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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사람들".…이가립 개인전 'Beautiful People'

회화작가 이가립은 일상 속 익숙한 장면에 주목한다. 책을 읽거나 소파에 앉은 인물, 반려동물과 함께 있는 모습까지. 평범한 순간들을 오일파스텔과 스크래치 기법으로 표현한 ‘인간’을 만날 수 있는 이가립 개인전 ‘Beautiful People’이 3일부터 14일까지 동문거리에 위치한 공유화음실에서 열린다. 이가립은 섬세하면서도 거친 선으로 인간에 대한 따스한 감정을 드러낸다. 개인전에서 선보이는 작품들도 작가 특유의 거칠고 반항적인 선이 돋보인다. 형체를 연결하는 선은 거칠고 투박하지만, 그 선 안에는 따스함이 스며있어 진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지난 수년간 개인적인 시련과 아픔을 치유하는 과정을 작품으로 표현해 온 작가는 자신이 캔버스에 옮겨놓은 인물들을 ‘아름다운 사람들’이라고 부른다. 2012년부터 5년간 이어진 ‘FACE’ 시리즈를 비롯해 ‘Beautiful People’, ‘Beautiful People Part 2’, ‘Beautiful People spin-off’ 등 그의 연작에는 언제나 평범하지만 아름다운 사람들로 가득하다. 주변 인물의 표정과 태도에 담긴 감정을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낸 이가립 개인전 ‘Beautiful People’은 전주문화재단이 지역 시각예술가의 창작 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해 마련한 릴레이전시 ‘동문그림가게’ 일환으로 열린다.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관람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할 수 있다. 다회용 텀블러를 지참한 관객에게는 커피를 무료로 제공한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5.11.03 21:08

달빛 아래로 흐르다, 10년 우정으로 빚은 시화 여정

전북여고에서 국어교사와 미술교사로 함께 교편을 잡았던 이세재 시인과 김두해 화가가 10년에 걸친 인연을 바탕으로 시화전 '달빛노정'을 선보인다. 언어와 이미지, 우정이 맞닿은 영역을 탐색하는 이번 시화전은 11월 19일까지 서학아트스페이스에서 만날 수 있다. 전시는 이세재 시인과 김두해 작가의 깊은 교감에서 시작됐다. 3년 전 사석에서 오고 간 “언젠간 시화전을 해보자”는 가벼운 제안이 약속으로 바뀌면서 1년 6개월간의 준비 끝에 35점의 작품으로 완성됐다. 지난달 31일 열린 전시 오픈식에는 현대 수묵화의 대가인 목정 방의걸 화백을 비롯해 조각가 김형석, 김부경 작가, 강수호 서예가, 무형문화재 제8호 가곡 보유자 이선숙 명창, 이흥재 정읍시립미술관 명예관장 등 지역 문화예술 인사들이 다수 참석해 두 작가의 우정과 예술에 대한 헌신을 축하했다. 목정 방의걸 화백은 축사를 통해 “김두해는 (내가)좋아하는 후배”라며 “옛날에는 소나무를 많이 그렸는데 이번 작품들은 큼직하고 추상성도 있어 감명 깊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두해 작가가 계속 발전해서 좋은 작가가 되길 소망한다”고 덕담을 건넸다. 전시에서는 이세재 시인의 서정시를 서예가 강수호의 붓글씨로 옮기고, 여기에 김두해 화백의 회화작품이 더해져 시와 그림, 글씨가 하나로 어우러진 시화 작품들을 선보인다. 김두해 화백은 인사말에서 “이세재 시인과는 10년 동안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사이다. 남다른 시선으로 시를 쓰는 모습이 존경스러웠다”며 “먼저 시화전을 제안해 줬고, 1년 넘게 작품을 준비해왔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완성된 작품은 35점인데, 버린 작품까지 세어보면 70점은 될 것 같다. 시를 읽고 느낌으로만 작업해 내는 게 쉽지 않았다”고 작업 과정을 회고했다. 이세재 시인은 “김두해 작가와 강수호 서예가 두 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부족한 부분이 많은 저의 시에 강수호 서예가의 글씨와 김두해 작가의 그림이 생명력을 불어넣어주었다”고 마음을 전했다. 실제로 그의 시 ‘가을산 진달래’를 읽고 김두해 작가가 처음 그린 그림이 마음에 들지 않아 여러 차례 수정을 거쳐야 했다. 이번 전시는 두 예술가가 단순히 작품을 나란히 전시하는 것이 아니라 우정이라는 지난 시간을 예술로 빚어낸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언어가 그림이 되고, 그림이 다시 언어를 환기하는 지점에서 관람객들은 ‘말하지 않아도 이해하는 마음’ 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5.11.02 17:22

