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2-08-12 12:09 (Fri)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chevron_right 문학·출판

제28회 열린시문학상에 김은유 시인

열린시문학상 운영위원회(위원장 이재숙)가 주최하는 제28회 열린시문학상에 김은유(62) 시인이 선정됐다. 시상식은 오는 25일 오전 11시 노송동 천사마을 희망문화센터 4층. 상패와 함께 창작 지원금 100만 원을 수여한다. 열린시문학상은 1989년 열린시문학회 창립 이후 32년째 이어오고 있는 상이다. 전북 지역 최초로 시 창작교실을 개설하고 시상을 이어왔다. 열린시문학회 회원 중에서 수상자를 선정한다. 올해는 유대준 전주문인협회장, 서영숙 전 무주문인협회장, 구윤상 열린시문학회장이 심사위원으로 나섰다. 유대준 전주문인협회장은 "김은유 시인의 시집 <화려한 탱고>에서 보여 주는 시 세계는 삶의 소소함에서 창출되는 아름다움과 겸손, 긍정적 미학이 돋보인다"며 "그의 꾸준하게 정진하는 시작 태도와 문인, 문학행사에서 보여 주는 헌신적인 배려와 적극적인 봉사의 태도는 늘 칭찬받아 왔다"고 평가했다. 김 시인은 2004년 '월간문학' 11월호로 등단했다. 전주시인협회 편집위원, 샘문학동인 총무 등으로 활동했다. 제1회 국제해운문학상 본상을 수상했다. 현재 전북문인협회, 전북시인협회, 전주문인협회, 표현문학회, 국제펜문학회, 열린시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8.11 16:29

영혼을 맑게 해 주는 안영 작가의 '만남, 그 신비'

1968년 '현대문학' 1월 호에 <가을, 그리고 산사>라는 글이 발표됐다. 이후 독자들은 저자 자신의 오랜 소망과 주인공 수도승이 어떻게 세상을 헤쳐 나갔을지에 대해 궁금해 후편을 요청했다. 54년 만에 독자들의 소원이 이뤄졌다. 안영 작가는 후편인 <만남, 그 신비>를 출간했다. 이 책은 문학과 신앙을 중심으로 한 저자와 수도승의 이야기를 담았다. 총 7장으로 구성했다. '가을, 그리고 산사', '여수행 밤배', '해후', '새천년을 맞이하여', '무궁무진한 대화', '땅속으로 스며든 물줄기', '피안, 그 아름다운 여정' 등이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맨 앞에 1968년에 발표한 <가을, 그리고 산사>를 실었다. 안 작가는 혼자만 간직하던 주인공 수도승과 영적 도반으로 나눈 편지도 공개했다. 그분의 고매한 인격과 폭넓은 지성, 깊은 영성 등을 독자와 나누고 싶었기 때문이다. 문학과 신앙을 적절하게 섞어 소설로 엮었다. 더할 나위 없이 영혼을 맑게 하고, 가슴 저리도록 아름다운 글의 모음집과도 같다. 그는 시니어(연장자) 세대에게는 옛 경험과 문화를 추억하며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기회를, 디지털 환경에서 스마트폰과 친해 종이책을 멀리하는 젊은 세대에게는 정신적 가치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선물하고자 했다. 안 작가는 "현실적이고 물질적인 가치관이 팽배한 세상을 살고 있지만, 인간은 누구나 순수 지향적인 본성을 가지고 있기에, 연륜을 쌓은 세대나 젊은 세대 모두 잠시 이 책에 머물러 정신적 가치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에 마음을 촉촉이 적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양 출신인 안 작가는 조선대 문학과를 졸업했다. 전남여고, 여수여고, 서울 동일여고, 중앙대 부속여고에서 교사로 일했다. 황순원 문학촌 소나기 마을 촌장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문인협회, 국제펜 한국본부, 한국소설가협회, 한국여성문학인회, 가톨릭문인회 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8.10 17:31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최기우 작가 - 이규태 '한국인의 의식구조'

