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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남원 모노레일 500억 참사, 시민은 분노한다

2026년 1월 29일, 대법원은 남원춘향테마파크 모노레일 사건에서 남원시의 최종 패소를 확정했다. 남원시와 민간개발사업자 간의 실시협약은 유효하고, 지방의회 의결을 거친 행위의 대외적 효력까지 부인하기는 어렵다는 이유로 남원시의 주장을 모두 배척하였다. 문제의 핵심은 남원시가 사용‧수익 허가를 지연시키고 사업을 중단함으로써 계약을 어겼다는 데 있다. 결국 남원시는 원금 405억 원에 연 12% 이자를 더한 500억 원대의 배상금을 시민의 혈세로 떠안게 됐다. ​이 사업은 전임 시장의 주도로 시작돼 시장 교체와 책임 떠넘기기가 반복된 끝에 남원시는 재정 파탄의 벼랑으로 몰렸다. 이는 시장, 의회, 공무원이 함께 만든 행정 실패이자 정책 붕괴다. 이 사태의 실체와 책임자를 단호히 밝혀야 한다. 첫째, 재정 파탄의 전모를 투명하게 공개하라. 남원시의 재정자립도는 8.9%로 전국 최하위권이다. 이 열악한 형편에서 500억 이라는 거금은 시민의 숨통을 죄는 족쇄이다. 복지, 교육, 청년, 노인, 도시인프라 예산을 잠식할 것이 분명하다. 시는 향후 5년, 10년 단위의 변제 계획과 어떤 사업들을 포기할 것인지, 재원 조달 방안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남원시민은 이 모든 과정에 대해 알 권리가 있다. 둘째, 행정과 정치적 책임자를 밝혀라. 모노레일은 사업구상, 협약체결, 의회의결, 중단결정, 상고과정에 수많은 사람이 관여한 사업이다. 투자심사와 법적 검토는 적정했는가? 협약조항은 왜 이렇게 남원시에 불리하게 작성되었는가? 당시 찬성한 시의원들은 누구이며 어떤 결정을 내렸는가? 그 결과에 따라 징계·인사조치·구상권 청구 등 실질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번 사태에 대해 침묵하는 지역 정치인과 국회의원도 명확한 입장과 대응 방안을 속히 제시하여야 한다. 셋째, 대형 사업 계약 시스템을 백지에서 다시 세워라. 건축·관광·환경 등 대규모 사업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그러나 시장 교체 때마다 정책이 바뀌는 구조를 그대로 둔다면 제2의 모노레일 사태는 또다시 재현될 것이다. 앞으로 모든 민간투자, 개발사업은 타당성 조사, 재정심사, 공개토론, 외부 전문가 자문을 의무화해야 한다. 협약 문구 하나까지 점검해, 원칙이 철저히 작동하는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넷째, 남원시민은 행동으로 심판하라. 다가오는 6월3일 지방선거에서 남원 시민은 시장, 시의원, 도의원 후보에게 모노레일 사태에 대한 평가와 재발 방지 대책을 구체적으로 요구해야 한다. 구호만 번지르르하고 정책도 대안도 없는, 자리만 지키고 제 역할은 하지 않는 이른바 시위소찬(尸位素餐)형 후보는 과감히 떨어뜨려야 한다. 다섯째, 주민감사와 주민소송으로 책임을 물어라. 주민소송은 지방자치단체의 위법 행위나 예산 낭비에 대해 주민이 직접 책임을 묻는 제도다. 모노레일 협약 체결, 사업 중단, 상고 결정 과정에서 위법·부당한 점이 있었다면 주민감사를 청구하고, 그 결과 위법성이 확인될 경우 주민소송과 구상권 행사를 통해 책임자에게 합당한 책임을 지게 해야 한다. 이 사업은 전임 시장이 시작했지만, 그 대가는 남원 시민의 분노와 좌절, 허탈감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책임 추궁이야말로 또 다른 모노레일 사태를 끊어내는 유일한 길이다. 그것이 남원을 다시 세우는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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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2.04 18:45

[기고] 동학농민혁명 서훈, 왜 1차 봉기 참여자 배제하는가

최근 동학농민혁명 참여자에 대한 독립유공자 서훈 추진이 본격화되고 있다. 그러나 그 대상을 ‘2차 봉기 참여자’로 한정하면서, 동학농민혁명의 출발점이자 보국안민과 민주개혁의 가치를 담은 1차 봉기는 서훈 논의의 장에서 사실상 배제되고 있다. 하나의 역사적 사건을 시기별로 나누어 평가하는 이 같은 접근이 과연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적 성격과 전북이 지켜온 혁명의 의미를 온전히 반영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전북특별자치도는 동학농민혁명의 발상지이자 성지다. 특히 시기적으로 나누는 동학농민혁명 1차 봉기는 단순히 지역적 민란을 넘어, 부패한 신분제 봉건 질서를 타파하고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꿈꾼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위대한 서막이었다. 그러나 최근 일부 단체와 정치권이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독립유공자 서훈 논의의 골자를 보면, 전북특별자치도가 지켜온 이 소중한 역사의 전반부가 통째로 잘려 나갈 위기에 처해 있다. 이들의 주장대로 하면, 동학농민군 토벌에 참여한 안중근 의사와 혁명 지도자 김개남을 밀고한 임병찬 의병장 등은 졸지에 ‘독립유공자를 토벌하거나 밀고한 자’가 되는 황당무계한 역사적 모순과 민족 영웅을 모독하고 자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서훈 방식을 ‘항일’의 단일 기준에 담은 「독립유공자법」에 맞추다 보니,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효시라 할 수 있는 1차 봉기의 ‘보국안민․민주개혁’ 가치를 부당하게 저평가하는 데 머물지 않고 아예 배제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즉 1차 봉기와 집강소 시기에 희생당한 선열들을 서훈 대상에서 원천적으로 배제하는 구조적 모순을 낳는다. 또한 역사의 연속성을 무시한다는 지적을 넘어 참여자 간 형평성 상실은 물론 동학농민혁명이라는 단일 사건을 두 동강 내고, 참여자들은 물론 그 후손들마저 두 패로 나누는 분열과 갈등을 유도한다는 우려를 낳는다. 한편 ‘2차 참여자는 독립유공자로 서훈하고, 1차 참여자는 별도의 명예 회복으로 예우하자’라는 주장 역시 설득력이 부족하다. 하나의 역사적 사건인 동학농민혁명을 편의에 따라 둘로 나누고, 예우의 성격과 무게를 달리 매기겠다는 발상은 또 다른 차별이고, 혁명 참여자들을 모독하는 행위다. 뿌리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열매만 취하겠다는 태도는 역사 앞에서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현행 「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은 일제강점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것은 법률 용어 자체가 ‘독립’을 전제로 한다는 데 있다. 이는 상실된 ‘국권’을 되찾아 본래대로 행사하는, 즉 ‘회복’하는데 공헌한 선열을 기억하고 기리며 예우하는 데 있음을 뜻한다. 이에 비추어 보면, 동학농민혁명이 일어난 1894년은 국권을 상실한 것이 아니라 일본제국주의로부터 단계적으로 국권을 침탈당하는 시기이다. 따라서 현행 독립유공자법은 동학농민혁명이 일어난 시대적 특수성과 국권 침탈 이전의 항일 투쟁이라는 엄연한 역사적 사실을 포괄하기에 법률적 한계가 존재한다. 그러므로 억지로 기존의 틀에 끼워 맞추기보다 동학농민혁명의 특수성을 반영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동학농민혁명은 ‘안으로 보국안민, 밖으로 척양척왜’라는 두 기둥을 모두 수호할 때 비로소 온전한 기억과 기림, 그리고 계승의 토대가 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 먼저 해야 할 일은 ‘2차 봉기 참여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독립유공자 서훈’이 아니라 동학농민혁명이 단순한 항일 투쟁을 넘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뿌리’라는 입법 절차를 거쳐 지위를 정립하는 일이다. 즉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국권 수호의 뿌리가 동학농민혁명에 있음을 입법으로 확정하는 것이야말로 대한민국의 역사적 근간을 공고히 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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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2.03 18:27

