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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을 경찰답게!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에서 혼신의 경기로 국민에게 위로가 되었던 축구선수 손흥민. 그에 못지않게 유명한 그의 아버지(손웅정)가 모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했던 말이 마음에 남는다. 손흥민이 레버쿠젠 구단에서 토트넘 구단으로 이적할 때 레버쿠젠 측이 아들을 놓아주지 않아서 협상이 원활치 않아 희망하던 토트넘 구단으로 이적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3번째 협상이 결렬되자 손웅정 씨는 퇴장하던 레버쿠젠 감독을 쫓아가 설득하여 재협상 자리를 만들어 결국 아들이 원하던 토트넘으로 이적하게 된 일화를 전하면서 했던 말이다. 손웅정 씨는 당시 레버쿠젠 감독은 손흥민을 불신하고 있어 경기에서 자꾸 아들을 교체하고 있었다며 “내 자식을 인정 안 하는 감독하고 있을 이유가 없잖아요.”라고 말했다. 방송 중 여러 감동적인 말 중에서 유독 나에게 와닿았던 부분은 “내 자식을 인정 안 하는”이라는 표현이다. 감독이 손흥민을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에서는 기량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들어 필사적으로 이적을 추진했던 것이고, 결국 그의 선택과 노력은 “세계급 손흥민”으로 성장시키는 또 하나의 발판이 되었다. 대한민국 경찰은 고통의 늪에 빠져있다. 여기서 치이고 저기서 치이고, 경찰은 도대체 뭐 하는 것인가라며 온통 비난의 화살을 쏟아댄다. 제대로 일 처리 못 하는 경찰이 답답하고 미울 수 있다. 분명히 잘못 처신한 부분도 있다. 그러나 억울함도 있다. 억울함을 호소할 곳은 없다. 그저 묵언의 상태에서 늘 두들겨 맞고, 맞는 것에 이골이 나서 각자의 동굴로 들어가 버린다. 동굴 속에서 웅크린 시간이 길어질수록 스스로가 버거워 이제 조직을 생각할 힘도 없다. 경찰도 다시 일어날 재기의 힘이 필요하다. 현재의 상태는 도려내야 할 곪아 터진 종기 때문에 통증을 호소하며 메스를 가해 수술을 해달라고 요구하는 상황이 아니다. 온몸과 마음에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전신 화상을 입은 상태다. 화상입은 살갗에 소금을 뿌려대면 견뎌낼 도리가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상처가 빨리 아물어 새 살을 돋게 하기 위한 환부 치료와 회복해서 전보다 더한 에너지를 발휘할 거라고 믿고 기다려주는 시간의 힘이다. 잠시 비난을 멈추고 “경찰대개혁”이라는 변신의 노력을 시도하는 경찰의 의지를 믿어주었으면 좋겠다. 더 중요한 것은 그런 경찰의 노력을 사랑하는 일이다. 사랑은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누군가의 말처럼 경찰이 새 역사를 쓰고 새 발걸음을 걸어갈 수 있도록 한눈 지그시 감고 기다려주면 좋겠다. 경찰이 좌초하길 바라는 국민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내 자식을 인정 안 하는 감독 밑에서 더 이상 발전을 기대할 수 없어 새 길을 찾아 떠나듯이, 경찰에 대한 불신을 거두고 경찰을 믿고 기다려주면 좋겠다. 경찰이 경찰답게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은 경찰 역시 간절하다. 함명선 경찰인재개발원 공공안전교육센터 경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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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1.31 15:10

‘대회 성공의 열쇠’ 숨은 일꾼 ‘자원봉사자’

“우리는 일함으로 생계를 유지하지만 나눔으로 인생을 만들어간다” 윈스턴 처칠의 말처럼 국가나 사회 또는 남을 위해 헌신하는 ‘봉사’는 우리의 마음을 언제나 따듯하게 만든다. 봉사는 누구나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누구나 할 수 없는 어려운 일이다. 무언가 하고 싶다는 마음을 행동으로 실천하기가 여간 어렵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우리는 바쁜 일상 속에서 자신의 삶에 온전히 치우쳐 지내기 마련이다. 나 아닌 다른 이를 돌아보지 못하는 것이 어쩌면 지극히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2023 전북 아시아·태평양 마스터스대회에 참가하는 전 세계의 선수단의 손과 발이 되어줄 자원봉사 모집이 작년 7월부터 시작되었다. 대회 준비 과정 속에 화려한 개막식과 폐막식은 해당 지역이 가진 문화 자산을 모두에게 내보이는 주최 측의 노력을 보여주는 것이라면 자원봉사 활동은 곧 그 대회에 성공을 가늠하는 중요한 열쇠다. 특히 2023 전북 아시아·태평양 마스터스대회는 국내외 다양한 전 세계 스포츠인들이 참가하는 국제행사인 만큼 자원봉사자들의 활동은 우리 대회에 첫인상을 결정 짓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1988년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열린 전 세계 최대 규모의 종합 스포츠 축제 서울올림픽은 역대 최대규모의 축제 이자 ‘코리아’라는 나라를 전 세계에 각인시킨 지구촌 최대의 축제였다. 그 화려한 축제를 빛내던 선수들 뒤에는 또 다른 숨겨진 메달리스트들이 있었다. 자원봉사자 모집 소식에 항공료 부담과 장기간 합숙이라는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해외에서까지 지원자들의 참가 문의가 쇄도했다고 한다. 그 결과 1988년 서울 올림픽은 전체 선수단의 절반이 넘는 58%에 이르는 2만7천221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참가했다. 이러한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활동 덕분에 역대 올림픽 중 국제·정치적 측면에서 가장 부정적인 이슈가 많았던 대회이면서도 대회 운영과 참가 규모 등 모든 면에서 역대 올림픽 중 가장 성공적인 대회로 기록될 수 있었다. 나 하나 꽃피어/풀밭이 달라지겠냐고/말하지 말아라/네가 꽃피고 나도 꽃피면/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나 하나 물들어 산이 달라지겠냐고도/말하지 말아라/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결국 온 산이 활활/타오르는 것 아니겠느냐. 2019년 10월 우리 대회를 유치한 뒤 매일 자기전 읊곤 하는 조동화 선생의 ‘나 하나 꽃이 되어’라는 시이다. 이 시를 읽고 있으면 1988년 서울 올림픽, 2002년 월드컵,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속에서 ‘나 하나’의 작은 가치를 ‘꽃’처럼 화사하게 빛냈던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모습이 떠오른다. 2023 전북 아태마스터스 대회는 코로나19로 1년이라는 대회 개최 연기와 예산조정 등 준비 과정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이 대회는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 우리 대회에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대회 시작부터 끝까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땀 흘리는 우리 대회의 숨은 일꾼 자원봉사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전라북도에서 처음 개최되는 생활체육인의 국제종합체육대회 2023 전북 아시아·태평양 마스터스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서는 조직위원회의 노력 외에 국민들의 관심과 응원이 절실히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대회 성공의 열쇠가 될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꼭 성공적인 대회를 만들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문종선 전북아태마스터스대회 조직위 대외협력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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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1.30 18:17

전주 미래 바꾸는 덕진, 성윤성공(成允成功) 마음으로 정성과 최선

계묘년 새해는 마치 봄물이 사택(四澤)에 가득하다고 쓴 옛 시인의 한 구절처럼 다른 해보다 유난히 힘찬 기운이 천지를 가득 채운 느낌이다. 올해가 활발한 움직임과 부지런한 습관을 지닌 토끼의 해이기도 하고 길었던 팬데믹의 두꺼운 울타리가 조금씩 걷어지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완전한 끝은 아니지만 대부분 회복되고 있는 일상에 더없이 감사하면서 모두가 희망찬 한해를 꿈꾸며 출발했다. 구정(區政)의 책임자로서 필자도 성윤성공(成允成功)의 마음으로 작년보다 더 세심하게 시민의 삶을 살피며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해본다. 우리 덕진구는 시민에게 직접 찾아가는 현장 행정으로 현장과 행정 간의 거리를 최소화하고 보다 적극적인 현장 행정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기동순찰반 운영을 확대하고, 임대차 분쟁을 상담해주는 ‘마을 공인중개사’, 지방세 신고납부 대행 및 맞춤형 세정서비스 등을 시행해 시민들에게 더 편해진 행정서비스를 다양하게 제공한다. 또 혁신동 주민의 숙원사업인 혁신동 주민센터 건립에도 박차를 가해 그동안의 시민불편해소에 전력을 다하고자 한다. 또한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맞춤형 복지를 제공하고자 어린이집의 안전한 보육환경 조성과 기초연금대상자 적극 발굴로 생활 안전을 강화하며, 복지 사각지대의 최소화로 틈새계층 및 위기 가구를 적극 발굴 지원한다. 내 이웃이 행복해지고 내 이웃이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응원해주는 민·관 협력 지역사회서비스도 확장하여 한 사람도 소외됨 없이 보살핌을 받고 존중받는 따뜻한 사회조성에 덕진구가 앞장서 나가겠다. 이와 함께 끊이지 않고 일어나는 각종 안전사고에서 누구보다 시민을 지켜야 하는 행정의 책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시민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게 보다 실질적인 재난재해 예방 및 안전점검을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주거환경 및 안전관리를 강화해 나가겠다. 교량의 내진보강과 급경사지 및 재해 우려 지역 점검, 상습재난 피해지역 주민 모니터링단 운영, 5대 위반구역 단속 강화 등 안전한 도시조성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시민이 편안하게 거리를 활보하고, 안심하며 잠들 수 있는 도시환경 조성에 구정의 집중력을 높여 나감으로써 어느 지역보다 살기 좋고 평화로운 덕진구를 만들어나가겠다. 덕진구에는 116개의 시민공원이 있다. 공원에 잎이 무성해진 나무가 주는 청정한 공기와 시원한 바람은 시민들에게 도심의 휴식과 여유를 준다. 이러한 시민의 쉼터가 잘 유지될 수 있도록 공원의 수목 및 녹지 유지관리에 더욱 힘써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하천을 오염시키는 요인을 차단하기 위해 하천 환경정비 및 불법행위 지도단속을 강화해나가 청결한 도시환경을 구현하고자 한다. 행정단속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시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준법정신이다. 우리가 함께 살아가고, 미래세대에 물려줄 이 아름다운 유산을 소중하게 지켜나갔으면 한다. 올해에도 덕진구청 구성원 모두는 구민의 행복을 위해 열심히 뛸 준비가 되어있다. 임중도원(任重道遠)이라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주어진 책임감을 엄중하게 느끼면서 ‘시민과 함께 전주의 미래를 바꾸는 덕진구’의 비전을 실현하고자 한다. 덧붙여 성공적 행정을 이루는 보석은 언제나 시민의 참여인 만큼 구민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린다. /최병집 전주시 덕진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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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1.29 16:31

