 적극적인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 /강수기(한국식품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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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12.16 23:02

[타향에서] 인연(因緣)

수년전 부친의 49제를 지내던 도중, 제(祭)를 주관하는 분으로부터 이제 아버지의 영혼이 이승을 떠나 저승으로 가니 108배로써 마지막 배웅을 해드리는 것이 좋겠다라는 이야기를 듣고 어떨결(?)에 108배를 하였다. 그런 연(緣)으로 아침마다 절을 하기 시작하였는데, 이제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를 불문하고 특별한 일이 없으면 새벽 5시에 일어나 108배를 하고 있다. 한여름이면 부였게 먼동이 트기 시작한 동쪽 하늘을 바라보며, 한겨울에는 캄캄한 어두움으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만 동쪽 하늘을 바라보며 심호흡을 하면서 맨손체조를 마치고 108배를 하고나면 이루 말할 수 없는 상쾌함을 느낀다. 살아가면서 적선(積善)은 고사하고 오히려 업보(業報)만 더 짓고 살아가는 어리석은 중생이지만, 이것저것 고민이 많았던 청소년기를 별 탈 없이 공부에 매진하도록 보살펴주신 것에 대하여, 당시의 가정형편으로는 대학 진학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음에도 학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보살펴 주신 것에 대하여, 그리고 대학졸업과 동시에 사법시험에 합격하게 하여주신 것에 대하여, 또 어렵게 검사장으로 승진한 뒤 정겨운 고향 땅에서, 그리운 고향사람들과 함께 지내게 하여주신 것에 대하여 감사를 드리면서 108배를 시작한다. 그리고 돌아가신 아버님을 비롯한 조상님과 고향에 홀로 계시는 어머님을 위하고, 남편의 화급한 성격을 무난히 받아넘겨주는 집사람과 결혼 후 수년 만에 어렵게 얻은 아이들의 건강과 학업을 위하여도 기도를 드리고, 또 몸담고 있는 검찰과 더불어 살고 있는 주위사람을 위하고, 한편으로는 고향발전을 위하여 한배, 한배 절을 하다 보면 어느새 108배가 끝난다. 그런 뒤 두 손 모아 기도드리는 것이 하나 더 있다.오늘 하루를 살아가면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대하게 해 달라는 기도이다. 물론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이겠지만, 우리가 아침에 일어나 하루 종일 돌아다니면서 일을 하다가 저녁에 잠자리에 들 때까지 ?말 한마디 나누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200명? 아니 - 너무 많나? 그러면 100명? 아니! 필자의 경우는 특별한 모임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20명이 넘지 않는다. 독자들도 한번 헤아려 보시기 바란다. 아무리 마당발(?)이라 할지라도 정치인이나 영업직에 있는 분들을 제외하고는 50명이 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삶을 살아감에 있어서 느껴지는 모든 희로애락(喜怒愛樂)과 길흉화복(吉凶禍福)은 하루에 만나는 이 ?소수의 사람들?에 의해서 결정되어 진다는 것이다.그렇다면 오늘 하루에 만나는 사람들은 얼마나 나에게 귀하고 귀한 존재인가?! 옷자락 한번만 스쳐도 전생에 수만겁의 인연이 있기 때문이다는 말이 있듯이, 오늘 하루 중에 만나서 말 한마디 나누는 사람은 그야말로 나와 아주 귀중한 인연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므로 오늘 만난 사람이 혹여 나를 슬프게 하거나 노여워하게 할지라도 전생(前生)에 얼마나 귀중한 인연이었기에 오늘 그 사람을 만났겠는가!를 먼저 생각하고, 오늘의 인연이 전생에 지었던 나의 업보를 씻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여 오히려 그 사람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짐은 어떨지?! 물론 육신(肉身)을 가진 인간으로서 해탈(解脫)의 경지에 이르거나 성인(聖人)의 반열에 오르지 아니하고서도 매사에 그렇게 생각하고, 또 그렇게 행동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설사 그렇게 생각하고, 그렇게 행동하기가 어렵다 할지라도 그와같은 생각을 하루에 단 한번이라고 해본다는 것 자체가 자신의 삶을 살아감에 있어서 커다란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닐까?! 지난 7월부터 시작된 독자와의 인연도 이번 달 칼럼을 마지막으로 끝을 맺게 된다. 그러나 지면(紙面)으로 연결되는 인연만 끝나는 것이지, 마음과 마음으로 연결되는 인연은 영원하리라 생각된다. 그동안 바쁘신 시간을 할애하여 졸고(拙稿)를 읽어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그리고 귀하게 맺어진 독자와의 인연을 가슴 속 깊이 간직할 것을 약속드리며, 독자님과 독자님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길 기원한다. /이동기(대검찰청 형사부장, 전 전주지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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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12.09 23:02

[타향에서] 머리에 단풍들었네!

단풍이 참 곱게 들었다. 노랑과 빨강으로 현란하게 치장한 가을 산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몇 해 전부터 머리에 염색을 하던 아내가 금년에는 바쁘다는 핑계로 염색을 그만두었다. 아마 게으른 탓에 염색시기를 맞추지 못하다 보니 희끗희끗 보이는 모습이 지저분하여 아예 염색을 포기한 것이라 생각된다. 나는 아예 처음부터 염색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염색을 도중에 그만 둔 아내는 머리 한 켠이 허옇게 드러나는 게 별로 유쾌하지는 않았던 모양이다.그러던 어느 날, 아내는 친구로부터 단풍이 곱게 들었다는 말을 들었단다. 가을 산 이야기로 알고 맞장구를 치다 보니, 어느 잡지에 나온 아내의 사진을 본 친구가 흰머리가 드러난 모습을 보고 그렇게 표현을 하더라고 한다. 그런데, 그 말을 들으면서 흰 머리가 마치 때맞추어 핀 꽃이나 열매처럼 자연스럽게 느껴져서 무척 편안하더란다.듣고 보니 그 표현이 참 곱고, 부드러워서 마음에 들었다. 같은 말이라도 표현에 따라서 듣는 사람에게 큰 차이를 불러일으킬 수 있겠다 싶었다. 너 흰머리 많이 늘었다.고 하면 마치 힘겨운 인생살이에 지쳐버린 사람처럼 느껴져서 어깨에서 힘이 쭉 빠지겠지만, 단풍이 곱게 들었네!하면 때맞추어 열심히 할 일을 한 상징을 드러낸 것처럼 느껴져서 마음이 따뜻하고, 스스로 대견스러워 가슴이 활짝 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지천명의 나이에 들어선 사람도 이럴진대, 아직 어린 아이들이야 오죽 더 하겠는가! 누구나 그렇겠지만 자녀들의 사춘기는 자기자신보다 훨씬 유난스러워 보일 것이다. 그럴 때 너는 도대체 누굴 닮아서 그렇게 유난스럽게 구느냐?고 하는 것과 너는 아빠, 엄마보다 훨씬 에너지가 많은 것 같다.고 하는 경우 아이들이 받아들이는 정서에는 큰 차이가 있지 않을까? 예민한 사춘기의 아이들은 누굴 닮았느냐?는 말에 그럼 내가 부모님의 아이가 아니란 말인가?하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에너지가 많다.고 하면 스스로에게 잠재된 힘과 능력을 암시받아 큰일도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을 가질 것이다. 옛날 어린 시절,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덕담을 해 주시곤 했다. 아직 장난꾸러기 어린 아이들에게 대통령감이라거나 장군감이라고 하는 이야기도 흔하게 듣는 말들이었다. 그러다가 어느 사이, 그러한 말들이 너무 권력지향적이라거나 허무맹랑하다는 이유로 슬그머니 사라져버렸다. 지금 돌이켜 생각하면, 그러한 어른들의 말씀은 권력을 잡으라거나 허풍을 떨라는 말씀이 아니었다.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 왕자병, 공주병이 있다고 하는데, 그들의 이러한 취향에 대하여서도 비아냥거릴 것이 아니라, 정말 왕자처럼, 공주처럼 살라고 덕담으로 돌려주었으면 좋겠다.사람의 뇌세포는 어렸을 때 기억된 내용은 더 오래가고, 나이가 들어서 겪은 일은 일찍 잊어버리게 되어 있다고 한다. 그래서, 나이가 들어 기억력이 쇠퇴해지고 치매가 걸려도 어렸을 때의 기억은 남아서 아이처럼 된다고 한다. 그러니, 아이들일수록, 젊은이들일수록 더욱 오래 기억될만한 일들을 만들어주고, 오래 기억되어도 유쾌한 말들을 자주 들려주어야겠다. 그래야 그들이 나이가 들어 머리에 단풍이 곱게 드는 나이가 되었을 때에도 좋았던 기억들 속에서 따뜻한 에너지를 뿜어낼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오대규(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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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12.02 23:02