[기고] 영화 ‘사람과 고기’를 보고

지난해 말, 모처럼 정읍 출신 배우 박근형 교수님과 골프 라운딩을 함께했다. 그의 호방하고 재치 있는 유머 덕분에 웃음이 끊이지 않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여든다섯의 나이가 무색하게도 그의 호쾌한 스윙과 비거리는 동반자 중 단연 압도적이었다. 그는 고향에서의 라운딩이 가장 편안하고 의미 있다고 말한다. 여전히 영화와 연극계의 산증인으로 빛나는 이유 역시 올곧은 삶의 자세와 그런 인생관 덕분일 것이다. 지난번 나는 ‘고창 문화의 전당’에서 상연된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관람했다. 깊은 철학적 사유가 요구되는 난해한 작품이지만, 객석은 만원이었다. 거장의 연기를 직접 보고자, 관객들이 그만큼 많았기 때문일 것이다. 공연을 보고 나오며, 시골인 고창에서도 이런 연극을 만날 수 있는데 정읍에서는 왜 그동안 이런 문화적 기회가 드물까 하는 아쉬움이 교차했다. 이후 ‘전주 삼성문화회관’에서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을 관람했다. 극장은 수천 명의 관객으로 가득 찼지만, 공연이 시작되자 숨소리조차 죽이며 몰입하던 성숙한 관람 태도가 감동을 주었다. 두 시간 가까이 이어지는 무대에서 그는 쉼 없이 대사를 쏟아내며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하는 열정적인 연기에 메료되었다. 무대 위에서 나이를 가늠하는 것은 무의미해 보였다. 최근 박근형교수가 주연한 영화 <사람과 고기>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상영관을 찾아보았다. 아쉽게도 독립영화는 인근 전주나 광주에는 상영관이 없어 온라인으로 구매해 TV 화면으로 마주하게 되었다. 이 영화는 각종 영화제에 공식 초청되고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모든 세대가 깊이 공감할 수 있는 묵직한 울림을 담고 있었다. 영화 〈사람과 고기〉는 사회의 가장자리에서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세 노인, 형준(박근형), 우식(장용), 화진(예수정)을 담담히 비춘다. 흔히 노년을 생의 아름다운 마무리라 말하지만, 영화 속 그들에겐 그럴 여유조차 허락되지 않는다. 사회가 잊고 방치한 이 ‘외로운 섬’ 같은 존재들은 함께 밥을 먹고 온기를 나누며 비로소 살아있음을 느낀다. 하지만 그 생존의 몸부림은 때로 서글픈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들은 양심을 뒤로한 채 공짜 고기를 먹으러 다니며, 위태로운 동행을 이어간다. 영화 속 그들이 저지르는 행위는 분명 사회적 규범을 어긋나는 일이다. 하지만 그 범죄 앞에서 관객은 쉽게 단죄의 잣대를 들이대지 못한다. 영화는 끝내 도덕적 판단을 유보한 채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저들의 고독하고 남루한 삶에 대해 과연 우리는 책임이 없는가?“ 형준과 화진만이 지키는 외로운 우식의 장례식장에 찾아온 한 제자는 그는 시를 가르치던 교사였으며 시구는 내게 깊은 울림을 주었다. “목청껏 웃고 싶어서 크게 소리 내어 울었다.” “살기도 구찮고 죽기도 구찮다.” 그 시는 헤밍웨이의 <노인과바다> 속 한 문장을 떠오르게 하였다. “인간은 파멸될 수는 있어도, 패배하지는 않는다.” 노년은 단순히 스러져가는 과정이 아니라, 끝까지 인간의 존엄을 지키며 ‘버티는’ 숭고한 투쟁의 현장이다. 우리 곁의 소외된 노년들을 다시한번 돌아보며 삶의 의미를 되세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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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2.02 18:59

[기고]새해 달라지는 국민연금

국민연금 제도는 1988년 시행 이래 가입자 2,160만 명, 수급자 769만 명으로 성장했으며 기금규모는 작년 10월 기준 1,427조 원에 달한다. 이는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이 넘는 금액이다. 2025년에는 거대규모로 성장한 국민연금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18년 만에 연금개혁을 이뤘고 올해 1월부터 시행된다. 새해부터 달라지는 연금제도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가입자들이 매달 납부하는 보험료율이 조정된다. 연금재정의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 9%인 보험료를 매년 0.5%씩 8년간 단계적으로 조정하여 2033년에는 13%에 도달하게 된다. 둘째, 은퇴 전 월평균 소득 대비 연금수령액의 비율인 소득대체율은 올해부터 일시에 1.5%를 인상하고, 출산크레딧과 군복무 크레딧도 확대하여 실질적인 노후소득 보장을 강화한다. 둘째 아이부터 적용하여 최장 50개월까지 인정하던 출산 크레딧을 첫째 아이부터 가입기간 12개월을 추가하고 상한 규정을 폐지하게 된다. 군복무 크레딧은 기존 6개월에서 최대 12개월을 가입기간으로 산입하게 된다. 셋째, 지역가입자에 대한 보험료 지원이 확대된다. 올해부터는 납부재개 여부와 무관하게 월 소득이 80만 원 미만인 지역가입자는 지원대상이 된다. 종전 “납부재개”라는 상황에 놓인 사람만을 선별 지원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소득이 낮은 가입자라면 누구나 지원하는 “소득기준 방식”으로 변경한 것으로, 보험료 납부에 어려움이 있는 저소득층 지역가입자가 취득·납부재개 신고 시 지원신청을 하면 연금보험료의 50%를 지원해 준다. 넷째, 국가가 연금급여의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지급을 보장하도록 국민연금법에 명확하게 규정함으로써 연금수령에 대한 국민 불안감을 해소하였다. 국민연금법 개정으로 인한 보험료율 인상으로 내는 돈도 많아지지만, 소득대체율도 인상되어 노후에 받는 돈도 많아져 노후소득이 더욱 보장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크레딧, 보험료지원 혜택까지 추가로 받게 되는 경우 가입기간이 늘어 연금액은 더 증가할 수 있게 된다. OECD 국가의 평균 공적연금 소득대체율은 42.3%이고, 평균 보험료는 18.2% 수준이다. 연금개혁으로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43%)은 약간 높아졌으며 보험료율(13%)은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 밖에도 일하는 노령연금 수급자의 연금액이 감액되는 소득기준을 상향하여 근로의욕이 꺾이지 않도록 개선하였다. 현재 노령연금 수급자의 근로 및 사업소득이 월 319만 원을 초과하면 5~25%가 감액된다. 그러나 6월부터는 월소득이 519만 원 미만이면 연금을 그대로 받을 수 있다. 세부적으로는 2025년도 소득부터 적용하며, 이미 감액되었다 하더라도 국세청 과세자료 입수 후 사후 정산이 가능하다. 또한 전년도 소비자물가변동률을 적용하여 모든 수급자의 연금액을 2.1% 인상하여 지급한다. 가령 월 100만 원을 지급받고 있었다면 올 1월부터는 1,021천 원을 지급받게 된다. 국민연금공단 전주완주지사를 비롯한 일선 현장에서는 정부와 전문가, 시민대표단의 논의와 숙의를 거쳐 결정된 국민연금 개혁안이 국민에게 잘 전달되고, 차질 없이 시행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2027년이면 국민연금도 불혹의 나이에 접어든다. 국민연금이 든든하면서도 지속가능한 노후소득보장 제도로 자리매김하고, 모두가 누리는 연금이 될 수 있도록 연금 구조개혁에 대한 관심도 지속적으로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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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2.01 20:04

[기고] 6·3 지방선거 공천은 더불어민주당의 생명선이다

2026년 6·3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광역, 기초의원 공천은 첫 번째 도덕성과 각종 비리에 연루됐었던 인물은 철저히 가려내야 한다. 자질적으로 부족한 인물이 주민을 대표해서 시·군정과 도정을 맡는다는 자체가 이제는 벗어나야 할 시점에 도달했다. 5·16 군사쿠데타에 의해 해산된 지방자치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피나는 투쟁 끝에 30년 만에 얻어낸 지방자치는 1991년 풀뿌리 민주주의가 복원돼 2026년으로 30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사이 공천 때만 되면 금품거래설, 학연, 지연 등 갖가지 사연으로 얼룩졌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제는 정신 차리고 진정한 풀뿌리 민주주의가 주민이 신뢰할 수 있는 공천으로 참된 지역 일꾼을 주민이 마음 놓고 선택하도록 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고 본다. 전북 도내에도 재임하면서 숱한 비리 의혹에 경찰 검찰 수사를 받았는가 하면 현재도 수사 중인 단체장도 주민들은 지켜보고 있다. 도덕성에 휘말린 도의원, 시의원도 버젓이 의원행세를 하고 있는가 하면 검, 경의 수사를 받아온 의원도 있다. 정치를 하려면 기본적으로 진정 주민 앞에 당당히 서서 지역과 나라를 위해 헌신할 각오와 허물은 없는지 등 자기비판과 성찰이 먼저일 것이다. 호남은 물론, 전북에서도 공천이면 곧 당선이라는 셈법에 따라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공천을 받기 위해 비도덕적인 문제를 포함한 각종 비리를 감추고 범죄혐의점을 벗어나려는데 안간힘을 다하고 있음은 불문가지이다. 더불어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당은 예비후보 자격 검증 심사위원회와 허강무 도당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 위원장 등 12명이 평가를 맡았다. 그런가 하면 이재원 전주대 명예교수를 공관위원장으로 재심 위원장에 황성철 변호사를 선정해놓고 만반의 준비에 돌입한 상태다. 22일 현재 예비후보자자격심사에 들어갔다. 이처럼 몇 가지의 과정을 거치는 것은 절차상 당연한 일이지만 이 과정에서 얼마나, 제대로 걸러내느냐는 점이다. 여기에 참여하는 검증이나 심사위원들의 예리한 판단력과 심도 있는 검증은 절대적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공천관리위원회에서 검증과정에 걸러내지 못한 신청인들에 대해 철두철미한 심사가 요구되는 사항이다. 당사자들은 검경 수사를 받았으나 무혐의로 끝났거나 혐의점에 대해 강력한 부인으로 일관하며 “무슨 상관이 있느냐”는 등 항변과 재심청구를 하겠지만 주민들은 이에 설득당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당사자들은 한두 번은 그물코에서 빠져나갈 수도 있겠지만 최종심에서는 못 빠져나가리라는 각오를 해야 한다. 도내 몇 군데 해당 지역은 공천을 앞두고 현역단체장과 광역, 기초의원들은 물론, 출마예상자들에 대해서도 도덕적으로나 자질 적으로 볼 때 저런 사람이 주민대표가 되겠다고 하니 지방선거를 아예 없애고 중앙의 임명제가 훨씬 나을 것이라는 조소 섞인 여론도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이는 곧 공천의 심각성을 드러내 보이는 것이라 할 것이다. 그동안 더불어민주당은 중앙당이나 도당 차원에서 정밀검증과 심사를 거쳐 공평한 공천결과물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8번째의 공천으로 단체장과 광역, 기초의원들의 행태를 지켜 봤다. 지역에 따라서는 주민들에게 희망적인 비젼과 실천으로 실적을 쌓은 지역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지역도 있음은 사실이다. 풀뿌리 민주주의 복원 30년을 맞은 2026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성숙한 공천으로 주민의 뜻이 올바른 주권행사로 인물다운 인물을 선택하도록 해야 하는 역사적 소명의식의 시대로 봐야 한다. 6·3 지방선거 공천과 관련한 임무에 종사하는 분들은 새로운 시대, 즉 주민 주권 시대를 만드는 역군임을 사명으로 삼고 한점 부끄러움 없는 참된 일꾼으로 남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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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1.29 18:52

