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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구 법무사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시집 '생명의 먹줄을 놓다'

"이 부질없는 시가 당신의 친구가 되어 희망을 캐는 데 도구가 된다면 참 좋겠다." 이형구 법무사가 시인의 말을 통해 전한 말이다. 냉철한 논리, 합리적 이성을 추구하는 이 법무사가 시집을 출간하기 위해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이야기를 모두 끌어올렸다. 그의 이야기는 시집 <생명의 먹줄을 놓다>에서 만날 수 있다. 이형구 시인이 시집 <생명의 먹줄을 놓다>(시산맥)를 출간했다. 시집은 총 4부로 구성돼 있으며 60여 편의 시가 담겨 있다. 이 시인은 천주교 신자로 신앙심이 돈독하지만 유·불·선의 사유가 융합시키고 최대한 한쪽으로 지나치게 기울어지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등 세상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자 했다. 시에서도 평소 냉철한 논리, 합리적 이성을 추구하는 이 시인의 모습이 느껴지는 것이 특징이다. 그는 "내가 시를 쓴다는 것은 세월을 먹다가 기억을 잃어버리는 과정이다. 또 나의 정신과 마음속 어딘가에 붙어서 끈적거리는 점자들을 탈탈 털어버리는 일"이라며 "자식을 성장시켜 출가한다고 혹이 떨어졌다 단잠을 잘 수 있던가. 자식 걱정과 마찬가지로 자족하고 품 안을 떠나보낸 시들이 제발 무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순창 출신인 이 시인은 전북대 법과대학 대학원 법학박사를 졸업했다. 2001년 계간 '공무원 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는 <곁에 두고 싶은 사랑>, <갯바람은 독공 중> 등이 있다. 현재 한국생활법률문화연구원 이사장, 전라북도 지방법무사회장 등을 맡고 있다. 이밖에도 대한민국 공무원문인협회 전북지부장, 전북시인협회장, 미당문학회·시산맥시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11.30 18:08

"읽고 그리고 쉬고" 김헌수, 필사·펜 드로잉 시화집 펴내

김헌수 시인이 시화집 필사·펜 드로잉 시화집 <마음의 서랍>(다시다)을 펴냈다. 시화집은 '첫 번째 서랍', '두 번째 서랍', '세 번째 서랍', '네 번째 서랍' 등 총 4부로 구성돼 있으며, 독자들이 바쁘고 지친 일상에서 잠시 기분을 전환하고 재충천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겨 있다. 시화집 속 시와 그림을 보며 따라 쓰고, 따라 그리는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쉼'을 느낄 수 있다는 의미다. 시화집을 통해 독자들의 마음속 서랍을 열 수 있도록 하고 싶었던 김 시인. 이에 그는 누군가에게 감추고 싶고, 나만 알고 싶지만 어딘가 털어놓고 싶은 속 이야기를 부담과 걱정 없이 끄적일 수 있는 특별한 시화집을 출간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집중하고 몰입하는 시간을 통해 내면의 힘을 키워 주고, 그대로 옮겨 써도 좋고, 자신의 생각과 상상을 넣어서 마무리해도 좋다. 글을 읽고 그림을 그리고 색칠하면서 잠시 숨 고르기를 하기에 좋다"고 말했다. 이어 "첫 번째 서랍에서 네 번째 서랍까지 이어지는 210여 편의 시와 그림, 서랍 속에 저장하고 싶은 사연과 꺼내서 읽어보고 싶은 사연, 혼자만 간직하고 싶은 이야기를 써 보고 그려보면서 위로와 상상의 나래를 펴기에 좋다"고 덧붙였다. 추천사를 맡은 유대수 화가는 "화가를 꿈꾸던 시인, 시를 쓰는 화가, 둘 다 그녀"라며 "환청처럼 환영처럼 다가오는 말과 그림 사이, 그녀가 기꺼이 남겨 준 여백을 떠돌다 결국 내 마음의 서랍도 열릴 참이다. 그렇게 마음과 마음이 만나 위로하고 위로받으리라"고 전했다. 김 시인은 전주 출신으로, 우석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2018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삼례 터미널'로 등단해 시집 <다른 빛깔로 말하지 않을게>, <조금씩 당신을 생각하는 시간>, 시화집 <오래 만난 사람처럼> 등을 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11.30 18:07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근혜 작가 - 박서진 '나, 너 좋아하니?'

저마다의 리듬으로 사는 세상 <나, 너 좋아하니?/박서진/사랑의달팽이>. 제목에 괜히 마음이 설렌다. 그런데 이 책 반전이다. 표지를 자세히 보니 사랑 이야기가 아닌 듯하다. 배신감에 책장을 소리 나게 넘기는데 어라! 이 동화, 특별하다. 청각장애인과 인공와우 수술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교보생명과 생명보험사회위원회에서 지원해 발간한 책이란다. 제목과 소재의 상이성은 독자의 흥미를 끌만 했다. 주인공 은채는 청각장애가 있다. 태어날 때부터 청력을 잃은 은채는 인공와우와 보청기를 이용해 소리를 듣는다. 인공와우는 귀속에 있는 달팽이관 안의 청각 세포가 없거나 손상되었을 때, 소리를 듣게 해주는 장치다. 기기와 부모님의 보살핌으로 은채의 하루하루는 비장애 아동과 다를 게 없다. 그렇다고 굳이 자신의 상태를 타인에게 알리지 않는다. 경험상 그런 이야기는 늦게 하면 할수록 낫기 때문이다. 숨기는 게 아니라 조금 늦추는 것뿐인데 은채는 마음이 편치 않다. 그러던 중, 엄마로부터 클라리넷을 권유받는다. 클라리넷은 음색이 사람 목소리와 비슷해서 청각 훈련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은채는 엄마의 권유를 쉽게 거절하지 못한다. “엄마 눈빛이 너무나 간절했기 때문이었다. 엄마는 나를 위해서라면 용암 속에라도 뛰어들 거다. 그 마음을 알기 때문에 화도 내지 못했다.” p. 32 단 세 문장이지만 장애아동의 심정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장애를 가진 자신을 위해 애쓰는 부모를 바라보는 아이의 마음은 마치 빚을 진 것처럼 무겁지 않을까. 어렵게 선택한 클라리넷은 무척 어려운 악기였다. 우선 부는 힘이 약하니 소리가 잘 나지 않았다. 거기다 소리를 잘 듣지 못해 곡 하나를 마스터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그러던 중에 클라리넷 선생님으로부터 각자의 리듬대로 사는 법을 배운다. “모든 것은 저마다의 리듬을 가지고 있어. 소리로 들리지 않는 것은 마음으로 느껴 봐. 봄이 무르익는 소리, 해가 지는 소리, 파란 하늘이 내는 소리, 밤과 낮이 각각 내뿜는 소리, 누군가가 나를 좋아하는 소리 등등.” p. 61 은채는 반 친구들에게 자신의 청각장애를 알리기로 마음먹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짝남 김찬이 무심코 던진 “너 귀먹었냐?” 라는 말 때문에 더는 상처 받고 싶지 않았기에 용기를 내야 했다. 장애를 알린다고 해서 상처를 덜 받거나 안 받지 않을 거란 기대는 애초부터 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은채가 장애를 알리는 데는 다른 리듬으로 사는 친구가 있다는 것을 알려 주기 위해서였다. 현실은 “불쌍하다”, “장애가 있는데도 악기를 잘하네.” “안 들려도 대단한 거 같다”라는 말로 되돌아왔지만 은채는 절대 실망하지 않았다. 자신이 그러했듯 친구들도 청각장애를 가진 친구를 이해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무엇이든 고비가 있는 것 같다. 인공와우를 하고 매핑할 때도 자신의 청력에 맞추는데 시간이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결국 나중에 소리가 또렷하게 들리는 것처럼.” p. 105 김근혜 동화작가는 2012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선물> 로 등단했다. 발간한 책으로는 동화 <제롬랜드의 비밀>, <나는 나야!>, <봉주르 요리 교실 실종사건>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2.11.30 18:06