1960년 소설 「대지」의 작가 펄벅(1892∼1973)이 한국에 왔을 때, 이규태는 그와 여행을 함께했다. 늦가을, 덜컹거리는 차를 타고 시골길을 달렸다. “저거 봐요.” 펄벅이 외쳤다. 지게에 볏단을 짊어진 농부가 볏단을 실은 소달구지를 끌고 있었다. 첩첩산중 장수가 고향인 새내기 기자에게는 새로운 것 없는 풍경이었지만, 펄벅의 흥분은 가시지 않았다. “미국 같으면 지게의 짐도 달구지에 싣고 농부도 올라탔을 거야. 소의 짐마저 덜어주려는 저 마음, 내가 한국에 와서 보고 싶었던 모습이었어.” 한국의 역사와 한국인의 의식을 탐사하고 기록하는 일에 생애를 바친 이규태(1933∼2006)의 ‘한국학 시리즈’는 이렇게 잉태되었고, 소의 짐을 덜어주기 위해 지게에 볏단을 짊어진 농부의 마음은 한국인의 정신과 기상으로 승화되었다. 이규태는 평생 언론인으로 지내면서 120권에 이르는 저서를 냈다. 한국인 마음씨의 원형을 파헤친 『한국인의 의식구조』와 『한국인의 민속 문화』, 『한국인의 샤머니즘』, 『한국인의 밥상 문화』, 『한국인의 정신문화』, 『한국인의 생활문화』 등은 우리에게 한국인이 누구인가를 깨우치며 ‘한국인의 힘’을 느낄 수 있게 해 준 ‘국민필독서’들이다. 저작들의 많은 부분은 1983년 3월 1일부터 2006년 2월 23일까지 24년간 조선일보에 연재한 ‘이규태 코너’에서 비롯됐다. 장장 6,702회. 한국 신문 사상 최장기 연재 기록이다. 그와 전주사범학교 동문인 소설가 최일남은 이 연재물을 “나날의 생활 속에서 불거진 파편 같은 현실에 나름의 줄기를 세우고 가닥을 잡는다.”라고 말했으며, 그의 죽음이 알려지자 많은 이들은 “대한민국의 든든한 박물관 하나가 사라진 것”이라고 애통해했다. 그의 글은 문학작품과 영화로도 태어났다. 1961년 그는 나병 환자의 요양원이 있는 소록도를 취재하고 바다를 메워 ‘천국’을 만들겠다던 그들의 ‘눈물’을 기사로 썼다. 그 기사를 바탕으로 이청준(1939∼2008)이 쓴 소설이 「당신들의 천국」이다. 소설 속 취재기자 ‘이정태’는 이규태였다. 1977년 이리역 폭발사고 당시 ‘정전 암흑 속에 좀도둑도 없었다.’라는 제목의 현장 사설은 국민적인 성원을 끌어냈다. 한국의 ‘씨받이 문화’를 세상에 알린 이도 그다. 1971년 취재한 대리모 할머니의 기사를 바탕으로 쓴 칼럼 「씨받이 부인」(1984년 2월 9일 자)이다. 임권택 감독은 이를 소재로 영화를 만들었고, 배우 강수연(1966∼2022)은 1987년 베니스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어릴 적 종이를 처음 보고 너무 신기해서 그걸 자다가 펴보고 자다가 펴보고 반복했다.”라던 그는 “전주 쪽에 철길이 나서 기차가 다닌다는 말을 듣고 땅바닥에 귀를 대고 소리를 들어보려고 했다.”라면서 고향에서의 추억을 말하곤 했다. 칼럼을 통해 전주를 ‘오두막 기둥에도 붓글씨를 써 붙이고 사는 예향의 수읍(首邑)이요, 먹물 잘 먹기로 옛 중국 천지에까지 소문났던 조선종이의 고장’이라고 표현한 그는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전주전동성당, 전주비빔밥, 콩쥐팥쥐의 고장 완주 등 전북의 이곳저곳을 글에 담았다. 고금의 역사와 동서 문물의 귀재를 직접 만날 수는 없지만, 그의 노고는 글로 남아 한국인의 삶과 의식에 영원히 살아 있다. 최기우 극작가는 2000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소설)로 등단했다. 전북의 역사와 설화, 인물과 언어, 민중의 삶과 유희, 흥과 콘텐츠를 소재로 무대극 집필에 힘을 쏟으며, 희곡집 『상봉』 『춘향꽃이 피었습니다』 『은행나무꽃』 『달릉개』 『뽕뽕뽕 방귀쟁이 뽕함나니』 등을 냈다. 현재 최명희문학관 관장을 맡고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2.08.10 17:31

전북 지주부터 농업 구조까지...전북 근대 농업사의 모든 것

전북대 소순열 명예교수가 전북 근대 농업사의 모든 것을 담은 <전북의 근대 농업사>(전북대학교 출판문화원)를 발간했다. 소 교수가 1996년에 펴낸 <근대 지역 농업사 연구>의 후속편이다. 체계적으로 지역의 근대 농업사를 이해하고자 기획한 연구서다. 전북 지주의 특성부터 일본인 지주와 조선인 소작농과의 관계, 기술의 선진성과 수탈성, 소작쟁의의 항일운동, 전북의 낙후 상황까지 모두 고찰해 글로 풀어냈다. 책은 총 3부, 10장으로 구성했다. 제1부 ‘구조와 전개’에서는 전북 지주제의 구체적인 실상을 다뤘다. 제2부 ‘변화와 성격’에서는 새로운 농업기술 체계의 성격을 규명하고, 농업·농촌의 변화를 파악했다. 제3부 ‘해체와 고착’에서는 해방 후 전북 사회가 어떻게 전개됐는지 검토했다. 이밖에도 일제강점기 지주제의 발달 지역, 기술의 선진 지역인 근대 전북 농업의 구조와 전개 과정 등을 체계화해 담았다. 소 교수는 “이 책은 전북대학교에서 저술 장려 지원사업으로 전문 학술 저서의 출판을 지원함으로써 활발한 학술 활동을 통한 순수학문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기획한 것”이라며 “농업과 문명 등 접합적인 영역을 강조하고, 이의 구체적인 성과로 연구서를 발간했다”고 설명했다. 전주 출신인 그는 전북대 농업경제학과, 서울대 대학원 농업경제학 석사, 일본 교토대학 농업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지역사회학회회장, 한국축산경영학회장, 농업사학회장, 농식품부 자체업무평가위원장, 새만금위원회 공동위원장 등을 맡았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8.10 17:31

"죽기 살기로 버티며 언젠가 우뚝 일어설 당신에게"

