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대생 2명의 변사와 실종 사건을 수사 중인 영국 경찰은 20일 런던 시내 민박집 주인 김모 씨를 지난해 11월18일 변사체로 발견된 진효정(21) 씨를 살해한 혐의로 정식 형사입건키로 결정했다고 주영 대사관에 통보했다.
경찰과 접촉 중인 주영 대사관 관계자는 경찰이 이를 위해 오는 21일 오전 10시( 현지시각) 개정 예정인 템스치안법원(Thames Magistrate Court)에 김 씨의 살인혐의에 대한 증거를 제출해 소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경찰이 구체적인 증거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김 씨가 지난해 10월 30일부터 11월 5일까지 임차한 차량과 진 씨의 시신에서 발견된 테이프, 신용카드와 관련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6일 저녁 자진출두 형식으로 모습을 드러낸 김 씨를 체포, 구금한 상태에 조사를 계속해온 영국 경찰은 1차 구금시한인 72시간을 4시간여 앞둔 이날 오후 4시께 주영 대사관 관계자에게 김씨를 살인 혐의로 형사입건키로 결정했다고 확인했다.
경찰은 오는 21일 템스치안법원에 김 씨와 함께 출두할 예정이며 법원이 경찰의 형사입건 요청을 받아들일 경우 앞으로 김 씨에 대한 구금시간 연장 신청은 필요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대사관 관계자는 말했다. 대사관 관계자는 경찰이 형사입건으로 기소를 위한 사법절차를 개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김 씨의 진 씨 살인 혐의에 대해 충분한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하고 이 혐의에 대한 보강조사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실종한 영국 유학생 송인혜(22) 씨 사건에 대해서도 조사를 계속한다고 말했다.
진 씨는 작년 11월 18일 오후 4시 요크시 인근의 아스캄 필즈라는 마을에서 현지 주민에 의해 '제노바'라는 상표의 한국제 여행가방에 담겨 숨진 채 발견됐다. 진씨는 화가 길버트와 조지가 도안한 그림이 인쇄된 푸른색 포장용 테이프로 손이 묶이고 입을 막힌 채 숨져 있었고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진 씨를 묶은 테이프는 런던의 테이트 현대미술관과 리버풀의 미술관, 콘월의 세 인트이브스 등 제한된 장소에서만 판매된 것이라고 경찰은 밝힌 바 있다. 경찰은 진 씨의 사인이 질식사를 의미하는 '상층기도폐색'이라고 밝혔으나 목을 졸린 흔적은 없다고 밝혔다.
또 진 씨의 신용카드는 지난해 10월30일 런던시내 현금인출기에서 모두 7번에 걸 쳐 1천990 파운드의 현금을 인출하는데 사용된 기록이 있다고 수사관계자들은 밝혔었 다.
영국 경찰은 지난해 12월5일 진 씨 사체발견 사실을 발표하면서 사체 발견지점 인근에서 지난해 11월2일 새벽 4시 10분께 현지주민 1명이 길옆에 승용차를 주차해놓고 서있던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얼굴이 갸름한 백인남자를 목격했다고 밝혔 다. 그러나 이 백인 남자는 두툼한 검은색 스키재킷을 입고 있었고 지퍼를 목까지 올려 잠근 상태였으며 옷에 달린 모자(후드)를 쓴 것 같았다고 목격자는 진술했다.
한편 주영 대사관 관계자들은 경찰 조사과정에서 '모른다'는 진술만 계속한 김씨를 면담하고 조속한 송 씨의 소재와 생사 확인을 위해 사실대로 진술해주도록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들은 또 영국을 방문 중인 송씨 가족들을 면담하고 송 씨의 소재 확인과 사건 해결을 위해 영국 경찰과 함께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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