이향아 시인의 마음속 청춘...'순례자의 편지' 출간

"한낮은 달구어진 싸움터였고, 이제야 가라앉아 나는 보고 씁니다. 볼 수 없는 그대에게 투정할 수 없어서, 눈물에 절은 속만 고백합니다. 그대 이미 갔으니 내게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나는 보고, 나는 쓰네' 일부) 84세의 나이에도 이향아 시인의 마음속 청춘은 굳건하다. 오히려 청춘보다 더 섬세한 감정이 드러난 작품이 독자들의 마음을 간지럽히기도 하고, 울리기도 하고, 웃기기도 한다. 시 제목도 하나의 시구절처럼 느껴지는 이향아 시인의 작품. 이향아 시인이 <순례자의 편지>(시문학사)를 펴냈다. 시집 제목 중 '순례'의 대상은 고전시가와 그 작자들의 정신이며, '순례자'는 곧 지금 이 시대의 독자들이다. 이 시인은 작자들의 마음에 잠입해 독자들의 마음에 울림을 주는 작품을 만들었다. 시집에는 주제 뒤에 고전시가 작품을 붙인 게 특징이다. 이는 목차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시집은 '물 건너는 노래-공무도하가', '춤을 추는 달밤의 노래-처용가', '기다리는 노래-정읍사', '유배지에서 부르는 노래-정과정곡', '고독과 회환의 노래-청산별곡', '허무한 사랑의 노래-서경별곡', '죽음을 건너는 노래-제망매가', '홀로 살아가는 노래-동동', '마음을 바치는 노래-헌화가', '사랑하던 노래-사미인곡'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70여 편의 작품이 담겨 있다. 이 시인은 "공경과 감사, 정성과 애정으로 우리의 고전시가를 음미해 왔다"며 "우리 민족의 고유 정서나 인류의 보편적 정서를 시공을 초월해 재생시키는 일이, 비단 이런 작업을 통해서만 가능한 것은 아닐 것이다. 수시로 작품을 읽고 감상하는 일, 고전시가에 대한 애착심만으로도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대문학' 3회 추천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는 <캔버스에 세우는 나라> 등 24권, 에세이집으로는 <새들이 숲으로 돌아오는 시간> 등 18권. 문학이론 및 평론집으로는 <창작의 아름다움> 등 8권, 영역시집으로는 <In A Seed>와 영한대조판 시집으로는 <By The Riverside At eventide-저녁 강가에서> 등이 있다. 현재 호남대 명예교수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11.23 17:17

전주해성고 17회 동기생들 졸업 40주년 기념 에세이집 출간

전주해성고등학교 17회 동기생들이 졸업 40주년을 기념해 에세이집 <어떤 동행>(다슬기)을 출간했다. 꿈 많고 꿈들만큼이나 혼란스럽던 질풍노도 시기를 함께 보내 우애가 남다르다. 한 장소에 모여 3년간 함께 공부하고 동서남북으로 흩어져 40년을 살다 에세이집으로 다시 만났다. 가치관이나 삶의 형태가 모두 다르고 고졸, 서울대 박사, 기업 오너, 만년 주사, 시골 목사 등 다양한 직업군을 가진 동기생 30여 명의 글을 볼 수 있어 재미있다. 에세이집에서는 동기생 중 사회 화제 인물들의 진솔한 이야기도 볼 수 있다. 예로는 베스트셀러 소설가 김종록, 전주시장 우범기, SK증권사 김신 대표이사, MK전자 대표이자 한국토지신탁 최윤성 부회장, 김천수 전 부장판사 등이 있다. 소설가 김종록은 고교 자퇴하고 종이 되려고 했던 일화, 전주시장 우범기는 호롱불 이야기, 김신 대표이사는 주주 보호 장치와 창업자나 좋은 경영자를 보호해 주는 법적 제도적 장치 제안, 최윤성 부회장은 미담, 김천수 전 부장판사는 세상에 존엄사로 알려진 '세브란스 병원의 김 모 할머니의 연명치료 중단'에 관한 판결 이야기 등 다양한 일화를 글로 풀었다. 소설가 김종록은 "화살 같고 물 같은 세월에 파고든 우리들의 노래를 한데 모아보고 싶었다. 총명보다 무딘 붓이 낫다고 그런 글말의 잔치 속에서 예전에 미처 발견 못한 인생의 보석들을 되찾아냈다"고 말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11.23 17:17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이경옥 작가 - 전은희 '지구를 살리는 특별한 세금'