전주에서 서울로 펼쳐진 미술관 여정, 고향 그린 한국 근현대 풍경

“예향의 도시 전주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 전시였어요. 그나마 기댈 곳은 전북도립미술관밖에 없는데 해외 유명 박물관과 연계해서 그곳의 예술품을 가져온다든지 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잖아요” 지난달 30일 JB문화공간에서 마련한 박물관‧미술관 투어에 참여한 A(63‧전주)씨가 이같이 말했다. 새벽 6시 출발이라는 고된 일정을 소화하면서까지 미술관 투어에 참여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전시’라는 점이었다. 평소 미술 관람에 진심이라는 그는 전북도립미술관에서도 유명 컬렉션을 정기적으로 기획해 선보이기 쉽지 않은 만큼, 미술관 투어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여정의 목적지는 서울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과 국립중앙박물관이다. 새벽부터 저녁 7시까지 하루를 꼬박 투자해야 함에도 30인승 버스는 만석이었다. 첫 일정으로 덕수궁관에서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열리고 있는 특별전 ‘향수, 고향을 그리다’를 관람했다. 전시는 한국 근현대 풍경화를 한자리에 모아 ‘고향’이라는 정서를 다양한 관점으로 들여다본다. 일제강점기 때 한국 화단의 특징부터 광복, 분단과 전쟁, 산업화·도시화에 이르기까지 한국 현대사에서 고향이라는 정서가 풍경화와 아카이브를 통해 어떻게 드러나는지를 보여준다. 한국 1세대 인상주의 화가인 오지호의 1928년 작 ‘동북산촌’을 비롯해 김환기, 유영국, 장 이응노, 윤중식, 최영림 등 75명의 작가가 고향을 그리워했던 마음과 가족에 대한 사랑을 담아 완성한 200여 점의 작품을 만날 수 있었다. 특히 이날 투어를 이끈 이흥재 정읍시립미술관 명예관장의 해설이 그림에 대한 이해를 한층 높였다. 이흥재 관장은 “작품들이 단순히 풍경을 그린 것이 아니라 일제강점기, 전쟁, 분단, 산업화 등 한국 근현대사의 격변 속에서 고향을 되찾으려는 정서를 볼 수 있다”며 “이들의 작품세계를 통해 고향이 예술적 모티브로 작용하는 중요한 배경이자 근간임을 확인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오후에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시간의 흐름과 공간 속에 자리한 유물을 관람했다. 미술관에서 회화 작품을 중심으로 감상했다면 이곳에서는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역사와 미술이 맞물린 시공간을 경험했다. 이번 투어가 남긴 것은 단순한 문화적 체험이 아니다. 박물관‧미술관 투어 뒤에는 지역 문화 향유의 격차와 구조적 한계가 존재했다. “지역에서는 보기 힘든 전시”라는 말은 불평이 아니라, 지역 문화 환경에 대한 현실을 증명한 셈이다. 따라서 지역에서도 이러한 문화적 폭과 깊이를 일상적으로 누릴 수 있도록 관람 기회의 접근성 확대와 전시 기획 역량 강화 등을 통해 지역 문화 생태계의 지속성 확보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5.11.02 17:21

오페라 ‘토스카’, 열정과 사랑으로 빚은 아름다운 작별

10월 끝자락의 밤, 전북대학교 삼성문화회관이 푸치니의 선율로 물들었다. 지난달 30일 오페라 ‘토스카’가 전북대 이은희 교수의 퇴임을 기념해 ‘뮤직 씨어터 슈바빙(Music Theater Schwabing)’의 무대로 펼쳐진 것. 이번 공연은 단순한 음악회가 아닌, 한 예술가의 사랑과 신념, 그리고 제자들과 아름다운 여정이 담긴 무대였다. 푸치니의 대표작인 ‘토스카’는 19세기 로마를 배경으로 자유를 꿈꾸는 화가 카바라도시와 가수 토스카의 비극적 사랑, 그리고 권력자 스카르피아의 폭력이 교차하는 작품이다. 1막에서는 사랑과 이상이 싹트고, 2막에서는 권력의 음모가 이를 짓밟는다. 마지막 3막에서는 토스카는 연인의 죽음을 알고 절망 속에 몸을 던진다. 비극의 끝에서 드러나는 인간적 고뇌와 사랑의 순수함이 객석에 깊은 여운을 남겼다. 실제 공연은 화려한 기교보다 삶과 예술의 진정성이 깊이 스며든 시간으로 채워지는 등 한 예술가의 퇴임 무대였지만, 마침표가 아닌 새로운 도약을 예감하게 할 수 있게 채워졌다. 또 이날 공연에는 국내외 무대에서 활약 중인 성악가들도 대거 출연했다. 플로리아 토스카 역은 소프라노 고은영, 마리오 카바라도시 역은 테너 김요한, 스카르피아 역은 바리톤 이대한이 맡았다. 이 밖에도 바리톤 이현준(성당지기), 베이스 정주영(안젤로티)이 출연해 각자의 개성을 드러냈다.제작진으로는 최재영(지휘), 김정윤(연출), 정원·서정희(음악감독), 최형범(무대감독), 안호중(조명감독) 등이 참여해 공연의 완성도를 높였다. 연주에는 전주챔버오케스트라, 합창은 슈바빙 오페라 합창단과 디에시스 성악 앙상블이 맡아 무대를 풍성하게 채웠다. 이은희 전북대 예술대학 교수는 “오늘의 무대는 제자들과 동료, 스태프들이 함께 이뤄낸 감사의 결실”이라며 “예술을 통해 인간의 진실한 감정과 도덕적 용기를 전하고 싶었다. 이번 공연을 통해 많은 분이 비극 속에서도 인간의 고귀한 마음을 일깨우는 예술의 힘을 느꼈길 바란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5.11.02 17:19