[타향에서] CEO형 자치단체장의 리더십

지방자치제가 실시된 지 10년이 지났다. 그 공과(功過)와 명암은 지역에 따라 다르다. 안타까운 것은 그동안 적지 않은 지자체 수장(首長)들이 각종 비리로 중도 하차하였다는 사실이다. 그 비중이 전국적으로 무려 27%에 달하며 우리 전북만 해도 10여 명이 낙마하였단다. 우리 전북뿐만 아니라 타 지역도 마찬가지라고 자위하기엔 너무도 기가 막힐 노릇이다. 농촌이 지금 얼마나 어려운가. 농업개방시대를 맞아 더 이상 정부의 보호막에만 의존할 수도 없다. 이제 고품질 고부가가치 영농과 판로개척 그리고 지역 특화사업 등 혁신적인 자생노력이 더욱 절실한 때다. 그런 노력을 선도하는 책임자가 바로 지자체 수장이다. 그는 시대에 맞는 지역발전 비전을 제시하고 주민의 호응과 일체감을 조성하여 실천해 나아가야 한다. 그것은 먼저 휘하 공무원들이 신명나게 일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 그렇게 하려면 무엇보다도 공정한 인사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만사가 사람들로부터 신뢰를 얻을 때 비로소 가능하며 그 신뢰가 바로 리더쉽의 핵심이다. 그런데 수장이라는 자가 염불보다는 잿밥에 눈이 멀어 매관매직이나 이권개입을 일삼는다면 과연 리더쉽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을까. 인사권을 쥐고 있는 상사(上司)로서 공무원들에 대한 영(令)은 어느 정도 유지되겠지만 능동적이고 열렬한 호응을 얻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우리 사회에 부쩍 CEO라는 단어가 유행이다. 지난 대선 때 후보들마다 "CEO 마인드를 가진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였다. 지자체 수장들도 CEO형 단체장이 되겠다고 곧잘 말한다. CEO(Chief Executive Officer)란 최고경영자라는 뜻이며 그의 역량에 따라 조직의 생사와 성패가 좌우된다. 그 만큼 매우 중요한 자리이며 사회 모든 부문에 기업 경영학적인 원리가 보편화 되었다. 대통령, 도지사, 시장, 군수 등은 조직의 대소(大小) 차이일 뿐 모두가 CEO이다. 우리는 동창회장 하나를 뽑을 때도 신중히 한다. 덕망 있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고르기 위해서고 그런 사람만이 동창회를 잘 이끌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물며 수많은 주민을 이끌어가는 지자체 수장은 과연 어떤 사람이어야 하겠는가. CEO의 덕목(德目)에 대해 "미래에 대한 통찰력과 비젼이 있어야 한다", "위기관리 능력과 구성원 간의 이해를 조절하고 통합할 줄 알아야 한다", 또한 "전문성과 도덕성이 필요하다고도 말한다.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덕목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덕목은 '리더쉽'이다. 리더쉽이란 사람들을 목표를 향해 능동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힘이다. 전쟁터에서 부하들로 하여금 사지(死地)를 마다 않고 돌진케 하는 지휘관! 그러나 상사의 직권적 명령에 의해서만이 아니라 부하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 내는 힘! 그것이 바로 진정한 리더쉽이다. 그런 리더쉽을 위해 CEO는 어떤 기본 덕목을 갖추어야 될까. 그 진리는 너무도가까이에 있는 것 같다;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인간미, 어떤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는 용기와 소신, 불의에 절대 타협하지 않는 의연함, 매사에 솔선수범하며 근검절약하는 생활태도, 헛소리 안하는 언행일치, 화목한 가정을 이끄는 가장, 사회 구성원으로서 투철한 공동체 의식 등 매우 기본적인 것이 아닌가 싶다. 이러한 덕목은 다름 아닌 높은 도덕성과 풍부한 감성에서 비롯되는 것이다.내년이면 지방선거가 실시된다. 우리 고향이 그런 기본 덕목에 역동성까지 겸비한 CEO형 지도자를 선택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박상모(재경임실군향우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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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11.25 23:02

[타향에서] 항공 인프라와 지역발전

나는 업무와 관련하여 지방 출장을 자주 간다. 가까운 거리는 승용차를 이용하고 먼 거리는 비행기를 이용한다. 그런데 출장가게 되는 지방 대도시 중 대전과 전주가 가장 불편하다. 부산, 포항, 광주, 여수는 공항 가는 시간을 감안하더라도 시간은 비슷하게 걸리고 편안하다. 안전 운전을 하게 되면 대전까지는 약 2시간, 전주까지는 보통 3시간 정도 소요되지만 거의 일상적이 되어버린 고속도로 정체를 고려한다면 전주-서울은 4시간 이상 걸리는 경우도 흔하다. 몇 시간 동안을 좁은 공간에 가쳐 있기란 여간 고역이 아니다. 더구나 단일 출장을 하게 되면 왕복 7-8시간을 차 안에서 지내야 한다. 어쩌다 시간 넉넉하게 다니는 경우이면 상관없다. 그러나 현대인들, 특히 기업인들의 경제 활동 에서는 시간이 돈이며 이동으로 발생하는 피로를 최소화 하고자 한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도로, 철도, 항만, 공항 등과 같은 사회 간접자본은 인적, 물적 접근성을 높여 주어 기업 활동과 사람의 왕래를 활발하게 해줌으로서 경제발전을 촉진한다. 이러한 시설은 양적으로 충분해야 하지만 질적으로도 우수해야 되며 다양해야 된다. 보다 빠르고 편안하고 다양한 것을 요구하는 현대 사회에서는 특히 그렇다. 지금 전북에서는 김제공항 필요성 여부를 놓고 아직도 일부에서는 적극적으로 반대 하는 모양이다. 내세우는 주된 이유는 고속도로와 철도 등 대체교통 수단이 충분하고 항공 여행 수요도 부족하다는 이유 이다. 인구도 적고 대체교통 수단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보기에 따라서 일리가 있는 말이다. 전북에는 철도로 호남선 복선 전철이 지나가고 전라선 단선 비전철이 있다. 왕복 4차선 호남고속도로와 서해안 고속도로가 지나간다. 군산에는 과거 민간이 일부 시설을 사용하던 공군 비행장이 있다. 양적으로 이만하면 현재의 전북 인구에 비하면 충분해 보인다. 그러나 질적으로는 타 지역에 비하여 외국인, 기업인, 관광객들의 접근성 면에서 비교 열위에 있다. 특히 철도가 그렇다. 앞으로 호남선 고속 전철이나 전라선 복선 전철이 건설된다고 하나 10년이나 지난 후 이야기이다. 그나마 수요부족과 경제성 논란이 있다. 언제 완성될지도 모르는 고속전철이나 새만금 공항 타령하는 동안 전북인구는 더욱 줄어들고 경제는 더욱 낙후를 면치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고속철도도 필요 없을 것이다. 아마 일반 저속 철도도 필요 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전북은 서울과의 교류 뿐 아니라 영남, 강원, 제주, 북한 등과의 교류에도 항공편이 중요하다. 나가서는 중국을 포함한 동북아지역과의 교류확대도 고려해야 한다. 혁신도시도 5-6년이면 완성된다. 서울에서 1시간 조금 더 걸리는 청주는 공항이 있어서 행정복합도시 입지 결정에 중요한 고려 사항이 되었고 거기에다 KTX 정거장 까지 들어서 다양한 교통수단이 집중되어 기업하는 사람들에게 더욱 매력적이 되어 가고 있다. 다양하고 효율적이며 안락한 교통의 요지가 되어야 기업과 사람이 모여들어 지역경제가 발전하지 않을까? 인프라 공급은 수요를 창출한다. 김제공항은 지금 건설되어야 한다./강수기(한국식품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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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11.18 23:02

