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75주년, 전북대표 언론 since 1950

 

페루는 내년 1월1일부터 배기량 1500cc 이하 소형자동차를 택시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최근 관보를 통해 발표했다.

 

이로써 우리나라의 대(對) 페루 수출에서 주종 품목인 1500cc 이하 승용차의 수출이 어려워져 중고자동차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가격경쟁력이 있는 1500cc 이하 중고차를 택시용으로 연간 1만여대 페루에 수출해 왔다. 대우의 티코와 마티스, 현대의 아토스 등 한국산 1500cc 이하 중고 승용차는 페루에서 주로 택시로 사용돼 왔다.

 

그동안 우리나라와 일본산 중고자동차가 페루 시장을 장악해온 상황에서 우리의 주력 수출품인 1500cc 이하 자동차가 택시용으로 사용되지 못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일본제 중고자동차 수출이 유리해질 것으로 보인다.

 

페루의 택시 업계는 연료비가 많이 드는 1500cc 이상 중소형 자동차의 경우 한국산보다는 디젤을 쓰는 일본산 승용차를 선호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현재 페루에는 중고차 수입이 주종을 이뤄 신차 수입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 으며, 중고차의 경우는 생산된 지 5년 이내의 것만 통관이 가능하다.

 

이번 조치는 다이이치 등 일본산 중고차 수입업체의 로비에 따른 것으로 경쟁상대인 한국산을 겨냥한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동안 페루에서 사용되는 택시의 약 50%는 한국산 1500cc 이하 중고자동차가 차지했었다.

 

페루에서 1500cc 이하 승용차는 주로 택시용으로 사용되고 일부 중산층 이하 저소득층도 판매 대상이었다. 그러나 택시용으로는 사용이 금지됨에 따라 저속득층을 상대로 판매해야 하는 데 이들의 수요가 별로 높지 않다는 데 문제가 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택시용으로는 1500cc 이상 가스사용 승용차를 수출하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1500cc 이상 승용차를 수출해 현지에서 가스사용차로 전환해 택시용으로 판매하는 것도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

 

1500cc 이상의 한국산 자동차로는 대우의 시엘로와 라노스, 현대의 아반테 등이 일본산과 가격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이며, 이 경우 무엇보다 판매가격이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한국산 중고 자동차가 페루에서 10만여대 운행중인 데 이들 자동차가 낡아 부품수요도 많다. 중남미에서 중고자동차를 수입하는 가장 큰 나라인 페루에 한국산 중고자동차 수출이 감소하면 부품 수출도 줄어들 것으로 보여 업계의 적절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