기후 정의를 위한 환경세 많은 매체에서 이상 기후에 대한 문제를 접하는 일은 흔한 일상이 되었다. 거기에 맞춰 지구 환경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어제오늘 나오는 것은 아니다. 특히나 기후 온난화로 인한 우리가 직접 체감하는 기후 위기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대기 중의 온실가스가 늘어나는 활동을 멈추거나 감소시키지 않으면, 결국 지구상에서 생명체가 더 이상 견딜 수 없을 거라는 경고는 이미 시작됐다. 이러한 위험성을 진작 인지하고 세계 각국에서 대안으로 내세우는 것 중 하나가 세금 정책이다. 지구를 살려보려는 궁여지책의 선택이라고나 할까? 세금 때문이 아니더라도 지구를 살펴야 할 일이지만 개인과 기업, 정부까지 안일한 상황에서 조금은 지구 환경에 눈을 돌린 결과라고 보여진다. 얼마 전, 어린이를 위한 비문학 서적으로 환경을 지키기 위한 세금에 관련한 책이 나왔다. 전은희 작가가 저술한 것으로 《지구를 살리는 특별한 세금》이라는 제목처럼 환경을 지키는 세금에 관한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쓴 책이기는 하지만 환경세가 얼마나 다양하게 부과되는지를 알고 싶다면 어른들이 함께 봐도 무방하다. 딱딱한 세금 이야기를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짧은 동화로 녹여내고, 각종 환경세가 어디에서 시작하고, 왜 부과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자료가 상세하게 서술되었다. 각 나라의 사정에 맞는 세금 정책 상황과 사진, 도표, 통계표에 이르기까지 시각적 자료와 더불어 환경세가 처음 도입된 나라의 사례와 적용 후 달라진 점 등을 꼼꼼하게 보여준다. 환경을 지키기 위한 세금의 종류는 다양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탄소세나 비만세, 소 방귀세와 더불어 ‘일회용 나무젓가락세’, ‘빗물세’, ‘자동차 주행세’, ‘도시세’, ‘반려동물 보유세’까지 이색적이다 싶은 세금의 종류도 많았다. 환경세는 단순히 세금을 걷는 게 목적은 아니다. 이미 망가진 환경을 복원하는 일도 하지만 예방하는 것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런 것으로 미루어 보면 탄소세는 무너져가는 생태계를 유지 및 복원해서 지속 가능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처럼 다양한 세금들이 어떤 방식으로 우리의 환경을 지키고, 어떤 효용 가치가 있는지는 여전히 미지수이기는 하다. 2022년 여름 파키스탄에서 홍수로 170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또한 저지대에 있는 섬나라들은 물에 잠기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러한 예측할 수 없는 기후변화에 따른 재난상황도 결국 온실가스가 주범이라는 걸 상기시키는 최소한의 정책이 세금이라는 거다. 이 책은 단순히 환경이 세금으로 해결된다는 걸 넘어서서 개개인이 주체가 되어 환경의 수호자가 되어야 할 이유를 말하고 있다. 물론 거시적으로 국제사회의 협조, 특히나 기후 재난의 원인이라고 할 수 있는 선진국들의 산업구조 변화가 우선이지만 당장 해결하기에는 많은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서 쉽사리 실마리를 찾기에는 아직 어려움이 있다. 다만 사람들의 생활을 바꾸지 않으면 기후 재난은 요원한 문제임을 지적하는 것이다. 수많은 일회용품과 소비를 부추기는 사회적 분위기, 육식 문화가 만연된 식생활을 돌아볼 일이다. 우리 손에 들어온 것들을 소중히 여기며 오래 보관하고 소비를 줄이는 일, 자연에서 주는 대로 먹었던 소박한 밥상이 그리운 건 오래된 것이 우리를 지켜주리라는 믿음 때문일 것이다. 오늘, 지구 환경을 위한 작은 행동이 필요한 때이다. 이경옥 동화작가는 2018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동화 부문 <두 번째 짝>으로 등단했다. 발간한 책으로는 장편 동화 <달려라, 달구!> 등이 있다. 2019년 우수출판콘텐츠제작사업, 올해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 지역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에 선정됐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2.11.23 17:16

90세 장명수 전북대 명예총장, 전주의 역사와 음식을 말하다

90세의 나이에 600여 페이지와 350여 페이지에 달하는 책을 출간했다면 누가 믿을까. 아무도 믿지 않을 일을 장명수 전북대 명예총장이 해냈다. 장 총장은 <전주 격동기 반백년 남겨야 할 구술실록>과 <전주음식 먹거리 식담록>(신아출판사)를 펴냈다. <전주 격동기 반백년 남겨야 할 구술실록>은 식민시대 구술실록, 8·15 해방과 6·25 전쟁 구술실록에 이어 출간한 제3권이다. 그는 제3권에는 시대 변천사와 사회사적 기록을 동반하고 본인의 사회 활동을 모두 기록해 격변기 반백년에 남겨야 할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 이어 출간한 <전주음식 먹거리 식담록>에는 음식에 관한 이야기가 담긴 책을 뛰어넘어 전주에서 생활한 본인의 생활사와 전주음식 문화를 담았다. 장 총장은 이 책을 '쥐어짠 기억'이라고 표현했다. 옛 기억을 더듬어서 기록으로 만드는 일이 어려운 것이라는 것을 깨닫고 잘 때도 머리맡에 메모지를 두고 잤기 때문이다. 갑자기 떠오른 어린 시절의 기억을 기록하고, 사람과의 대화 속에서도 떠오르는 기억을 기록하기 위해서는 항상 곁에 메모지를 둘 수밖에 없었다. 이 책에도 <전주 격동기 반백년 남겨야 할 구술실록>처럼 어떤 한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넘어서 '나'라는 사람의 이야기, '나'라는 사람이 사는 지역의 이야기를 담아 의미를 부여했다. 장 총장은 "따져보니 내가 기억하고 있는 것도 상당한 역사가 축적돼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에 대담 형식으로 하나씩 하나씩 퍼즐을 맞추듯 기록했다. 책이 나올 때까지 험난한 길을 어떻게 살아왔는가 묻고 또 물어 기록을 재촉한 송영애 박사가 아니었으면 나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대 건축과 도시계획을 전공했다. 일본 와세다 대학원에서 수학했으며, 도쿄대학 대학원에서 도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전북대에서 32년간 교수로 재직하며 건축 및 도시계획을 가르쳤다. 전북대와 우석대 총장을 역임했다. 현재 전북대에서 대학원생을 가르치고 있으며, 사회문화단체에서 도시문화 형성에 대한 특강도 하고 있다. 한편 장 총장은 오는 19일 오전 11시 전북대에서 전주 도시 아카데미 북콘서트를 연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11.16 17:38