전계완 사업가가 340일 이상 일일 1시간 전후의 글쓰기를 통해 세상, 현실, 자신과 대화한 결과물을 묶어 <당신에게 보내는 아침 편지>(지식중심)를 펴냈다. 전 사업가는 매일 같이 자신에게 "어디에서 왔고, 어디에 서 있으며, 앞으로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묻고 대답했다. 이를 글로 풀어쓰는 작업을 했다. 50년 인생에 켜켜이 쌓인 생각, 관점, 태도, 의지, 방향 등을 6행 안팎의 글로 쓴 것이다. 그는 자신에게 일어났던 일을 솔직담백하게 풀어냈다. 과장하지도 않았고, 축소하지도 않았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1년 가까이 매일 아침 글을 쓰면서 교훈을 얻기도 했다. 또 종종 참기 어려운 고통의 날도 있었지만 이럴수록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다시 일어서려는 다짐도 했다. 전 사업가는 독자들에게 차이를 받아들이면서 나와 다른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선물하고 싶었다. 사람마다 처지가 같지 않고 생각이 다르며, 해결의 수단 또한 제각각이라는 사실을 알려 주고자 하는 것이다. 그는 "이기고 지는 문제는 덜 중요하다. 더 소중한 것은 내가 주인공으로서 삶을 개척하며 여럿이 함께 좋은 세상을 만드는 일"이라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죽기 살기로 버티며, 언젠가 우뚝 일어설 당신에게 진심으로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고 전했다. 전 사업가는 신문기자, 칼럼니스트, 정치평론가, 방송 제작가 등으로 활동했다. 지금은 광화문 살롱이라는 베이커리 카페를 비롯한 여러 사업체를 경영하고 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8.10 17:30

문체부, '제3차 정기간행물 진흥 5개년 기본 계획' 발표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보균, 이하 문체부)는 정기간행물을 통해 문화선도국가로 도약하고자 혁신주체 육성, 성장동력 확보, 세계 진출 확대, 문화적 가치 확산 등 4대 전략과 9대 추진과제를 담은 '제3차 정기간행물 진흥 5개년 기본 계획(2022∼2026년)'을 9일 발표했다. 먼저 정기간행물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창업 기업과 전문 인력을 육성한다. 창업 아이디어의 사업화를 통한 수익성과 정기간행물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창업 기업과 기업들의 창업과 성장을 돕는 창업 기획자를 키운다. 이어 기존 정기간행물의 디지털 기술 한계를 극복하고 디지털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 개발, 투자 확대에 나선다. 4차 산업을 기반으로 디지털 정기간행물을 발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해당 콘텐츠를 모아 자료를 보존하고 추후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디지털 자료 보관소(아카이브)를 구축하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문체부는 한류 문화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확대되면서 대한민국 문화 콘텐츠 수출 확대 시장의 규모가 걷잡을 수 없이 확장된다고 판단했다. 이에 국내 정기간행물도 한류 잡지로 자리매김하고 동반 수출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하고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정기간행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고 잡지문화를 대중화하기 위해 잡지협회 주관으로 '잡지 주간(11월 1일 전후 일주일)'을 지정하고 홍보를 강화한다. 독립서점 및 정기간행물과 연계한 강연, 교류 모임 등 다양한 문화 활동도 지원해 활성화한다. 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시의성과 전문성을 동시에 지닌 정기간행물의 문화적·경제적 영향력이 확대될 수 있도록 혁신 투자 생태계 육성과 디지털 투자 확대 등 제반 사항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8.09 16:49

제9회 대한민국 전자출판대상 우수상에 최기우 '들꽃상여'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주최하는 제9회 대한민국 전자출판대상에서 전주문화재단(대표 백옥선)의 오디오북제작지원사업을 통해 출간한 최기우 작가의 오디오북 <들꽃상여>가 우수상을 받았다. 대한민국 전자출판대상은 출판사에게는 멀티 미디어 전자책 출간 장려를, 독자에게는 우수한 전자책을 제공해 디지털 독사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2014년부터 매년 개최되고 있다. 제9회 대한민국 전자출판대상은 최근 17개월간 국내에서 발행해 유통되고 있는 전자책 중 공모에 접수된 128종을 대상으로 심사를 진행했다. 이중 1종(문체부 장관상 및 상금 1000만 원)과 셀프 퍼블리싱, 오디오북 분야를 포함한 우수상 5종(출판진흥원장상 및 상금 300만 원)을 선정했다. 쟁쟁한 경쟁 끝에 최 작가의 오디오북 <들꽃상여>가 우수상을 수상했다. 최 작가의 오디오북 <들꽃상여>는 배우들이 연극을 준비하는 과정과 동학농민혁명 당시의 농민군들 이야기가 교차로 진행된다. 우리 지역의 역사이며, 한국사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동학과 동학농민군의 이야기를 한 편의 목소리극처럼, 라디오 드라마처럼 구현했다. 백옥선 대표는 "전국 문화재단 최초로 지역 작가와 지역 문학작품을 전국 독자에게 소개하기 위해 기획된 오디오북 제작지원사업을 통해 작가들이 인세를 많이 받기를 희망하고 있었다. 오디오북으로 큰 상까지 받게 되니 더없이 기쁘고 자랑스럽다"며 "앞으로 제작될 우리 지역 작가들의 오디오북에 더 심혈을 기울여 큰 성과를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주문화재단이 추진하는 오디오북제작지원사업은 오는 10일 2022년도 선정 작가 9인과 간담회를 갖고, 9월부터 본격적인 오디오북 제작에 돌입한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8.07 16:16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이진숙 작가 - 목경희 '분홍옷 갈아입고 꽃길을 가네'