국내 첫 ‘남성완판춤전’, 전주에서 열린다

국내 최초로 남성 무용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꾸미는 ‘남성완판춤전’이 전주에서 열린다. ‘남성완판춤전’은 ‘2025 전주대사습청 수요상설공연’의 일환으로, 다음 달 5일 오후 4시와 6시 두 차례에 걸쳐 전주대사습청에서 무대에 오른다. 이번 공연은 남성 무용가들이 중심이 되어 전통춤의 본연한 맥을 되살리는 첫 ‘완판 무대’로, 시대의 변화를 따르면서도 전통이 가진 원형의 아름다움을 지켜내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 공연에서는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된 승무·태평무·살풀이춤이 각기 다른 류파의 기량으로 재현된다. 출연진으로는 중앙대학교 김승일 교수(국가무형유산 승무·살풀이춤 이수자)가 살풀이춤을, 벽사정재만춤보존회 정용진 회장(제5회 전국전통무용경연대회 대통령상 수상자)이 태평무를, 전주대사습청 유영수 관장(국가무형유산 승무 이수자)이 승무를 선보인다. 유영수 전주대사습청 관장은 “이번 ‘남성완판춤전–국가무형유산 승무, 태평무, 살풀이춤 완판’ 공연은 정통의 맥을 잇고 원형의 가치를 지켜내기 위한 자리”라며 “각 류파의 고유한 춤사위와 장단, 호흡을 온전하게 복원해 관객에게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뜻깊은 공연에 많은 분들이 함께해 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통국악의 본향 전주에서 시작된 전주대사습청의 ‘전주대사습뎐’은 올해로 7회째를 맞는다. 다음 달 15일 오후 5시 서울 나루아트센터 대공연장에서 명인·명창들이 함께하는 무대를 열어, 전통예술의 향기를 전국으로 확산시킬 예정이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5.10.30 17:25

몸으로 여는 상상의 세계⋯꿈의 무용단 ‘전주 프릭스’ 정기공연

아이들의 엉뚱한 상상과 자유로운 몸짓이 무대 위에서 하나의 예술로 피워내며, 예술이 지닌 힘이 곧 성장의 언어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하는 따뜻한 공연이 열린다. (재)전주문화재단은 다음 달 2일 오후 3시, 전주 덕진예술회관에서 꿈의 무용단 ‘전주 프릭스(Jeonju Freaks)’의 세 번째 정기공연 ‘꿈의 공간: 비밀의 문’을 선보인다. 상상과 현실이 교차하는 환상의 무대가 어린 단원들의 창의적 시선을 통해 펼쳐진다. 이번 공연은 2025 창작 프로젝트 ‘꿈의 공간: 엉뚱한 숨바꼭질’을 토대로 한 확장작으로, 전주 팔복예술공장 내 공간에서 출발한 이야기를 춤의 언어로 재해석했다. ‘장소특정형 무용(Site Specific Dance)’ 형식으로 기획된 작품은 공간이 가진 기억과 감정을 움직임으로 탐색하며, 몸을 통해 또 다른 이야기의 문을 연다. ‘꿈의 무용단 전주(Jeonju Dream Dance Company)’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관하는 무용 분야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으로, 전주문화재단이 전북대학교 무용학과와 협력해 3년째 운영 중이다. 이 사업은 지역 아동·청소년들이 예술을 직접 경험하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몸으로 표현하고 창작의 즐거움을 느끼는 과정을 통해, 자기표현력과 창의성, 협업의 가치를 배우는 전인적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목표로 한다. ‘Think Like a Freak!(괴짜처럼 생각하라)’라는 슬로건 아래 운영되는 꿈의 무용단은, 고정관념을 벗어난 자유로운 사고와 서로 다른 관점을 존중하는 태도를, 예술을 통해 익히는 창의적 예술교육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단원들은 자신과 주변 세계를 예술가의 눈으로 관찰하고, 엉뚱하고 기발한 상상력을 안무로 풀어냈다. 무대 위에서는 영상과 조명, 사운드가 교차하며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허무는 입체적 무용극이 펼쳐진다. 관객은 아이들의 시선으로 재해석된 공간을 따라가며 ‘상상력의 문을 여는 경험’을 하게 된다. 공연은 전석 무료로 진행되며, 관람 예약 및 문의는 전주문화재단 예술교육팀(063-283-9221)을 통해 가능하다. 최락기 전주문화재단 대표이사는 “팔복예술공장의 공간을 아이들의 상상으로 새롭게 풀어낸 이번 무대는, 단원들이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자존감을 키우는 성장의 과정”이라며 “아이들의 열정과 호기심이 담긴 무대에 시민들의 따뜻한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5.10.30 17:03

제13회 대한황실공예대전 대상, 소중한 작가 '안고지기 삼층장' 선정

제13회 대한황실공예대전 황실문화재단 신품상(대상)으로 소중한 작가의 '안고지기 삼층장'이 선정됐다. 30일 황실문화재단(총재 이석)은 대한황실공예대전 선정 작품을 발표했다. 올해는 황실도자, 황실목칠공예, 황실한지공예 분야까지 응모 분야를 확대했다. 기존에는 황실회화와 금속공예 섬유공예 등 3가지 부문에서만 작품을 접수받았다. 심사는 황치석 서울여대 교수(심사위원장)를 비롯해 6명의 분야별 심사위원들로 구성해 작품의 예술성과 기교성, 완성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심사 결과 신품상(대상)에는 소중한 작가의 '안고지기 삼층장'이 선정됐으며 묘품상(최우수상)은 정정혜 작가의 '화조도', 능품상(우수상)은 김영준 작가의 '수복의 빛' 이층 나전칠기장이 뽑혔다. 이외에도 전북특별자치도 도지사상은 조애리 작가의 '봉황도'가 선정됐으며 전주시장상은 이인화 작가의 '신경유철릭'이 받았다. 황치석 심사위원장은 “각 작품에서 전통기법을 살리기 위한 기품있는 표현과 정통 황실 예술을 계승 발전시키려는 공예작가들의 열정에 감사를 드린다”고 평했다. 수상작들은 11월 4일부터 12월 3일까지 기린미술관 전관에 전시된다. 제1·3관에는 수상작 48점이 걸리며 제2전시관에서는 지난해 대상을 받은 박진선 작가의 작품 30여점이 초대 전시된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5.10.30 17:03