박예분 시인, 7년 만에 신작 동시집 '발가락들이 웃는다' 펴내

박예분 시인이 네 번째 동시집 <발가락들이 웃는다>(청개구리출판사)를 출간했다. 동시집은 '내 별명은 너구리', '야옹이 병문안', '참 다행이다', '염소만 못 갔다' 등 총 4부로 구성돼 있으며, 70여 편의 동시가 담겨 있다. 맑은 마음으로 일상을 살아가는 어린이들, 숨 가쁜 삶을 사는 어린이들, 어리다고 무시당하는 어린이들의 솔직 담백한 이야기와 자연, 동물, 미얀마와 우크라이나 어린이 등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자 노력했다. 박 시인은 7년 만에 펴내는 동시집에 만반의 준비를 했다. 동시집에 어린이들의 마음을 잘 읽어 주는 작가가 되기 위한 고민을 담았다. 보이는 대로만 쓰지 않고 어린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어린이의 마음을 읽기 위해 노력한 박 시인이다. 동시집의 해설을 맡은 이준관 시인은 "7년 만에 동시집을 출간한 것은 어린이의 마음을 알고 오롯이 담기 위해서 노력했기 때문이다. 이번 동시집에도 어린이의 시각에서 동시를 써 온 박 시인의 면모가 잘 드러나 있다"고 전했다. 박 시인은 "다 된 밥을 밥솥에 오래 두면 밥맛이 떨어진다는 것을 인지했다. 묵은쌀보다 햅쌀로 갓 지은 따끈따끈한 밥이 더 고소하기 때문에 더 이상 동시집 출간을 미룰 수 없었다"며 "어린이날 100주년을 맞은 해에 네 번째 동시집을 세상에 내놓게 돼 더없이 기쁘다. 동심으로 세상을 향해 걸어가는 발가락들이 동시 밥을 먹고 활짝 웃는 일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2003년 아동문예문학상을 받고 200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 등 희소식을 연달아 전하며 문단에 나왔다. 현재 스토리창작지원센터 대표, 한국동시문학회 지역부회장, 전북동시문학회장 등을 맡고 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11.16 17:37

나의 이름에 담긴 이야기...송경자 아동복지교사 '마술떡' 출간

"구름떡, 바람떡, 인절미떡, 무지개떡, 송편, 꿀떡……. 모양과 재료에 따라 개성을 잘 살린 이름을 가졌어요." 고창 출신의 송경자 아동복지교사가 펴낸 그림책 <마술떡>(신아출판사)의 일부이자 책의 내용을 함축적으로 담고 있는 문장 중 하나다. 책은 주인공인 나희가 친구들이 이름으로 놀리는 것이 싫어서 싸우게 되고, 이름을 바꿔 달라고 조른다. 떡가게 주인 할머니는 나희를 떡집으로 초대해 떡을 만들어 주며 이름의 소중함에 대해 알려 주는 내용이다. '나'라는 사람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귀중하고 소중한 것은 바로 '이름'이다. 이름은 가족의 소망과 기원이 담겨 있지만 별명이나 장난으로 불러 서로 상처를 주고 다툼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송 작가도 어릴 적 어머니께 예쁜 이름으로 바꿔 달라고 투정 부린 적이 있다. 송 작가는 "어머니는 좋은 뜻이 담긴 이름이라면서 가족들 이름에 담긴 이야기를 해 주셨다. 제 이름이 부르기 쉽고 깊은 뜻이 담겨 있어 괜찮다고 다독여 주시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에 송 작가는 이름의 소중함을 이야기하는 그림책을 출간하기로 결심했다. 저마다 어렸을 때 이름에 대한 기억과 '나'의 이름이 어떻게 지어졌는지, 어떤 의미가 있는지, 가족의 이름에 대해 이야기해 보는 시간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그림책의 소재가 된 것이다. 송 작가는 "부모님의 소망과 기원이 담겨 있는 이름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의미로 이름에 담긴 뜻과 내 이름이 지어진 의미를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와 도서관에서 창의책놀이 전문강사이자 동화와 동시로 아이들과 만나는 아동복지교사다. 동시집으로는 <똥방귀도 좋대>, 수필집으로는 <좋은 하루 되세요>가 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11.16 17:36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헌수 작가 - 앤 카슨 '녹스'