[타향에서] 등산 유감(有感)

지난달 설악(雪嶽)으로부터 시작된 단풍능선이 서서히 아래로 내려와 이제는 한반도의 남쪽지방에 머무르고 있다. 울긋불긋 곱게 차려입은 산아가씨가 어서 놀러오세요.라고 손짓하며 부른다. 그리하여 주말이면 이산저산에 올라가 일주일의 피로도 풀고, 새로운 원기를 얻어가지고 내려오는 선남선녀들로 산행길이 막힐 정도이다. 특히 주5일 근무를 하다보니 주말의 여가활용으로 산행을 즐기는 사람이 더욱 많아진 것 같다.필자는 원래 약간의 평발끼(?)가 있어 걷는 것을 무척 싫어하다보니 등산은 감히 생각지도 아니하였다. 그러다가 1993. 3경 우연한 기회에 전주지검 군산지청 직원들과 함께 구례 화엄사에 출발하여 코재를 거쳐 노고단까지 올라가는 등산다운 등산을 처음으로 하게 되었다. 그 때 평소의 운동부족 탓인지 남들은 쉽게 올라가는 길도 필자는 너무나 힘들게 올라갔고, 코피를 흘리지 않고는 올라가지 못 한다 하여 ?코재?라고 이름이 붙여진 언덕길을 오를 때는 그야말로 입에서는 단내가 나고 코에서는 코피가 날 정도로 힘들게 올라갔다. 그랬더니 이까짓 산하나 제대로 오르지 못하면서 무슨 자격으로 인생의 험한 산을 오르내릴 수 있겠는가 하는 오기(?)가 발동하여 이후부터는 본격적으로 산행을 하기 시작하였다. 더구나 어느 것에 한번 몰두하면 끝을 보고 싶어 하는 성격 탓에 주말이면 만사를 제쳐놓고 산에 가는 산사람이 되었다.그리하여 어느 해 여름에는 휴가가 시작되자 자동차 트렁크에 텐트와 큰 배낭, 작은 배낭에 쌀과 된장, 고추장 등 부식류, 그리고 라면과 소주 몇병을 싣고 조계산(전남 승주), 가야산(경남 합천), 팔공산(대구), 지리산(피아골, 뱀사골) 등을 돌아다니다가 1주일 만에 집에 돌아온 경우도 있었다. 그렇게 정신없이 전국의 산을 다니다보니 어느새 지리산(천왕봉) 11회, 설악산(대청봉) 7회, 한라산(백록담) 5회 등정에 태백산, 치악산(각 강원), 소백산, 월악산, 계룡산, 속리산(각 충청), 청량산, 주왕산, 비슬산(각 영남), 무등산, 월출산, 두륜산(각 전남)에 울릉도 성인봉에 이르기까지 전국 각지의 유명한 산 중에서 안가본 산이 없을 정도이다. 그러나 그렇게 많이 산을 가보아도 우리 전북에 있는 산만한 산은 없는 것 같다. 특히 산 정상에 올랐을 때 가슴속 깊이 느껴지는 포근함에 있어서는 전국의 어느 산도 우리 고향의 산을 따라오지 못한다. 우리 도내에는 산세가 수려한 곳이 많은데, 각 지역별로 보면 전주와 완주, 김제에는 모악산, 정읍에는 내장산(신선봉), 남원에는 지리산(천왕봉, 반야봉), 순창에는 강천산, 임실에는 성수산, 고창에는 선운산(국사봉), 진안에는 마이산과 운장산, 장수에는 장안산과 팔공산, 완주에는 대둔산, 부안에는 내변산(쌍선봉), 무주에는 덕유산과 적상산 등 수없이 많은 아름다운 산이 있고, 또 그 산들은 언제나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무릇 산악인들 중에는 전국의 3대 계곡(한라산 탐라계곡, 지리산 칠선계곡, 설악산 천불동 계곡)을 다녀오지 아니하면 등산이야기를 하지 말라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어디 그곳만이 산이고, 꼭 그곳을 다녀와야만 산행을 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우리 고장에 있는 산도 모두 아름다운 산이다. 또한 금년에는 적당한 수량과 적당한 일교차로 근래에 보기 드물게 단풍이 절경이라고 한다.고향사랑이 뭐 별것이겠습니까? 내 고장 산에 있는 나무 한그루, 풀 한포기를 아끼고 사랑하는 것이 고향사랑이 아니겠는가요? 이 가을이 가기 전에 친구와 함께, 가족과 함께, 때로는 연인과 함께 우리 고장, 우리 주위에 있는 산에 올라 고향사랑 마음과 호연지기(浩然之氣)를 함께 길러보심이 어떨지?! /이동기(대검찰청 형사부장, 전 전주지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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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11.11 23:02