수소충전소에 대한 오해와 진실

유엔 기후변화협약에서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2050년까지 실질적인 탄소 배출량을 제로로 만드는 탄소중립을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로 지구온난화가 심각한데,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1℃ 이상 상승하였다. 평균 기온이 1.5℃ 이상으로 오르게 된다면 재난적인 이상기후가 발생하고, 해수면이 상승하여 해발고도가 낮은 지역은 수몰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화석연료 사용은 지양하고, 수소 에너지와 같은 친환경에너지 사용이 불가피하다. 유럽연합에서는 온실가스와 미세먼지를 배출하는 내연기관 차량 판매를 2035년부터 중단하고, 다른 선진국 역시 시기만 다를 뿐 내연기관차를 대체할 친환경차 생산에 앞다투어 경쟁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자동차 등 이동오염원에서 배출되는 초미세먼지량은 전체의 25.3%, 온실가스 배출량은 14.4%로 비교적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에 친환경차 보급 확대가 필요하며, 특히, 대표적 친환경차인 수소차 보급과 수소충전소가 필요하다. 수소는 거의 모든 곳에 존재하지만 혼자 있는 경우 또한 드물어 물을 비롯한 여러 화합물의 형태로 존재한다. 따라서 수소를 사용 가능한 에너지원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탄화수소나 물 등에서 추출이 필요하다. 이렇게 추출된 수소는 연료전지를 통해 수소차를 구동하게 된다. 이때 발생하는 유일한 부산물은 수증기로서 화석연료와는 달리 오염물질이 발생하지 않는다. 전북도는 지난행 11월까지 1,719대의 수소차를 보급했으며, 9개소의 수소충전소가 준공되었다. 수소차 구입시 승용(넥쏘)기준 국비 2,250만원, 지방비 1,400만원, 총 3,650만원을 보조금으로 지급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수소차 17,790대를 보급할 계획이다. 또한 수소차 충전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추가로 36개소의 수소충전소를 보급할 계획이다. 수소충전소는 2019년도 강릉 수소탱크 폭발사고 등으로 인해 ‘수소폭탄’이라는 잘못된 이미지가 확산되어 위험시설, 혐오시설로 인식되고 있다. 차량이 많은 도심지 인근에 수소충전소를 설치해야 하는데, 주민들의 반대로 설치가 어려운 실정이다. 수소폭탄은 수소충전소와는 다른 원리로 작동된다. 수소충전소는 공장에서 생산된 수소를 파이프나 튜브 트레일러를 통해 공급받거나 충전소 내에서 증기 또는 물 전기분해 등을 이용해 생산한다. 반면 수소폭탄은 핵융합반응을 이용하는데, 기폭을 위해 원자폭탄 수준의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리고 수소는 공기보다 14배나 가벼워 확산속도가 빨라 밀폐된 공간에서 축적되지 않는 이상 폭발하기 어렵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에너지(석유, 전기, LPG, 천연가스 등) 중 위험요소가 아예 없는 것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안전하게 관리하면서 유용하게 사용된다. 마찬가지로 수소가 위험하여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과학기술 시대에 합리적인 자세가 아니다. 어쩌면, 수소는 지구가 직면한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가장 강력하고 실용적인 해결책일지 모른다.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우리 도는 수소차 보급과 수소충전소 구축에 앞장서 나갈 계획이다. 강해원 전라북도 환경녹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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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1.25 15:44

항공레포츠체험관광의 최적지 새만금

현재 우리나라 항공레저산업은 중앙정부의 오랜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초기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점차 항공레저스포츠 종목이 다양화돼 저변이 확대되고 있어 향후 유망 레저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국토부가 오래전부터 ‘하늘에서 바라보는’ 관광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항공레포츠 인프라 구축, 항공체험관광 활성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항공레저관광 육성방안’을 꾸준히 검토해왔지만 극소수의 항공레저 선진 지자체를 제외한 대다수 지자체는 아직 무관심속에 방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열기구 등 항공레포츠 체험관광이 자리 잡으려면 관련 단체나 기업의 힘만으로는 어려움이 많아 지자체의 공익적 관심과 지원이 필수적으로 우선돼야 한다. 새만금지역이 군산공항 관제권에 인접해 있어 통제를 받지않을까 하는 선입견이 있는데, 대부분 지역이 자유비행구역이어서 문제가 없고, 관제권과 관련해서도 서울항공청을 통해서 간단하게 비행승인을 받을 수 있다. 열기구 등 항공레포츠 비행승인은 단순 기속행위로 비행승인 신청 및 승인절차는 ‘초경량비행장치비행승인업무지침 제18조 및 제19조’에 의거해 서울항공청에만 신청서를 제출하면 3일 이내, 필요시 최장 7일 이내에 일괄처리하게 돼있다. 벌을 모이게 하려면 꽃이 필요하듯이 항공레저 체험관광객을 유치하려면 화제성을 갖춘 안전한 이착륙시설이 우선적으로 구축돼야 한다. 이착륙장은 종목별 특성에 맞춰 검토돼야 하는데, 특히 열기구는 장애물이 없고 광대한 면적의 평원이 펼쳐지는 새만금 지역이 국내 어느 지역과도 비교되지 않는 최적지로 평가되고 있다. 전문가들이 검토한 내용에 따르면 새만금지역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바닷가를 낀 수평선과 지평선을 갖추고 있어 1년에 200일~250일 열기구 사계절 비행이 가능한 지역이다. 이는 세계 최고의 열기구 관광지 터키 카파도키아와 비슷한 수준이며 일본 사가와 대만 타이퉁, 필리핀 루바오 등 열기구를 관광 상품으로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들보다 유리한 환경조건을 갖추고 있음이 분명하다.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는 새만금지역에 인프라 구축이 선제적으로 추진되면, 이를 계기로 새만금이 새로운 항공레저 관광명소로 자리 잡아 항공레포츠 마니아들과 체험관광객들에게 각광받을 뿐 아니라 인근지역의 관광자원과 연계된 시너지효과가 크게 나타나서 다양한 분야의 서비스업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이렇듯 새만금지역은 열기구를 비롯한 다양한 항공레포츠를 하기에 매우 적합할 뿐 아니라 세계적인 항공레포츠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할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다만 바람 방향에 따라 어느 곳에서 이착륙하는 것이 보다 안전한지, 경관이 좋은 장소로 비행할 수 있는지를 검토하는 테스트 비행 등 필수적인 사전 점검과정이 선행돼야한다. 오는 8월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에 맞춰 새만금 홍보와 새만금 관광 활성화에 열기구 등 항공레저 비행을 하기 위해서는 비행코스 선정과 안전성 점검 등을 서둘러 최적의 이착륙지부터 확보돼야 한다. /윤병순 사단법인 새만금항공레저스포츠협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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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1.24 15:26