전북과 연 맺은 근현대 화가를 만나다…‘화연(畵緣) 전북과 연을 맺다’

전북과 연을 맺은 근현대 한국 화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전주역사박물관과 미술관 솔이 공동으로 기획한 ‘화연 전북과 연을 맺다’ 전시가 오는 11월 30일까지 전주역사박물관과 미술관 솔 두 곳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이번 전시는 전북 출신은 아니지만 전북에서 기거하며 활동했거나 전시회를 열어 전북 미술사에 영향을 끼친 조선시대부터 근현대까지 한국화를 조명한다. 익산과 전주, 정읍 등에서 활동한 초상화가 석지 채용신부터 군산에서 서화교습소를 운영했던 황씨 4형제(우석 황종하, 우청 황성하, 국인 황경하, 마산 황룡하), 연진회 활동을 하며 남전 허산옥과 인연을 맺은 의재 허백련과 목재 허행면 형제, 전주에서 3인전을 열었던 심향 박승무‧금추 이남호‧오당 안동숙, 전주에서 간판집을 하며 활동했던 고암 이응노, 6․ 25때 전주로 피난 왔던 묵로 이용우, 군산으로 피난 왔던 운보 김기창과 우향 박래현 부부 등 한국 미술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대가들의 작품 34점을 만날 수 있다. 미술관 솔 관계자는“이번 전시를 통해 전북의 문화와 환경에 영향을 받은 작가들의 작품을 살펴보고 이들이 전북의 근현대 미술사 형성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알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전시 기간 동안 ‘전통 부채 만들기’ 체험이 함께 진행된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5.10.30 16:53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가족 뮤지컬 '정글북' 공연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오는 31일과 다음 달 1일, 뮤지컬 ‘정글북’ 공연을 열고, 관객들을 맞이한다. 뮤지컬 ‘정글북’은 대한민국 어린이 공연을 이끌어온 송승환 프로듀서가 제작한 가족 뮤지컬로, 지난 1907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J 러디어드 키플링의 소설 ‘정글북’을 원작으로 한다. 정글에서 자란 아이 ‘모글리’가 동물들과 함께 살며, 겪는 아름다운 성장기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은 동물 가족들을 지키기 위해 ‘빨간 꽃’을 찾아 인간 마을로 떠나게 되는 모글리의 모험 속에서 아이들에게는 꿈을 어른들에게는 동심을 전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공연은 실감 나는 영상 기술과 화려한 무대 연출로 관객들의 몰입감을 높일 예정이다. 약 90분간 진행되는 공연 속에서 실감 나는 대형 코끼리를 비롯한 약 12종의 다양한 동물의 움직임과 특색을 살인 창의적인 안무와 의상을 선보인다. 또 입체 영상부터 플라인 기술과 같은 첨단 무대 기술까지 활용해 광활한 정글 숲속을 생동감 넘치게 구현한다. 여기에 뛰어난 연출진들이 참여해 공연 완성도를 높인다. 뮤지컬 ‘지붕 위의 바이올린’, ‘디아길레프’, ‘그리스’ 등을 연출한 정태영 연출, ‘몬테크리스토’, ‘레베카’, ‘그날들’의 정도영 안무가, ‘캣츠’, ‘영웅’의 한정림 음악감독 등 힘을 합쳤다. 공연은 24개월 이상부터 관람이 가능하며, 공연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5.10.29 09:32

'청춘의 고민을 음악으로 나누다'예술기획 브릿지, ‘별빛 콘서트’ 31일 개최

청년의 마음을 위로하는 음악 공연, ‘빛나는 청춘, 별빛 콘서트’가 오는 31일 오후 7시 전주 한벽문화관 야외공연장에서 열린다. 이번 공연은 청년들의 일상 속 고민을 음악과 함께 나누며 서로를 위로하기 위해 기획된 참여형 오케스트라 공연으로, ‘고민은 나누면 빛이 됩니다’를 슬로건으로 진행된다. 예술기획 브릿지(Art Bridge)가 주최·주관해 진행되는 이번공연은 전주시 2025년 ‘청년참여예산 민간보조금 지원사업’에 선정 작품으로, 지휘는 박찬근, 진행은 테너 조예찬이 함께 한다. 공연은 ‘별을 쫓기보다 내가 별로 살아가기’라는 노랫말에서 영감을 받아 출발했다. 멀리 있는 무언가를 향해 달려가던 청춘의 시절을 돌아보며, 그때의 자신이 이미 별처럼 빛나고 있었음을 깨닫는 마음을 담았다. 공연 무대 또한 이 콘셉트에 맞춰, 별빛을 상징하는 조명으로 수놓아진 공간 연출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공연 프로그램은 클래식과 영화음악, 대중음악을 아우르는 다채로운 구성으로 이루어졌다. 히사이시 조의 ‘어느 여름날’과 ‘바다가 보이는 마을’, 비비의 ‘밤양갱’, 김광석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 영화 ‘시네마천국’ 메들리, 베토벤의 ‘비창’ 2악장 등이 연주되며, 테너 조예찬이 ‘가리워진 길’과 ‘Butterfly’를 오케스트라 반주와 함께 노래한다. 이혜영 예술기획 브릿지 대표은 “‘별빛 콘서트’는 청춘의 불안과 고민을 음악으로 함께 나누며, 지금 이 순간의 우리 자신이 이미 빛나고 있다는 사실을 전하고 싶었다”며 “관객 한 사람 한 사람이 별이 돼 무대를 함께 밝혀주는 따뜻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5.10.28 17:38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의 주인공, 고(故)김명곤 추모전 열린다

