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베르토 후지모리(61) 현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야당 후보가 불참한 가운데 실시된 페루대선 결선투표에서 유효투표의 75% 이상을 획득해 3선 연임에 성공했다.
그러나 선거부정 의혹을 이유로 결선에 불참한 야당 `페루 가능성(페루 파서블)'당의 알레한드로 톨레도(54) 후보가 즉각 `선거 무효'를 선언하고 나선데다 전국적으로 반정부 시위가 확산되고 있어 페루 정국은 극도의 혼미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선거관리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후지모리 대통령은 절반 정도의 개표가 완료된 가운데 유효투표의 75% 이상을 확보해 압도적 승리를 거둔 것으로 집계됐으나 무효표를 포함할 경우 전체적으로는 50% 정도를 득표하는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톨레도는 즉각 선거 결과를 거부한다면서 군부에 "후지모리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의 편에 서 줄 것"을 촉구했다.
톨레도는 이날 수도 리마 중심부에 위치한 성(聖)마틴 광장에서 5만여명의 군중들에 둘러싸여 한 연설을 통해 `평화적 정권퇴진운동'을 시작한다면서 군부에 대해 야당의 정권퇴진운동을 지지해 줄 것을 요청했다.
분노한 수 백명의 시위대는 선거무효를 주장하며 대통령궁 진입을 시도했으나 최루탄을 무차별 발사하며 저지하는 경찰에 의해 밀려났다.
페루 언론들은 많은 지방 도시들에서도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군과 경찰의 발포로 수십명이 총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아마존 지역의 잉퀴토스에서는 보안군이 돌을 던지며 격렬히 항의하는 시위대를 향해 발포해 수십명이 부상했으며 안데스 지역의 아운카요에서는 시위대의 방화로 2명의 경찰관이 부상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한편 선관위 관리들은 이날 오후 절반 정도 개표가 완료된 가운데 후지모리 대통령이 50.3%, 톨레도 후보가 16.2%를 득표했으며 32.4%는 투표용지가 훼손됐고 1%는 기표가 되지 않아 무효처리됐다고 밝혔다.
무효표가 이같이 많이 나온 것은 투표 용지에 `부정 거부'라고 낙서를 하거나 투표 용지를 훼손할 것을 요구한 톨레도 후보측의 요구에 많은 유권자들이 동조했기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후지모리 대통령은 절차적으로는 3선연임에 성공했지만 톨레도의 결선보이콧과 국제선거감시단의 철수, 미국의 제재압력, 유권자들의 반정부 항의시위 등을 무시한채 결선을 강행했다는 점에서 집권 이후 위기에 봉착할 것으로 보인다.
후지모리 대통령은 그러나 "톨레도가 대선후보에서 공식사퇴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결선은 두 후보간 경쟁이었다"며 "이번 선거가 공정한 게임이었음을 입증할만한 증거를 충분히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미주기구(OAS)소속 국제선거감시단은 투.개표 컴퓨터의 조작가능성과 선거요원들의 비전문성 등을 이유로 결선연기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선거결과 불인정 및 감시업무 철수를 선언했다.
또 페루의 주요 교역파트너인 미국 정부도 선거연기 요청이 기각된데 대해 유감을 표시하고 페루와의 관계를 재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4월9일 실시된 대선 1차투표에서는 후지모리 대통령이 전체 유효투표의 49.87%, 톨레도 후보가 40.24%를 얻었으나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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