죽음의 문턱에 서 있는 자에게 우리는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용서해라. 고마웠다. 사랑한다. 잘 가시라? 우리가 그 문턱을 넘어가는 자라면, 지나온 삶에 대한 반성과 용서, 사랑 고백이 필요할 것이다. 나아가 남아 있는 자들에게 행복을 기원해주고 동행했던 지난날들에 감사하며 행복하게 떠난다는 마지막 인사를 할 수 있을까? 답을 찾을 수 있는 책을 만났다. 〚분홍옷 갈아입고 꽃길을 가네〛이다. 이 책은 목경희(어머니)와 박혜신(딸)의 산문집이다. 목경희 작가는 전북춘추(전북일보) 필진으로 활동했고 전북문인협회 상임이사를 연임했으며 여권옹호협회 전북지부장을 하는 등 활동 영역이 넓었다. 박혜신은 국어교사로 활동하다가 일본으로 유학을 다녀온 후 불혹(不惑)을 겨우 지나 세상을 떠났다. 목경희 작가의 고난 극복은 탁월하다. 그녀가 35세 때 초등학교 2학년이었던 둘째 아들을 교통사고로 잃었다. 그녀는 자신이 절망의 늪으로 빠져들지 못하도록 수예를 배우며 지혜롭게 고통을 극복하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회갑을 갓 넘은 나이에 의지하고 아끼던 딸을 또 먼저 보내게 된다. 젊은 딸을 보낸 후 기도조차 할 수 없었던 그 자리에서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 죄임을 알았기에 몸부림을 치며 암울한 동굴에 불을 켰다. 4년만에 이 책을 출간한 것이다. 이것은 딸을 보내주는 의식의 일환이지 않았을까? 박혜신은 위암 수술을 하고 항암조차 할 수 없을 만큼 체력이 약했다. 너무나 고통스러워 삶을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불쑥불쑥 올라오기도 했지만 자신을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 병마를 이겨내려고 노력했다. 친지들에게 남긴 편지에서 “죽음 앞에서 가장 절실했던 건 ‘시간의 가치’였다는 것.”과 “사랑을 잃으면 삶 전체를 잃게 되는 것이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사랑의 가치를 깨닫고 실천하려 애를 쓴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죽음이 가까이 왔음을 느꼈을 때 “어머니의 사랑의 목소리가 죽음 저편까지도 따라올 것 같아 외롭지도 않고 두렵지도 않다”고 고백한다. 이처럼 죽음을 독대했을 때조차도 평안으로 삶을 정리하는 모습이 일기와 편지에 가득하다. 특히 그녀가 떠나기 3일 전까지 기원을 모아 쓴 딸을 향한 편지는 두 딸들이 엄마의 사랑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는 지침서가 되었을 것이다. 목경희 수필가, 그리고 그녀의 고명딸 박혜신 선생님. 그녀들의 뒷모습은 아름다웠다. 우리에게 사랑할 수 있는 날들이 얼마나 남아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언젠가는 삶에 마침표를 찍을 것이다. 그때 가까운 이들에게서 ‘잘 살았다’ 평가를 받을 수 있다면 그 죽음은 축복이지 않을까? 생의 끝자락이 아름다운 뒷모습이기를 원하는 그대에게 이 책을 권한다. 이진숙 수필가는 전직 고교 국어교사로, 2019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수필 부문에 당선됐다. 2010년부터 최명희문학관에서 혼불 완독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2.08.03 17:32

1세대 인권 변호사 한승헌 선생이 남긴 선물

'1세대 인권 변호사'라 불리는 한승헌 변호사가 병석에 눕기 전까지 준비하던 책이 있다. 편집까지 마치고 출간만을 남겨 놓은 상태에서 별세했다. 한승헌 변호사가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책 이름은 <한승헌 변호사의 유머>(이지출판). 한승헌 변호사의 지인과 유족은 고민 끝에 출판을 결정했다. 그의 정성스러운 손길이 닿은 마지막 작업을 중단할 수 없었다. 책 속 '책을 펴내며'라는 간행사까지 쓴 책이기에 묻어 두는 것은 아쉽다고 판단해서다. 또 그의 삶을 다시금 알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치열하고 삭막했던 인권 투쟁을 하면서도 유머를 잃지 않았던 사람 중 하나다. 마지막으로는 한승헌 변호사가 늘 관심과 애정을 쏟은 주제가 '유머'기 때문이다. 많은 고민 끝에 세상에 나온 이 책은 일종의 한승헌 변호사 유머집이다. '하하호호' 웃음이 나오는 유머보다는 '피식' 웃음이 나오는 유머에 가깝다. 앉은 자리에서 마음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이유다. 그 상황을 이해하고, 머릿속으로 그려야 웃을 수 있어서다. 우스갯소리가 아닌 한승헌 변호사의 삶 속에서 배어 나온 실제 상황을 토대로 해서 현장감도 느껴지고, 두 배로 재미있다. 웃음과 동시에 여운도 남는다. 마냥 웃긴 내용도 있지만, 씁쓸하고 우울한 시대상을 담은 뼈 있는 유머도 다수다. 재미와 감동, 한승헌 변호사의 삶까지 세 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다. 한승헌 변호사는 '책을 펴내며'를 통해 "우리를 공포로 몰아가는 코로나19 사태, 어려운 경제상황, 안보 문제, 대내외적으로 겪고 있는 여러 과제들이 우리 삶을 짓누르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도 독자 여러분의 삶 속에 나의 유머가 웃음과 위로, 마음의 여유, 달관, 통찰과 함께 고난 극복에 작으나마 힘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전했다. 그는 진안 출신으로 전주고등학교와 전북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1957년 고등고시 사법과(8회)에 합격한 뒤 법무관을 거쳐 1960년 법무부·서울지검 검사로 법조계에 입문했다. 지난 4월 20일 88세를 일기로 작고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8.03 17:32

"낙서처럼 써 내려간 인생의 순간들"