8090년대 한국 대중음악계를 주름잡은 천재 음악가 고(故) 김명곤을 기리는 첫 추모전이 열린다. 사랑과 평화의 원년 키보드 멤버로 출발해 수많은 히트곡을 작곡·편곡한 그는 ‘가요톱텐’ 89주 연속 1위곡을 만든 숨은 주역이자, 한국 대중음악의 사운드를 바꾼 프로듀서로 평가받는다. 전시는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서울 성수동 팝업공간 ‘성수나무’에서 막을 올리며, ‘KPOP 슈퍼노바, 김명곤으로부터’라는 제목으로 열린다. 이번 전시는 JTV 전주방송이 주관하고 방송문화진흥회, 한국음악실연자협회가 공동 주최한다. 기획을 맡은 송의성 PD는 “우리 음악이 언제부터 영미권 팝만큼 세련돼졌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김명곤 시대에서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시는 김명곤의 악보 87권을 모은 ‘선율의 숲’을 비롯해, 미공개 사진과 음성, 복원된 영상 등 다양한 자료를 통해 그의 예술혼과 음악적 유산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또 지난해 방송문화진흥회 지원작으로 호평받은 JTV 다큐멘터리 ‘슈퍼노바 김명곤의 사운드 혁명’의 확장판 ‘팝업 다큐멘터리’가 상영되며, 김형석·윤일상·구창모·배수연 등 동시대 음악인들이 참여하는 릴레이 토크도 진행된다. 이어 김명곤의 미공개 음악 5곡과 희귀 음원을 들을 수 있는 청음회가 열려 관객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김명곤은 음악인의 권익 향상을 위해 한국대중음악작가연대 대표로도 활동하며 선한 영향력을 펼쳤다. 송 PD는 “김명곤은 예술가이자 연대의 사람으로, 한국 음악 산업의 품격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전시는 이후 전북 지역으로 확대될 예정이며, 지역 출신 김철규 작가가 헌정 작품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전북을 담다, 세상을 잇다’라는 새로운 슬로건 아래 JTV 전주방송이 추진하는 지속가능한 콘텐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한국 K-POP의 뿌리를 되돌아보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전망이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5.10.28 17:23

명인들이 빚은 즉흥의 미학, 시나위의 본령이 살아나다

쌀쌀한 가을밤, 즉흥의 예술, 시나위가 명인들의 손끝에서 다시 살아났다. 음과 음 사이를 스치는 바람은 차가웠지만, 그 위로 흐르는 선율은 따뜻했다. ‘2025 전북무형유산축전–화락연희’의 한 장면, ‘명인전–명인명찬시나위’가 지난 25일 관객의 숨결 속에서 펼쳐졌다. 악보도, 리허설도 없는 즉흥의 무대였지만 그 안에는 수십 년을 한 길로 걸어온 명인들의 호흡과 감각이 고스란히 깃들어 있었다. 그 밤, 시나위의 본령이 그 자리에서 되살아났다. 무대의 문은 김영자 국가무형유산 판소리(심청가) 보유자의 소리로 열렸다. ‘심봉사 눈뜨는 대목’의 한 자락이 울려 퍼지자, 어둠 속의 객석은 숨을 고르듯 조용해졌다. 곧이어 대금의 숨결, 가야금의 여운, 아쟁의 깊은 선율이 차례로 이어졌다. 김일구(가야금), 이생강(대금), 박대성(아쟁), 김무길(거문고), 김청만(장구) 등 한국 전통음악사의 거장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여기에 김성아(해금)와 김태영(징)이 더해지며 즉흥의 앙상블은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 서양의 재즈처럼, 시나위는 악보보다 눈빛이 먼저 말을 건네는 음악이다. 연습 없이 단 한 번의 흐름으로 이어지는 이 무대는 명인들의 평생이 응축된 순간이었다. 각자의 멋이 모여 하나의 호흡으로 엮이는 찰나, 관객들은 전통음악의 ‘자유’가 얼마나 치밀하고 정교한가를 실감했다. 공연을 앞두고 만난 다섯 명의 명인들은 한결같이 “이 무대는 단순한 음악이 아니라, 삶의 자리”라고 입을 모았다. 박대성 아쟁산조 보유자는 “이렇게 전통명인들이 한 무대에 서는 건 수십 년 만이다. 시나위는 제게 신앙과도 같다. 오늘은 그 자체로 영광이다”고 말했다. 김일구 판소리 적벽가 보유자는 “시나위는 물처럼 흘러야 한다. 요즘은 악보에 갇힌 시나위가 많아 안타깝다. 눈빛 한 번, 손끝의 떨림 하나로 이어지는 즉흥의 세계가 진짜 시나위의 맛”이라고 했다. 이생강 대금산조 보유자는 “서양 음악가들이 시나위를 들으면 늘 놀란다. 제멋대로인 듯하지만 결국 하나의 덩어리로 어우러지기 때문이다. 그 깊이는 세월이 쌓인 마음에서 나온다”라고 덧붙였다. 김무길 거문고산조 전승교육사는 “시나위는 남도의 말맛과 닮았다. 약속하지 않아도 통하는 것, 그것이 세월의 힘이자, 이 음악이 세계에 자랑할 만한 이유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청만 판소리 고법 보유자는 “요즘 세대의 음악이 나쁘다는 게 아니다. 다만 우리는 ‘놓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는 세대’였다. 시나위는 그런 여백의 미를 품은 음악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공연 전,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을 맞이하는 명인들의 목소리에는 설렘과 기대가 뒤섞여 있었지만, 그들의 말끝에는 “우리가 떠나면 이런 즉흥의 감각을 이어갈 세대가 얼마나 남을까” 등과 같은 예술적 자부심만큼이나 전통의 맥이 끊길지 모른다는 염려도 스며 있었다. 하지만 이날의 시나위는 그런 걱정을 잠시 잊게 할 만큼 뜨거웠다. 서로의 숨소리와 시선이 곧 악보였고, 세월의 깊이가 빚어낸 감정이 무대를 가득 채웠다. 즉흥의 예술, 시나위는 한순간에 피어났다 사라지지만, 그 여운은 길게 남는다. 이날 전주 중정 특설무대의 공기 속에는 세월을 관통한 명인들의 숨결과 서로를 향한 존중, 그리고 전통이 품은 미래가 함께 깃들어 있었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5.10.26 19:49