[타향에서] 추위를 녹여주는 것들

이른 아침 들녘에 하얗게 서리가 내린 날, 달력을 쳐다보니 바로 상강이었다. 그리고, 이내 기온이 뚝뚝 떨어지기 시작한다. 김장용 배추를 볏짚으로 묶어둔 모습이 심심치 않게 보인다. 아, 이제 겨울이 다가오는구나!어린시절, 추위가 다가오면 월동준비를 하던 생각이 났다. 제일 중요한 것이 땔감이었다. 연탄을 사서 광에 쌓아두어 적당히 습기가 건조되어야 아궁이에서 가스가 많이 나오지 않았다. 겨울이면 연탄가스 중독 사고가 심심치 않게 일어났고, 그로 인한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도 간혹 있었다.다음이 방문에 창호지를 갈아붙이는 일이었다. 방문을 떼어내 문살에 엷은 풀을 칠한 다음 창호지에 물을 뿜어가면서 팽팽하게 붙이고, 그 한 귀퉁이에 봄, 여름에 말려놓은 예쁜 꽃잎들을 붙인 다음 창호지 한 겹을 더 붙여 한 겨울에도 꽃잎을 바라볼 수 있게 한 후 문 가장자리에 들어오는 바람을 막기 위해 문풍지를 붙였다.그리고, 먹거리 준비가 되면 월동준비가 끝이었다. 추수한 벼를 사두기도 하고, 고구마 가마니를 창고에 사들이기도 하였다. 가장 클라이맥스가 김장이었을 것이다. 한 쪽에서는 큰 솥을 걸어놓고 불을 떼면서 언 손을 녹여가며배추를 절이고, 씻고, 양념을 버무려 집안 여자 어른들이 모여 앉아 백포기가 넘는 김치를 담그고, 남자 어른들은 땅을 파 겨우내 김치를 보관하여 둘 독을 묻던 일이 어린 시절 기억에는 그야말로 잔칫날 풍경으로 남아있다.이제는 난방이야 아파트 관리비를 조금 더 내면 되고, 여름이나 겨울이나 방문이 닫혀 있기는 마찬가지이니 계절이 바뀐다고 따로 창호지를 갈아붙이는 일이 있을 턱이 없다. 김장이라고 해 봤자 따뜻한 아파트에서 김치냉장고에 십여 포기의 김치를 담는 일이 고작이다. 그나마 상당수는 입맛에 맞는 김치를 주문하기도 하였는데, 금년에는 여러 가지 이유로 김장을 직접 하겠다는 집이 많은 모양이다. 굳이 다로 월동준비를 하지 않아도 겨울을 지내기에 큰 불편이 없건만, 어쩐지 겨울은 더 길고, 더 추운 듯 하다.창호지를 바르고 김장을 하면서 이웃과 친척들이 모여서 나누던 담소, 그 사이를 뛰어다니며 야단을 맞기도 하고, 사고를 저지르기도 하였지만, 맛있게 양념한 김칫속을 한 입 받아먹던 아이들의 웃음소리, 그 사이에서 흐르던 하얀 입김들이 추위를 녹였던 기억이 어슴프레 남아 있다.아마 추위를 녹이는 것은 난방기구나 철저히 바람을 차단하는 육중한 문들만은 아닌 모양이다. 사람과 사람이 모여서 서로 부딪히면서 나누는 정감들이 긴 겨울을 더욱 짧게 하고, 매서운 추위에도 웃음으로 맞서게 하는 온기를 발생하였던 것이 아니었던가 싶다.겨울의 입구에서 추위를 녹이고, 겨울을 빨리 보내버릴 우리 이웃과의 따뜻한 만남을 생각해 본다. 머지않아 길에는 구세군 자선냄비가 등장할 것이고, 산타를 맞이할 준비를 시작하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그 이전에라도 이웃들이 겨우살이 준비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성가신 간섭을 한 번쯤 시도해 보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우연히 여유 있게 준비된 월동용품을 미리미리 나눌 수 있으면 더욱 좋을 것 같다./오대규(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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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11.04 23:02

[타향에서] 농촌, 향우회를 자산화 하라

지난 여름 고향에 60년만의 폭우로 큰 수해가 발생하여 수재의연금을 모금할 때의 일이다. 내가 맨주먹만 쥐고 고향을 떠날 때 누가 쌀 한 톨 도와줬느냐며 모금에 냉정한 향우가 소수 있는가 하면 좋은 일에는 못가도 불행한 일에는 참여 해야지요하며 선뜻 응해 주는 분들이 많았다. 그런데 나중에 모금 통장을 찍어보니 그 냉정했던 향우 중 한 분은 의외로 상당한 금액을 보내온 것이다. 고향이란 그런가 보다. 청소년 시절의 추억으로 고향이 그립다가도 가난했던 고달픔이 떠오르면 잠시 가슴이 메어지며 애증(愛憎)의 마음이 교차되는 곳! 그것이 바로 고향인 듯싶다. 그러나 결국은 고향 산천의 아름답던 모습이 주마등처럼 떠오르고 마음은 온통 고향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득 차게 된다. 그 상당한 금액을 보내준 의외의 향우도 그런 마음이 교차되었을 것이다.그렇게 좋은 우리들의 고향이 날로 어려워지고 있다. 농업개방화 시대를 맞이하여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만 간다. 농촌 인구의 감소와 고령화 또한 심각한 문제다. 재외 향우들이 고향을 좀 더 사랑하고 실제 도울 수 있는 길은 없을까?흔히 말하는 애향론은 몇 가지로 요약된다. 고향의 얼을 계승하며 굳세게 사는 것, 고향의 인재 양성을 돕는 것, 좋은 고향 지도자를 뽑는 데 기여하는 것, 그리고 고향 농산물을 애용하는 것 등이다. 그중에 고향 농산물 애용은 농촌이 직면한 어려움을 볼 때 먼저 특별한 관심을 가져할 일이다. 바야흐로 외국산 농산물이 밀려오고 정부의 쌀 수매제도는 폐지되는 등 우리 농촌은 이제 스스로 판로 개척에 나서야 한다. 향우들이 고향 농산물을 적극 애용하고 홍보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현재 우리 임실군 주민 수는 3만여 명인데 재외 향우들의 수는 10만 명 이상일 것으로 추정한다. 서울에만 우리 군 출신 향우들이 수만 명은 될 것이다. 수만 명이 하루에 만 원 어치의 고향 농산물을 먹는다면 하루 수억 원이 고향에 내려가고 한 달이면 수십억 원이 내려갈 수 있다. 실로 막대한 금액이다. 고향 농산물을 사용하는 것 절대 어렵지 않다. 고향에 전화나 인터넷 주문 한 번이면 택배로 집까지 배달된다. 기왕에 돈 주고 사먹는 것 고향 농산물을 사용하면 쉽게 고향 사랑 할 수 있다.도회지에 살고 있는 출향인들을 고향에 내려가 정착케 하는 방안도 적극 추진해 볼 가치가 있다. IMF 시대 이후 도시의 기업체에서는 치열한 경쟁체제에 돌입하여 40대 중반부터 이미 명퇴가 시작되고 잘해야 50대 중반이면 은퇴하게 된다. 50대 안팎이면 농촌에서는 아직도 한창 일할 수 있는 청년이다.그들 중 상당수는 고향을 그리워하며 귀향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선뜻 결행치 못하는 이유는 새로운 삶의 전환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어떻게 소일하며 살 것인가에 대한 걱정 때문이다. 지방자치단체에서 그들에게 빈집을 알선해 주고 휴경지라도 빌려 주어 적절한 농촌 적응훈련을 병행한다면 실효가 있을 것이다. 지자체에 보면 여러 가지 위원회가 많은데 정작 위원들의 성향을 보면 비전문가들이 많다. 재외 향우들 중에는 각 분야에서 나름대로 성공한 사람들이 많다. 그들을 그런 위원회에 자문으로 참여시켜 그들의 전문지식과 풍부한 경험을 지자체 행정에 접목시켜 보는 것도 매우 바람직할 것이다. 이 모든 것의 성공 여부는 결국 지자체가 향우인맥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하느냐에 달려있다. 향우들의 애향심만을 바라보고 있으면 안 된다. 향우들을 하나의 시장 내지는 자산으로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다가가야 한다. 필요하면 지자체 조례를 만들어 재외 향우회를 관내 시민단체 대우하듯 지원도 해주며 유기적으로 참여케 하면 효과적일 것이다. 그것이 곧 열린행정의 시작이기도 하다./박상모(재경임실군향우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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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10.28 23:02

