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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새로운 힘] 내년엔 더 따뜻한 사회를

 

올해도 벌써 며칠 남지 않은 달력을 마지막으로 한 장 남겨두고 있다. 사회가 디지털화 정보화 되면서 여가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들 하지만 오히려 더 겨를이 없다.

 

돌아보면 올 한해, 그 어느때 보다도 어려운 해였다. 서민들을 죄였던 IMF가 끝났다고는 하지만 부동산 가격은 하늘로 치솟고 경기는 바닥을 치고 청년실업을 비롯한 실업자는 늘어만 가고 신용불량자가 속출하였다. 노동자들의 자살과 생활고를 비관한 가족단위의 자살도 유례없이 많아졌다. 그런데도 정치권에선 서민들의 고통이나 생계에는 아랑곳 없이 상대방이 더 잘못이 많다고 나보다 더 더럽다고 서로 손가락질을 해대고 있다. 거의 '막가파식 정쟁'으로 인해 올해도 내년도 예산안을 비롯해서 민생 여성관련 또 정치개혁관련, 생명윤리에 관한 법률안 등 1200여건의 안건을 처리하지 못한 채 정기국회의 막을 내렸다. 이 정도면 국민들은 납세거부운동이라도 벌여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 언제까지 돌아오지 않는 그들만 바라보며 기다릴 것인가?

 

엊그제 늦은 밤 텔레비전을 보다가 감동을 받은 프로가 있었다. 한국의 가냘픈 수녀가 멀리 이디오피아에서 가난하고 무지한 주민들과 동고동락(同苦同樂)하며 희망과 비전을 갖게 하는 그야 말로 하나님의 말씀을 삶으로 실천해내는 모습이었다. 그녀는 그 곳에서 천사였다. 버려진 아이를 돌봐주고 병으로 가족에게 버림받아 죽을 날만 기다리는 여성을 찾아가 아픈 상처를 치료해주고 10대의 소녀들에게 재봉을 가르켜 직업교육을 시킨다. 이러한 일은 정도는 다르지만 가끔 우리나라에서 소개되기도 한다. 새삼 잔잔한 감동이 전해져 온다. 그렇다. 내가 하고 있지 못하는 일들을 묵묵히 감당해내고 있는 천사들이 우리 주변엔 아직도 많이 있다. 우리가 그러한 천사의 삶을 살지 못하더라도 천사가 천사다울 수 있도록 힘을 좀 보태어 보면 어떨까?

 

기부나 자원 봉사는 개인적으로도 미덕이지만 사회전체를 키우는 재투자이다. 이미 북유럽을 비롯한 많은 나라들에서는 정부가 주도하는 사회복지 시스템의 한계를 인식하면서 비영리복지단체들이 기업, 개인, 국가를 하나로 연결해 새로운 사회 안전망을 만들어 내고 있다. 미국인들은 절반이상이 자원봉사와 기부를 통해 사회참여를 한다고 한다. 이러한 자발적인 참여가 오늘날 미국의 힘의 원천이 되었다고 본다. 미국인의 1인당 연간 기부금액이 70만원이라면 우리는 5800원(1999년) 꼴로 그 100분의 1도 안된다.

 

올해 전라북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모금한 액수는 경기불황 탓으로 전년도의 절반 수준도 안된다고 한다(이는 전국적으로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아직도 우리주변에는 겉만 요란한 복지의 구호 아래 소외되고 힘들어 하고 있는 이웃들이 많이 있다. 세계적으로 해마다 15세 이하의 어린이 1천1백만명이 굶주림으로 죽어가고 있으며 1억 5천만명의 어린이들이 혹독한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만 보더라도 전국에 1만4천명 이상의 결식아동, 64만명의 독거노인, 137만명의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에 소년소녀가장 5천2백여가구(2001년), 장애인 145만명(2000년 추정)에 이르고 있다. 그 외에도 보육원, 양로원,쉼터, 무의탁 장애인 수용시설 등이 있다. 이들을 돌보고 지원하는 일이 정부나 기업인, 정치인들의 몫이라는 생각은 버리자. 더 이상 그들만 바라볼 수 없다. 이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기 위한 작은 기부와 봉사를 나부터 실천함이 어떨까?

 

안도현 시인의 '너에게 묻는다' -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 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 를 읊조리며 내년은 더욱 따뜻한 삶이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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