[기고] 문화강국을 선점하라

수년 전에 들었던 가슴에 와닿은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 전주소리축제집행위원장이었던 박재천은 소리축제 모든 일정을 마치고 서울로 올라가는 자리에서 이렇게 일침을 놓았다. 그는 전북에 머물러 있는 해가 한 두 해가 아니여서 그간 보고 들었던 많은 역사적 사실들이 실제적으로 존재하고 있어서 이를 계승발전하고 미래 먹거리를 위한 충분한 문화적 가치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발굴커녕은 있는 행사마져도 축소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소외 시 하고 있는 것이 참 이해할 수 없다고 하였다. 나아가 지역적인 면도 지적을 하였는데 전북특별자치도의 14개 시군에는 찬란한 백제의 흔적들이 요소요소에 산재하고 있으며 소리로서도 동편제와 서편제의 본고장이며 어느 한곳이라도 역사적 테마가 없는 시·군(市·郡)은 없다고 하였다. 사람의 근본은 효(孝)가 아닐 수 없다. 아무리 세상이 뒤바뀌어도 인간의 도리는 인문학이 중심축에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아니된다. 따라서 인본적 근성의 걸작은 문명의 근본을 근간으로 하는 토대 위에서부터 시작을 하여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지치지 않고 싫증나지 않고 시간이 갈수록 진귀하게 다듬어지는 것이며 그 결정체가 문화자산이다. 그래서 한 번 생성된 문화자산은 영구성을 구축한다고 할 수 있다. 이 문화적 유산이 지척에 있음에도 보지 못하고 형상화 시키지 못할 경우에 그대로 사장(死藏)되어 버리고 때로는 그 흔적을 감추어버리는 것이다. 현대는 옛것을 찾아 재조명함으로서 또 다른 새로움으로 재구성하여 유구한 역사의 흐름을 이어가게 하는 첨단기기까지 동원되고 있으며 전국 지자체에서는 너 나 할 것없이 사장(死藏)되어버린 옛것을 찾아서 발굴하고 형상화 시키는데 혈안이 되어 있다. 전주에는 효(孝)와 경(敬)과 충(忠)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는 429년을 지내온 경로당인 전국 최고(最古)의 기령당(耆寜堂)이 있다. 그럼에도 이 기령당에 터 잡은 효(孝) 문화회관 건립은 차치하더라도 관련된 행사자체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기령당에서는 이렇게 뜻깊은 문화유산을 점착시키기 위하여 기로연(耆老宴)행사를 하려해도 턱없는 예산으로 엄두를 못내고 있는 실정이라고 하여 아쉽기 그지없다. 조선왕조의 터는 전주를 빼놓고는 논할 수 없다. 태조어진 행사가 기로연 행사와 세종대왕이 창제한 한글을 소환하고 여민락이 전주에서 울려 퍼질 때에는 국내는 물론 국제적 걸작으로 전혀 손색이 없다고 확신한다. 기로연(耆老宴) 자체만으로도 대한노인회와 연계하여 전국 어른들을 전주에서 모시고 행사가 실행될 경우 효(孝)를 바탕으로하는 그 문화유산적 가치는 가히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임에도 어느 누구하나 이렇다할 프로그램하나 생성하지 아니하고 있어 문화강국의 선점을 잃을까 걱정이 앞선다. 지금은 지방자치단체의 역량에 따라 중앙정부와 연계할 경우 그 지역 주민들의 수준있는 문화생활을 향유할 수 있을뿐만 아니라 관련된 사업의 확장으로 인구유출을 막고 주민들의 경제생활까지 영향을 준다는 것을 빨리 인지해야 한다. 현 정부의 이재명 대통령께서는 문화강국의 힘을 충분히 인지하고 대한민국이 세계적 문화강국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K-컬처의 핵융합적 결정체인 케더헌과 같은 분야를 동질적이거나 이질적인 것을 떠나서 다양하고 광폭적으로 구축해야한다. 더 나아가 전북에서 문화적인 축으로 미래를 위한 문화 콘텐츠가 형성된다면 여타 지역과는 차원이 다른 면모를 갖출 것으로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구슬도 꿰어야 보배라고 하였듯이 전북특별자치도는 물론 14개 시·군은 관할 공무원들의 공무에 일임하지 말고 미래 전략적인 별도의 문화관광 부서를 구성하여서라도 처처에서 전문적으로 활동을 하고 있는 예술전문가들로 하여금 역량을 결집하게 하고 연구 개발하게 하여 정부가 추구하는 문화강국을 선점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할 것이다. /이형구 전북지방법무사회 회장·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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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1.27 19:11

[기고] 군산 전략공천이 드러낸 전북 정치의 구조적 한계

전북은 오랫동안 기업을 유치해 왔다. 그러나 솔직히 말해, 전북은 기업을 ‘키워본’ 경험은 많지 않다. 공장은 들어왔지만 협력업체는 자라지 않았고, 연구소는 생겼지만 산업은 남지 않았다. 핵심 의사결정은 늘 중앙에 있었고, 전북에는 명목과 시설, 그리고 공백만 남았다. 숫자로는 성과가 있었지만, 지역의 체질은 바뀌지 않았다. 지금 전북 정치에서 반복되는 전략공천 논란은 이 실패한 산업 유치 방식과 놀랍도록 닮아 있다. 전략공천은 중앙당이 판단해 후보를 배치하는 방식이다. 단기적으로는 효율적일 수 있다. 선거는 이길 수 있고, 당은 안정성을 얻는다. 그러나 이 방식이 반복되면 지역에서 정치를 시작한 사람들은 결국 하나의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전북에서는 아무리 잘해도, 최종 자리는 외부에서 정해진다.” 이 인식이 굳어지는 순간, 전북 정치 생태계는 산업 생태계가 실패했을 때와 같은 길을 걷는다. 지역에는 책임지는 정치인은 자라지 않고, 선거 때만 투입되는 ‘외부 인력’이 반복된다. 지역에는 하청만 남고, 본사는 남지 않는 구조다. 그렇다면 경선은 무엇인가. 경선은 불편하고, 때로는 갈등을 낳는다. 그러나 경선은 정치인을 키운다. 시의원에서 도의원으로, 도의원에서 단체장으로, 단체장에서 국회의원으로 나아가는 경로가 실제로 작동한다는 신호를 준다. 이 신호가 있을 때, 전북에서 정치를 시작한 사람들은 버티고 성장하며 경험과 책임을 축적한다. 시민단체든 학계든, 지역 현장에서 문제를 다뤄온 사람들이 정치로 들어올 수 있다는 믿음. 노력하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는 예측 가능성. 이것이 바로 정치 생태계다. 기업으로 치면 경선은 공장 하나를 데려오는 일이 아니다. 협력업체와 인력, 기술이 함께 자라는 구조를 만드는 일이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전략공천은 ‘유치’이고, 경선은 ‘생태계’다. 전북 민주당 군산지역에는 이미 충분한 정치 자원이 있다. 성실하게 지역을 지켜온 시의원과 도의원, 단체장들, 그리고 지역 발전을 위해 묵묵히 희생해 온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특혜가 아니다. ‘나도 이 지역에서 다음 단계로 갈 수 있겠구나’라는 최소한의 확신이다. 전략공천 지역 지정을 경선으로 전환하는 것은 특정 인물을 위한 결정이 아니다. 전북 민주당 전체에 보내는 메시지다. 전북에서도 정치가 축적될 수 있다는 신호, 이 신호가 있어야 정당 조직도 지속 가능해진다. 조국혁신당이 전략공천을 고민하는 이유 역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군산은 단순히 ‘당선 가능한 지역’이 아니라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할 지역이다. 산업 생태계에 대한 계획 없이 기업을 유치하면 상처만 남듯, 정책 없이 군산을 찾는 정치 역시 소모만 남긴다. 만약 군산을 선택한다면, 전북을 살릴 구체적 정책과 책임 있는 비전을 함께 제시해야 한다. 전북은 사람도, 산업도 계속 유치해 왔다. 그러나 이제는 키워야 할 단계에 와 있다. 전략공천을 경선으로 바꾸는 일은 단순한 공천 방식의 문제가 아니다. 전북 정치의 체질을 바꾸는 선택이다. 기업 하나를 데려오는 정치에서, 정치인이 자라는 구조를 만드는 정치로. 이번 군산 보궐선거가 그 전환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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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1.26 18:43

[기고] 겨울철, 유난히 속이 불편하다면? ‘겨울철 주의해야 할 소화기질환’