전북자치경찰의 성공, 관심과 참여가 바탕이 되어야

정부는 지난 10월, 2026년부터 전국적으로 이원화된 자치경찰제도가 추진될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자치경찰제도는 전국적으로 획일화된 치안정책이 아닌 지역실정에 맞는 경찰활동을 실시하는 제도로 우리나라는 작년 7월부터 기형적 모델이기는 하나 일원화된 자치경찰제도를 도입, 시행 중에 있다. 현재의 제도는 실질적인 자치경찰공무원의 부재, 인사권의 한계 등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원화로 가는 하나의 단계로 고려해 본다면, 지금의 과정은 전라북도의 치안상황을 명확히 파악하고 이를 주민과 함께 해결해 나가기 위한 디딤돌 역할을 하기에 좋은 기회임에는 틀림없다.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의 관심과 참여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먼저, 자치경찰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고 있는 전북자치경찰위원회의 노력이 필요하다. 지난 1년간 도민을 대상으로 한 정책제안, 설문조사 등 주민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하지만 1년이 지난 현 시점 자치경찰의 인지도가 45.2%에 불과한 점은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인력과 예산, 권한의 부족이라는 한계가 있지만 주민속으로 들어가 전라북도의 경찰임을 알리고 주민의 요구에 부응하는 정책을 수립하기 위한 노력들을 해 나가야 한다. 다음으로 전라북도 의회의 관심과 지원은 무엇보다도 절실하다.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수천만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각 지역의 치안상황을 분석하고 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있으며, 교육 콘텐츠까지 개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전라북도의 경우 이런 사업이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 전라북도의 치안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지역에 당장 필요한 정책부터 추진해 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 과거 도 내에서 강력사건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한 경우 이를 제대로 예방하지 못한 경찰청이라는 별도의 조직이 비난을 받고 책임을 졌지만, 이제 범죄예방의 업무는 도의 자치경찰위원회의 사무라는 것을 의회 역시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책임에는 권한이 전제되어야 하고, 권한을 행사하기 위한 지원 역시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도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우리동네의 문제점은 주민이 가장 잘 안다. 아무리 많은 정책이 추진된다고 하더라도 지역의 실정에 부합하지 않으면 그것은 재활용 대상의 폐지에 불과한 것이다. 10월부터 전북자치경찰위원회에서 모집하고 있는 137명의 정책자문단에 군 지역의 참여와 20대, 30대의 참여가 저조한 점은 주민참여의 필요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주민들이 우리지역의 치안(범죄예방, 교통안전 등)과 관련된 문제점을 적극적으로 경찰에게 알리고 이것이 개선될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더 행복한 삶, 함께 지켜요”라는 전북자치경찰의 슬로건처럼 도민 모두가 주변에 관심을 가지고 함께할 때 우리는 안전할 수 있고 자치경찰제도도 성공할 수 있음을 기억했으면 한다. /박종승 전주대학교 경찰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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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1.18 16:50

그리운 사람이 되자

참 묘한 인연이다. 한때 부부의 연을 맺었던 배우들이 차례로 화제의 드라마 속 주인공이 되었다. 배우 송혜교가 주연인 ‘글로리’와 배우 송중기가 출연한 ‘재벌집 막내아들’이다. 두 작품은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판타지 성격을 띈 데다 희생자들이 가해자들에게 사이다 같은 복수를 한다는 이야기로 설정돼 있다. ‘글로리’는 학교 폭력의 희생자가 어른이 되어 가해자들 앞에 복수의 칼날을 겨누고 ‘재벌집 막내아들’은 미래 일어날 일을 아는 능력을 활용해 복수를 감행한다. 국가도, 민주주의도 불완전한 시스템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개인이 영웅을 자처하며 문제를 해결해나간다. ‘영웅 없는 시대는 불행하지만 영웅을 요구하는 시대는 더욱 불행하다’는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말이 묘하게 떠오른다. 선한 행동과 선한 의도가 선한 결과를 가져온다고 믿는 사람도 있고‘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되어 있다’고 믿는 사람도 있다. 어떤 쪽을 믿는 그건 중요하지 않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해가면서 조금이라도 더 행복한 쪽으로 바꾸기 위한 노력을 한다면 말이다. 이를 위해서는 주변에 좋은 사람과 인연을 맺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행복해지고 싶다면 행복한 사람 옆으로 가라’는 말이 있듯 누가 옆에 있느냐에 따라 우리네 인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행복 연구의 권위자인 최인철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도 행복은 사회적 관계의 연결고리 3단계까지 전염시킨다고 했다. 내가 행복한 사람이 되는 것은 자신에게도 좋지만 다른 사람들한테도 좋다는 뜻이다. 새해가 되면 휴대폰 대청소를 하곤 한다. 그런데 오랜 기간 연락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휴대폰에 전화번호가 저장된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떠남과 만남이 중요하지 않은 관계다. 전화가 오면 늘 반가운 사람, 그리운 사람들, 돕고 싶은 사람들이다. 이렇듯 그리움의 크기만큼 누군가의 뇌리와 기억에서 살아남는다. 최근에도 그런 인연을 만난 적이 있다. LX한국국토정보공사에 재직했던 서용욱 전(前) 수석팀장이 그런 사람이었다. 그는 매년 200만원씩 장학금을 남몰래 전달해왔다.‘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처럼 선행을 묵묵히 실천해온 그는 정말 묵향이 나는 사람 같았다. 그로 인해 선물 같은 인생을 살게 되는 학생들이 매년 생겨났고, 몸이 불편한 어르신 등을 위한 다양한 선행으로 모두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화제의 두 드라마 ‘글로리’와 ‘재벌집 막내아들’은 ‘인생을 두 번 산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라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그렇다면 과거로 돌아가 기존의 선택을 뒤집는 순간, 일생일대의 기회를 놓쳤던 순간을 바로잡을 수도 있다. 그러나 결국 이 시간여행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과거나 미래가 아닌 현재에 집중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과거는 현재를 기준으로 재해석할 수도 있고, 미래는 현재의 노력으로 바꿀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우리를 둘러싼 상황이 시시각각으로 변하고 삶은 직선이 아니라 울퉁불퉁한 곡선으로 펼쳐진다. 서로를 안아주고 눈물을 보이는 어깨를 다독여주며 공감해주는 것만으로도 삶의 온기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그러니 2023년엔 그리운 사람이 되자, 행복한 사람이 되자. 우리에게 허락된 선물은 지금 현재이다. /성기청 LX한국국토정보공사 상임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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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1.17 18:12

농협의 민주화 및 자율성에 대한 소고(小考)

1960년대 농협 설립초기에는 농협 조직구성이 정부 주도의 하향식으로 농업인들이 필요성과 주인의식을 갖지 못하고 그대로 받아들였다. 농협은 이후 지난 60여년간 조합장 및 중앙회장의 직선제, 사업계획의 자율수립 등 상향식 협동조합의 체계와 농협의 자율성 정착 등을 계기로 △농협 자체사업 개발 △조합원 교육을 통한 주인의식 고취 △조직운영의 민주화 등 농협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육성하는 것이 농협·농업 발전에 올바른 방향임을 알게 되었다. 필자도 조합장에 재임하면서 "조합원의 권익향상과 농업의 발전을 위한 농협의 바른길은 무었인가?"를 고심하며 이 세가지 톱니바퀴가 잘 맞물려 돌아가야 함을 경험적으로 확인했다. 그 중 조직운영의 민주화 및 자율성은 조합원의 주인의식을 고취시키고 급변하는 현대사회에 맞춘 사업추진의 다양성과 전문성을 위한 농협의 초석이라 하겠다. 이를 위해서 헌법과 농협법은 국가에서 농민의 자조조직 육성의무와 자율성 불가침 의무를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농협법 개정안 중 '비상임 조합장의 3선 제한' 규정은 국가의 헌법상 책무이자 의무를 저버리고 농협 조직운영의 민주화 및 자율성에 역행하는 몇가지 문제점을 보이고 있다. 첫째, 비상임 조합장 도입배경과 맞지 않다. 조합장에게 집중된 권한을 제한하고 농협의 경영을 전문경영인에게 맡기되 상임조합장과는 달리 비상임조합장의 연임 여부는 조합 내부적인 의사결정을 존중하고 선거를 통한 정치적 책임의 문제로 해결하고자 함이었다. 둘째, 일부 조합장의 폐단은 문제를 야기한 당사자에 정치적 법적 책임의 문제로 해결되어야 한다. 전국 비상임조합장은 462개소로 전국 농협조합장 중 3분의 1 정도이며 그중 3선 이상은 74개 농협이다. 전체 농협의 6% 남짓에 불과하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3선 제한을 해야 한다는 것은 '법률은 보편적이고 일반적이어야 한다'는 원칙에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전체 농협의 자조조직의 육성의무를 폐기하는 교각살우(矯角殺牛)의 누를 범하는 것이다. 특히 친인척 채용 비리, 일감 몰아주기 등 극히 일부 조합장의 폐단을 비상임 조합장과 연임 때문이라며 전국의 모든 비상임 조합장의 문제로 보는 것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이같은 폐단은 조합장의 인식개선과 교양함양, 명확한 권한 범위의 설정, 일벌백계의 징계, 엄중한 민형사상 법 집행으로 해결되어야 한다. 셋째, 결국 농민이 피해자다. 비상임 조합장의 연임을 제한하지 않는 것은 유능하고 책임감 있는 조합장이 연속적인 경영철학으로 농협의 주체적 확립을 보장하기 위함이다. 조합장이 연임제한 규정에 막혀 농협의 장기적인 발전에 더 이상 기여하지 못한다면 결국 그 피해는 농협의 주인인 농민에게 돌아간다. 농협의 수익창출과 농민 소득향상을 이끌어 가는 다선 조합장들의 수년간에 걸친 경영능력과 노하우를 사장시키는 셈이다. 결론적으로 농민이 있기에 농협이 있고 농협의 존재 목적은 오로지 농민에게 있으며 국가는 경자유전의 원칙이 실현될 수 있도록 농민의 자조조직인 농협의 민주화와 자율성을 보장하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비상임 조합장의 연임여부는 법률이 아닌 농협 내부의 자율적인 선택에 의해 보장될수 있도록 해야 하며, 마찬가지로 농협중앙회장의 연임 여부도 농협의 민주화와 자율성을 충분히 살리는 방향에서 논의되어야 한다. 정읍농협조합장 유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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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1.16 17:17