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떠나보낸 모든 사람에게 바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태원참사로 가족과 친지를 먼저 떠나보낸 이들, 11월에 갑자기 떠난 하나 밖에 없는 제부, 황망한 죽음 앞에 사무침과 애절함, 그리움이 가득하다. 아침에 눈을 뜨면 생각나는 얼굴, 자려고 눈감으면 떠오르는 얼굴, 나타났다 사라지고 다시 시작도 끝도 알 수 없는 조각들의 집합체, 통합할 수 없는 삶의 형체를 본뜨면서 말이다. 물성의 아름다운 비가(悲歌)에 새겨진 전율에 한없이 스며들었다. <녹스>는 시인이자 번역가, 고전학자인 앤 카슨이 22년간 헤어져 있던 오빠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만든 책이다. 형제의 죽음을 애도하는 고대 로마 시인의 비가를 하나씩 해체하여 오빠의 기억들과 나란히 두었다. 이 책은 처음엔 수첩이었다. 앤 카슨은 오빠와 자신의 유년시절 사진, 먼 곳에서 오빠가 어머니에게 보낸 편지, 우표, 앤 카슨의 온갖 제스처와 흔적으로 이루어져 있다. 카툴루스라는 고대 로마시인의 시를 번역하면서 죽음의 상념을 쓰고, 그리고, 인쇄하고, 찢거나 날카롭게 오려내어 풀로 붙이면서 하나의 수첩으로 완성했다. 최초의 수첩이 만들어지는 방식을 재현하며 기계의 영역을 벗어나 사람의 손으로 수작업을 거쳐 만들었다. 눌러 쓴 것이나 붙인 흔적들이 너무 생생했다. 만질 수 없는 감정이 만져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여섯 페이지씩 인쇄된 더미들이 접히고 서른 번 이상의 풀칠을 통해 완성되었다. 192쪽의 종이가 아코디언처럼 하나로 쭉 이어진 책이다. “녹스를 처음 읽을 때 대부분은 오른쪽 페이지만 읽는다. 그러나 왼쪽 페이지를 읽어야 왜 녹스 인지 알 수 있다. 라틴어 사전을 옮긴 것처럼 보이는 왼쪽 페이지에는 앤 카슨이 지은 예문마다 녹스(nox)라는 단어가 들어있다. 이것은 비밀을 적는 방식과 닮았다. 뻔히 드러나 있지만 잘 보이지 않는다.” 라고 녹스를 번역한 윤경희 작가는 말한다. 펼치면 왼쪽 면에는 고대 로마 시인 카툴루스의 시를 번역하는 과정이 들어있다. 오른쪽 면에는 오빠를 먼저 떠나보낸 동생 앤 카슨의 이야기가 있다. 밤의 단어, 밤의 문장, 밤의 구절로 이루어진 카툴루스의 시와 산문은 흩어졌다 모이기를 반복하며 비가로 완성이 된다.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글쓰기를 통해 펼치고 접으며 노래를 지었다. 단조의 옥타브를 드나들며 슬픔을 연주한다. 어두운 것 같으나 결코 어둡지 않은 비가는, 상실의 아픔을 기워내고 존재에 대한 기억을 포기하지 않았다. 오빠를 위한 기억들은 밤의 언어가 되었다. 오빠를 해체하고 재조립하고 기억하고 추측해보고 문학적으로 풀어내었다. “녹스에서 가장 밤 같은 낱말은 어쩌면 “saekken” 일 테다. 덴마크어로 가방, 봉지, 주머니를 뜻하는 이 조그만 어둠 안에 죽은 자에게 주고 싶었으나 미처 주지 못했던 것, 뒤늦게야 준 것, 아직 주지 못한 것을 다 담을 것, 꽃, 책, 술, 손, 현존, 사진, 눈물, 질문들의 소낙비, 구름이야기, 목숨, 웃음, 밤의 상자 속에 이것들이 뒤섞여서 사그라들만 하면 다시 들리는 소리를 낸다고 상상하자. 온몸을 고막으로 하여 밤의 기척에 닿자“라는 문장에 밑줄을 그었다. 읽는 내내 시간을 되돌려주며 가족을 돌아보게 하는 힘이 있었다. 정형화 되어 있지 않은 애도의 문장을 보면서, 이렇게 추모하는 일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헌수 시인은 2018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로 등단했다. 시집 <다른 빛깔로 말하지 않을게> <조금씩 당신을 생각하는 시간> 시화집 <오래 만난 사람처럼> <마음의 서랍>이 있다.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기획하며 즐겁게 작업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2.11.16 17:34

만경강사랑지킴이 '나무가 들려주는 마을이야기' 펴내

아름답고 풍요로운 만경강과 그 주변 환경이 좋아, 그래서 후손대대까지 자산으로 물려주겠다며 2017년 완주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시민환경단체 ‘만경강사랑지킴이’가 나무인문학도서 ‘나무가 들려주는 마을이야기’를 펴냈다. 지난해 10월 ‘나무가 들려주는 나무이야기’에 이어 1년여 만에 펴낸 두 번째 환경도서다. 손안나 회장과 이선애, 김왕중, 박동금, 박영환, 김성주 회원이 글쓰기에 참여, 경천면 요동마을 느티나무가 들려주는 화암사 이야기 등 완주군 각 읍면 마을에 은행나무, 느티나무 등을 매개로 수천년 이어온 마을과 사람, 그 안에 담긴 역사, 인문학 이야기 등을 답사 형식으로 소개한다. 경천 화암사, 구이 구이저수지둘레길, 상관 편백숲 공기마을 등을 편안하게 소개하면서 조선명필 창암 이삼만, 상관 하신광마을 정여립 등을 소환해 내 지역주민들의 자긍심을 높여준다. 이서면 혁신도시편에서는 완주군이 만경강 물줄기를 중심으로 2000년 전 동철서염(東鐵西鹽) 큰 무대였음을 소개한다. 완주군은 마한과 백제시대 중심세력이 존재했을 것으로 보이는 다수의 유적이 만경강 주변의 삼례 수계리, 용진 상운리, 이서 갈담리, 신풍리 등에서 발굴되면서 근래 고고학계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 문학·출판
  • 김재호
  • 2022.11.09 18:58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영주 작가 - 오카 슈조 '힘들어도 괜찮아'