겨울이 되면 감기나 독감만 떠올리기 쉽지만, 실제 진료실에서는 오히려 소화기 증상으로 내원하는 환자분들이 많아집니다.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고 모임이 많아지는 이 시기에는 오히려 다양한 소화기 증상을 호소하며 내원하는 환자분들이 눈에 띄게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속이 더부룩하다”, “명치가 타는 듯 아프다”, “배가 자주 아프고 설사를 한다”는 호소는 겨울철 외래에서 흔히 접하는 증상입니다. 많은 분이 이러한 불편함을 단순히 계절 탓이나 일시적인 컨디션 난조라 여기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곤 하지만, 사실 겨울은 우리 몸의 소화기 질환이 악화되거나 새롭게 발생하기에 매우 취약한 환경이 조성되는 계절입니다.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추운 날씨로 인하여 신체의 혈관이 수축하면 위와 장으로 가는 혈류가 감소해 소화 기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여기에 추위로인한 활동량 감소와 수분 섭취 부족, 연말연시 잦은 과식과 과음이 더해지면서 위장관은 위장관은 평소보다 훨씬 큰 부담을 받게 됩니다. 그 결과 평소 없던 소화불량이나 복통이 생기거나, 기존 질환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겨울철 가장 흔히 악화되는 질환은 위염과 위궤양입니다. 명치 부근의 통증, 속 쓰림, 더부룩함, 메스꺼움이 대표적인 증상입니다. 특히 연말에 잦은 모임과 외식으로 인해 자극적인 음식과 음주, 숙취로 인하여 자극적인 국물요리를 먹는다던가, 또는 빈속에 마시는 커피 마시는 습관은 위 점막을 더욱 자극합니다. 이를 단순 스트레스로 여기고 방치하면 위궤양이나 위출혈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역류성 식도염 역시 겨울철에 자주 악화됩니다. 몸을 웅크리는 자세, 식사 후 바로 눕는 습관, 야식과 과식으로 인해 위산이 식도로 쉽게 역류합니다. 가슴 쓰림, 신물 역류, 목 이물감, 만성 기침 등의 증상이 반복된다면 조기 치료와 생활습관 교정이 중요합니다. 또한 겨울철에는 급성 장염과 바이러스성 위장염도 주의해야 합니다. 실내 난방 환경에서는 세균과 바이러스가 쉽게 증식하며, 특히 노로바이러스는 소량으로도 구토와 설사를 유발합니다. 증상이 심하거나 고령자, 소아, 기저질환자는 반드시 의료진의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추위로 인해 수분 섭취와 활동량이 줄면서 변비가 생기는 경우도 많습니다. 장기간 방치하면 복부 팽만감과 식욕 저하와 함께 변비와 치질 악화 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만약 평소에 없던 배변 습관 변화가 있다면 원인 평가가 필요합니다. 중요한 점은 일부 소화기 증상이 단순한 계절성 불편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유 없는 체중 감소, 혈변이나 검은 변, 빈혈, 삼킴 곤란, 야간 복통이 한 번이라도 있다면 이는 반드시 정밀 검사가 필요합니다. 특히 40~50대 이후이거나 소화기 관련 질환의 가족력이 있다면 증상이 가볍게 나타나더라도 가벼이 넘기지 마시고 내시경등 정밀검사를 권해드립니다. 겨울철에는 몸의 면역기능도 일시적으로 저하되기 쉬워 소화기 관련 증상이 더 쉽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스트레스가 많거나 수면이 부족한 경우 위장관 운동이 둔해지고 통증에 더 민감해질 수 있습니다. 평소보다 피로가 누적되고 소화기관의 불편함이 동반된다면, 단순 체력 저하로 넘기지 말고 생활 리듬과 건강 상태를 함께 점검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연말에 잦은 모임으로 속이 안 좋다는 느낌을 받으셨다면, 빠르게 가까운 소화기내과에 방문하여 검진을 받아보시는 걸 권장합니다. 소화기질환은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시기를 놓치지 않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전주병원 소화기내과 민큰솔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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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경수
  • 2026.01.25 18:29

[기고] 지상의 땀방울과 하늘의 날개가 만날 때, 생명은 다시 뛴다

사고는 예고 없이 찾아오고, 찰나의 순간 삶과 죽음의 경계가 결정된다. 특히 중증외상 환자에게 시간은 단순한 물리적 흐름이 아니라 곧 ‘생명’ 그 자체다. 심정지나 대량 출혈이 발생한 환자에게 허락된 골든타임을 사수하기 위해, 오늘도 전북의 도로 위를 달리는 119구급차와 하늘을 운항하는 닥터헬기는 하나의 유기체처럼 움직이고 있다. 전북권역은 험준한 산간 지역과 넓은 농촌, 복잡한 고속도로망이 공존하여 의료 자원의 불균형이 존재할 수밖에 없는 지리적 특성을 지닌다. 이러한 척박한 환경에서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해 사투를 벌이는 주인공은 다름 아닌 전북소방의 119구급대원들이다. 이들에게 현장은 단순히 환자를 싣는 장소가 아니라, 환자의 중증도를 정확히 판단해 닥터헬기를 요청할지 결정해야 하는 긴박한 결단의 장이다. 대량 출혈을 동반한 다발성 장기 손상이나 뇌·흉부의 치명적 외상 환자를 마주했을 때, 구급대원의 신속한 판단에 의한 닥터헬기 요청은 지상의 한계를 넘어 권역외상센터라는 최종 목적지까지 환자를 연결하는 가장 강력한 생명줄이 된다. 현장의 구급대원이 확보한 기초 정보와 초기 처치는 헬기 이송의 성패를 가르는 절대적인 기준이 되며, 이들의 냉철한 판단력이야말로 생존의 첫 단추를 끼우는 핵심 역량이다. 닥터헬기의 진정한 가치는 단순히 빠른 이동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소방(119구급대)과 의료진의 빈틈없는 공조 체계가 유기적으로 작동할 때 그 진가가 비로소 완성된다. 구급대원이 현장에서 환자를 응급처치하며 인계점으로 이송하는 동안, 하늘에서는 전문의가 탑승한 헬기가 날아오른다. 이 과정에서 구급대원이 전송하는 환자의 실시간 정보는 헬기 내 의료진을 거쳐 병원 수술팀까지 전달된다. 덕분에 환자가 병원에 도착하기도 전에 모든 수술 준비가 완료되는 이른바 ‘프리-어라이벌(Pre-arrival) 시스템’이 작동하게 된다. 1분 1초가 급한 외상 환자에게 구급대원과 헬기 의료진이 나누는 짧고 명확한 교신은 곧 환자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하는 동력이 된다. 지상의 구급대원이 닦아놓은 기초 위에 하늘의 의료진이 전문 처치를 더하며 병원 문을 통과하자마자 즉시 최종 치료로 이어지는 유기적인 팀플레이가 펼쳐지는 것이다. 이처럼 중증외상 대응의 본질은 각 주체의 역량을 하나로 묶는 협력에 있다. 119구급대의 정확한 판단과 닥터헬기의 기동력, 그리고 권역외상센터의 수용 역량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야 한 사람의 생명을 온전히 살려낼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안전한 이착륙을 위한 인계점 확보와 같은 인프라 구축은 물론, 헬기 소음이나 일시적인 불편함보다 내 이웃의 생명을 우선시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시민들의 따뜻한 지지는 구급대원의 발걸음을 더욱 빠르게 하고 닥터헬기의 프로펠러를 멈추지 않게 하는 가장 큰 동력이 된다. 전북권역의 응급의료 체계라는 거대한 생명 그물망에서 전북특별자치도소방본부 119구급대와 닥터헬기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가장 중요한 매듭이다. 지상의 땀방울과 하늘의 날개가 만나 골든타임이라는 희망의 현실을 만들어낼 때, 전북특별자치도는 비로소 외상 환자들에게 든든한 보루가 될 수 있다. 오늘도 사이렌 소리와 프로펠러 굉음을 울리며 사선(死線)을 넘나드는 이들의 숭고한 헌신이 헛되지 않도록, 우리 사회의 더 깊은 신뢰와 응원이 필요하다. 생명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 하늘과 땅에서 함께 달리는 이들의 위대한 동행에 지역사회 전체의 지속적인 관심과 격려가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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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1.21 18:02

[기고] 한류의 다음 질문, 확산보다 랜드마크로

한류는 이제 세계의 일상이 되었다. K-팝과 K-드라마, K-문학은 글로벌 대중문화의 중심에 자리 잡았다. 그러나 한류가 성숙 단계에 접어든 지금, 질문은 달라져야 한다. ‘얼마나 확산됐는가’의 문제보다 ‘무엇으로 기억될 것인가’이다. 이 지점에서 다시 주목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한류의 뿌리, 한글이다. 한류의 외연은 눈부시게 확장되었지만, 정작 그 근간인 한글은 여전히 배경으로만 소비되고 있지는 않은가. 한류는 세계를 휩쓸고 있는데, 한글은 어디에 있는가? 한글은 인류사적 발명이며, 유네스코가 인정한 세계기록유산이다. 한류 확산과 함께 한글에 대한 세계적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현재 세종학당은 87개국 252개소(약 15만 명)로 확대되어 수많은 외국인이 한글을 배우고 있다. 여기에 한류팬덤수 약 2억명, 한글산업의 부가가치액 18조에 달할 정도이다. 이는 한글이 이미 교육의 영역을 넘어 글로벌 문화자산으로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흐름을 집약해 보여줄 상징적 공간, 즉 한류의 절대적인 킬러콘텐츠와 랜드마크는 아직 부재하다. 한글이라는 IP자산이 가진 잠재력은 크다. 조형적 아름다움과 철학적 깊이를 동시에 지닌 문자는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이 특성은 디자인, 시각예술, 문학, 미디어아트, 출판과 굿즈 산업까지 확장이 가능한 문화산업적인 IP자산이다. 이제 한글은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활용과 확장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일회성 행사가 아닌, 상징성과 지속성을 갖춘 국제적인 공유플랫폼이 필요하다. 예컨대 세계한상대회와 같이, 글로벌 차원의‘세계한글대회’라는 국제적 문화행사로서 학술, 예술, 산업을 연결하며 상징적인 지역 문화로 확장시킬 수 있다. 지금까지 한글 관련 행사는 수도권 중심의 단발성 프로그램에 머물러 왔다. 지속 가능한 한글 문화생태계를 구축하기에는 글로컬이란 지역성을 빼놓고선 구조적 한계가 분명했다. 그런 점에서 전북 지역의 전주는 특별한 잠재력을 지닌다. 조선왕조의 발상지이자 조선왕조실록과 완판본, 책쾌가 탄생한 기록문화의 도시. 문자와 기록, 출판과 서사라는 한글의 역사적 맥락이 가장 온전히 남아 있는 공간이다. 문화관광의 경쟁은 이제 콘텐츠의 양이 아니라 킬러콘텐츠 기반의 랜드마크의 힘에서 갈린다. 파리에 루브르가 있고, 빌바오에 구겐하임이 있듯, 한류에도 누구나 떠올릴 수 있는 결정적 테마공간이 필요하다. 한글의 역사성과 서사를 품은 장소여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전주와 완주 만경강 수변공원은 탁월한 선택지의 하나다. 만경강의 넓은 수변 공간은 한글을 전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걷고 머무르며 체험하는 문화경관으로 확장할 수 있는 물리적 조건을 갖추고 있다. 예를 들면 한글과 세계문자공원, 한글문화의 거리와 디지털 한글박물관이 조성된다면, 한글은 비로소 ‘보는 전시물’에서 ‘살아 있는 문화’로 전환된다. 산책형 인문 조각공원과 미디어아트가 결합된 야간경관, 시와 음악이 흐르는 광장은 한글을 감각과 사유의 언어로 되살린다. 여기에 고대문자에서 아시아문자, 세계문자와 미래문자 체험까지 더해진다면, 한글은 과거의 유산을 넘어 미래로 확장되는 무형유산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세계 각국이 자국의 문화외교 자산을 발굴하고 활용하는 지금이야말로, 한글의 랜드마크를 선점해야 할 시점이다. 한류의 다음 30년을 좌우할 킬러콘텐츠는 더 이상 공연이나 영상만이 아니다. 한글이라는 문명 자산을 어디에, 어떻게 담아내느냐의 문제다. 한류는 변해도, 뿌리는 남는다. 한류의 화려한 외연을 넘어, 정체성을 보여주는 단 하나의 공간. 이제 필요한 것은 한류 이후를 준비하는 문명사적 전략이다. 이제 질문을 바꿔야 한다. ‘한글은 얼마나 오래됐는가’가 아니라, ‘한글은 어디까지 갈 수 있는가.’ 그 답은 지금 우리가 어떤 상상과 결단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 한글의 미래를 담아낼 랜드마크를 선점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전북이 한류의 다음 장을 여는 가장 강력한 정책의 발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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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1.20 18:19