고광휘 작가가 '지난 시절의 소소한 일상과 추억에 대한 따듯한 찬가'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에세이 <두들링>(인생산책)을 펴냈다. 책 제목을 '두들링'으로 설정한 것은 아내 때문이다. 아내에게 책 제목에 대한 의견을 묻기 전까지 책 제목은 <하루하루 배우자>, 아내의 제안에 따라 <두들링>이 됐다. 이 책은 에세이로, 직설적 주장보다 끄적끄적한 글에서 배움을 얻는 책에 가깝고, 그것이 독자의 몫이라는 생각에 제안에 찬성했다. 이 책은 고 작가의 다양한 경험, 배움, 도전에 관한 키워드를 중심으로 치열하게 행동했던 경험을 묶은 책이다. 책은 총 8장으로 구성했다. 1장은 고 작가의 어렸을 때 이야기가 담긴 '소중한 경험', 2장은 청소년기가 담긴 '변화와 성장', 3장은 도서관과 책의 의미 등 재미난 에피소드가 담긴 '세상이 책속에', 4장은 공장에 여러 차례 다닌 경험이 담긴 '몸 쓰는 일', 5장은 아내와 영국에서 함께 공부했던 일화가 담긴 '영국에서 살아보기', 6장은 '열린 배움', 7장은 '경상도에서 살아보기', 8장은 '여섯 번째 도전'이다. 고 작가는 과거를 돌아보며 당당하게 인생 이야기도 들려준다. 그는 1장부터 8장까지 "내 인생은 특별하게 대단하지 않다. 그저 하나의 끄적이는 낙서처럼 살아왔다"고 말한다. 같은 삶을 살아온, 살고 있는, 이미 산 사람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던진다. 그는 "틈틈이 끄적거리는 것을 좋아해 좋은 글을 쓰고 싶은 욕망으로 책을 썼다"며 "내 삶 전반부의 경험과 배움에 관한 글이 단 한 사람에게라도 조그만 도움이 된다면 큰 기쁨으로 여길 것"이라고 말했다. 고창 출신인 고 작가는 전주교대를 졸업하고 포항에서 초등학생들과 놀고, 가르치고, 공부하며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방통대, 서울대 행정대학원, 영국 버밍엄대 교육대학원에서 교육과 행정을 공부했다. 이후 전북교육청 행정국장, 전주교육문화회관 관장 등으로 지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8.03 17:32

시집 곳곳 어머니 사랑하는 마음과 농사꾼 마음 '가득'

박형진 시인이 슴슴한(심심한) 메밀묵 같은 것들, 나지막한 싸리울 바자 같은 것들을 모아 시집 <내 왼쪽 가슴속의 밭>(천년의시작)을 출간했다. 박 시인은 대한민국 문단에서도 희귀한 존재로 꼽힌다. 아무리 좋은 글을 써도 잘난 체하지 않고, 유식한 티도 안 내서다. 그는 담담하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풀어낸다. 박 시인의 주변 사람들은 그의 ‘담담함’을 당당함으로 읽는다. 그는 지팡이를 짚고 사과밭에서 일하고 경운기를 운전한다. 농사짓는 것이 즐겁고, 그 안에서 글의 소재를 얻는 것도 즐겁다. 몸이 힘들지만 농사와 글 쓰기를 놓을 수 없는 이유다. 이 때문인지 시집에는 농사꾼의 마음이 가득하다. 시집 곳곳에 정겨운 시골 풍경이 심어져 있다. 또 어머니를 사랑하고, 어머니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어릴 적 어머니의 모습을 그리워하고, 어머니의 발자국을 따라 걸어본다. 어렸을 때는 몰랐지만 다 커서야 알게 된 어머니의 마음을 꾹꾹 눌러 담아 시를 완성했다. 해설을 맡은 유용주 시인은 "이번 시집은 크게 보아 어머니 마음과 농사꾼 마음"이라며 "밑지는 장사지만 계속한다는 데 이유가 있다. 손해 이익 안 따지는 것이다. 어머니는 그렇다 치고, 농사는 지으면 지을수록 밑지는 장사다. 그 마음을 헤아려 보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박 시인은 "사는 것이 늘 안갯속에 갇혀 있는 듯 불안하고 답답하다. 무엇에 기대거나 관습에 복종하지 않을수록 더 그렇다"며 "시는 어쩌면 이러한 관계의 중력을 거스르려는 데서 생기는 안개나 가스, 때론 돌멩이였다가 그것들이 뭉쳐진 또 하나의 행성인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8.03 17:32

전북시인협회 "종이가 바꾼 세상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전북시인협회(회장 김현조)는 오는 6일 전주 신산업융복합 지식산업센터에서 지역교류 세미나를 연다. 전북시인협회와 충북시인협회의 교류 사업의 일환이다. 세미나 주제는 인류문명을 기록한 종이길과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 직지심체요절(직지심경)이다. 전북 지역에서는 김현조 인류문화사학자, 충북 지역에서는 직지바로알기운동본부 이양우 본부장이 발제자로 나선다. 김현조 인류문화사학자는 종이가 인류 문명에 끼친 영향력과 종이와 관련된 인물, 사회변화 등에 대한 인문학적 관점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전주 한지의 우수성과 한지의 역사에 대해 다양하게 재조명한다. 직지바로알기운동본부 이양우 본부장은 세계 최초 금속활자인 직지심체요절(직지심경)에 대해 말하고 인쇄문화의 중요성에 대해 다양한 시각으로 발표한다. 직지심체요절(직지심경)은 유네스코가 세계 최초의 금속 활자본으로 공인했으며, 2001년에 유네스코 세계기록 유산으로 지정됐다. 김현조 회장은 “인류 문명사에서 가장 영향을 끼친 것은 종이”라면서 “우리는 전주 한지를 자랑하고 있을 때도 종이는 지구를 달렸으며, 종이가 달린 길마다 인류가 깨어났다. 종이가 달려간 길, 종이가 바꾼 세상 속으로 도민 여러분을 초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전북시인협회는 오는 6일까지 전주 신산업융복합 지식산업센터에서 시화전도 연다. 시화전의 주제는 ‘전북시인협회 26인의 시시한 시화전’이다. 시화전에는 전북 시인협회 현역 시인 26명과 우리 지역에서 활동하는 유명 화가들이 참여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8.01 16:12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장은영 작가 - 한정영 '히라도의 눈물'