[타향에서] 명실상부한 맛의 고장 만들기

전북을 맛의 고장이라고 한다. 먹을거리가 부족했던 시절 다른 지역과 달리 전북은 우리나라 곡창답게 넓은 들에서 나는 비교적 풍부한 곡식과 채소 등을 이용해서 다양한 음식이 풍부하게 제조되고 조리되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따라서 음식 인심이 넉넉하고 후했다. 60년대나 70년대에 음식점에서 한식을 시킬 경우 서울지역에서는 반찬 가지 수가 많지 않고 맛도 별로였지만 북에서는 맛있고 다양한 반찬이 식탁위에 가득했다. 전북은 안주 값이 싸서 서울에서 전주에 내려와 술을 먹고 가면 차비를 포함하더라도 술값이 싸다고 할 정도였다. 그러나 지금도 그런가?전북이 맛의 고장으로서 인정을 받으려면 전북에서 생산되는 농수산물이 맛있어야 하고 식당음식이 맛있어야 하고 전북에서 제조되는 가공식품이 맛있어야 한다. 이름 있는 조리사가 많아야 하고 식품제조 명인이 많아야 하고 이름 있는 한식 조리학교가 하나쯤 있어야 한다.먼저 농산물의 경우를 보자. 고창 대산 수박 정도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곡창이라고 하지만 우수 쌀 반열에 드는 브랜드가 거의 없고 과일이나 채소, 축산물도 마찬가지다. 전주 배나 전주 복숭아, 장수 사과나 장수 한우 등을 말할 수 있겠으나 실제 전국적인 인지도는 낮다.다음으로 식당음식을 생각해 보자. 전북에서 내세울 수 있는 한식 메뉴를 물어보면 우선 백반, 비빔밥, 콩나물국밥을 말할 것이다. 이들 음식을 내세워서 맛의 고장이라고 주장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들 음식 맛은 전국이 평준화 되었고 어떤 면에서는 서울을 비롯한 여타 대도시 지역에 더 맛있는 음식점이 많다고 이야기들을 한다. 반찬 가지 수는 어디에서나 넘쳐흐른다. 더욱이 세련된 실내 공간 디자인, 식기, 조명, 식탁배치, 서빙 등 세세한 부분에서는 다른 대도시지역이 보다 나은 즐거움과 안락함까지 제공하고 있다.가공식품을 살펴보자. 순창고추장, 선운산 복분자주 말고 어떤 것을 손꼽을 수 있을까? 이강주, 임실 치즈, 곰소 젓갈 등을 말할 수 있겠으나 전국적인 인지도는 매우 미약하다. 이름난 음식 명인이나 음식 조리학교도 없다. 그러면 전북이 진정 맛의 고장으로 명성을 되찾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될까? 앞으로 혁신도시에 이전하게 되는 농촌진흥청 산하 연구소들의 도움을 받아서 맛있는 농산물이 생산될 수 있도록 종자개량과 생산 및 수확 후 관리기술을 발전시켜야 한다. 음식점은 재래의 토속성 유지 보다는 시대의 변화에 맞게 맛을 조정하고 식당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가공식품에서는 대기업 역할도 중요하지만 한국식품연구원의 지원을 받아 소량 다품목 중심의 중소형 홈 메이드 식품산업 육성을 병행해야 한다. 음식 명인이나 장인을 발굴 육성하고 불란서의 르꽁 드블루와 같은 세계적 명성을 갖는 조리학교를 육성해야 한다. 그래야 명실상부한 맛의 고장이 되지 않을까?/강수기(한국식품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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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10.21 23:02

[타향에서] '부동산투기사범' 단속 유감

어느 때부터인지, 어느 연유에서인지는 몰라도 재산증식 수단으로 부동산만한 것이 없다는 소문이 퍼지고 또 그 소문을 믿는 사람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아니하고 부동산 투기에 열을 올려왔다. 특히나 금년 들어서는 그 정도가 더욱 심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뿐만 아니라 전국이 투기무대가 되었고, 아파트는 물론 대지나 임야 심지어는 공장부지까지 투기대상이 되는 등 전국에 투기 열풍이 아닌 투기 광풍이 불어 닥쳤다. 주지하시다시피 부동산 투기는 부가가치(附加價値) 없이 부동산의 가격만 치솟기에 국가 경제적으로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서민들의 근로의욕을 감퇴시키고 빈부간의 갈등을 조장하는 등 그 경제적?사회적 부작용이 너무 많아 국가발전이나 사회통합의 커다란 장애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그리하여 대검찰청에서는 지난 7월 7일에 경찰청, 국세청, 건설교통부 등 관계기관과 대책회의를 갖고 모든 수사력과 행정력을 투입하여 부동산투기사범을 발본색원하기로 하였다. 그 즉시 대검찰청에 ?부동산투기사범 합동수사본부?를, 일선 지방검찰청(지청)에 ?합동수사부(반)?를 각 설치하여 부동산투기사범에 대한 일제단속에 나섰다. 대검찰청에 이와 같은 수사본부가 설치된 것은 지난 1990년 수도권일대에 신도시를 건설 할 때 부동산 투기열풍이 불어 중앙수사부를 중심으로 한 합수본부가 설치된 이래 실로 15년만의 일이다. 사실 일선 청 형사부 검사들은 사법경찰관서에 송치한 사건과 검찰청에 직접 제출된 고소사건 등을 처리하느라고 정신이 없다. 그럼에도 이번 단속의 주무부서가 대검찰청의 중앙수사부가 아닌 형사부로, 일선 청의 담당부서도 형사부 검사들이 단속주체가 된 것은 부동산투기사범 단속이 중요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매일 매일 사건처리를 하면서 시민들과 부대끼는(?) 형사부가 주무부서가 되어 그 사명을 다하는 것이 나름대로 의미가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형사부를 중심으로 한 합수부(반)가 과연 얼마나 단속실적을 거둘 것인가에 대하여 많은 걱정을 하였는데,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그러한 생각은 기우(杞憂)이었다. 금년도 7.7.부터 9.30.까지 검찰과 경찰은 총 5,027명의 부동산투기 사범을 단속하여 그 중 195명을 구속하였다. 또한 국세청은 투기 의혹이 있는 1,700여명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하여(아직도 실시 중) 15개 회사를 검찰에 수사의뢰하였고, 불법 중개업자 9명은 해당 지자체에 통보하였다. 건교부도 법규위반자 66명을 검찰에 고발하는 등 과히 전(全) 정부가 나서서 부동산투기사범과 전쟁을 치르고 있을 정도이다. 이번 단속 결과 나타난 현상을 보면 속칭 큰손이 조종하는 기획부동산 업체에 의하여 전 국토가 투기장화 되었고, 또 그들은 지가(地價)를 높이기 위하여 다른 사람의 분묘(墳墓)까지 멋대로 이장(移葬)하는 등 돈만 된다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도덕불감증이 만연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투기에 나선 사람들도 부동산업체는 물론 변호사, 의사, 세무사 등 전문직업인 뿐만 아니라 자영업자, 농민, 주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직업군을 보여주고 있다. 실로 대다수 국민들이 부동산투기라는 중병에 걸려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더욱 가관인 것은 이제 갓 서른 살이 지난 자매(姉妹)가 친인척명의를 빌려 주택조합 아파트 11채를 불법 분양받아 언니는 9억 4천만원, 동생은 8억 3천만의 전매차익을 얻었다니 그 재주는 신출귀몰할 정도이다. 그런데 그 언니는 이미 아파트 10채, 상가 32개, 오피스텔 24개나 갖고 있다고 하니 그저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그런데 우리 고향 전북은 과연 부동산 투기에서 자유로운지 모르겠다. 공공기관 지방이전이라든지, 일부지역에 대한 기업도시 지정 등 투기의 유혹요소가 적지 아니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위장전입 수법으로 전주 시내 유명 아파트를 불법 분양받아 수천만원의 전매차익을 올린 투기꾼 수십명이 전주지검 부동산투기사범 합동수사부에 적발되었다는 소식도 들린다. 양반과 애향의 도시인 전북의 명예에 누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이동기(대검찰청 형사부장 겸 부동산투기사범 정부합동수사본부장, 전 전주지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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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10.14 23:02