[기고] 시민단체, 도민의 등대인가

전북의 미래를 이야기할 때마다 우리는 비슷한 질문을 반복한다. 왜 산업은 바뀌지 않는가, 왜 인구는 줄어드는가, 왜 선거 때마다 약속은 넘치는데 결과는 달라지지 않는가. 이 질문의 답은 흔히 ‘의지 부족’이나 ‘중앙정부 탓’으로 정리되지만, 그것만으로 지금의 정체를 설명하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지금까지의 논의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다. 전북의 문제는 산업에 대한 의지가 없어서가 아니라, 산업을 실제로 시험하고 실패할 수 있는 권한과 구조를 갖지 못했다는 데 있다. 정치는 늘 거창한 계획을 말해 왔지만, 그 계획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검증하는 제도는 만들지 않았고, 실패에 책임지는 실험은 허용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전북 정치는 점점 서로 닮아왔다. 정책 경쟁이 사라진 자리에는 인물 간 차별성도 흐려졌고, 그 결과 비슷한 언어와 비슷한 약속이 반복되었다. 정치는 더 나은 해법을 놓고 경쟁하는 장이 아니라, 익숙한 인물들이 익숙한 방식으로 순환하는 무대가 되었고, 지역 발전 역시 관성 속에서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했다. 이 구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새만금이다. 지난 여러 선거에서 새만금 개발은 구체적인 실행 구조나 책임 설계가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채, 그 자체만으로도 강력한 정치적 구호로 작동해 왔다. 누가 어떻게 개발할 것인지, 재원은 무엇이며 실패의 책임은 누가 질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사라진 자리에서도 ‘새만금’이라는 이름만으로 선거를 치를 수 있었던 경험이 반복되었다. 이 경험은 전북 정치에 하나의 학습 효과를 남겼다. 정책의 실현 가능성을 설명하지 않아도, 구조를 증명하지 않아도, 익숙한 상징만 제시하면 충분하다는 신호다. 그 결과 정책은 검증의 대상이 아니라 면책의 언어가 되었고, 질문을 회피해도 되는 정치 문화가 굳어졌다. 문제는 특정 개인의 역량이 아니다. 정책을 평가하지 않는 정치, 실현 가능성을 묻지 않는 선거, 실패에 책임을 지지 않는 구조 속에서는 누구라도 비슷해질 수밖에 없다. 전북 정치가 도약하지 못한 이유는 사람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정치를 작동시키는 기준이 지나치게 낮았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시민사회의 역할은 결정적이다. 시민단체는 단순한 비판자가 아니라, 정책을 공개적으로 검증하고 기준을 세우는 공적 장치다. 후보의 공약을 묻고, 따지고, 비교하는 과정은 정치에 대한 불신이 아니라 책임을 요구하는 민주적 행위다. 그 질문이 사라지는 순간, 정치는 다시 관성에 맡겨지고 도민은 늘 비슷한 선택지 앞에 서게 된다. 지금 전북에 필요한 것은 새로운 이름이나 또 다른 구호가 아니다. 질문을 회피하지 않는 정치, 검증을 두려워하지 않는 정치, 시민 앞에서 책임 있게 응답하는 정치라는 새로운 기준이다. 그러므로 이제 전북의 시민·사회단체는 다가오는 선거에서 후보자 정책을 검증하는 공론의 장을 만드는 데 앞장서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도민의 선택을 밝히는 등대가 되는 길이다. 이 역할은 어느 한 단체의 몫이 아니라 전북 사회 전체가 공유해야 할 공동의 책무다. 기준을 세우는 시민이 많아질수록 정치의 언어는 바뀌고, 그 변화는 결국 지역의 선택지를 넓히는 힘으로 돌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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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1.19 18:17

[기고] “중앙정부는 완주·전주 통합 지원 방안 즉시 수립하라”

새 정부가 출범하고도 중앙정부가 완주와 전주의 통합 결정을 미루고 반대 측의 눈치를 보며 좌고우면하는 사이 한 해가 지나갔다. 그 사이 현 정부의 국정 기조에 따라 지역 광역화를 선점하기 위해 전국에서는 행정 통합의 움직임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대전과 충남은 ‘대전충남특별시 설치 및 경제과학수도 조성을 위한 특별법안’을 발의하며 광역 정부 간 행정 통합을 선포했고, 대통령은 충남 타운홀미팅에서 모범적 사례로 통합을 지지하며 탄력을 받게 됐다. 후발주자인 광주와 전남의 통합은 이보다 더 급속도로 진전되고 있다. 병오년 시작과 동시 행정 통합을 공식 선포하고, 지난 15일 ‘광주전남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안’을 제출하자 국무총리는 다음날 즉시 대전·충남, 광주·전남 통합 특별시에 대한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최대 20조 원에 달하는 재정지원,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지위와 자치권, 2차 공공기관 이전 우선 혜택 등 대통령이 언급한 대로 상상 이상의 선물 보따리가 풀어졌다. 우리 지역과 대비된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며 아쉬움, 허탈함을 넘어 강한 의문과 답답함이 끓어오른다. 대통령은 수도권 일극화를 타개하는 방안으로 5극 3특 전략을 국정과제로 설정하고, 지역 통합에 대한 국가 지원은 ‘배려’가 아닌 ‘국가생존전략’임을 강조했다. 완주 전주 통합을 추진해 온 전북도와 전주시가 특례시 지정 약속, 보통교부세 지원 확대 등 국가의 지원책 수립과 발표를 수없이 호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침묵을 지켰던 정부가 광역시도의 통합 건의에는 하루가 지나지 않아 지원책을 내놓은 것이다. 전국 전체 지형의 변화를 불러올 ‘5극 3특’ 전략의 성공을 위해서 정부는 ‘3특’의 성장전략을 면밀히 설계해야 한다. 전북특자도의 거점도시 역할을 할 완주와 전주의 통합에 대한 지원책 수립이 그 단초가 될 것이다. 첫째, 총 5조 원 규모의 재정 인센티브 지원이다. 광역시가 없어 그동안 행정·재정 분야에서 상대적 불이익을 받아 온 전북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신속한 재정투입을 통해 지역 특화 산업 육성, 기업 유치 인프라 구축과 이에 따른 정주 여건 조성을 속도감 있게 진행해야 할 것이다. 둘째, 재정 인센티브와 함께 세부적인 권한 이양이 이뤄져야 한다. 인사·조직 등에 관한 권한 부여와 함께 완주와 전주 지역 2인의 부시장 체제를 통해 균형 발전과 자치권 보호에 소홀함이 없게 해야 하며, 행정구 설치에 관한 별도의 완화 특례를 둬 통합시 4개 구청 설치가 즉시 이뤄져야 한다. 셋째, 광역단체 통합과 동등하게 공공기관 이전 배분이 이뤄져야 한다. 농생명·금융 연계기관을 넘어 더 많은 공공기관이 자리 잡음으로써 이전 정책의 효과를 기관 종사자와 지역 주민이 누리고 타 광역단체와의 경쟁에 어깨를 견줄 수 있도록 국가가 적극 지원해야 한다. 다행히 우리에게는 아직 기회가 남아 있다. 완주군 정치권의 대승적인 결단으로 획기적인 변화가 이뤄지길 도민들은 간절히 염원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시간이 많지 않다. 새만금, 방폐장, 공항 신설 때와 같이 또다시 기회를 잃어버릴 수는 없다. 다만 행정 통합은 지역 내 갈등을 지역의 힘으로만 이겨내기는 어려운 사안이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지역의 광역화는 국가 생존 전략인 만큼, 중앙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책 수립과 발표를 통해 가시적인 희망을 확인하는 순간 우리 전북은 대전환의 기회를 맞을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박진상 완주·전주 상생발전 시민협의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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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1.18 17:45