그의 작품 속에는 갖가지 장애들이 등장한다. 장애를 바라보는 시선이 진솔하다. 장애로 인한 상처와 고통을 과잉으로 부각시키거나 일반화 시키지 않는다. 동정하거나 불쌍하다고 구구절절이 서술하지 않는다.『나는 입으로 걷는다』의 다치바나처럼 현재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에 감사한다. 어제와 변하지 않은 오늘이 소중하다. 『힘들어도 괜찮아』의 시게루는 손 하나 움직일 수 없어, 아주 소소한 일도 못하는 극한 장애를 가졌다. 태어날 때부터 갖은 장애는 아니었다. 점점 근육이 굳어지는 병으로 인해 지금에 이르렀다. 여동생 가즈요가 요강을 가져다 옷을 벗겨주지 않으면 생리현상을 해결할 수 없다. 가즈요는 친절하지 않다. 그럼에도 손을 빌려야 한다. 그리고 시게루는 속으로 말한다. ‘햄버거도 먹었고, 물도 마셨고, 오줌도 누웠고. 배가 좀 덜 찼긴 하지만…… 나는 참을성이 많은 아이다. 이제 눕자.’ 시게루의 독백처럼 전개되는 글속에서 포기는 볼 수 없다. 말을 할 수 있어 도움을 청할 수 있다. 눈치를 보지 않는다. 웬만하면 엄마와 동생을 힘들게 하지 않으려고 참을 수 있을 때까지 참는다. 예전에 척수마비 장애자가 생활하는 곳에서 함께할 기회가 있었다. 신체에 대한 기억은 고스란히 남아있는데, 움직일 수 없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그나마 휠체어를 굽어진 손가락이 있어 휠체어를 밀 수 있어 다행인 이도 있다. 하지만 휠체어에서 자리를 옮기려면 재활치료사의 도움이 필요했다. 감각이 남아있는 얼굴을 모기가 물어도 속수무책으로 있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몸에 감각이 없을 뿐, 감정은 살아있다. 시게루는 엄마와 동생이 자신에게서 등 돌릴까 봐 두렵다. 아빠처럼 떠날지 모른다는 조바심을 가슴에 숨기고 지낸다. 자꾸 몸이 안 좋아지는 것을 시게루는 느낌으로 안다. 그런 자신을 엄마가 시설로 보내려한다는 오해를 한다. 낭떠러지 위에 홀로 남겨진 꿈에 시달린다. 이 동화를 함축한 겉표지 그림이 인상적이다. 큰 손 위에 앉은 시게루와 아오키 형이 앉아 새에게 모이를 뿌려준 모습이다. 둘의 표정은 평화롭기 그지없다. 아오키는 손도 들어 올리지 못하고, 그나마 손목만 간신히 움직일 수 있는 정도였다. 누구의 손이 필요한 장애, 다행이게 움직이는 손목. 절망과 희망이 공존하는 순간을 보여준다. 오카 슈조는 절망의 탁한 공기를 환기시켜주는 힘이 있다. 장애 뿐 아니라 본성까지도 거듭날 수 있다고. 『힘들어도 괜찮아』를 검색하면 ‘장애인의 날에 추천하는 책’이란 글이 보인다. 잊고 지내는 것보다 낫겠지만, 왠지 씁쓸하다. 날을 정해 기억하는 일, 너무 속보이지 않을까? 장애와 비장애는 늘 공존한다. 그들과 가족이고, 친구이고, 더불어 사는 공동체니까. 시게루의 몸은 점점 굳어지지만, 그의 이성은 성숙한다. ‘내가 밝아지면 모두가 밝아지는…… 것일까? 그렇게 단순한 것이 아닐지도 모르지만, 뜻밖에 단순할지도 모른다. 내가 변하면 내 주위 모습도 변할지 모른다.’ 오카 슈조는 특수학교에서 근무했던 경험들이 모두 소재가 되었다. 장애 뿐 아니라 비장애인의 상처까지 드러냈다. 『우리 누나』의 다운증후군 장애를 갖은 누나를 둔 쇼이치, 『거짓말만 가득』의 게이 아저씨의 거짓 아닌 진실, 『바람을 닮은 아이』속 자폐아, 우리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는 함께 사는 세상이란 걸 작품마다 알리고 인식시킨다. 특별한 날이 아닌 오늘의 이야기를 말해주고 있다. 김영주 작가는 2018년 전북일보 수필로 등단했으며, 2018년 동양일보 동화 신인문학상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레오와 레오 신부’, ‘가족이 되다’ 가 있다. 현재 글쓰기 수업을 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2.11.09 17:09

3년 연속 한국희곡명작선에 선정된 최기우 극작가 '정으래비' 출간

"함께 먹고, 함께 사는 것이 대동이다. 우리가 우리를 다스리는 것이 대동이다." 지난 2004년 창작극회가 초연한 전북 인물 발굴 시리즈 연극 <정으래비>가 2022년 희곡집으로 다시 소환됐다. 당시 정여립과 억울한 죽음이 남긴 역사의 현장을 민중의 시각과 언어로 풀어내 정여립에 대한 긍정적인 시선과 새로운 인식이 확산되는 데 큰 역할을 한 작품으로 관심이 집중됐다. 최기우 극작가의 희곡 <정으래비>(평민사)는 사단법인 한국극작가협회의 2022 한국희곡명작선에 선정돼 출간됐다. 최 작가는 2020년 <조선의 여자>, 2021년 <들꽃상여>에 이어 올해 <정으래비>가 선정되면서 3년 연속 한국희곡명작선에 이름을 올렸다. 이 책은 "천하는 백성의 것"이라고 외쳤던 전주 출신의 사상가 정여립과 기축옥사를 소재로 했다. 기축옥사는 정여립이 꾀했다고 알려진 역모로 1589년부터 3년에 걸쳐 그와 관련된 1000여 명의 사람이 피해를 보고, 전라도 전체를 반역향으로 낙인 찍히게 한 사건이다. 최 작가는 정여립의 죽음에 얽힌 진실과 이를 은폐 하려는 사람들의 속내, 상처 받은 백성의 삶으로 퍼져 나갔을 대동의 의미와 힘에 집중했다. 책은 프롤로그 '정여립과 선조', 1막 '대동세상', 2막 '살아도 산 것이 없고', 3막 '정여립의 그림자', 에필로그 '내가 정여립이오'로 구성돼 있다. 최 작가는 "초연 당시 지나치게 많이 썼던 옛말과 어려운 방언, 현 시기에 맞지 않는 불편한 표현 등을 순화시키고 다듬었다"며 "정여립이라는 단어에는 그를 둘러싼 황당한 주장과 그릇된 이미지, 석연치 않은 역사가 여전하다. 정여립과 그 시대에 대한 사상과 서술이 독자에게 반갑게 다다가리르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2000년 본보 신춘문에 소설 부문으로 등단했다. 우리 민족의 역사와 설화, 인물과 언어, 민중의 삶과 유희, 흥과 콘텐츠를 소재로 한 집필 활동에 힘을 쏟고 있다. 현재 최명희문학관장을 맡고 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11.09 17:09

"문학의 힘" 김경희 산문집 '당신의 삶이 빛나 보일 때'