[타향에서] 생명윤리와 과학기술 사이에서

인간복제가 실현된다면 정말 나와 똑같은 인간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 쌍둥이 같이 닮은 외모에 성격이나 취향도 같고, 배워온 지식이나 경험도 그대로 이어받은 또 다른 내가 나타난다면 ? 복제인간과 나의 관계는 부자지간인가, 형제인가, 아니면 이도저도 아닌 신체부속품을 제공하기 위한 다른 계급의 존재라면 ?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런 질문들은 최근에 흥행돌풍을 일으켰던 한 영화의 모티브가 되었다.상상력 풍부한 영화작가들뿐만 아니라 많은 일반인들도 최근 체세포복제 연구성과를 보면서 같은 의문을 품게 되었다. 그러나 유전적, 환경적 영향을 동시에 받는 인간의 성장과 발생과정을 생각하면 이러한 급진적인 시나리오의 완벽한 실현은 어려워 보인다. 1997년 최초의 복제양 돌리의 성공 이후 최근 복제개 스너피의 탄생에 이르기까지 체세포복제연구는 비약적 발전을 이루어왔다. 특히 우리나라는 황우석 교수의 인간체세포복제배아줄기세포 수립 성공에서 보듯이 관련 분야 최첨단 기술을 보유한 나라가 되었다.줄기세포, 특히 체세포복제기술을 이용한 줄기세포는 환자 자신의 체세포를 이용할 경우 면역거부반응이 없어 파킨슨병 등 난치성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궁극적이고 가장 유망한 방법으로 대두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체세포복제배아줄기세포 연구는 여러 가지 윤리적인 논의점들을 내포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복제인간의 탄생을 이끌 가능성 외에도, 체세포복제배아를 생성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난자의 조달 방법, 생성된 복제배아의 지위, 생명의 정의 등에 대하여 종교계를 중심으로 많은 문제점들이 제기되고 있다. 유독 우리나라에서 인간복제를 다룬 영화가 흥행돌풍을 일으켰다는 것은 일반인들도 생명윤리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는 반증일 것이다.문제는 인간복제 등 심각한 생명윤리 침해의 가능성과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가 성공하였을 경우 수많은 난치병 환자들에게 새 삶을 열어줄 수 있다는 희망, 그 어느 한쪽도 소홀히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줄기세포가 인간에게 치료목적으로 적용되기 위해서는 특정 세포로의 분화 조절, 안전성 확보, 동물실험, 임상실험 등 많은 단계를 거쳐 그 효과를 확인하여야 하며 이러한 작업은 수년에서 수십년이 걸릴지도 모르는 일이다. 정부에서는 생명과학기술이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침해하는 것을 방지하는 동시에 질병 예방 및 치료 등을 위하여 이용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자 「생명윤리및안전에관한법률」을 제정?시행하고 있다. 법령에는 인간복제에 대한 명확한 금지와 함께 각 기관의 의무준수사항 외에도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와 전문위원회, 기관내 연구를 심의하는 기관생명윤리위원회 등을 두도록 명시함으로써 연구를 견제할 수 있는 여러 겹의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였다. 이와 같은 기본적인 법적, 윤리적 틀안에서 활발한 연구가 진행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고, 과학기술의 진보에 따라 지속적으로 윤리적 검토를 병행해 나가는 것이 현재 가장 바람직한 방향일 것이다. 또한 생명윤리에 대한 담론이 일반인들에게까지 확대되고 건전한 토론이 활성화되는 것 자체가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끊임없는 감시와 견제를 가능하게 하는 힘이 될 것이다./오대규(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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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10.07 23:02

[타향에서] 혁신만이 살 길이다

우리 사회에 혁신이라는 단어가 매우 보편화 되었다. 중앙은 물론 시골 면 단위 까지 혁신협의회라는 조직이 생겼다. 혁신이 그렇게 당연한 과제로 떠오른 이유는 개인이든 기업이든 정부든 그리고 도시든 농촌이든 이제 혁신하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지식정보화 시대에 세상은 매우 빨라지고 세계는 극히 좁아지고 있다. 경쟁은 치열하고 오늘의 신기술이 내일이면 낡은 것이 되어 버린다. 세계가 한 지붕! 오직 국경 없는 경제전쟁만이 소리 없이 진행되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선진국에서는 이념적 이데올로기 대립도 민주 대 반민주 갈등도 이미 구시대적 유물이 되어 버린 지 오래다. 다만 국가 안위와 사회 발전을 위한 합리적 실용주의만이 지배적이다.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망국적 지역감정에 이어 이제는 진보와 보수, 분배와 성장, 과거파와 미래파 등 좌우로 나뉘어 갈피를 못 잡고 있다. 국력의 통합이 아니라 허비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혁신을 부르짖으면서 정작 하는 짓은 구호뿐이며 구태의연한 게 많다.한 연구소가 발표한 한국의 경쟁력이라는 자료를 보면 세계경제협력개발기구30개 회원국 중 한국의 부문별 경쟁력은 개인의 경우 11위, 기업은 15위로 중상위권이나 정부와 사회는 20위로서 하위권이다. 그리고 중국의 약진과 우리의 고령화 사회 및 통일비용 등을 감안할 때 앞으로 10년 이내에 모든 부문이 10위권 안에 들지 못하면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하였다. IMF 위기 때 삼성그룹 총수는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는 모두 바꾸라고 직원들을 독려하였단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그 기업은 승승장구하여 지금은 세계적으로도 으뜸가는 초일류 기업이 되었다. 전북 출신 연극인이며 현재 서울국립극장장인 김명곤 씨는 공직자 중 연봉을 대통령 다음으로 많이 받는 사람이라고 한다. 국립극장을 잘 경영하고 있기 때문이란다. 그가 처음 그 자리에 갔을 때 개선해야할 점이 너무 많아 과거와 거꾸로만 하자고 결심하고 노력한 결과 좋은 성과를 냈다는 것이다.그렇다. 기존의 진부한 사고와 행동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는 것, 그리하여 급변하는 외부 환경에 적절히 대응하는 것, 창조적 파괴! 그것이 바로 혁신인 것이다.요즈음 민간부문은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하며 혁신하려 애쓰고 있다. 공공부문은 나름대로 노력을 하고 있음에도 아직 미진한 것 같다. 특히 지방과 농촌이야말로 부족해 보인다. 농촌도 이제 개방화시대를 맞아 자유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정부의 보호막은 예전 같지 않아 점차 줄어들 수밖에 없다. 따라서 농촌도 스스로 변해야 된다. 아니 혁신해야 산다. 고품질 고부가가치 영농을 하고 판로도 스스로 개척해야 한다.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까지 넓혀야 한다. 농촌이라고 농사만 짓는다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해야 한다. 최대한 혜택을 주어 기업도 유치하고 전통 문화자산이든 천혜의 자연환경이든 관광 자원화 하여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게 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농업회의론을 얘기하는데 저는 그게 제일 듣기 싫고 절대 동감할 수 없습니다. 노력에 따라서는 농민도 잘 살 수 있는 것 아닙니까? 이는 이웃 전남에 사는 어느 신지식 농업인의 말이다. 그는 시설채소를 국내는 물론 해외에 까지 팔며 매년 2억 원 이상의 소득에 외제 차까지 타고 다니는 사람이다. 혁신이란 바로 그와 같은 사고의 전환으로부터 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새로움에 대한 탐구정신,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개척자정신이 혁신의 동력일 것이다. /박상모(재경임실군향우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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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09.30 23:02