[기고] 초인을 기다리며

올 6월 지방선거에서 우리는 놀라운 풍경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1986년 전남과 분리됐던 광주광역시, 1989년 충남과 분리됐던 대전광역시가 ‘통합 특별시’라는 이름으로 선거를 치를 가능성이 높다. 4개였던 기초·광역자치단체가 2개의 특별시로 단출해진다. “통합해야 미래가 있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가 그 추동력이다. 놀랄 만큼 빠른 속도로 현실화되고 있는 행정통합은 전북에게 유독 뼈아프다. 지난해 전북은 전주·완주 통합을 위해 온 힘을 쏟았지만 결과를 얻지 못하고 해를 넘겼다. 군산·김제·부안을 아우르는 새만금특별자치단체 설립도 요원하긴 마찬가지다. 행정통합 논의는 남의 집 잔치다. 전북의 앞마당은 허허롭고 쓸쓸하다. 이쯤 되면 전북인이라는 게 천형처럼 느껴진다. 왜 우리는 안 되는 것일까. 불 보듯 뻔히 소멸이 다가오는데, 우리는 여전히 머뭇거린다. 서로 믿지 못하고 헐뜯는다. 전북이라는 전체를 보지 못하고 내 동네 챙기기에만 급급하다. 이래서는 미래가 없다. 행정통합의 흐름을 거스르면 전북은 사라진다. 대한민국은 극심한 수도권 1극 체제의 나라다. 이대로 가면 국가경쟁력에 빨간불이 켜진다. 그래서 정부는 ‘5극 3특’전략을 꺼내들었다. 5극은 수도권, 동남권, 대경권, 중부권, 호남권이고 3특은 전북, 제주, 강원특별자치도다. 이 중 가장 행보가 빠른 곳은 대전·충남이다.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에는 257개 특례조항과 약 9조 원의 국세를 통합 특별시로 이양하는 내용이 담겨 있고,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지위를 가진 대전·충남특별시를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질세라 광주시장과 전남지사도 ‘광주·전남 대통합 공동발표문’을 내놓았다. 광주 5개 자치구, 전남 22개 시군은 현행 체계를 그대로 유지하고, 주민 투표 대신 시의회와 도의회 의결로 행정통합에 관한 최종 의견을 모으기로 했다. 이 기세로라면 6월 지방선거 이전에 통합 특별시가 탄생할 공산이 크다. 40년 행정 경계를 단숨에 뛰어넘어 새로운 도약의 길을 택한 것이다. 자, 이제 전북을 보자. 통합 논의도 먼저 시작했고, 특별자치도도 앞서 설립했다. 333개 특례조항을 만들고 특구를 조성 중이지만, 가장 중요한 전주·완주 통합은 갈등 이슈 취급을 받는다. 새만금특별자치단체 설립도 내 것 빼앗길까 싶어 한 발자국도 못 나간다. 얼마나 더 밀려나야 서로 손을 맞잡을까. 내 이득 챙기기가 우선이라면 통합은 영원히 불가능하다. 이재명 대통령이 행정통합이라는 극단적 처방을 꺼낸 이유는, 그것만이 지방소멸을 극복할 유일한 대안이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는 자구책이자, 살을 깎는 고통이기도 하다. 광주라고 해서 잃을 것이 없겠는가. 전남이라고 해서 흡족하기만 하겠는가. 한 톨의 손해도 보지 않고 모두가 이득 보는 통합은 없다. 눈앞의 이득을 내려놓아야 미래로 갈 수 있다. 그래서 통합은 고통스럽다. 전북은 소멸을 향해 가고 있다. 광역시가 각광받을 때는 광역시가 없어서, 행정통합이 대세일 때는 통합을 못 해서, 이래저래 천덕꾸러기처럼 늙어만 간다. 기껏 특별자치도 만들어놨더니 위아래서 특별시를 하겠다고 난리다. 어떤 이는 전북을 일컬어 “항공모함 틈바구니에 끼어 이리 떠밀리고 저리 흔들리는 쪽배 신세”에 비유했다. 참으로 기막힌 표현이다. 한때는 의병 봉기와 혁명으로 나라를 뒤엎을 만큼의 기세를 지닌 지역이었는데, 지금은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쪽배 신세다. 이 사면초가, 고립무원에서 전북을 살려낼 기수는 누구인가. /거친 풍랑을 당당히 헤쳐나갈 암팡진 바이킹 선/을 호령할 지도자는 누구인가. 말 타고 광야를 질주하는 초인이 기다려지는 겨울이다. /김연근 전 전북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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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1.14 18:27

[기고] 정치에 매몰된 전북, 그러나 도약할 전북

전북의 미래를 이야기할 때마다 우리는 이상할 정도로 같은 장면을 반복해서 본다. 선거철이 다가오면 정치의 언어는 넘쳐나지만, 선거가 끝나면 전북의 삶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정치는 늘 격렬했지만, 산업과 일자리, 인구와 재정의 구조는 오히려 더 취약해졌다. 문제는 정치가 없어서가 아니다. 전북의 문제는 정치가 너무 많았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정치가 전북을 위해 제대로 사용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우리는 지금 근본적인 질문 앞에 서 있다. 전북을 정치에 매몰시킬 것인가, 아니면 정치를 도구로 삼아 전북을 발전시킬 것인가. 그동안 전북의 정치는 ‘누가 이기느냐’에 지나치게 집중해 왔다. 정책은 선거를 위한 장식이 되었고, 지역의 현안은 중앙 정치의 논리 속에서 소비되었다. 선거 때마다 거창한 약속은 쏟아졌지만, 임기 중반이 지나면 책임지는 주체는 흐려졌다. 정치는 남았지만 성과는 남지 않았다. 이 구조가 반복되는 동안 전북은 인구 감소, 산업 공백, 청년 유출이라는 삼중의 위기에 직면했다. 농업은 여전히 중요하지만, 농업만으로 지역의 미래를 지탱하기는 어렵다. 제조업은 약화되었고, 신산업은 구호 수준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다. 정치는 치열했지만, 전북의 경제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데에는 실패해 왔다. 이제는 정치의 역할을 다시 정의해야 한다. 정치는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정치의 성과는 선거 승리가 아니라, 산업이 만들어졌는지, 일자리가 늘었는지, 지역에 사람이 남았는지로 평가되어야 한다. 전북에 필요한 것은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정책의 실행 구조’다. 국가사업을 얼마나 따왔는지가 아니라, 그것이 전북의 산업 생태계로 연결되었는지를 따져야 한다. 대규모 예산 유치보다 중요한 것은, 그 예산이 지역 기업과 노동, 청년에게 어떻게 귀속되는가이다. 정치가 앞에 서는 방식이 아니라, 정치가 뒤에서 길을 터주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또 하나 짚어야 할 점은, 전북이 중앙 정치의 ‘안전한 지역’으로 소비되어 온 현실이다. 선거 결과가 비교적 예측 가능하다는 이유로, 전북은 정책 실험과 도전의 우선순위에서 밀려 왔다. 정치적 안정이 지역 발전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안정이 아니라 정체에 가깝다. 이제 전북은 스스로 묻고, 스스로 답해야 한다. 정치적 유불리를 넘어, 어떤 산업을 키울 것인지 어떤 일자리를 만들 것인지 어떤 방식으로 재정과 권한을 확보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계가 필요하다. 정치는 그 설계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이어야 한다. 정치가 앞에 나서 박수를 받는 동안, 지역의 문제가 뒤로 밀려서는 안 된다. 정치가 강해졌다고 느껴질수록, 전북의 삶이 실제로 나아졌는지를 더 엄격하게 물어야 한다. 전북은 정치의 무대가 아니다. 전북은 정치가 봉사해야 할 대상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정치가 아니라, 제대로 작동하는 정치다. 정치가 전북을 소모시키는 구조를 끝내고, 정치가 전북의 산업과 일자리, 미래를 만들어내는 도구로 쓰일 수 있을지, 그 선택의 책임은 이제 우리 모두에게 있다. 전북을 정치에 매몰시킬 것인가, 정치를 이용해 전북을 발전시킬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앞으로 전북의 10년을 결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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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1.13 18:35

[기고] 전주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 26년의 기적

전주 노송동에서 시작된 이름 없는 선행이 올해로 26년째 이어지며 대한민국 나눔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얼굴 없는 천사라 불리는 이 기부자는 2000년 말, 노송동 주민센터 근처에 성금을 놓고 홀연히 사라진 것을 시작으로 매년 연말이면 어김없이 나타나 어려운 이웃에게 희망을 전해왔다. 이름도, 얼굴도 드러내지 않은 채 이어온 고귀한 발걸음은 이제 전주라는 지역적 경계를 넘어 대한민국 전체를 상징하는 나눔의 고유 명사가 되었다.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와 고물가로 사회적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도 천사의 나눔은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위기 속에서 더욱 빛을 발하며 국민에게 우리는 여전히 함께 살아가고 있다 라는 강한 연대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지난해 말에도 성금을 기탁하며 약속을 지켰다. 작은 울림으로 시작된 기부는 단순한 금전적 지원을 넘어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고 공동체를 하나로 묶는 강력한 사회적 자본 으로 평가받는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보이지 않는 손길이 수만 명의 삶을 지탱하는 버팀목이 되었으며, 대한민국 기부 문화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역사적 사건 이라고 말한다. 천사의 정신은 노송동을 천사마을 이라는 특별한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최근에는 그의 선행을 기리는 현대 아너 상 수상과 함께 주민들이 음식을 나누는 전주시 함께 주방 1호가 탄생하는 등 나눔이 생활 속에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다. 특히 올해는 천사의 발자취를 기록하고 후대에 전하기 위한 천사 기념관 착공이 예정되어 기대를 모은다. 기념관은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국민이 나눔의 가치를 체험하고 실천할 수 있는 교육의 장이자 공동체 회복의 거점이 될 전망이다. 이는 개인의 선행을 사회적 시스템으로 정착시키고 나눔 문화를 제도화하는 의미 있는 진전으로 해석된다. 얼굴 없는 천사가 지난 26년간 보여준 것은 금액이 아니라 진심 이었다. 이름 없는 기부자가 남긴 흔적은 우리 사회의 가장 빛나는 자산이 되었으며, 수많은 시민이 그의 정신을 이어받아 크고 작은 기부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는 천사님, 올해도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당신의 따뜻함 덕분에 세상이 살맛 납니다 라는 응원의 메시지가 끊이지 않는다. 이러한 국민적 지지는 천사의 정신이 결코 사라지지 않고 다음 세대에도 이어질 소중한 유산임을 증명한다. 많은 이들은 천사의 26년은 단순한 시간의 흐름이 아니라 대한민국 나눔 문화의 역사이자 미래를 밝히는 등불이라며, 천사 기념관이 완공되면 그의 정신은 후대에 더욱 깊이 각인될 것 이라고 강조한다. 얼굴 없는 천사가 보여준 사랑의 실천은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살아 있으며, 대한민국을 더욱 따뜻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이름 없는 천사가 남긴 26년의 발걸음은 이제 국민 모두가 함께 써 내려가는 희망의 이야기다. 그의 보이지 않는 손길은 오늘도 우리 사회 구석구석을 어루만지며 더 나은 내일을 향한 희망의 끈이 되고 있다. 단비 같은 소식을 접하면서 이어지는 국민의 응원은 또 다른 기적을 낳고 있다. 얼굴 없는 천사의 발걸음은 단순한 기부를 넘어 희망의 씨앗이 되어 대한민국 곳곳에 퍼지고 있으며, 나눔의 정신은 앞으로도 세대를 넘어 따뜻한 미래를 밝혀줄 것이다. 노동식 얼굴 없는 천사축제 조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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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1.12 18:43