‘광한루원 가치 발견 및 문화상품화 전략’ 포럼에 대한 이견

지난 2022년 12월 16일 문화예술조합 섬진강 주최로 남원아트센터에서 열린 ‘광한루원 가치 발견 및 문화상품화 전략’ 포럼에서 ‘광한루원만의 한옥과 이야기 중심의 프로그램 개발과 관광자원으로서 육성’을 주장한 바 있다. 물론 광한루가 조선 초 황희 정승이 거처하던 정원의 누각이었다는 역사적 장소성과는 부합된 사실이다. 그러기에 광한루를 조선시대의 정원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 새로운 정원 조성작업을 보완하자는 의견에는 이의가 없다. 하지만 광한루를 ‘남원읍성의 관아 누각으로서의 본질적 가치회복의 필요성을 주장, ‘광한루원에 있는 춘향각’과 ‘월매집’ 그리고 ‘전통놀이 시설’을 이질적 요소라 규정하면서, 이들이 ‘광한루 본래의 역사적 가치를 상실시킨다’는 배재대 최종화 교수의 주장에 대해서는 남원을 사랑하고 오랜 세월에 걸쳐 남원을 지켜온 이 고장 원로 문인과 학계, 예술인들로부터 많은 물의를 빚고 있다. 광한루가 황희 정승이 기거하던 정원의 누각이었지만 광한루는 숙종 때부터 『춘향전』의 배경지로서 ‘남원’하면 ‘춘향전’이고 ‘춘향전’하면 ‘광한루와 오작교’가 동시에 떠올릴 만큼 ‘광한루’와 ‘춘향전’은 이미 춘향골 남원의 상징적 아이콘으로 자리매김 된지 오래다. 때문에 광한루 경내에 세워져 있는 ‘춘향각’과 ‘월매집’은 광한루의 ‘이질적 요소’가 아니라 오히려 광한루의 역사성에 문화·예술성이 더해져 관광문화사업 확장에 시너지 효과를 더하고 있는 문화콘텐츠라는 것이다. 이러한 연유로 해마다 수많은 관광객들이 춘향골 남원에 들러 춘향전에 등장하고 있는 광한루와 오작교, 춘향이가 탔던 그네 그리고 춘향의 초상화를 모셔놓은 춘향각과 월매집을 둘러보면서 소설 속의 장면들을 떠올리게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광한루는, 광한루라고 하는 황희 정승의 누각이라는 역사성 못지않게, 오랜 세월에 걸쳐 한국인들의 가슴 속에 아로새겨진 열녀춘향과 한국 최고 고전소설의 배경지라고 하는 문화적 예술성이 한데 어우러져 한국적인 관광지로서의 이중 가치를 동시에 지니고 있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이미 오랜 세월에 걸처 광한루를 우리고장의 자랑으로 아끼고 사랑하는 남원인들과, 춘향전을 떠올리며 광한루를 찾아오는 전국의 수많은 관광객들이 광한루에 들러 한국식 전통정원의 옛 정취와 누각의 아름다움 그리고 광한루 경내를 둘러보고, 이곳에서 이루어진 성춘향과 이도령의 아름다운 로맨스를 떠올리면서 부부의 정의와 사랑을 다시 새기는 광한루가 거듭나기를 기원하는 마음 간절하다. 우리 남원은 가는 곳마다 선열들의 숨결이 현대와 어울려 살아 숨 쉬는 소중한 유산이 산재되어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광한루가 아닌가! 그래서 남원을 떠올리자면 우선 광한루요, 그 광한루가 불멸의 고전소설 춘향전의 발상지라는 것은 세계적으로 알려진 사실이다. 따라서 남원 토박이들의 긍지로, 100여 년의 세월을 헤아려 그 광한루를 중심으로 향토민속제 ‘춘향제’를 민족문화의 발판으로 이루어 왔던 것이다. 이 축제는 남원시민의 자부심 속에서 남원시민의 정신적인 향토애를 가꾸어 왔고, 화합과 타협의 지주가 되었던 것이다. 지난번 열린 「광한루원.....」 운운하는 포럼 발표의 주체처가 섬진강이다. 어떠한 성격의 조합인지는 구체적으로 모르겠으나, 적어도 남원에 존재하는 남원의 문화와 예술에 근간을 두고 있는 조합이라면 구체적이고 폭이 넓어야 하지 않을까? 더욱 역사의 기록이 흔들리고 왜곡되면 그 잘못은 영원할 것이다. 이 고장의 향토성이나 토착민들의 정서를 거슬리는 주제발표로 남원의 지식인들이 무시당하는 개운찮은 뒷이야기가 남아서는 안 될 것이다. /윤영근 전 남원예총 지회장·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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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1.11 17:15

전북에도 ‘동포(고려인)마을’이 생겨야 하지 않을까?

전라북도는 <법무부의 지역특화형 비자 사업> 유형1(우수인재)에서 좋은 성과를 보일 전망이다. 필자가 지난해 10월 27일 국회에서 가진 ‘고려인 콜호즈’ 토론회 개최 이후, 지역특화형 비자 사업의 진행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 전라북도와 함께 가장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인 경상북도의 경우 배정된 100명 중 50명을 선발해 법무부에 제출한 상태다. 전라북도는 사업 선정이 나오기도 전에 김관영 지사의 주도로 ‘외국인 우수인재 지역유입 및 정착을 위한 지역특화형 비자사업 산학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김제시에서 취업박람회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일단 법무부에는 요건을 갖춘 41명만 선발해 제출했지만 내년에 추가로 우수 인재들이 선발될 예정이다. 전북뿐만 아니라 다른 지자체 모두 지역특화형 비자 유형2(동포가족) 사업에 관심이 적다. 동포가족은 인원 제한이 없는데도. 그러나 유형2(동포가족) 사업도 당장에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시기를 겪으면서 전북과 전남의 기초지자체에서 광주고려인마을에 좋은 조건을 제시하면서 고려인동포 인력을 요청했다. 충남 당진시 합덕읍 신리 신촌초등학교는 전체 29명 중에 고려인 학생 11명이 들어와 폐교 위기를 넘겼고 학교가 활기를 찾았다. 대한민국으로 ‘귀환 중’인 고려인동포와 중국동포는 가족을 동반하고 있어 우리에게 특별하다. 1860년대 중반 이래 한인들이 러시아 연해주와 중국 만주로 떠난 이유가 초기에는 살길을 찾아서였다. 1905년 을사늑약 이후에는 국권 회복과 독립운동에 투신하기 위해서였다. 특히 1932년 만주국의 성립 이후 일제는 삼남 지방민들을 만주로 집단 이주시켰다. 연변조선족자치주 안도(安圖)현 전북촌, 정읍촌, 무주촌은 1930년대 후반 강제로 이주당했던 전라북도 사람이 거주했던 곳이다. 필자는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주 폴리타젤 고려인 콜호즈에서 아버지의 고향이 전주(全州)라는 고려인동포를 만나기도 했다. 지역특화형 비자 유형2(동포가족) 사업에 관심을 가지면서, 중국동포와 고려인동포를 만났다. 한국어 소통에 어려움이 없는 중국동포는 일자리·자녀교육을 이유로 지방 이주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한국어를 상실한 고려인동포는 내용조차 알지 못했는데, ‘고려인 콜호즈’ 토론회 이후 달라졌다. 경주고려인마을의 몇몇 고려인동포 가족이 인구감소지역인 영천시로 이주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인구감소지역으로 이주하는 동포는 2년간 거주하면, 기간 제한 없이 체류할 수 있는 재외동포(F-4) 비자를 먼저 받고 3D 업종에서도 일할 수 있다. 또 타민족 출신 배우자도 특례 비자를 받을 수 있다. 10개월째 계속되는 우크라이나 전쟁 피난민으로 우크라이나 고려인동포 1400명 이상이 한국에 들어왔다. 현재 전국에는 22개의 고려인마을이 형성되어 있다. 가까운 광주광역시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은 전국의 모범 고려인마을로 국내외 연구자의 발길이 잦다. 지역경제도 살아났다. 그런데 전북에는 2021년 4월에 <전라북도 고려인 주민 지원 조례>까지 제정되었는데 왜 고려인마을이 없을까? 전북에 고려인마을을 만든다면 새만금의 배후도시 김제가 최적이다. 과거 김제는 한국전쟁 시기 황해도 피난민의 정착을 도왔다. 용지면이다. 고려인마을은 지평선산업단지가 조성된 백산면인데 우크라이나 피난 고려인동포는 최근까지 농사를 짓다가 온 분들이다. 공장과 농촌 어느 곳이든 법적 신분과 일자리·자녀교육·의료혜택이 보장된다면 열심히 살아갈 것이다. /임영상 한국외대 명예교수, 아시아발전재단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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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1.10 17:52