한 달간 펼쳐진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26일 폐막

‘고요 속의 울림(靜中動)’을 주제로 한 달간 열린 제15회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가 26일 막을 내린다. 올해 비엔날레에는 전 세계 50개국 3109점의 작품이 전시됐다. 이는 2023년 40개국, 2407점 전시 대비 30%(10개국 702점)가 증가한 수치다. 꾸준한 해외작가 발굴과 주한 외교사절의 적극적인 참여가 결실을 맺은 성과라는 평가다. 올해 비엔날레는 한글서예 국가무형문화유산 지정을 기념하고 2030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추진을 목표로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한글서예’ 중심의 작품들로 구성됐다. 특히 청년작가들의 실험적 시도를 지원하는 ‘K-SEOYE ART’ 전시와 천명의 종교인이 참여해 서예를 통해 종교 간 화합의 메시지를 전한 ‘서예로 만나는 경전(千人千經)’등 18개의 시대 흐름을 반영한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도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홍보버스킹 부대행사와 체험프로그램도 운영해 약 10만 여명이 비엔날레 전시장을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송하진 조직위원장은 “올해 행사는 한글서예의 세계화를 위한 의미 있는 도약이었다”며 “한국 서예가 전통의 기반 위에 현대적 융합으로 다양하게 쓰여지고 보여질 수 있도록 많은 관심 부탁한다”고 밝혔다. 제16회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는 2027년 4월 준공 예정인 세계서예비엔날레관에서 열린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5.10.26 08:58

제의적 행위를 예술적 제의로 확장하다…강용면 개인전 '계반삽시(啓飯插匙)'

한국 전통의 미를 재해석하며 고유의 입체조형과 설치 작업세계를 구축해 온 조각가 강용면이 둥근 밥그릇과 밥덩이를 형상화해 선보인다. 작가의 작업 중심에는 ‘예(禮)’와 ‘법도(法度)’가 있다. 유교적 삶의 규범 속에서 체득한 것을 예술의 근간으로 삼기 때문이다. 옛 것을 익혀 새로움을 안다는 공자의 가르침을 현대 조형언어로 풀어내 더욱 신선한 자극을 선사한다. 전북도립미술관 서울분관에서 ‘계반삽시(啓飯插匙)’를 주제로 열리는 강용면 개인전에는 작가의 대표 연작 ‘온고지신’ 시리즈 신작을 만날 수 있다. 신작 ‘온고지신 고봉밥’은 브론즈와 나무, 채색된 그릇으로 구성된 대형 설치로 밥상을 형상화했다. 둥근 산처럼 소복하게 담긴 밥공기는 공양(供養)의 의미와 한국적 풍요의 상징을 드러낸다. 또 다른 작품 ‘온고지신-깻잎’은 어머니가 평생 지어온 깻잎 농사에서 비롯된 작품이다. 소박한 일상의 정성과 생태적 순환의 미학을 시각화했다. 작가의 대표 연작 ‘온고지신’ 시리즈는 사유의 시각화로 전통적인 밥그릇과 제의적 상징물을 현대적 재료와 색채로 재구성해 한국미의 조형성과 정신성을 탐구한다. 우리 역사에서 궁핍한 민중들에게 소중했던 밥이자, 어머니들이 가족들의 안녕을 기원하며 곱게 떠놓았던 밥을 현 시대에 필요한 의미로 되돌아보게 한다. 전시 ‘계반삽시’는 그 연장선에서 ‘밥뚜껑을 열고 수저를 꽂는다’는 제의적 행위를 예술적 제의로 확장하는 작업이다. 작가는 이를 사라져 가는 전통과 관계를 깨우는 행위로 해석하며 밥공기·숟가락·그릇을 매개로 삶과 죽음, 과거와 현재를 잇는 공간을 구축했다. 강 작가는 “예술은 가장 정신적인 행위이며 역사의 전통이라는 토양 속에서 훌륭한 예술작품이 탄생한다”라고 밝혔다. 작가의 작업은 단순한 전통의 재현이 아닌 전통을 ‘살아 있는 언어’로 되살리는 실험인 것이다. 전시는 11월 2일까지 진행되면 월요일은 휴관한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5.10.23 17:33