살다보면 ‘운명의 수레바퀴’에 치여 막다른 길에 서게 되는 때가 있다. 생각지도 못했던 암초에 걸린 배가, 절대 절명의 위기 앞에서 나아갈 수도, 물러설 수도 없어 헤매는 것처럼 말이다. 『히라도의 눈물』은 1592년 임진왜란 당시 일본 ‘히라도’로 끌려간 도공의 아들 세후의 이야기이다. 전쟁이라는 거대한 운명에 휘말려 일본 땅에서 살아가야 했던 세후가 부딪혀야하는 현실은 참혹했다. 도공인 아버지는 끊임없이 조선으로 돌아가려하지만 세후는 일본인 엄마를 두고 조선으로 돌아갈 수 없다. 다마쿠라 장군에게 잡혀가 갖은 고문으로 죽음의 문턱까지 가면서도 일본에게 보복하려는 ‘왜벌단’을 돕고, 백자 만드는 흙을 발견했으면서도 ‘왜놈들의 것이 될 그릇을 빚지 않겠다.’는 아버지를 이해할 수 없다. 세후는 ‘반쪽 왜놈’이라고 놀림 받고, 또래 아이들한테 두들겨 맞으면서, 도공이 되기를 거부하고 사무라이가 되겠다고 결심한다. 하지만 자신이 조선에서 태어났고, 채 한 살도 되지 않았을 때 일본에 끌려왔으며, 친엄마가 일본군에 의해 바다에 던져졌다는 진실을 알게 되면서 혼란에 빠진다. 그런 세후에게 아버지는 “그릇을 빚어야 우리가 살 수 있다.”, “내가 말하지 않았느냐? 넌 타고난 사기장이다. 어쩌면 나보다 더!”라는 말을 반복한다. 세후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도자기를 만들면서 비로소 ‘그릇이 아버지의 생명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사기장은 그저 그릇을 만드는 게 아니라 물과 흙과 나무와 불로 조선을 빚는다.’는 아버지의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결국 세후는 히라도에 내동댕이쳐진 운명의 수레바퀴를 자신의 의지로 돌려놓으며 아버지를 대신해 바다 건너 ‘오란다’로 향한다. 작가는 사무라이가 되고 싶었던 세후가 아버지와 히라도에 살고 있는 조선인들을 구하려고, 도공이 되어 바다를 건너기로 결심하는 과정을 통해, 세후의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세후가 서양오랑캐가 득실거리는 ‘오란다’로 떠난 것처럼 살아가는 일은 결국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정답은 알 수 없고 미래는 불투명하지만 새로운 꿈을 꾸고 그것을 현실로 만들어가는 것이 우리의 몫이라는 것을 『히라도의 눈물』을 통해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장은영 동화작가는 2009년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통일 동화 공모전에서 수상했다. 그동안 펴낸 책 7권 중 <책 깎는 소년>, <으랏차차 조선실록수호대>는 전주의 책으로 선정됐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2.07.27 17:44

제자가 바라본 스승의 삶..."소박하고 고귀한 의사 주보선"

"중국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의사가 되어 한국에 온 의사 주보선, 모든 것을 내려놓고 삶을 통해 그리스도를 전한 그를 기억하며 기록하다." 김민철 내과 전문의가 스승인 의사 주보선의 삶을 기록한 <아무것도 남기지 않고 모든 것을 남긴 의사 주보선>(IVP)을 출간했다. 주 씨는 1967년부터 1988년까지 예수병원 순환기내과 과장으로 선교의 삶을 살았다. 그는 생전에 업적이 될 만한 프로젝트를 수행하거나 건물도 짓지 않았다. 그는 유명하지는 않았지만 탁월한 전문가로 헌신한 소박하고 고귀한 사람이었다. 평범한 일상의 삶을 살 듯 선교자이자 의사로서의 삶을 산 주 씨의 삶을 기록하기 위해서 김 씨를 비롯해 제자 열 명이 용기 냈다. 주 씨의 아내로부터 자녀를 위해 직접 쓴 자서전 파일을 받았다. 이후 자녀, 주 씨의 제자, 주 씨를 기억할 만한 여러 사람에게 질문을 만들어 보내기도 하고, 직접 만나 이야기도 나눴다. 이렇게 조각조각 모은 이야기를 퍼즐 맞추듯 정리했다. 하나하나 모은 자료와 일화를 어떻게 소제목으로 묶어야 할지 고민에 빠져 있던 중 안타깝게도 주 씨의 아내가 교통사고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사망 소식을 듣고, 3년이 지나서야 초벌 번역과 초고가 완성됐다. 김 씨의 기억과 여러 사람의 기억 등을 통해 나온 이야기가 한 권의 책이 된 것이다. 이 책의 1부에는 주 씨의 자서전인 '나의 인생 이야기'를 번역했다. 2∼5부에는 주 씨의 삶을 소제목으로 묶어 서술했다. 김 씨는 "이 책이 출간됨으로써, 제대로 평가되지 않고 기록마저 남지 않을 뻔했던 의사 주보선의 삶이 한국 의료선교 역사에서 '삶으로서의 선교'를 앞서 보여 준 분의 삶으로 재조명되기를 바란다"며 "그리스도를 따르는 삶을 살고자 하는 이들에게 주보선의 이야기가 감동과 도전으로 다가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김 씨는 내과 전문의다. 예수병원에서 내과 수련을 받는 동안 주 씨의 가르침을 받았고, 예수병원 원장을 역임했다. 현재 대자인병원에서 완화 호스피스 케어에 관심을 두고 암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7.27 17:44