[타향에서] 공공기관 이전과 지역발전

지역발전의 본질은 지역주민의 삶의 질 향상일 것이며 삶의 질 향상의 내용은 소득증대, 고용증대 및 안정, 정주환경의 향상이 핵심이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국가 공공기관 지방 이전은 이러한 내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소득증대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기업이 많이 늘어나야 한다. 특히 고부가가치 산업이 늘어날수록 소득증대 효과는 더욱 크다. 그리고 지방 세수가 늘어나 지역 환경개선과 복지가 확충될 수 있는 재정기반이 확충된다. 고용증대는 양적 측면과 질적 측면이 있다. 저임금 단순작업 노동고용 보다는 가급적 고임금 고급 인력 고용이 많을수록 고용의 지역발전효과는 크다. 당장 배고픈데 찬밥 더운밥 가릴 여유가 어디 있겠느냐고 할 수 있겠으나 앞을 신중하고 체계적으로 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전북에는 토지공사와 농촌진흥청 산하 6개 연구소와 전문학교 1개소를 비롯하여 13개 공공기관이 새로 조성될 지역 혁신도시에 이전된다. 이 지역 발전의 계기가 될 것으로 지역 주민들의 많은 관심과 기대를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선 쉽게 기대해 볼 것은 새 건물이 들어서고 근무 직원들의 일부가 이사를 오게 될 것이다. 그에 따라 건물 건설과정에서 물재 수요와 건설 인력 고용이 일어날 것이며 근무 직원들의 임금 지급과 생활비 지출이 이루어 질 것이다. 그러나 이들 기관들이 이처럼 단순히 건물의 이전과 근무 직원의 이사에만 그친다면 공공기관 지방 이전의 효과는 이 정도 수준에 머물고 말 것 이다. 기존 인력이 옮겨오기 때문에 신규 고용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게 된다. 더구나 직원들 가족들이 자녀 교육이나 직장 문제로 대부분 서울지역에 남게 된다면 임금소득의 지역 지출도 최소화 될 것이다. 신규고용 증가나 소득증대를 통한 지역발전 효과는 미미할 것이며 오히려 이전에 따른 지역의 부담과 사회적 비용만 초래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대책이 필요하다. 먼저 정주환경을 최소한 국내 최상의 수준으로 만들어서 가족 모두가 이 지역에 정착하여 평생을 살고 싶도록 느끼게 해 주어야 한다. 다음으로 연관 업무나 산업이 동반하여 확대 형성되어 정착하도록 여건을 조성하여야 한다. 그리고 혁신도시 입지 선정이 소지역주의나 정치적 고려의 개입이 배제되고 경제적 논리와 지역발전 파급효과의 극대화 논리에 철저히 근거하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전기관들의 업무가 가급적 지역 부존자원과 연계가 최대한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대책은 이전계획 초기설계 단계부터 중앙정부, 지방정부, 그리고 이전기관들이 공동으로 협력하여 시행해야 가능한 일이다. /강수기(한국식품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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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09.23 23:02

[타향에서] 판소리, 북 그리고 진도아리랑

아리아리랑, 스리스리랑 아라리가 났네에---, 아-아리랑 음-음-음- 아라리가아- 났네--청천- 하늘엔 잔-별도오- 마안고-, 이네에- 가슴 소옥엔 희-망도오- 많다지난 여름휴가 때 일행 몇 명과 콘도에서 하루 밤을 보낸 적이 있었다. 저녁을 먹으면서 약간의 반주를 곁들였기에 취기가 어느 정도 남아있는 상태에서 미리 준비해간 북을 꺼냈다. 북을 식탁의자 위에 올려놓고 사철가와 호남가(판소리와 달리 단가라 함)를 소리높이 부르니 일행들의 박수소리가 콘도의 하늘아래 울려 퍼졌다. 기분이 우쭐해진 필자는 이어 진도아리랑을 더욱더 소리높이 울려 제꼈다(진도아리랑은 원래 장구로 장단을 맞추어야 하나 꿩 대신 닭이라고 장구가 없으니 북을 두드리는 수밖에). 그런데 단가를 부를 때는 가만히 듣고만 있던 일행들은 아리랑을 부르니 흥이 절로 나는지 합창으로 발전하였고, 합창소리를 들은 필자는 더욱더 북을 세게 치면서 아리랑을 부르고 있는데, 갑자기 방안의 인터폰에서 삑소리가 났다. 모두가 동작 그만!하고, 일행 한명이 인터폰을 받았다.- 상대방 : 시끄러우니 조용히 좀 해주세요.- 아직도 합창의 흥분이 가시지 아니한 일행 : 아- 조용한 곳을 찾으려면 절에나 가시지 머더러(?) 콘도에 오셨는감유(?)! - 이에 기분이 상한 상대방 : 애기가 아파서 그러니 조용히 좀 합시다.- 일행 왈 : 아- 애기가 아프면 병원에 가시지 머더러(?) 콘도에 오셨는감유(?)!하지만 아기가 아프다는데 별 수 있나! 즉시 합창을 멈추고 좌판(?)을 거뒀다.(이 자리를 빌어 사과드립니다. 많이 불편하셨는지요.)예향의 도시 전주! 그리고 멋과 맛이 살아있는 우리 고향 전라북도! 우리 고향은 산세가 수려하고 농토가 넒고 비옥하여, 예로부터 인심이 넉넉하고 예술이 발달하여 온 곳이다. 그중에서도 서예나 서화, 그리고 판소리 등은 가히 전국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고 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작년에 그러한 곳의 검찰청 수장(首長)으로 부임하여 오자마자 창(唱)이라도 한가락 배웠으면 하는 차에 도립국악원 교수 한분을 소개 받았다. 그 분과 시간을 맞추어보니 월, 수, 목요일의 저녁시간이 좋다고 하기에 얼른 가르침을 부탁하였다. 처음에는 중머리, 중중모리로부터 시작하여 나중에는 자진모리, 휘모리로 발전하였고, 어느 정도 가락이 맞추어지자 이번에는 판소리, 단가, 아리랑으로 분야를 옮겨 배우다보니 각 분야마다 조금씩 귀동냥하는 정도의 수준에 이르렀다. 전주에 좀더 근무하였더라면 더 많이 배웠을 터인데, 너무 일찍 전주를 떠나와 아쉬움이 많았다.서울에 올라와서는 마땅히 연습할 곳이 없어서 육성(肉聲)으로 하는 연습은 못하고 대신 출?퇴근길 승용차안에서 전주에서 배울 때 녹음해 놓았던 테이프를 틀어놓고 복습을 하고 있다. 그것도 공부라고, 여러 번 듣다보니 과거에는 듣지 못하였던 가락이 한 두곳씩 새롭게 들릴 때는 그 기쁨 또한 남다르다. 또한 장거리 여행이나 출?퇴근길 정체 때 녹음테이프를 들으면서 흥얼대면 짜증도 나지 않고 목적지까지 갈수 있으니 이 역시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단지 북채 대신 합죽선으로, 북 대신 장단지에 가락을 맞추다보니 목적지에 와보면 장단지가 벌겋게 부어 있고 때로는 아프기까지 한다. 그래도- 좋은 걸 어떡혀(?)!-다가오는 추석에는 온 가족이 앞마당에 멍석을 깔고 둘러앉아, 휘영청 밝은 한가위 보름달을 바라보며 사철가나 진도아리랑을 다함께 신명나게 불러보심이 어떨지..... 그러면서도 지난 폭우로 갑작스런 피해를 당한 우리 이웃들은 이번 추석을 잘 지내고 있는지 함께 살펴보는 마음의 여유도 갖아보심이 어떨지...../이동기(대검찰청 형사부장, 전 전주지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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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09.09 23:02