호남오페라단 창단 40주년 기념 무대 연다…베르디 오페라 ‘운명의 힘‘ 공연

사람이 마흔의 나이를 맞으면 세상사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고 한다. 이를 일컬어 ‘불혹(不惑)’이라 한다. 1986년 창단 이래 오페라를 통한 한국음악의 세계화와 지역문화 진흥에 힘써온 ㈔호남오페라단이 올해 불혹의 나이에 이르렀다. 지난 40년의 세월 동안 지역 무대의 뿌리를 지켜온 단체는 올가을, 창단 4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공연으로 도민과 만난다. ㈔호남오페라단은 다음 달 14일 오후 7시와 15일 오후 3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베르디의 대작 오페라 ‘운명의 힘’(La Forza del Destino) 을 선보인다. 이번 무대는 창단 40주년 기념공연이자 제54회 정기공연으로, ‘3대 베르디 오페라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한다. 창단 이후 40년 동안 도내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오페라의 뿌리를 다져온 민간 단체인, 호남오페라단은 이번 무대를 통해 ‘오페라 본연의 힘’과 ‘예술의 지속성’을 관객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조장남 ㈔호남오페라단 단장은 “‘운명의 힘’은 인간과 신, 그리고 운명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라며 “40년의 역사를 딛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상징적인 무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베르디의 ‘운명의 힘’은 사랑과 복수, 구원이라는 고전적 주제를 장대한 음악 속에 담아낸 걸작으로, 1862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초연된 뒤 1869년 이탈리아 라 스칼라 극장에서 개정판이 선보이며 세계 오페라사의 명작으로 자리매김했다. ‘리골레토’, ‘일 트로바토레’와 함께 베르디 3대 오페라로 꼽히며, 인간의 고뇌와 신의 섭리를 함께 응시하는 서사로 평가받는다. 이번 공연에는 국내외 주요 무대에서 활약 중인 성악가들이 대거 출연한다. 14일 공연에서는 소프라노 김라희(도나 레오노라), 테너 박성규(돈 알바로), 바리톤 한명원(돈 카를로), 베이스 이대범(칼라트라바 후작·콰르디아노)이 출연한다. 15일 공연에는 소프라노 임경아, 테너 이재식, 바리톤 조지훈, 베이스 이대혁 등 지역 기반 성악가들이 무대에 오른다. 지휘는 세계적인 오페라 전문지휘자 클라우디오 마리아 미켈리가 맡는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함께하며 음악적 완성도를 높인다. 전주시립교향악단과 시립합창단, 강명선 현대무용단이 협연해 무대의 장엄함을 더한다. ‘운명의 힘’은 주인공 레오노라, 알바로, 카를로 세 인물이 신의 뜻과 인간의 선택 사이에서 갈등하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장엄한 합창과 극적인 아리아, 웅대한 오케스트레이션이 어우러지며 베르디 특유의 서사적 긴장감을 완성한다. 대표 아리아 ‘신이시여, 평화를 주소서(Pace, pace mio Dio)’ 는 절망 속에서도 구원을 향한 인간의 간절함을 표현한다. 이번 공연을 끝으로 지난 3년간 이어온 ‘베르디 3대 오페라 시리즈’를 마무리하는 호남오페라단의 조 단장은 “40년 동안 지역 오페라의 한 축을 지켜온 단체로서, 도민들에게 수준 높은 정통 오페라를 선물하고자 준비했다”며 “앞으로도 지역 문화예술의 중심으로 자리할 것”이라고 전했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5.10.23 17:32

"산책하듯 편안하게"…강경찬, '산책' 개인전

순백의 전시장에 걸린 작품들이 총천연색을 띠며 반짝인다. 사계절이 담긴 알록달록한 풍경과 평온한 시간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빨강, 파랑, 노랑 등의 색으로 채워진 말랑말랑한 나무와 동화에 나올 법한 아담한 집 등 군데군데 현실과 다른 상상의 순간들이 발견된다. 일상에서 찾은 소소한 풍경을 화폭에 담아낸 강경찬 개인전 '산책'이 29일까지 우진문화공간 갤러리에서 열린다. 평생을 치과의사로 살아온 강경찬(64)씨는 전업 작가는 아니다. 대학시절부터 자신의 마음속에 떠다니는 생각들을 캔버스에 옮겨 그렸다. 각박한 일상이었지만 그림을 그리며 자유를 느낀 강 씨는 연필 스케치부터 유화, 조소, 조각까지 다양한 재료를 이용해 작품을 완성했다. 그렇게 수십 년간 차곡차곡 쌓아간 작품 70여점을 첫 전시회에서 선보인다. ‘산책’이라는 전시 제목처럼 강 씨는 특정한 주제나 형식에 얽매이지 않았다. 일상의 풍경과 마음을 천천히 따라갔고 자연스럽게 스며든 감정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지난 22일 전시회장에서 만난 강 씨는 “산책은 아무런 목적 없이 걷는 행위이다. 이상하게 산책 후에는 행복감과 고요함이 찾아 온다”며 “익숙하지 않은 붓질, 충분히 훈련되지 않은 눈과 마음이었지만 이 작은 전시가 관람하는 분들에게는 잠시 산책하듯 가볍고 편안한 마음으로 머물 수 있는 시간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5.10.23 17:30