"민주주의를 찾아서"...안치용 '더 늦기 전에, 정치 다시 읽기' 출간

"우리의 민주주의는 왜 이 모양 이 꼴인가. 근대의 공동체 기획은 왜 지배체제로 좌초하고 있을까." 안치용 작가는 이런 고민에서 출발한 <더 늦기 전에, 정치 다시 읽기>(내일을여는책)를 펴냈다. 안 작가는 제20대 대통령선거를 바라보며 '지금 유지되고 있는 정치체제가 과연 최선의 것인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딱 떨어지는 해법도 보이지 않아, 한 발짝 떨어져서 온고지신의 지혜를 모색했다. 이 때문에 책에 역사상 정치와 국가에 대해 나름의 선견과 혜안을 가졌던 아홉 명을 선정해 그들의 정치론·국가론을 담았다. 더 나은 국가를 먼저 고민한 선각의 생각을 살펴보자는 생각에서 나온 아이디어다. 1부 '근대국가의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에서는 자크 랑시에르, 베네딕트 앤더슨, E. E. 샤츠슈나이더, 장 자크 루소를, 2부 '근대국가 이전의 새로운 국가 모델 모색'에서는 마키아벨리, 토마스 모어, 토마스 홉스를, 3부 '국가에 관한 원형적 모색'에서는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를 그들의 대표 저서와 함께 상상과 제안 등을 다뤘다. 곳곳에 안 작가의 해설과 비평을 더해 어려운 정치사상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대한민국 정치 현실에 대한 따가운 비판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민주주의 부재와 정치 실종의 현재 한국 사회의 현실을 실천적으로 반성하는 데 그들의 생각이 큰 도움이 되리라 기대한다"며 "기후위기, 양극화 해소, 새로운 성장동력 개발과 같은 국가적 의제를 중심으로 민주주의와 정치가 복원돼야 한다"고 전했다. 안 작가는 ESG연구소(옛 CSR연구소) 소장이다. 지속가능저널 발행인, ESG코리아 철학 대표, 지속가능청년협동조합 바람 이사장 등도 맡고 있다. 그는 <선거파업>, <한국자본권력의 불량한 역사>, <지식을 거닐며 미래를 통찰하다>, <착한 경영, 따뜻한 돈>, <청년의 죽음, 시대의 고발> 등 40여 권의 저·역서를 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7.27 17:44

김인규 작가, '예수 사랑 하심은' 출간

"미약한 황혼 인생입니다. 일평생 국가와 민족을 사랑하고 하나님을 경외하며 살았으며 남은 여생도 넓은 바다에 등대처럼 밝은 빛으로 살아가겠습니다." 김인규 작가는 하나님에 대한 마음이 한없이 크다. 감당 안 될 정도로 큰 마음에 하나님에게 바치는 성시집 한 권을 출간했다. 제목은 <예수 사랑 하심은>(도서출판 북매니저). 성시집은 총 7장으로 구성했다. '경건한 영혼', '성령에 충만', '소망과 순종', '기쁨과 감사', '헌신과 축복', '기도와 소망', '은혜의 찬양'이다. 성시집의 차례만 봐도 마음이 경건해지고, 김 작가가 하나님을 향한 사랑이 얼마나 큰지 짐작된다. "행복은 인류의 소망이요/평화는 만유의 생명이라.//행복과 평화는/주께서 베푸는 은총이요/주와 동행하는 기쁨이라."('행복과 평화' 전문) 성시집에 실린 모든 작품에는 "이 세상의 여정을 통해 저를 아는 모든 사람에게 '사랑'이라는 유산을 남길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이 책은 성시집에 속하지만, 우리가 흔히 읽는 시집에 하나님에 대한 마음을 담고, 하나님에 대한 말씀을 더한 것이다. 누구나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라는 의미다. 그는 "넓은 마음을 주시어 변명하지 않고 또 묵묵히 내가 어디에 속한 사람인지를 깨달아 의미 있는 방식으로 여생을 나눌 수 있는 넉넉한 마음을 달라"며 "하나님 아버지, 훗날 제 영혼을 받아 주실 것에도 감사를 드리며 살아 계신 주님의 이름으로 기도한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이리고등학교, 동국대학교를 졸업했다. 저서로는 성시집 <등대>, <예수님 사랑합니다>, 시선집 <시가 그리운 날>, 시집 <봄의 신부>, <사랑은 말로 할 수 없는 것>, <삶의 애환> 등이 있다. 현재 전주문인협회 카페 운영장, 전북문예 이사, 한국 미래문화원 상임이사 등을 맡고 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7.27 17:43