도서관이 존재하는 이유

인류 역사상 가장 유명한 도서관은 기원전 3세기 건립된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이다. 당대 지식을 집대성한 인류문명의 보고였던 이곳은 현대 지식의 밑거름이 되었다. 우리나라 역사 속 대표적인 도서관은 왕실도서관이자 학술·정책을 연구하고, 다양한 서적을 편찬했던 조선의 규장각이다. 이시기에는 왕권 강화를 위해 사대부에게 필요한 책을 대량 보급했는데, 이러한 조선 출판문화를 이끈 3대 책판 중 하나가 전주 완판본이다. 특히, 전주는 품질과 수량 면에서 가장 우수한 한지를 생산, 서적을 만들고 보존하는데 필요한 조건들을 잘 갖추고 있었기에 예부터 책의 도시, 기록의 도시로 일컬어져왔다. 이러한 역사성을 간직한 도시 전주의 도서관은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최초 도서관은 전북 도립도서관(124석)으로 1949년 경원동에 첫 문을 열었다. 이곳은 1963년 시립도서관으로 개칭 후 1977년 현 KT전주지사 자리로 확장(800석)이전했다. 이후 1980년 전주시립중앙도서관(현 금암도서관)으로 새단장했으며(금암도서관은 당시 중앙일보와 동양방송이 전주시 문화발전을 위해 기증) 1989년 완산 시립도서관 신축을 시작으로, 인후, 삼천, 송천, 서신, 평화, 아중, 쪽구름, 건지, 효자, 꽃심에 이르기까지 12개 공공도서관이 건립되어 현재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도서관에서 깊이 읽는 문화는 삶의 지혜뿐 아니라 소통, 공감 능력을 키워준다. 일찌감치 책과 도서관의 잠재력을 확신한 전주시는 도서관을 끝없이 진화시키고 있다. 12~16세 청소년이 주인이 되는 공간 우주로를 자랑하는 꽃심부터, 12개 공공도서관은 건강(삼천), 영화(인후), 장애인(평화), 취업(금암), 다문화(쪽구름) 등 각각 특화주제에 맞는 전문성까지 갖춰가고 있다. 또한 첫마중길·웨리단길·한옥마을에는 여행자도서관, 학산숲속시집도서관, 동문헌책도서관, 연화정도서관, 서학예술마을도서관 등 특색있는 도서관이 조성되어 있다. 전주 도서관은 단순히 책 읽는 공간이 아닌 복합문화공간화를 지향한다. 공공도서관은 물론 동네 작은도서관에 이르기까지 도서관에서 다양한 문화행사는 일상이 되었다. 매년 도서관에서 개최하는 전주 독서대전과 전주국제그림책도서전은 사서들이 교육계, 언론계, 동네서점, 작가, 출판사와 함께 직접 기획·운영하며, 공연, 강연, 체험 등 다채로운 볼거리가 가득하다. 전국 유일 도서관여행은 매번 조기 마감될 정도 큰 인기를 누려 전주 대표 문화관광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 “Welcome home!” 시카고도서관 층마다 적힌 이 문구는 이 공간이 표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 어떤 말도 이보다 아늑하고 안전하지 않을 것이다. 실제 시카고도서관은 진로, 결혼, 퇴직 등 시민들의 생애주기와 라이프 스타일에 따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목표는 모든 연령대 시민들이 궁금한 것을 묻고, 고민의 해답을 찾는 것이다. 심지어 노숙자를 위한 공간이나 방과후 아이들의 숙제를 도와주는 시간도 있다 하니 모든 시민들의 ‘집’이라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린다. 시민의 삶 속에 녹아들고 있는 전주 도서관이 보내는 메시지도 같다. 전주 도서관은 모두를 위한, 모두의 공간으로 거듭나는 중이다. 책은 단지 시작일 뿐, 도서관도 그렇다. 그곳에서 꺼내고 펼치는 이야기는 모두의, 각자의 몫이다. 2023년에는 어떻게 변할까? 새로운 출발을 다짐해본다. /김병수 전주시 도서관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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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1.09 14:04

전북특별자치도법 통과의 의미와 과제

‘검은 토끼의 해’ 계묘년(癸卯年)이 밝았다. 전북특별자치도 설치법안이 지난 연말 힘겹게 통과하면서 전북발전을 위한 기대감 또한 한층 커지고 있다. 그러나 정작 법안 통과가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혜택이나 어떤 것들이 있냐고 물어봤을 때 대답을 선뜻 내놓을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전북도의회 전북특별자치도법 추진지원 특별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법 통과를 위해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국회의원들에게 관심가져 줄 것을 부탁하고 특별법의 당위성을 설명했던 필자조차도 처음엔 이러한 부분에 명확한 답변을 내놓기가 난해했다. 이번에 통과된 전북특별자치도법 자체가 그림으로 치자면 현재 어떤 종류의 그림으로 어떤 구도를 잡아야겠다는 정도와 간략한 스케치 정도가 완성된 선언적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그림의 완성을 위해 필요한 추가적인 스케치와 채색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해야 할 일이다. 전북특별자치도법 통과가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변화는 크게 4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첫째 행정 체제의 개편이다. 즉 전북 고도의 자치권을 보장하고 법에서 정한 특수한 지위가 부여된다. 그동안 권역별 정부 지원 시 호남에 예속돼 광주·전남에 차별사례가 빈번했으나, 특별자치도 설치로 안정적 지원과 불확실성 해소가 기대된다. 이로써 정주 인구의 확대 및 지역특화산업 발전을 통해 지역의 성장동력을 창출하고 국가 균형발전을 도모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둘째, 국가균형발전 특별회계의 안정적 확보 기반이 마련된다. 국가균형발전특별법에 제32조는 균특회계를 지역자율계정, 지역지원계정, 제주특별자치도계정 및 세종특별자치시계정으로 구분하고 있는데 전북특별자치도법 제정을 근거로 전북만의 별도계정 설치 요구가 가능해진 것이다. 셋째, 전북발전을 위한 국무총리 지원체계가 가동된다. 특별법이 시행되면 국무총리 소속으로 특별자치도 지원위원회가 설치되는 등 전북을 살리기 위한 다양한 행·재정적 방안이 가동될 예정이다. 넷째, 중앙부처의 행정상·재정상 특별지원을 받을 수 있으며 각종 시책사업 추진 시 전북특별자치도가 우선지원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도내 시·군 역시 도지사와 협의를 거쳐 중앙부처의 특례를 부여받을 수 있다. 이번에 통과된 전북특별자치도법은 형식적 측면에서 전북발전에 크게 도움이 될 요소들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라는 말이 있듯이, 이제는 내용적인 측면에서 지속적인 개정작업을 통해 밑그림을 채워나가야 한다. 현재의 특별자치도법은 선언적 의미의 강원도 특별자치도법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동안 낙후되고 소외되었던 전북의 발전을 앞당기고 특별법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기업 유치를 위한 강력한 규제 완화, 조세특례, 자금지원, 투자유치 인센티브 등과 같은 전라북도만의 특례 요구가 가능하도록 지속적인 법안개정작업이 이뤄져야 한다. 또한 지역대학 정원과 학과를 조정할 수 있는 권한을 이양받거나, 외국인 비자 특례 도입·권한 부여와 같은 타 특별자치도와는 차별화된 특례 정책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관철해 나가야 한다. 올해가 토끼의 해인 만큼 전라북도 또한 모든 면에서 껑충 뛰어오를 수 있는 도약의 해가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합심 단결하는 한해를 기대해 본다. /김희수 전북도의회 전북특별자치도 추진지원특위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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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1.08 14:11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또 다른 시각

2022년 2월 24일 러시아의 일방적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러시아의 완승으로 끝날줄 알았던 것이 근 일년을 끌어가고 있다.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은 러시아 푸틴의 야망이 빚은 참극으로 알고 있는 것이 일반적 견해요 통념이다. 그러나 우리의 일반적 통념과는 다르게 이번 전쟁의 원인은 푸틴이 아니라 미국과 나토로 보는 견해가 다른 나라도 아닌 미국 시카코 대학의 정치학자인 미어 샤이만 교수와 세계적으로 유명한 언어학자이자 인권 운동가인 노암 촘스키 교수로부터 나온 것이다. 미어 샤이머 교수는 말하길 이번 전쟁은 2008년 4월에 우크라이나와 조지아를 나토의 일부로 만들려고 했던 미국과 나토의 잘못된 계획의 결과라는 것이다. 과거에도 러시아인들은 1999년과 2004년에 나토의 2차례 확장을 눈감아 주었다는 것이다. 나토는 결국은 1999년에 체코, 폴란드,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를 나토에 가입시켰던 것이다. 이미 그 당시에도 미국은 조지아 우크라이나를 나토에 가입시키려고 했으나 러시아가 단호하고 분명하게 반대했던 것이며 조지아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지정학적으로 러시아에 대한 '실질적 위협'으로 느꼈기 때문이다. 사실상 러시아의 최접경국인 우크라이나와 조지아는 미국을 향해서 친미 정책을 취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토는 역사적으로 볼때 1949년 12개국으로 첫 발을 내디뎠던 것인데 나토는 러시아와 원래의 약속을 어기고 동쪽을 향한 동방정책으로 동유럽 및 중부 유럽의 체코, 헝가리, 폴란드를 시작으로 현재는 모두 30여개국의 군사 동맹체제로 되어 있다. 그동안 러시아는 바르샤바 동맹의 같은 동지였던 동유럽 국가들이 나토에 가입할 때마다 서방을 향해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으며 우크라이나 조지아가 러시아의 마지막 레드 라인임을 분명히 해왔던 것이다. 2008년 4월 4일 루마니아 부크레슈티에서 있었던 나토 정상 회담에서 나온 정상 선언문에 조지아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희망을 환영한다는 언급은 러시아인들에게 실질적 위협을 느끼게 했다는 것이다. 2014년 2월 조지아에서 친러 성향의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전복되고 친미 성향의 대통령이 탄생하자 러시아는 미국의 음모와 개입으로 이런 정변이 일어났다고 믿었던 것이다. 이후에 러시아는 위기를 느낀 나머지 우크라이나에서 크림 반도를 빼앗아간 것이다. 과거 1961년 소련의 후르시쵸프가 미국 코 밑에 있는 쿠바에 장거리 미사일 기지를 설치하려고 했을때 미국 케네디 대통령은 제3차 세계대전의 위험을 무릅쓰고서라도 러시아의 장거리 미사일 기지 설치를 막으려고 했던 것처럼 러시아 역시도 조지아와 우크라이나는 미국의 쿠바나 캐나다 맥시코처럼 완충국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노암 촘스키 교수는 원론적인 입장에서 말하길 1990년, 즉 소련의 붕괴 시기에 그 당시 미국 국무장관인 제임스 베이커는 러시아의 서기장인 고르바쵸프에게 말하길 나토는 현재 상태에 만족하며 동쪽으로 단 1인치도 나가지 않겠다고 말했는데 지금은 동쪽으로 나가도 너무 멀리 나갔다는 것이다. 미국의 국가간의 약속 위반이 오늘의 우크라이나 사태의 배경이라는 것이다. 두 교수의 주장은 오늘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놓고 무조건 러시아 푸틴에게만 돌을 던질 수 있겠느냐이다. /장세균 한민족 대외관계사 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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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1.04 14:12