"때때로 나는 내 삶의 풍경을 돌아보며 나 자신을 위로한다." 문자 언어에 중독돼 습관처럼 살면서 영혼의 목소리를 문자로 표현하고자 반백 년 세월 동안 수필을 쓴 사람이 있다. 바로 김경희 전북문학관아카데미 수필창작반 지도교수. 그의 반백 년 세월이 녹아 있는 수필을 볼 수 있는 산문집이 나왔다. 김경희 작가가 산문집 <당신의 삶이 빛나 보일 때>(반도기획출판사)를 출간했다. 책은 '네 이름이 붓이니라', '당신의 삶이 빛나 보일 때', '세상을 읽자, 신문을 펼치자', '어머니의 마지막 커피', '밤비 내리는 소리', '나이 들어 웃자고 하는 말', '책의 역사와 수필의 탄생' 등 총 7부로 구성돼 있다. 1부에서 3부까지는 김 작가가 경기신문에 발표했던 에세이를 수록했다. 4부에서 6부까지는 평생 써오며 고친 수필과 수필 문학에서의 유머, 인생의 의미와 삶의 고요에 따른 가족 이야기 등을 담았다. 그는 재미있는 글을 담기 위해 김삿갓 같은 풍자와 조선 선비들 풍류까지 생각하며 산문집을 펴냈다. 독자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정직하게 전달하기보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본인의 경험과 느낌 등을 추가해 술술 읽힐 수 있도록 기획했다. 김 작가는 문학은 종교가 아니어도 사람과 생명을 위로할 수 있다고 믿는다. 문학의 힘을 믿는다는 의미다. 그는 문학의 힘이 담긴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행복한 순간을 선물하고 싶었다. 그는 "나는 어머니의 젖꼭지를 물고 잠들었을 때가 가장 행복했던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독자로서 한 분이라도 책을 읽는 동안 어머니의 젖을 빨다 잠이 든 아가의 고요한 안식과 행복에 젖을 수 있다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김 작가는 1982년 '새한신문사'에서 수필 신인상을 받고, 1985년 '월간문학'에서 3회 추천에 거쳐 또 한 차례 수필 신인상을 수상했다. 이후 '한국문학', '현대문학'에 작품을 발표했으며, '소년문학'에 '비둘기 나그네 길', '수필과 비평'에 '도자기에 대한 정념'을 연재했다. 2004년에 '수필과 비평' 편집인, 2005년에 '소년문학' 주간으로 문단 활동에 정진했다. 현재 전북문학관아카데미 수필창작반 지도교수, 경기신문 칼럼니스트를 맡고 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11.09 17:09

전주에서 끝없이 자신을 단속하고 단련한 이동호 박사의 이야기

이동호 박사가 전편 칼럼집 <활을 당기고도 쏘지 않는다>의 후속편인 <외로움은 가위로도 잘리지 않는다>(흐름출판사)를 펴냈다. 전편에는 다양한 사회문제, 인간 존재의 의미와 철학적 사유, 문화예술 세계에 대한 폭넓은 활동 내용이 담겨 있었다면 후속편에는 기존의 문제의식들에서 깊어지고 전문화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야기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과 개성적인 감상안을 통해 책의 깊이를 더했다. 책은 '실존의 파생', '서정의 파장', '감정의 파랑', '지성의 파동' 등 총 4부로 구성돼 있다. 전라도의 땅 전주에서 끝없이 자신을 단속하고 단련했던 이 박사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가 전라북도인재육성재단, 전라북도생활체육회, 전북예총 자문위원장 등을 맡고 전북의 문화예술 행정을 맡았던 이야기도 모두 담았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대담'이다. 후학의 박사학위 논문 부록에 수록된 대담을 통해 이 박사가 의사로 보낸 일생을 엿볼 수 있다. 이 박사라는 한 사람의 생애가 구체적이고 사실적으로 기록돼 있다. 또 전라북도생활체육회 원로 대담을 통해 이 박사가 우리 고장의 생활체육을 어떻게 발전시켜 왔는지, 지역사회의 통합적 발전을 위해 어떻게 기여해 왔는지 등을 살필 수 있도록 수록했다. 이 박사의 본업은 의업이다. 심·폐 전문 의학자가 아닌 문화·예술·철학도이자 역사·전통 지킴이, 지역사회 문제 해결사로 더 알려져 있다. 현재 지역사회의 제반 문화·역사·전통을 되살려 현재화하는 일을 하고 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11.09 17:07

동심의 상상력으로 피워 올린 아름다운 동시집

"대롱대롱 매달리기//한번 해 보는 거지//가슴이 터질 것 같아도//까짓것 견디어보는 거지//팔이 부러질 것 같아도//참아보는 것이지"('빗방울 체력장' 전문) 임실 출신의 심옥남 시인이 동시집 <빗방울 체력장>(인문사 artcom)을 펴냈다. 동시집은 총 4부로 구성돼 있으며 90여 편의 작품이 담겨 있다. 심 시인은 우리가 평소에 눈여겨보지 않았던 주변의 사물에게 말을 걸고, 그들을 따뜻하고 아름다운 것으로 보는 등 섬세함도 놓치지 않았다. 그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려고 노력했다. 이밖에도 심 시인은 본인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풀기도 했다. 추천사를 쓴 유대준 시인은 "심 시인의 작품들은 예상을 빗나가지 않았고 그가 품고 있던 동심의 발랄한 감성이 여기저기에 보석처럼 빛나고 있었다"며 "심 시인의 동시집은 아이와 어른이 같이 읽어도 좋은 동시집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 이연희 수필가는 "심 시인은 본질적인 나와 사회적 자아인 나 사이에서 갈등할 수밖에 없는 존재의 본질에 대해 유년 시절에 누구나 한 번쯤은 겪었을 경험을 통해 생생하게 보여준다"고 말했다. 심 시인은 전주대 국문학, 문화콘텐츠 기획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 국어국문학(현대문학)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1998년 '전주일보' 신춘문예, '자유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시집으로는 <세상, 너에게>, <나비돛>, <꽃의 고도> 등이 있다. 현재 문학동인 금요시담회장, 전주문인협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11.02 17:13

그림책과 떠나는 추억 여행...주미라 작가의 '상고머리'

"그림책과 어린 시절 추억 여행 떠나요!" 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판소리로 풀어냈던 주미라 작가가 어머니의 사랑에 답하는 그림책 <상고머리>(신아출판사)를 펴냈다. 책의 주인공은 엄마와 딸이다. 책 속 모녀는 매일같이 잔소리를 늘어놓는 엄마와 엄마의 잔소리가 지겨운 딸로 그려져 있다. 여름방학에 할머니 집에 간 딸 지현이가 할머니로부터 엄마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이 과정에서 엄마를 이해하게 되고, 엄마의 사랑을 생각하게 되는 내용이다. 주 작가는 책을 통해 독자들이 존경받는 어른, 닮고 싶은 부모님상에 대해 고민했으면 했다. 가족을 이해하며 더 나아가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풀었다. 그는 "가족 간의 사랑을 느끼고 성장하는 그림책"이라며 "책 속 이야기처럼 사진첩에서 사진을 꺼내서 이야기꽃을 피우며 추억 여행 떠나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주 작가는 김제 출신으로 전북대 교육대학원 교육학과를 졸업했다. 2020년 '서정문학' 동시 부문 신인문학상을 받았으며, 동시집 <엘리베이터에서 만났다>가 있다. 현재 책과 동시로 책놀이 강의를 하고 있으며 전북아동문학회, 전북동시문학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11.02 17:12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박태건 작가 - 다자이 오사무 '인간실격'