[기고] 새만금에 ‘금융의 고속도로’를 만들자

새만금 사업이 첫 삽을 뜬 지 강산이 세 번이나 변했다. 35년이라는 긴 세월이 흘렀지만, 새만금의 시계는 여전히 더디게만 간다. 매립률은 40%에 머물러 있고, 도민들이 느끼는 피로감은 ‘희망고문’이라는 자조 섞인 한탄으로 바뀌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우리는 그동안 바다를 메워‘땅’을 만드는 데만 몰두했다. 하지만 땅이 있다고 도시가 저절로 생기지는 않는다. 사람의 몸에 피가 돌아야 생명이 유지되듯, 도시가 살아 움직이려면‘자본(돈)’이라는 혈액이 끊임없이 돌아야 한다. 지금 새만금은 거대한 몸집은 갖췄지만, 혈관이 막혀 피가 돌지 않는 동맥경화 상태다. 그 혈관을 막고 있는 찌꺼기는 바로 낡은 ‘규제’다. 현재 전 세계의 자본은 넘쳐나는데, 이 돈이 새만금으로 들어오려면 복잡한 환전 절차와 까다로운 외환 신고라는 좁은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글로벌기업들이 한국 투자를 망설이고 싱가포르나 상하이로 발길을 돌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제는 발상을 바꿔야 한다. 흙으로 땅을 메우는 토목 공사를 넘어, 자본이 흐르는‘금융의 고속도로’를 뚫어야 한다. 그 해법으로 두 가지 디지털 금융 혁신안을 제안한다. 첫째, 새만금에 ‘금융 하이패스’인 SGIA(새만금 글로벌 투자 계좌)를 도입하자. 쉽게 말해, 외국 기업이 달러나 유로화, 위앤화를 환전하지 않고 그대로 들고 와서 자유롭게 쓸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지금은 외국 기업이 한국에 투자하려면 달러를 원화로 바꾸면서 수수료를 내고, 돈을 쓸 때마다 정부에 신고해야 한다. 고속도로 톨게이트마다 차를 세우고 검문하는 격이다. SGIA는 새만금이라는 울타리 안에서만큼은 이런 절차를 생략해 주는‘전용 차로’다. 환전 비용이 없고 자금 이동이 자유로워지면, 막혀 있던 글로벌 자본이 물밀듯이 들어올 것이다. 상하이는 이미 이 방식으로 수많은 글로벌 기업의 아시아 본부를 유치했다. 둘째, STO(토큰 증권)를 통해 도민과 이익을 나누자. 새만금에는 조력발전소나 태양광 단지, 수변도시 같은 거대 인프라가 들어선다. 여기에 들어가는 수조 원의 돈을 언제까지 나랏돈(세금)에만 의존할 것인가? STO는 이 거대한 자산을 아주 작은 ‘디지털 조각’으로 나누는 기술이다. 마치 피자 한 판을 여러 조각으로 나누듯, 1조 원짜리 발전소를 10만 원, 100만 원 단위의 조각으로 나누어 파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전 세계 투자자는 물론, 우리 전북도민들도 커피 한 잔 값으로 발전소의 주인이 될 수 있다. 발전소가 돌아가 전기를 팔면, 그 수익은 꼬박꼬박 도민들의 지갑으로 들어오는‘연금’이 된다. 이것이 진정한 의미의 ‘도민 참여형 개발’이다. 일각에서는 전주의 금융중심지와 기능이 겹치지 않느냐고 우려한다. 하지만 이는 기우다. 전주에 있는 국민연금공단이 돈을 굴리는 ‘두뇌’라면, 새만금은 그 돈이 투자될 실물 자산을 만드는 ‘심장’이다. 국민연금공단이 운용할 투자처를 새만금이 만들어 공급하는 구조니, 오히려 환상의 짝꿍이 되는 셈이다. 정부에 간곡히 요청한다. 법을 뜯어고치는 데 시간이 걸린다면, 우선 새만금 산업단지를 ‘금융 규제 샌드박스’지역으로 지정해 달라. 아이들이 모래 놀이터(샌드박스)에서 자유롭게 놀듯, 새만금에서만큼은 기존 규제를 면제해 달라는 것이다. 땅은 이미 넓게 닦여 있다. 이제 그 위에 금융이라는 고속도로만 깔면 된다. SGIA로 뚫린 길을 따라 전 세계의 돈이 들어오고, STO라는 그릇에 담긴 과실을 도민들이 함께 나누는 미래. 그것이 35년의 기다림을 끝내고 새만금을 다시 뛰게 할 유일한 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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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1.11 18:58

[기고] 애그테크로 여는 전북농업의 대전환, 지금이 골든타임

기후위기와 식량안보 불안이 일상이 된 시대다. 폭염과 집중호우가 반복되고 병해충 발생 주기는 짧아졌으며, 국제 곡물가격은 지정학적 충돌이나 물류 차질 같은 작은 외부 충격에도 크게 요동친다. 농업은 더 이상 특정 산업군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지속가능성과 안보, 지역의 존립과 직결된 핵심 기반이 됐다. 전북 농업 역시 이 거대한 전환의 한복판에 서 있다.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부족, 정체된 농업소득, 디지털 전환의 지체는 이제 미룰 수 없는 구조적 과제가 됐다. 이 위기의 해법으로 주목받는 것이 애그테크(Ag-Tech)다. 애그테크는 농업과 첨단기술의 결합을 뜻하지만, 단순히 스마트기기나 자동화 설비를 농가에 보급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는다. 생산·가공·유통·소비에 이르는 농업 전 과정을 데이터와 디지털 기술로 다시 설계하는 전면적 전환이다. 드론과 센서로 작물 생육을 실시간 진단하고, 인공지능이 병해충 발생 가능성과 수확 시기를 예측한다. 유통 단계에서는 수요와 가격을 사전에 계산해 생산량을 조절하고, 손실을 최소화한다. 농 업은 더 이상 경험과 감에 의존하는 산업이 아니라 데이터와 알고리즘이 판단을 보조하는 산업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여기에 인공지능(AI)이 결합되면 변화의 속도와 깊이는 더욱 분명해진다. AI는 애그테크를 움직이는 ‘두뇌’이고, 애그테크는 AI가 작동하는 ‘몸체’다. 이 둘을 결합한 Ag-Tech AX는 농업을 예측·판단·자동화 기반의 지능형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전략적 플랫폼이다. 중요한 점은 기술이 농업인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기후와 시장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생산성과 소득을 높이도록 의사결정을 돕는 데 있다는 사실이다. 사람을 배제하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을 중심에 두는 기술 혁신이 바로 애그테크 AX다. 그렇다면 이 대전환의 무대는 어디가 되어야 할까. 답은 전북이다. 전북은 5극 3특 국가균형발전 전략에서 AX(Physical-AI) 기반 대규모 연구·실증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전북이 애그테크에 필요한 다섯 가지 핵심 기반, 즉 생산·가공·장비·연구·인력을 모두 갖춘 국내 유일의 지역이라는 점이다. 김제 스마트팜 혁신밸리, 남원 스마트농업육성지구, 장수 공공형 수직농장으로 이어지는 ‘스마트농업 삼각벨트’는 실증-데이터-교육-창업이 하나로 연결되는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여기에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와 농촌진흥청, 다수의 생명·식품 연구기관이 더해지며 농업 전주기 산업 생태계가 이미 작동 중이다. 이제 전북이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연결하고, 실행하고, 속도를 높이는 것이다. 장비 중심의 지원을 넘어 농업데이터를 통합·표준화하고, AI 실증을 현장으로 과감히 확산해야 한다. 기술이 연구실과 시범단계에 머물지 않도록 식품·바이오·유통 산업과 유기적으로 연결해 시장과 투자로 이어지는 구조도 만들어야 한다. 농업을 보호와 보조의 대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청년과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미래 성장산업으로 재정의해야 할 시점이다. 전북이 이 길을 먼저 간다면 대한민국 농업의 방향도 함께 바뀔 것이다. “AI가 설계하고, 데이터가 실행하며, 사람이 완성한다.” 전북이 그 중심에 설 수 있는 시간은 바로 지금이다. 지금이 골든타임이다. 김창길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방문학자 · 전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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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1.07 18:51