나해철 신화 서사시 ‘물방울에서 신시까지’ 펴내

환인과 환웅, 단군에 이르는 건국신화와 홍익인간, 제세이화 등 건국이념은 멋지고 훌륭한 우리의 이야기다. 그러나 우리 신화는 우주와 세계의 시작을 묘사한 창세신화가 풍부하지 않다는 아쉬운 지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현대 사회에서 신화가 지니는 의미는 뭘까. 그리고 5000년 넘는 역사 수레바퀴에서 많은 부분이 상실됐을 것으로 여겨지는 우리 신화의 본모습은 어떠할까. 이런 고민 끝에 나해철 시인이 솔시선 34권으로 독자들에게 선보인 신화 서사시 ‘물방울에서 신시까지’는 그간 신화에 의문을 품어온 독자들에게 내놓는 하나의 대답이다. 시인은 제1부 물방울에서 제2부 마고의 전쟁, 제3부 신시에 이르는 72편의 시를 통해 한국 신화를 얘기한다. 거대한 신화의 상징과 서사가 현재적인 장소와 삶의 맥락 속에서 새롭게 자리 잡도록 한다. 태초의 충만함과 혼돈으로 가득한 신화적 공간 안에서 시인은 신이 아닌 ‘너’를 부르고, 그 너는 마고나 환인, 환웅, 단군과 같은 신적 존재이면서 동시에 모든 생명체를 지칭한다. 여신 마고의 손길 안에서 생명과 신이 탄생하고, 세계가 만들어지는 기나긴 여정에 그 ‘너’는 함께한다. 신화학자 이안나씨(한국이대 연구원)는 “이 신화서사시는 창세로부터 건국에 이르는 길고 긴 시간의 여정 속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보여준다. 인간의 정형화된 사고의 틀을 넘어 상상력이 극대화된 스펙터클한 파노라마 형태로 이어진다”고 추천했다. 문학평론가 임우기씨는 “단군신화가 남긴 오래된 과제이자 한국문학사에 주어진 중요한 과업에 대한 응답이다”며 “오늘의 물질 문명이 부닥친 벽을 넘어 새 인간성을 찾고 새 세상을 여는 이른바 ‘음(陰) 개벽’의 신화 이야기를 영혼의 목소리로 들려준다”고 평했다.

  • 문학·출판
  • 김재호
  • 2022.07.21 15:04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최아현 작가 - 이순자 '예순 살, 나는 또 깨꽃이 되어'

작년 겨울, 친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었던 글이 있었다. 바로 이순자 작가의 「실버 취준생 분투기」다. 메시지나 SNS를 통해 간간이 본 적 있는 제목이었다. 게다가 제목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를 자극했기 때문에 시간이 나면 읽어야겠다는 마음을 늘 품고 있었다. 하지만 다음에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일이 늘 그렇듯 쏟아지는 메시지의 파도에 밀려 채팅창 저 뒤편으로 넘어가기를 여러 번 반복했다. 결국 마음먹은 지 한참 지난 올해 봄에야 링크를 눌러 첫 문장을 마주했다. 해당 글을 포함한 산문집이 단행본으로 출간되면서 한차례 링크가 다시 돌고 있던 덕이었다. 그동안 미룬 것이 무색하게 앉은 자리에서 단숨에 읽었다. 그리고 곧장 단행본을 사기로 마음먹었다. 그 책이 「실버 취준생 분투기」로 상을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세상을 떠난 그의 유고 산문집 『예순 살, 나는 또 깨꽃이 되어』였다. 이 책은 늦은 나이에 창작을 시작한 그의 노트북 안에 있던 산문 여럿과 소설 한 편을 엮어 만든 것이다. “일흔을 소리 나는 대로 읽으면 이른이다. 이른(일흔) 전(前) 나의 분투기가 이른(일흔) 후(後) 내 삶의 초석이 되길 기원한다. (중략) 사방 벽 길이가 다른 원룸에서 다리미판 위에 노트북을 펼쳐놓고 글을 쓴다. 하나, 둘 작품을 완성하는 기쁨은 나를 설레게 한다. 이제 시작이다. 정진하리라, 죽는 날까지. 이른 결심을 축하받고 싶다.”(『예순 살, 나는 또 깨꽃이 되어』 中) 그가 다리미판 위 노트북에 그려낸 호흡을 따라, 삶의 궤적을 따라 나도 때때로 비장하기도, 무력하게 무너지기도, 숨을 가삐 몰아쉬기도 하며 글을 읽었다. 잊고 있던 즐거움을 되짚기도 했고, 흘려보낸 다짐도 다시 새겼다. 기록하는 사람의 궤적인지라 매 순간이 생생하고 꼼꼼했다. 하지만 이 책을 관통하는 것은 비장함도 아니었고, 창작에 대한 욕구도 아니었다. 고소하고 따뜻한 냄새를 솔솔 풍기는 그의 단단한 다정함이었다. “과거의 경험은 현재의 나를 완성하는 참고서 같은 것이라, 그 일이 있고 난 후 나는 달라졌다. 생각을 접고, 계산을 접고, 나눔을 했다. 그래 보니 나눔이란 여간 즐거운 일이 아니다.” “가만있어도 누군가 살며시 기대온다면 반은 성공한 삶이요, 멀리 있으나 생각만 해도 누군가가 힘을 얻는 이라면 그는 이 세상에 없어도 있는 사람이다. 나는 아직도 누군가의 든든한 벽이고 싶다.”(『예순 살, 나는 또 깨꽃이 되어』 中) 그의 산문 속에는 단단한 심지와 사려 깊은 어른의 다정함이 곳곳에 담겨있다. 작가와는 일면식도 없지만, 책을 덮고 난 지금까지 내내 다정하고 든든한 벽을 만난 것 같아 기뻤다. 누구나 그렇듯 그도 수많은 정체성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었다. 많은 사람을 만나고, 이런저런 경험을 하고, 자주 경계인의 자리에 서 있었다. 동시에 늘 곁에 손 내미는 즐거움을 아는 사람이었다. 책을 다 읽은 지금, 그 손은 마치 내 앞에도 있는 것 같다. 언제든 나와도 손을 맞잡기를 기다리는 것처럼. 최아현 소설가는 2018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소설 <아침대화>로 등단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2.07.20 17: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