서예로 다지는 새해 새 각오 - 청소를 잘 하자

“청소를 잘 하자. 주변이 잡다하면 고를 게 많아져서 인생을 낭비한다.” 손흥민 선수의 아버지 송웅정씨의 말을 재구성하여 써본 나의 새해 각오이다. 청소(淸掃)의 뜻은 ‘(빗자루로)깨끗하게 쓴다.’이다. 그런데, 누구라도 쓸고 닦기 전에 먼저 잡다한 물건들을 정리한다. 그러므로 우리가 일상으로 사용하는 청소라는 말에는 ‘정리’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주변에 물건이 제대로 정리되어 있지 않고 잡다하게 널브러져 있으면 필요한 물건을 찾느라 시간을 낭비하고 또 적당한 것을 고르느라 헛된 시간을 보낸다. ‘불과 몇 분밖에 안 되는 시간’이라며 간과하다보면 평생 동안 그렇게 낭비하는 시간이 일생의 1/10, 2/10 혹은 그 이상이 될 수도 있다. 정리를 포함한 의미의 청소를 잘해야 하는 이유이다. 주변의 환경을 정리하는 청소도 잘 해야겠지만 그런 청소보다 더 중요한 청소는 마음의 청소이다. 마음 청소를 못하여 오래된 원망과 미움을 가슴에 안고 산다든가, 쓸데없는 물욕, 권력욕, 과시욕에 사로잡혀 늘 허덕이며 산다면 삶을 그만큼 낭비하는 것이다. 하고 싶은 일을 청소하지 못하여 이것저것 손 안대는 것이 없이 서둘다 보면 결국 이루는 일은 하나도 없고 그저 ‘공자망(空自忙:헛되이 스스로 바쁨)’의 안타까운 삶을 살게 된다. 고를 옷이 많아서 매일 아침 옷을 골라 입는 데에 필요 이상의 시간을 쓴다면 그 또한 인생의 낭비이다. 마음 청소를 잘하여 마음으로부터 쓸데없는 것들을 내 보내면 삶이 그만큼 가볍고, 가벼운 만큼 알찬 내실로 내 안을 다질 수 있다. 주변 청소, 마음 청소가 나를 알차게 하는 지름길이다. 유가(儒家)들이 사용한 어린이 교육 교재였던 「소학(小學)」 의 첫머리에서도 어린이가 먼저 몸에 익혀야 할 일로 “쇄소(灑掃)”를 들고 있다. “먼지가 일지 않도록 물을 뿌리고 비로 쓴다.”는 뜻이다. 어릴 적부터 주변을 정리하고 청소하는 일부터 몸에 배게 함으로써 불필요한 물건에 치이거나 잡다한 생각에 얽혀 들어서 인생을 낭비하는 일이 없도록 가르친 것이다. 필자가 40여 년 동안 교육현장에서 지켜본 바에 의하면 청소를 잘 하는 학생이 대부분 공부도 잘한다. 주변을 정리하는 능력이 학습내용을 정리하는 능력으로 이어져 자연스럽게 공부를 잘 하게 되는 것이다. 청소는 매우 필요하고 중요한 어린이 교육의 항목이다. 어린이에게 공부할 시간을 많이 주기 위함이라는 이유로 부모나 교사, 혹은 미화원이 청소를 대신해 주는 것은 오히려 어린이를 공부는 물론 제 앞가림도 못하게 하는 어리석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젊은이든 노인이든 새로 한 해를 맞을 때마다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의 유한성을 실감하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유한한 삶을 보다 더 알차고 뜻깊게 사는 길은 주변청소와 마음청소를 잘 하는 데에 있다. 새해 아침에 붓을 들어 한번 써 보도록 하자. “청소를 잘 하자. 주변이 잡다하면 고를 게 많아져서 인생을 낭비한다.”라고. /김병기 전북대 명예교수·서예가·서예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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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1.03 17:38

국민행복지수와 고독사를 바라보면서

우리는 다사다난(多事多難)이란 용어로 그 해를 평가하기도 하고 또 뒤돌아보는 반성의 계기로 삼기도 한다. 특히 지난해는 윤석열 정부를 탄생시킨 대통령선거와 전국동시지방선거 실시 그리고 이태원사고, 화물연대 파업, 축구월드컵 16강 진출 등 말 그대로 다른 해에 비해 더 다사다난했던 한 해로 기억될 것 같다. 이 때쯤이면, 우리는 연탄나눔 봉사활동이나 불우이웃돕기 행사 등으로 사각지대 이웃의 안위를 살피기도 하고 따뜻한 정을 나누기도 한다. 그리고 얼굴 없는 천사의 기부 릴레이도 조용히 기대하며 지켜보기도 한다. 그러나 항상 따뜻하고 행복한 사회만이 우리 곁에 있는 것은 아니다. 동전의 양면같이 그 반대의 그늘진 사회도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4일 유엔 산하 자문기구인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는 “2022 세계 행복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국민행복지수가 146개국 중 59위라고 발표했다. 국민행복지수는 평등하고 지속적인 사회경제 발전과 전통가치의 보존 및 발전 그리고 자연환경의 보존, 올바른 통치 구조를 4대 축으로 하고 9개 영역(심리적 안정, 건강, 시간 사용, 행정체계, 문화 다양성, 교육, 공동체 활력, 환경, 생활수준) 33개 지표를 통해 측정한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1위인 핀란드, 16위인 미국, 26위인 대만 54위인 일본보다 행복도가 낮다고 밝혔다. 특히 우리나라는 GDP나 기대수명 항목에서는 수치가 높았지만 삶의 질과 만족도 항목에서는 노후 걱정과 노인 빈곤 문제로 인해 60대 이후 세대가 가장 낮은 수치가 나왔다. 이 보다 더 심각한 것은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혼자 살다 쓸쓸히 세상을 떠난 고독사 사망자 수가 3,378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되어 우리들 마음을 무겁게 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는 고독사 증가원인을 극심한 노인 빈곤율, 낮은 출산율로 인한 노동인구 감소와 이에 따른 노인 부양인구 감소, 사회단절, 취업난, 우울증 등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성별로는 남성 사망자가 여성보다 4배 이상 많았다. 지난해의 경우 남성 고독사 사망자(2817명)가 여성(529명)의 5.3배였다. 연평균 고독사 증가율도 남성(10.0%)이 여성(5.6%)보다 높았다. 우리나라 전체 사망자 중엔 80대 이상 고령자의 비중이 가장 크지만, 고독사 사망자 중엔 50∼60대 중장년층이 매년 50∼60%를 차지했다. 지난해의 경우 50대 남성(26.6%)과 60대 남성(25.5%)이 전체의 절반 이상이었다. 그동안 고독사 대응책은 노인을 중심으로 마련돼 있었으나 최근 들어 20~30대 1인가구 세대가 부쩍 늘어나고 취업 문제를 비롯해서 주거환경의 빈곤 그리고 주변 사람들과의 단절 등으로 청년 고독사가 새로운 사회 문제로 대두 되고 있는 실정이다. 앞으로 1인 가구의 증가와 우울증 환자의 증가는 자살자와 고독사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노인이나 청년 그리고 전 국민대상으로 국가는 물론 지자체가 전수조사를 통한 정서적 지원과 전담구호센터 설치 등 고독사의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사회 안전망 확충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나경균 국민의힘 김제부안당협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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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1.02 14:00