[기고]군산조선소,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

군산조선소는 단순히 한 기업의 자산이 아니다. 전북 제조업의 뿌리이자, 대한민국 조선산업을 지탱해 온 전략적 거점이다. 그럼에도 군산조선소 전면 재가동은 지지부진하다. 이러한 현실 앞에서 “기업의 판단에 맡길 수밖에 없다”는 말만 반복하는 것은 책임 있는 정치의 태도가 아니다. 정치는 어려운 문제를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해법을 찾는 역할을 해야 한다. 지금은 군산조선소 재가동을 다시 논의할 수 있는 분명한 기회가 열리고 있다. 미국이 조선산업 부흥을 목표로 추진 중인 한·미 조선협력, 이른바 ‘마스가(MASGA)’ 프로젝트 때문이다. 미국은 대규모 전함과 특수선을 신속하게 건조할 수 있는 동맹국의 협력이 절실하다. 이 과정에서 즉각적인 대량 생산 역량을 갖춘 나라로 한국이 주목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군산은 특별한 조건을 갖춘 지역이다. 대형 조선소 인프라가 그대로 남아 있고, 항만과 물류 여건도 뛰어나다. 여기에 재생에너지 기반까지 갖춘 곳은, 군산이 거의 유일하다. 마스가 프로젝트가 요구하는 ‘속도·안정성·공급망 연계’라는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전략적 생산기지로 군산이 주목받는 이유다. 이제 군산조선소는 해운 경기의 오르내림에 따라 가동 여부가 결정되는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 정부가 역할을 분명히 해야 한다. 기본적인 가동 물량을 확보하고, 특수선과 친환경 선박, 공공선박 발주를 연계해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군산조선소를 ‘경기 의존형 조선소’가 아니라, 국가 조선산업을 떠받치는 전략적 거점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는 지역 지원 차원을 넘어, 대한민국 조선산업 전체의 안전판을 하나 더 확보하는 국가 전략의 문제다. 가장 바람직한 선택은 현재 군산조선소의 정상적인 재가동이다. 그러나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면, 매각 역시 하나의 정책적 선택지로 검토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누가 소유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다시 돌리느냐’다. 정부와 지자체가 중재자로 나서 인수 조건을 설계하고, 공공 물량과 정책 금융을 묶은 종합적인 해법을 제시한다면 재가동 시점은 충분히 앞당길 수 있다. 이미 한·미 통상·투자 협력 패키지에는 1500억불(209조원) 규모의 조선산업 전용 펀드가 마련돼 있다. 이 자금은 우리 기업의 조선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쓰이도록 설계돼 있다. 정부의 결단만 있다면, 군산조선소 재가동과 산업 전환에 활용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지난 대선 과정에서 군산조선소 문제에 대해 정부가 수주를 조정하고 공공 발주를 활용하면 회복이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통상과 안보, 산업 전략을 결합한 해법 제시다. 이제는 말이 아니라 실행으로 답해야 할 때다. 필자는 ‘군산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한 ‘가스가(GASGA)’ 프로젝트를 제안해 왔다. 가스가는 해운·조선산업의 재도약과 재생에너지 신산업을 함께 키워,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자는 구상이다. 그 출발점이 바로 군산조선소다. 더 이상 기대만 부풀리는 정치가 아니라 방치된 현실을 끝내기 위해, 끝까지 책임 있게 대안을 제시하고 실행을 요구해 나갈 것이다. 이재명 정부의 조선산업 정책, 마스가 프로젝트, 친환경선 확산이라는 시대 흐름과 함께하며, 군산조선소를 다시 움직이게 하는 일에 집중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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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1.06 18:44

[기고] 새만금 희망고문을 넘어, 진짜 희망으로 날아오르길

전북도민에겐 새만금이란 애증의 대상이다. 낙후된 전북을 발전시킬 희망이 되고자 했으나, 더딘 개발과 잦은 계획 변경으로 희망고문의 상징으로 전락했다. 1987년 정부가 ‘새만금 간척 종합 개발계획’을 발표하면서 새만금의 역사는 시작됐지만, 현재 전체 공정률은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는 상태로 그 끝이 언제일지는 며느리도 모르는 일이 되어버렸다. 지난 15일 이재명 대통령은 새만금개발청 업무보고를 받으며, 새만금 개발에 대한 강도 높은 질타와 쇄신을 주문했다. 이에 따라 새만금개발청은 새만금 개발 계획을 전면 재검토해 확실한 실현과 속도라는 실용주의 노선으로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말보다는 성과로, 정치적 구호보다 경제적 실체를 추구하는 이재명 대통령의 스타일을 잘 알기에 전북에게 절호의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다만, 역대 정권이 새만금의 속도감 있는 개발을 약속했지만, 결과는 용두사미였던 것처럼 새만금 사업의 막힌 맥을 뚫고 추진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이재명 정부가 통 큰 결단을 해줄 것을 촉구한다. 필자가 제안하고자 하는 바는,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의 조성계획을 취소하고 새만금에 삼성반도체 생산공장을 유치하는 것이다. 이는 전북의 최대 현안으로 부각되고 있는 송전선로 문제 해결, 지역경제 활성화를 견인하는 미래산업의 성장동력 확보, 이재명 정부가 적극 추진하고 있는 국토균형발전 추진 등 일거삼득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을 조성하기 위해 호남과 동해안 등 지역에서 수도권으로 이어지는 대규모 장거리 고압 송전선로가 추진되고 있는데, 송전선로가 지나가는 여러 지역 주민의 환경・생활권 침해 등의 문제로 국가적 갈등은 불 보듯 뻔하다. 또한, 대한민국은 오랜 기간 수도권 1극 체제로 인구・자원 집중, 지방 소멸, 도시 문제가 매우 심각한 데, 반도체 산업을 수도권으로 집중하겠다는 것을 1극 체제의 확장으로 대한민국을 망치는 길이다. 국회입법조사처의 보고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반도체 제조공장과 100개 이상의 협력기업에서 사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력량은 16GW에 달한다고 한다. 우리나라 전력수요의 16.5%에 해당하는 규모다. 초고압 송전선로를 세워 전국에서 전기를 끌어모아도 ‘전압안정도’ 문제로 전력계통이 불안정해지고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많다. 반면, 새만금은 반도체 산업에 필수요소인 풍부한 물이 있고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를 값싸게 이용할 수 있다. 대규모 송전선로 건설에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도 없으며, 지역 주민의 반발 역시 없다. 최적의 입지가 아닌가? 특히, 삼성은 과거 새만금 투자를 약속했다가 무산된 적이 있어 삼성반도체 공장의 새만금 유치는 지난 과거를 청산하고 새로운 미래를 함께 도모한다는 차원에서 더욱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이미 결정된 국책사업을 손바닥 뒤집듯이 할 수는 없겠지만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고 엄청난 노력도 필요하겠지만, 새만금을 전북도민의 희망고문을 넘어 진짜 희망이 넘치는 곳으로 만들기 위해선 꼭 필요한 결단이라고 생각한다. 이재명 대통령의 전북지역 타운홀 미팅이 내년으로 미뤄져 다소 아쉬움이 남지만, 전화위복이라고 새만금을 RE100 국가산단으로 지정하고 삼성반도체 공장을 유치하는 것을 대통령에게 제안하기 위한 준비의 시간으로 생각하고 노력한다면 새해에 도민께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최형열 전북특별자치도의회 기획행정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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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1.05 17:46

[기고] 완주전주 행정통합 반대에서 결단으로… 우리 세대의 책임을 말한다

필자는 과거 전주–완주 행정통합에 대해 신중한 반대 입장에서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당시 필자의 입장은 분명했습니다. 명확한 산업 유치와 실질적 근거 없이 이뤄지는 통합은 위험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행정통합 그 자체”가 아니라, 피지컬 AI 유치를 전제로 통합을 재논의하자는 취지로 기자회견을 한바 있습니다. 그 생각은 지금도 틀리지 않았다고 봅니다. 다만 달라진 것이 있다면, 이제는 전제가 현실의 문 앞까지 와 있다는 점입니다. 피지컬 AI는 더 이상 막연한 미래 산업이 아닙니다. 로봇·자율주행·스마트공장으로 대표되는 이 산업은 연평균 20% 이상 성장하며, 국가 간·지역 간 유치 경쟁이 이미 시작됐습니다. 그리고 이 산업은 분명히 말합니다. “통합된 도시 구조가 아니면 오지 않겠다”고. 이 지점에서 필자는 다시 고민했습니다. 완주군민으로서, 부모로서, 그리고 이 지역에서 살아갈 아이들을 둔 한 세대로서 말입니다. 행정통합의 결정권은 분명 군민에게 있습니다. 그 원칙은 흔들려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동시에 분명한 사실도 있습니다. 그 결정으로 인한 책임은 고스란히 우리 세대가 진다는 점입니다. 통합이 무산된다면 피지컬 AI가 완주로 온다는 보장도 할 수 없을 뿐 만 아니라 국책사업 공모에서 경쟁력을 잃고, 민간 투자는 지연되거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큽니다. 피지컬 AI 거점 유치가 무산될 경우, 지역은 연간 5천억~1조 원 규모의 성장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게 됩니다. 양질의 일자리가 생기지 않으면 청년 순유출은 계속되고, 그 부담은 다음 세대가 아니라 지금의 아이들이 그대로 떠안게 됩니다. 완주는 그동안 늘 성실했습니다. 산업 부지를 내주고, 공장을 품고, 지역의 부담을 감당해 왔습니다. 그러나 결정권과 미래 설계의 중심에는 서지 못했습니다. 필자는 이 구조가 앞으로도 반복된다면, 완주는 또다시 “가능성은 있지만 기회는 남의 도시에서 결정되어지는 지역”으로 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대전충남행정통합과 광주전남의 통합논의를 지켜보면 알 수 있듯이 완주전주행정통합은 완주를 지우는 선택이 아닙니다. 피지컬 AI라는 구체적 목표 아래에서 이뤄지는 통합은, 완주를 산업의 중심축으로 세우는 선택입니다. 더 큰 행정력, 더 강한 협상력,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아이들이 이곳을 떠나지 않아도 되는 조건을 만드는 선택입니다. 그래서 필자는 입장을 바꿨습니다. 쉽지 않은 선택이었고, 욕을 먹을 수도 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필자는 이 결정이 “인기 없는 선택일 수는 있어도, 무책임한 선택은 아니라고” 믿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결정은 군민의 몫입니다. 다만 필자는 우리 세대가 최소한 이렇게 말할 수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알고도 외면하지 않았고, 불이익을 알면서도 침묵하지 않았다”고. 우리 아이들이 훗날 묻는다면, “왜 그때 아무도 책임지는 선택을 하지 않았느냐”고 묻는다면, 필자는 오늘의 이 선택으로 답하고 싶습니다. 욕먹을 각오로, 우리 자식들을 위해 내린 결정이었다고. 김정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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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1.04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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