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방문을 마치고 25일 오전 서울에 도착하자마자 청와대를 방문한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접견한 자리에서 1시간 30여분동안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의 회담 내용을 상세히 설명했다.
김 대통령은 오전 11시께부터 35분간 올브라이트 장관, 웬디 셔먼 대북정책조정관, 찰스 카트먼 한반도평화회담 특사 등 일행을 접견하고 환담한 뒤 곧이어 이정빈(李廷彬) 외교통상 장관과 스티븐 보즈워스 주한대사만 배석시킨 가운데 1시간 가량단독요담을 가져 눈길을 끌었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전용기 정비 관계로 당초 예정보다 1시간 가량 늦게 서울에도착, 10시45분으로 예정된 김 대통령과의 접견시간에 너무 늦지 않기 위해 서두르는 바람에 빌 클린턴 대통령에게 전화보고를 할 시간도 갖지 못했다고 말한 것으로알려졌다.
때문에 미 국무장관은 본의 아니게 자국 대통령보다 한국 대통령에게 먼저 회담결과를 보고한 셈이 됐다.
또 이날 접견시간이 30여분 늦어진데다 접견 시간도 길어져 뒤이어 열린 김 대통령의 모범경찰관 초청 오찬도 시간 가량 순연됐다.
김 대통령은 이날 접견에서 올브라이트 장관의 성공적 평양방문을 축하하고 노고를 위로했으며 올브라이트 장관은 평양 방문 소감과 분위기, 김 위원장과의 논의내용을 자세히 소개했다고 박준영(朴晙瑩)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특히 올브라이트 장관은 "평양이 매력적이고 아름다운데 놀랐으며 김 위원장은정중하고 경청하는 자세였고 지역문제와 국제문제에 식견이 있어 질문을 하면 항상준비된 자세였다"고 평가하면서 "김 위원장이 김 대통령에게 굉장히 호의적이고 대통령의 사형언도, 해외망명, 야당생활 등 일생을 다 알고 있더라"고 말했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이어 "김 위원장이 `대통령의 일생은 영화감으로 적합하다'는 얘기를 했다"고 전했고, 김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영화를 좋아한다"고 응수했다. 그러나 이날 올브라이트 장관이 김 대통령에게 설명한 구체적인 방문결과에 대해 청와대는 그 내용을 일절 공개하지 않았다.
박 대변인은 "미국이 북한과 회담한 결과를 우리측에서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한.미.일 외무장관 회담에서 얘기를 나누고 기자회견을 통해 설명할 것은설명하게 될 것"이라고만 밝혔다.
김 대통령은 올브라이트 장관과의 회담을 마친 뒤 곧바로 모범경찰관 오찬에 참석해 "올브라이트를 만났는데 북과 상당한 성과가 있는 듯 하다"고 말해 올브라이트의 방문이 언론에 보도된 이상의 성과를 거뒀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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