그래도, 세상은 아름다운 동화책이다

귀농한 선배한테서 연락이 왔다. 칠순을 맞은 남편의 생일상으로 마을회관에서 동네 어른들을 모시고 식사 대접했다는 이야기다. 오십 가구 남짓한 농촌 마을에 마치 동화책에 나온 잔칫날처럼 도시 고급음식점에서 주문한 뷔페 음식이 마련되고 이장님의 회관 방송을 듣고 마을회관에 오신 동네 어르신들은 모두 흡족한 표정들이셨다는 전갈이다. 몸이 불편하여 참석하지 못한 남편들에게 가져다줄 음식을 챙겨 가지고 가시는 어른들도 계시고 한의사인 둘째 아들이 선물로 준비한 쌍화탕과 십전대보탕을 안고 가셨다는 모습을 그려보니 전해 듣는 내 마음도 흐뭇하고 콧등이 시큰하였다. 나이 들어가면서 이야기로만 듣는 작은 감동에도 울컥해지는 일들이 종종 일어난다. 이처럼 좋은 소식을 듣는 날이면 마치 봄볕이 다시 온 듯 마음이 훈훈해지고 눈을 감고 있으면 꽃이라도 피어날 듯 행복이 다가오는 듯하다. 소식을 전한 선배는 생활이 어려운 후배들을 소리 없이 도와주는 따뜻한 심성을 지닌 분이셨기에 더 귀감이 되었다. 사랑의 표현이 서투르고 세련되지 못했더라도 마음을 향한 진실함은 언제나 통하는 게 아닐까. 어디 이뿐이랴.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중국에서 사랑 찾아 한국에 시집온 여배우 탕웨이가 축하공연으로 초대 가수가 ‘안개’를 부르자 눈물을 훔치는 모습은 그녀의 따뜻한 심성이 돋보이는 배우였음이리라. 언어와 문화는 달라도 감성은 함께 느낄 수 있는 그녀의 짧은 눈물 짓는 모습이 한층 더 돋보였다. 그녀의 모습을 본 많은 시청자와 참석한 사람들은 정감 어린 모습에 공감을 함께 나누었으리라. 내 눈에도 눈물이 고여졌는데 그녀의 눈물 속에는 얼마나 깊은 이야기가 담겨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오래전 상영된 영화 ‘화장’도 이상 문학상에 빛나는 김훈 원작의 영화이다. 감추고 싶은 인간의 본능을 승화시키는 영화라서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도 가슴 한곳에 기억되어 있다. 비록 영화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살아가는 동안 많은 인연이라는 옷깃 속에서 예기치 않게 상처를 입으면 앓기도 하며 마음도 다치곤 한다. 그런 상황에 최소한 예의마저 놓쳐버리거나 무시해 버리면 상처가 되고 덧이 된다는 걸 가해자는 시간이 흐른 뒤에야 후회하게 된다. 세상 속에는 피해자는 분명 있는데 어이없게도 가해자는 보이지 않아 안타깝다. 좋은 인연과 낮은 인연은, 나 스스로가 만들어가는 일이다. 벌써 12월 중반이다. 마지막 달력이 흔들거린다. 이래저래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는 모습들이 행여 겨울을 춥게 만들지 않을지 불안하기도 하다. 요즘 세상살이도 펼쳐보면 웃을 이야기들이 많지 않다. 북한이 미사일을 쏘아대고 정치는 서로에게 잘못을 넘기고 있다. 코로나 장기화에 따른 우울함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짊어지고 해결하여야 할 숙제로 쌓여있지만 우리는 이럴 때일수록 작은 것을 얻기 위해서 큰 것을 잃는 어리석음은 갖지 않아야 한다. 눈에 보이는 아주 작은 이익을 위해 미래의 큰일을 잊어버리는 경우를 종종 느껴보았다.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라는 말도 이런 의미가 아닌가 싶다. 오늘은 산뜻한 지혜를 주는 책들을 두 권이나 받았다. 기쁜 마음으로 가슴이 벅차오름을 느꼈다. 행복이란 작은 마음이 모여진 옹달샘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쁜 산문집과 동화책인데 시인이 많은 세상은 미움이 없는 세상이라 여겨져 많은 시인이 탄생되었으면 하는 기도로 책장을 넘겼다. 겨울이 오면 봄도 멀지 않았다는 시인의 말을 떠올리며 겨울 속으로 점점 깊어가는 창밖의 나무들을 바라본다. /이종순 교육학박사·아이가크는숲 예솔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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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1.01 17:04

우리의 삶을 바꾸고 미래를 바꾸는 평생교육

사회가 점차 노령화, 디지털화 되어 가면서 ‘평생교육’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변화에 적응해가기 위해 우리 모두가 반드시 함께 행해야 할 삶의 방편이 되었다.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배움의 기회를 놓친 누군가에게는 한글 등 기초 문해 능력 습득이 절실할 것이고, 무인단말기, 사물인터넷(IOT) 제품 등 디지털 기기 급증에 따라 디지털 활용능력 습득이 필수인 상황에서 디지털 기기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누군가에게는 디지털 생활 문해 능력 습득이 절실할 것이다. 평생교육법 제2조 제1항에서는 평생교육을 ‘학교의 정규교육과정을 제외한 학력 보완교육, 성인 문자해득교육, 직업능력 향상교육, 인문교양교육, 문화예술교육, 시민참여교육 등을 포함하는 모든 형태의 조직적인 교육활동’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사실상 평생교육은 학교의 정규교육과정을 제외하고, 성인 학습자를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모든 형태의 조직적인 교육활동으로 정의할 수 있다. 특히 전 생애에 걸쳐 성장․발달 가능성을 가진 존재인 인간이 오늘날의 급속한 사회변화와 혁신에 적응하고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라도 평생교육은 꼭 필요한 것이며, 학교 교육이 가진 경직성과 폐쇄성을 보완하고 교육소외계층을 배려하는 복지사회 실현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1980년 헌법에 ‘국가의 평생교육진흥 의무’를 명문화한 이래 평생교육 진흥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 「평생교육법」에 따라 2008년 국민의 평생교육 진흥을 주관하는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 설립되었으며, 그 뒤를 이어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전국의 모든 시․도에서 광역 단위 평생교육진흥원을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다. 우리 전라북도도 2016년 ‘전라북도 평생교육진흥원’을 설립하여 운영하기 시작했으며, 지난 2020년 6월 미래인재 양성과 평생교육 진흥 양자간의 기능적 상승효과를 기하고자 ‘전라북도 인재육성재단’과 ‘전라북도 평생교육진흥원’을 하나의 “전북인재평생교육진흥원”으로 통합하였고, 2021년 12월 평생교육 강화에 역점을 두어 기관 명칭을 다시 ‘전북평생교육장학진흥원’(이하 ‘진흥원’이라 함)으로 변경하여 운영하고 있다. 현재 도내 12개 시․군이 평생학습도시로 지정되었으며, 10개 시․군에 평생학습관이 설립되었고, 163개의 행복학습센터가 설치되어 266개의 평생교육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우리 진흥원에서는 도민의 평생학습 기회 확대 제공 및 생애주기별 평생교육 활성화를 목표로 지속가능한 평생교육 생태계 조성, 생활밀착형 평생학습 강화, 정책개발 및 인적자원 양성을 주요 전략으로 삼고, 국가 평생교육 정책사업 공모 및 국가의 평생교육 정책과 연계한 프로그램 운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함과 동시에 전북 맞춤형 평생교육 사업들을 자체 발굴하여 추진하는 등 평생교육을 통해 도민의 삶의 질이 한층 더 풍요로울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오고 있다. 전라북도 생애주기별 평생교육은 현재진행형이다. 무엇보다 전북도민 모두가 평생학습의 문을 활짝 열고 들어와 적극적으로 학습에 동참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늘이 생애의 가장 젊은 날”임을 깨닫고, 많은 사람들이 ‘배움의 문’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설 때, 우리의 삶은 물론 전라북도의 내일 또한 희망찬 행복실현에의 길로 나아갈 수 있게 될 것이다. /김학권 전라북도평생교육장학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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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2.28 14:21