[타향에서] 함께하는 명절

해마다 명절이면 텔레비전을 통하여 귀향과 귀경행렬로 몸살을 앓는 고속도로를 유심히 바라보곤 한다. 부모님도 노년에는 상경하여 계셨고, 많은 형제들도 대부분 서울 근처에서 생활하고 있어 명절이면 귀향행렬 대열에서 몸살을 앓는 일은 없었지만, 남의 일 같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사실 수십년 전 어린 시절 맞이하던 명절은 새 옷을 입고, 새 신발을 신으며, 평소에 먹지 않던 음식 몇가지 더하는 것 뿐, 모이는 사람들의 모습은 항상 보던 얼굴들이었다. 한 집 건너, 한 골목 지나 살던 친척들이 평시라고 서로 왕래가 없을 리 없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명절에나 나타나는 낯선 친척이란 대개 특별한 이야깃거리가 있는 사람들이었다. 고향을 떠난 경위, 타향살이의 애환 등등...명절음식을 장만하는 많은 손길들은 끊임없는 이야깃거리도 함께 곁들여 음식을 만들곤 했다. 그 사이를 오가며 심부름을 하면서 맛있는 음식도 얻어먹고, 세상살이의 희귀한 이야기들도 귀동냥을 얻어듣곤 하였다.이제 명절도 많이 달라졌다. 가까운 친척들도 명절이나 되어야 얼굴을 마주 하게 되고, 명절이나 되어야 집안에 새로 들어온 가족, 새로 태어난 후손들을 확인하게 되기도 한다. 어찌 보면 명절의 의미가 더욱 중요하게 되었다. 하지만, 함께 모여 음식을 장만하고, 세상살이의 애환을 나누며, 어린아이들이 그 틈에서 오가는 모습은 많이 달라진 것 같다. 애써 음식을 만드는 모습도 많이 줄었고, 나누는 이야기들도 세상살이보다는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로 바뀌었다. 자녀들은 낯선 어린들, 낯선 환경에 어색하게 끼어 기웃거리느니 방방곡곡에 보급되어 있는 인터넷 덕분에 환경의 변화에 아랑곳하지 않고 평소와 다름없이 그들만의 세계에서 시간을 보내곤 한다. 말하자면, 많이 모이기는 하지만, 나누는 것은 적어진 듯하다.금년에는 지난해보다 귀향인구가 줄 것이라는 예측발표가 있었다. 아마 연휴기간이 짧은 탓이리라. 이번 추석은 많은 사람이 고향으로 발걸음을 하지 못하는 아쉬움 대신 보다 많은 사람들과 보다 많은 것을 나누는 명절이 되었으면 좋겠다. 멀리 있는 친척들에게 가족사진과 안부를 적은 카드를 보내거나 자녀들에게 조상들의 삶의 모습이 담긴 글이나 사진을 보여주기도 하고, 가족의 범위를 조금 넓혀서 어려운 이웃사촌들에게 명절음식을 나누어 보는 것도 좋겠다. 어차피 인터넷에 친근한 젊은 세대들로 하여금 친척들의 안부를 주고받을 수 있는 인터넷 카페를 만들도록 하여 세대 차이를 줄여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 같다.어릴적 고향에서의 풍성하고 왁자지껄하던 명절의 모습이 그립지만, 다음세대가 그들 나름의 방법으로 명절을 즐기는 모습에도 익숙해져야 할 것 같다.지난 명절에는 가족들이 모여 부모님께 오래도록 건강하게 사세요. 인사를 드렸다.웃으시면서 욕하지 말라고 말씀을 하신다.부모님이 큰 기둥으로 든든하게 계시기에 가족 친척들이 다들 모여 함박웃음꽃을 피우게 된다.곧 다가오는 추석에 오랜만에 모이는 사람들과 어떤 이야깃거리로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까 기다려진다./오대규(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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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09.02 23:02

[타향에서] 전북 리모델링의 방향

지역의 발전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그 시대의 시장에 맞는 산업구조와 정주 여건을 갖추어야 한다. 산업구조는 정부의 정책에 의해 결정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시장에서 요구하는 양질의 상품을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는 해당지역의 자원조건과 지리적 접근성에 따라 크게 좌우 된다. 좁은 국토 안에서 자원 여건이 지역별로 유사한 우리나라에서는 대체적으로 인적자원, 서울에서 지리적 접근성과 함께 정주 여건이 지역발전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전북의 인적자원, 접근성, 정주여건은 이러한 발전요건에 얼마나 부응할 수 있는가? 한마디로 불리하다. 그렇다면 전북의 미래를 위한 대안은 무엇인가? 도민 모두가 위기의식을 가지고 전북의 경쟁력을 높혀 지역 산업구조의 고도화를 실현하는 것이다.먼저 지역 자원을 총 동원하여 새로운 시장 여건에 맞게 활용해야 한다. 전북은 농업 자원과 관광 자원이 풍부하다. 농업자원은 전통적 쌀 중심의 농업에서 고부가치성 농업으로 전환하고 지역 관광자원은 수요자의 요구에 맞게 재구성하되 체재형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맛과 멋과 소리의 고장이라는 이미지 자원을 이용하여 식품산업, 디자인 산업 그리고 음향기기 및 악기 산업의 육성을 적극 고려해 볼만하다. 이와함께 고부가가치 신산업 유치가 절실하며 이에 필요한 인적자원은 인구의 대량 유출로 부족한 실정이나 접근성과 정주여건 개선을 통해 기업과 함께 인구 유입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산업유치를 위한 접근성은 기업의 입지 선정과 관광객의 방문에 핵심적 고려사항 가운데 하나다. 공공기관 지방 이전 희망 지역 결정 당시 90% 이상의 기관이 충청권을 선호한 이유는 접근성이었다. 접근성은 신속성, 편리성이 핵심이며 도로, 항만, 철도, 공항 등 사회간접자본이 필수 요소이다. 고속도로와 간선도로의 확충, 서해안 항만 확충 개선, 고속전철의 조속한 건설, 김제공항의 조속 개항이 매우 중요하다. 사회간접자본은 운송 수요가 있어 건설되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운송 수요를 창출하는 것이 본질적 기능이다. 특히 김제공항은 현 시점에서 실효성 논란이 있으나 국내 중형항공 운항 시대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으며 남북한 교류나 인접 중국, 소련 동북부 등과의 무역거래와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도 시급히 건설되어야 한다. 정주여건은 기업유치나 인구 유입에 절대적 고려사항 가운데 하나다. 의식주 해결을 위한 기초시설은 말할 필요도 없고 양질의 교육, 문화, 주거환경, 여가활용 시설 등의 확보가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최고를 지향하겠다는 도민의 의식과 의지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경쟁에서는 일등만이 살아남는 현실을 인식하고 무엇이든지 일등제품, 일등서비스를 생산 공급하겠다는 주민 의식의 정착이 절실하다. 지역 발전에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요소이다./강수기(한국식품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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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08.19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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