가을볕이 찬란하다. 나뭇잎 하나에도 가을 냄새가 난다. 계절의 표정이 바뀌는 이 계절에 나는 태어났다. 진통이 시작되자 어머니는 심호흡을 하며 눈부시게 파란 하늘을 보았다 했다. 파란색은 하느님의 색. 하늘이 사람을 내일 적에는 귀애하는 것도 함께 내어 준다고 하였으니, 손가락 사이에 닿는 햇볕이 혈육 같다. 가을빛 풍성하게 쏟아지는 창 앞에서 바라노니, 내가 가는 날도 오늘 같길....... ‘가을은 여름이 타고 남은 것’이라 했던 다자이 오사무는 일본 데카당스 문학의 대표 작가다. 데카당스는 퇴폐주의 혹은 염세주의. 섬세하고 감각적인 문체로 인간 관계에 대한 공포와 회의를 표현했다. 텔레비전에 나온 사람들이 뻔뻔한 표정으로 뻔뻔한 이야기를 펀펀(fun fun)하게 한다. 주객이 전도되고 주어가 없는 말들이 뛰어다닌다. 취한 시정잡배의 말들을 나는 이해할 수 없다. ‘모두 병들었는데 아무도 아프지 않은’ 것처럼 세상이 돌아간다. 다자이 오사무의 자전 소설 『인간실격』은 서로 속고 속이며 사는 위선적인 사회를 고발한다. 주인공 ‘오바 요조’는 자신이 속고 있다는 사실도 깨닫지 못하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사는 사람들이 무섭고 두렵다. 거짓을 겨루며 사는 사회란 ‘참으로 산뜻하고 해맑고 명랑한 불신의 무대’다. 어린 ‘요조’는 위선적인 세상에 위악으로 대응한다. 익살과 위악은 소심한 이의 위장의 기술이다. 광대처럼 자신을 숨기고 살다 보면 남은 것은 허무뿐이다. ‘겁쟁이는 행복마저도 두려워하기’에 총명하고 아름다웠던 청년은 서서히 파멸에 이른다. 소설의 주인공처럼 다자이 오사무도 서른아홉의 나이로 자살했다. 자살은 ‘인간실격’일까? 죽음으로써 자신을 지키려 했던 이들을 나약함으로 폄홰하지 말자. 키에르케고르의 말처럼 ‘사람이 절망에 빠질 때는 오직 자기 스스로에게 절망할 때’이니까. 며칠 전, 전주시 노송동에 있는 오래된 이발소에 갔다. 팔순의 이발사는 가위질만 60년이라고 했다. 기린봉으로 향하는 언덕배기의 작은 이발소에는 연탄난로가 지펴져 있었고 곁에는 서너 개의 연탄이 포개져 있었다. 이 연탄이 다 타고나면 쌓인 순서를 바꿔 길가에 쌓일 것이다. 그리하여 눈이 오고 길이 얼면 연탄은 찬란히 부서질 것이다. 연탄재가 쌓인 이 언덕에서 나는 어린 시절을 보냈다. 사르트르는 ‘인간은 타인에게 어떻게 보이는 가를 평생 의식한다’고 했다. 소설 속 ‘요조’처럼 나도 가을 햇볕이 담뿍 드는 이발소 의자에 앉아 ‘째깍째깍’ 가위질 소리를 할아버지의 시계 소리처럼 졸음에 겨워 듣는다. 그리고 기린봉 언덕배기에 이발소를 차리고 아이를 키워 재금 낸 노인과, 눈이 와서 미끄러운 언덕 길에 산산이 부서지고 또 부서졌을 연탄들을 생각했다. 『인간실격』을 소개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그때다. 박태건 시인은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해 시와반시 신인상, 불꽃문학상을 받았다. 시집 『이름을 몰랐으면 했다』를 비롯하여 인문서 『익산 문화예술의 정신』, 『마을, 오래된 미래를 담다』 등을 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2.11.02 17:09

정성수 시인 26번째 시집 '화답' 출간

중견 시인 정성수 씨가 26번째 시집 <화답>(화암출판)을 펴냈다. 정 시인은 이번 시집을 증정본과 소장용 99권, 비매품 한정판으로 특별 제작했다. 시집에는 다른 사람이 지은 시에 화답하는 시 63편이 담겨 있다. 시집은 원시와 화답시를 따로 분류하지 않고 하나의 맥락으로 묶어 읽을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이에 정 시인은 "원시와 화답시를 하나로 묶어 읽는다면 원시와 화답시 사이의 간극이 좁아져 이해하는 데 도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관식 평론가는 "시인의 내면세계와 문학적 지향점까지 유추할 수 있는 시들은 교육적 의미와 시적 가치까지 내재돼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문학적 성공 작인 동시에 삶에 대한 긍정적인 사고와 교감에 방점을 찍었다"고 평가했다. 또 이준관 시인은 "화답시는 원시와 관련된 사건이나 일화 등 사연이 숨겨져 있는 경우가 많아 읽는 사람의 공감을 받고 나아가 시적 의미와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 정 시인의 시집 <화답>은 대화적, 서사적 상상력을 자극하는 시적 자료가 되기 충분하다"고 말했다. 정 시인은 서울신문으로 등단했다. 이후 시집, 동시집, 산문집, 동화집 등 67권의 저서를 출간했다. 세종문화상, 소월시문학대상, 윤동주문학상, 황금펜문학상 등을 받았으며 전라북도 문화예술창작지원금,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문학창작기금 등을 수혜 했다. 그는 전주대 사범대학 겸임교수, 전주비전대 운영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는 향촌문학회장, 사단법인 미래다문화발전협의회장, 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를 맡고 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10.26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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