섬진강의 가을, 시와 음악으로 물들다

‘봄볕은 며느리를 쬐이고 가을볕은 딸을 쬐인다’는 옛말처럼, 선선한 가을볕이 살갗을 어루만지는 계절이다. 겨울의 문턱이 다가오는 짧은 가을, 일상의 스트레스를 잠시 내려놓고 낭만과 감성으로 물드는 음악회가 열린다. 섬진강 시인 김용택과 예술인들이 함께하는 ‘김용택 시인과 함께하는 섬진강 음악회’가 오는 25일 오후 3시, 임실군 덕치면 강변사리캠핑장에서 펼쳐진다. 이번 음악회는 김용택 시인의 문학세계를 대중과 나누고, 섬진강의 아름다운 자연과 농촌의 정서를 음악으로 느낄 수 있도록 기획됐다. 무대에는 25현 가야금과 기타, 해금 연주자들로 구성된 실내악단 ‘써니 앙상블’이 오른다. 이들은 ‘바람의 초대’, ‘보헤미안’, ‘마이웨이’, ‘세상에서 아름다운 것들’ 등 세 악기의 독특한 음색을 살린 연주로 관객에게 깊은 울림과 힐링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어 한국 대표 혼성 5인조 아카펠라 그룹 ‘제니스’가 가을 감성을 담은 무대를 꾸민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미녀와 야수 OST, 볼빨간사춘기의 ‘여행’, ‘가을 아침’, ‘가을이 오면’, ‘너의 의미’ 등 가을 메들리와 함께, 김용택 시인의 시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우리 아빠 시골 갔다 오시면’을 가사로 한 포크송도 선보인다. ‘제니스’는 2015년 오스트리아 그라츠 국제아카펠라대회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실력파 팀으로, 시인의 서정적인 언어를 감미로운 하모니로 들려줄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임실군이 주최하고 사단법인 마당이 주관하며, 사전 신청 없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공연 관련 문의는 사회적기업 마당 기획운영팀(063-273-4823)으로 하면 된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5.10.23 17:30

버려진 산업유산, 디지털 예술로 다시 태어나다⋯황등석산 ‘달콤한 변신’

익산 황등석산이 문화와 예술의 감각으로 되살아났다. 한때 채석장이던 공간이 애니메이션과 디저트를 결합한 체험형 예술 콘텐츠로 재탄생해 지역 산업유산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산업의 흔적이 남은 거친 석산이 디지털 기술과 창의적 상상력 속에서 아이들의 놀이공간으로 변신한 것. 토스트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는 오는 25~26일 열리는 ‘2025 돌돌잔치’에서 황등석산을 배경으로 한 체험형 애니메이션 콘텐츠 ‘황등크래프트’를 선보인다. 이번 프로젝트는 (재)전북콘텐츠융합진흥원이 주관하는 ‘신기술 활용 지역 현안 해결 콘텐츠 개발·제작 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제작됐다. 황등석산은 한때 익산을 대표하던 석재 산업의 중심지였으나 산업 침체로 기능이 줄어들면서 도시의 폐허처럼 남은 공간이었다. 익산시는 이곳을 문화예술, 관광, 산업자원으로 개발하는 장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토스트는 그 과정에서 ‘문화적 감성’을 불어넣는 역할을 맡았다. 그 결과 ‘황등크래프트’는 산업유산의 이미지를 디저트라는 달콤한 소재와 결합해 부드럽게 재해석한 체험형 콘텐츠로, 가족단위 관람객들이 오감을 통해 즐길 수 있게 마련됐다. 실제 프로그램은 △이동형 테이블 맵핑 애니메이션 관람 △크럼블즈 캐릭터 쿠키 컵케이크 만들기 △삽 모양 스푼으로 즐기는 시식 타임 △한정판 타투스티커 증정 및 포토존 운영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콘텐츠에 공간 제약 없이 실시간 상호작용이 가능한 ‘이동형 레이더(프로젝션) 맵핑 시스템’을 적용해 몰입감을 높였다. 대형 공연장이나 건물 외벽에서만 볼 수 있던 프로젝션 매핑 기술을 소형화해 이동 가능하게 만든 것으로, 향후 학교·유치원·체험관·박물관 등 다양한 공간으로의 확장도 계획하고 있다. 장인복 토스트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대표는 “황등석산을 단순한 산업유산이 아니라, 아이들의 감성과 예술적 상상력이 자라나는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키고자 했다”며 “가족이 함께 즐기며 지역의 자연을 새롭게 경험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애니메이션 제작사로서 현장형 콘텐츠를 직접 운영하는 것은 첫 시도라 시행착오도 많지만, 이 과정이 지역 문화산업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스트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는 지역을 거점으로 활동하지만, 전국 각지에서 모인 청년 인재들이 함께하고 있다. 대표는 “전북은 애니메이션 산업 기반이 아직 약한 지역이지만, 이번 사업을 통해 ‘우리 지역에서도 충분히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다”며 “앞으로는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는 인재들을 지역에서 품을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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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현아
  • 2025.10.21 17:49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