농촌의 공익적가치 농가수당, 농민수당을 넘어 농촌기본소득으로

내년도 전라북도 살림살이를 위한 예산 편성이 마무리됐다. 총 9조8618억 원 규모로 올해 본예산 대비 7613억 원(8.4%) 가량 증가한셈이다. 제12대 도의회 첫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으로 선임돼 내년도 예산안을 심사하면서 도민의 살림살이 마련을 위해 고심하고 또 고심하며 예산안을 살폈다. 특별히 올해는 사상 초유의 기록적인 쌀값 폭락과 생산비 폭등의 악순환 속에 붕괴 직전에 이른 농업·농촌을 살리기 위해 긴급 수혈이 절실한 가운데 농어민을 위한 실질적인 예산이 반영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일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영농현장에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농민들의 목소리와 영하의 날씨에도 농민의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며 단식농성까지 나선 동료 의원의 투쟁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어깨가 무거웠던 게 사실이다. 농민들의 요구가 이어지자 전라북도는 농가 경영안정 예산 112억 원(도비42, 시군비70)을 긴급 수정예산안으로 편성했으나 기존 시행하던 사업에서 지원 단가나 규모를 확대한 수준에 불과했다. 마르고 말라 쩍쩍 갈라진 농민들의 마음에 시원한 단비가 되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전라북도의 통 큰 지원이 못내 아쉬웠다. 지금도 농가에서 벌어들이는 소득은 도시 근로자가구 소득의 64.5% 수준에 불과하고 농사는 짓고 있지만 식구들이 쓸 만큼 필요한 최소한의 소득이 안되고 해마다 소득이 일정하지 않으니 ‘먹고살기가 힘들다’는 하소연이 나올 수밖에 없다. 지금껏 희생만 강요당하고 쌀값 폭락과 생산비 폭등이라는 이중고 속에 고통받는 농민의 현실을 조금이나마 개선하기 위해서는 농업예산을 충분히 확충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는 게 맞다. 그리고 그 예산은 농촌에 살면서 농사를 짓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골고루 혜택이 돌아가는 게 당연하다. 따라서 전라북도가 2년 전부터 ‘농가’ 단위로 지급하고 있는 농어민 공익수당을 이제는 ‘농민’ 개개인 모두에게 지급함으로써 농업의 공익적 가치와 기능을 보장하는 보편적 성격의 기본 수당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물론 전라북도 농민수당 예산이 현재 697억 규모에서 배로 증액될 수밖에 없으나 불필요한 낭비성, 선심성 예산을 꼼꼼히 점검하고 지금부터 같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다면 충분히 지급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나아가 소멸 위기에 처한 농촌을 살리고 농촌의 공익적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는 국가가 나서서 농촌에 살고 있는 주민 모두에게 농촌기본소득을 지급해야 한다. 올해부터 경기도 연천군에서는 청산면 주민을 대상으로 월 15만 원의 농촌기본소득을 지급하고 있다. 이 시범사업이 경기도를 넘어 전 국가적 사업으로 전개될 수 있길 기대한다. “농업·농촌의 발전 없이는 국가가 결코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없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사이먼 쿠즈네츠가 농업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농업·농촌에 대한 투자는 전북 농업이 지속가능한 성장산업으로 자리 잡고 가장 기본적인 식량주권을 지키는 길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권요안 전북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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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2.27 13:59

전북 아태마스터스대회, 국제생활체육의 성지 도약을 꿈꾸며

현대인이 추구하는 삶의 유형으로 자주 언급되는 로하스(LOHAS)나 웰빙(Well-being)은 모두 정신과 육체의 조화를 통한 행복을 최우선의 가치로 여기는 개념들이다. 행복을 추구하는 현대인에게 있어서 삶과 체육이 함께한다는 의미로 들린다. 2021년 통계청이 발표한 국민생활체육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생활체육 참여율은 49.8%라고 한다. 바야흐로 생활체육의 시대다. 이제 국민 두 사람 중 한 명은 생활체육인이라고 불리어도 무방한 셈이다. 지난 2019년 우리 전라북도가 국내 최초로 국제생활체육종합대회인 아시아태평양마스터스대회를 유치하게 된 것도 바라만 보는 스포츠에서 참여하는 스포츠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반영한 결과물이다. 그런데 우리 대회는 단순한 체육행사는 아니다. 전 세계 생활체육인이 한자리에 모이는 스포츠 대축제이고, 천년 고도 전북의 한국적 가치와 문화적 우수성, 빼어난 관광자원을 전 세계에 알리는 대규모 문화관광 이벤트이다. 우리 조직위원회에서는 조금의 소홀함이 없도록 참가자 모집부터 경기 운영, 먹을거리, 볼거리 등 분야별로 빈틈없는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우리가 고민하고 땀흘려 만들어 낸 효율적인 지원시스템들은 무형의 레거시(Legacy)로 남아 향후 국제행사를 개최할 때 소중한 자산으로 평가받게 될 것이다. 우리 대회가 만들어 낼 무형의 레거시 중 하나는 원스탑 수송 서비스 지원체계이다. 안전하고 정확한 수송시스템 운영을 위해 공항과 메인 등록센터, 14개 시군에는 수송통제소를 설치하여 수송 관련 불편함이 없도록 할 계획이다. 조직위는 수송서비스 지원을 위해 총 1,467회의 45인승 셔틀버스 운행을 계획하고 있다. 다음으로는 대회 참여자들이 스포츠와 관광을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문화관광 정보를 제공하는 부분이다. 관광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물론, 경기장 및 관광지 인근의 숙박시설과 맛집 리스트를 제공하여 찾아갈 수 있도록 서비스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언제라도 다시 찾고 싶은, 쾌적하고 아름다운 전라북도의 이미지를 만들어갈 것이다. 이밖에 빈틈없는 자원봉사 운용체계도 빼놓을 수 없다. 11개 분야에서 2천명의 자원봉사자를 모집하여 기본교육과 직무교육을 받게 하고, 일부 팀장급 요원들은 리더교육을 이수토록 하는 등 지원봉사자 모두가 높은 수준의 소양과 품격을 갖추도록 준비할 것이다. 이제 대회 개최까지 130일 정도가 남아 있다. 2023 전북 아태 마스터스대회가 역사에 남을 성공적인 대회로 남으려면 우리 조직위원회의 노력 외에 도민들의 도움이 절실하다. 주변에 우리 대회를 홍보하여 참여를 유도하는 일, 청결하고 쾌적한 숙박시설과 위생적이고 맛 좋은 식사 제공 등 도민들께서 함께해 주실 부분이 많다. 지역사회가 진정한 연대의 힘으로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 대회의 성공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김병하 전북아태마스터스대회 조직위 기획사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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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2.26 14:08

농어촌 버스공영제, 주민중심의 교통복지로 접근해야

농어촌지역에 보편적 복지가 화두로 떠오른 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유동인구가 많고 다양한 민간자본에 의해 생활편의가 유지되는 도시와 달리 인구가 적은 농어촌지역은 자본의 유입이 열악하다. 따라서 그 편의가 형성되지 않으며 수요층의 감소로 필수적으로 유지되어야 할 복지체계가 흔들려 자치단체의 개입이 절실한 상황도 생긴다. 필자가 살고 있는 무주군과 비슷한 농촌지역에서는 대중교통을 교통복지로 접근해야 교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곳은 사업자의 수익성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로 유동인구가 적고 면적이 넓다. 무주, 진안, 장수 세 지자체는 무진장여객에 매년 막대한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그런데 보조금 없이는 단 1km도 운행할 수 없는 사실상의 공영버스임에도 불구하고 버스 운영에 있어 행정의 개입은 극히 제한적이다. 사업자의 자율성을 침해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뒷짐 지고 있는 동안 승객의 안전과 편의의 질적 저하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점은 큰 문제다. 회사는 적자 운영, 기사들의 근로환경은 취약하고 차량 노후화와 과속 등은 고스란히 주민불편으로 이어지고 있다. 급기야 예비차량이 준비되지 않아 회사 직원의 자가용으로 노선운행을 뛰는 위험한 사례도 발생했었다. 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할 수는 없다. 버스가 주민의 편의와 안전이 보장된 대중교통수단으로 제 역할을 하려면 행정이 적극 개입해야 한다. 필자는 버스운영의 완전한 개편, 즉 버스공영제를 제안한다. 버스공영제는 초기비용이 많이 들어가긴 하지만 주민 중심의 교통을 만들 수 있다. 첫째 수익에 얽매이지 않고 주민의 요구에 따라 배차간격과 차량유형을 쉽게 조정할 수 있다. 둘째는 승객의 민원에 실시간으로 대응하고 움직이는 버스를 만들 수 있다. 셋째로 버스행정이 투명해진다. 버스공영제를 실시하는 자치단체가 전라북도에는 아직 없다. 표본이 적긴 해도 버스공영제를 실시하고 있는 지자체 노선버스의 승객 수와 만족도는 모두 시행 전보다 좋아졌다. 정선군은 버스공영제 시행 2년 만에 50% 승객 증가를 이뤘고 1004개 섬을 연결한 신안군은 시행한 지 7년이 지난 시점에 3배 이상 늘었다. 전북의 여러 지자체도 이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버스공영제 시행을 위해서는 자치단체장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까운 미래에 주민들이 만족하는 대중교통체계를 구현하려면 이제는 버스공영제 공론화를 해야 한다. 무진장 지역이 나서서 버스 공영제의 물꼬를 튼다면 전국적으로 농촌 대중교통의 모범사례가 될 것이다. 먼저 세 지자체가 TF팀을 구성해서 진행해야 한다. 기초의원인 필자는 8년 동안 의정활동을 하면서 행정과 함께 움직여 시외 교통에 변화를 주는 일을 했다. 무주-전주 시외버스 요금 인하와 무주-서울 버스 1일 생활권 실현, 무주-인천공항 버스 신규 노선 신설 등의 성과를 냈다. 개선된 버스노선이 주민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점을 보며 관내 대중교통체계도 시대에 맞게 변화해야 할 필요를 강하게 느낀다. 대중교통체계는 지역과 사람을 이어주는 주민의 생활인프라임과 동시에 주민 이동권 실현을 위해 지방정부가 해야 할 보편적 복지사업이기도 하다. 농어촌의 대동맥과 같은 버스의 공영화 논의는 우리 지역의 미래와 연결된 중대한 일이라는 점을 전북의 자치단체장, 주민들과 공유해보고자 한다. /이해양 무주군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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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2.25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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