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호남 중진 물갈이 불똥이 광주·전남에서 전북지역으로까지 확산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그동안 호남물갈이의 표적이었던 광주·전남지역에서 '서울행 열차'에 몸을 실은 김경재 한화갑의원이 호남(전북) 중진들의 결단을 촉구하고 나섰고, 장성민 청년위원장 등 소장파의 요구도 집요한 상황이어서 중진으로 구성된 전북의원들은 만만찮은 물갈이 압박에 노출돼 있다.
하지만 도내 중진의원들은 지역구 출마의지가 강한데다, 현역의원의 전면적 물갈이에 따른 부작용 또한 클 것이란 지적도 제기되는 상황이어서 도내 중진의원 물갈이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호남물갈이
최근의 민주당 호남 물갈이 압박 카드에는 변화와 개혁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적극 부응해야 민주당의 총선 승리를 담보할 수 있다는 상황인식이 깔려 있다.
또 조순형 대표 체제 출범 후 상승하던 당 지지도가 급격히 꺾인 당의 위기상황을 반전시키고, 당의 환골탈태한 모습을 통해 신선한 개혁당의 이미지를 국민에 보이고자 하는 전략도 있다.
조순형대표가 '깜짝 쇼'처럼 대구 출마를 선언하고, 김경재 상임중앙위원에 이어 한화갑 전 대표도 27일 기자회견을 갖고 수도권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나선 것은 당의 위기상황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이들의 '수도권 출마'는 기득권인 호남을 포기하고 변화와 개혁의 시대흐름에 적극 동참, 당의 진정한 경쟁력 강화에 일조하겠다는 의지의 표현. 그러나 그의 호남포기는 박상천 김옥두의원 등 전남지역과 김태식 이협 정균환 의원 등 호남지역 중진들에게는 '압박카드'로 작용하고 있다.
한 전대표의 수도권 출마 기자회견 직후 장성민 청년위원장이 "김대중 전 대통령과 호남 지역주의로 자신들의 정치적 활동을 보장 받아온 당사자들이 개혁을 통한 변화를 거부하고 있다”며 "당 중진들이 당과 국민에 봉사하는 마음으로 스스로 용퇴하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압박하고 나선 것.
일부 소장파들 사이에서는 호남 중진들이 끝까지 결단을 내리지 못한다면 총선 선대위 체제로 전환한 후 인위적으로라도 물갈이를 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경재 상임중앙위원은 "이제 물갈이는 전북지역으로 옮겨가야 할 때이며, 단수후보로 공천이 확정된 정균환 의원은 전주 덕진지역에 출마해서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과 맞대결해야한다”며 화살을 전북의원들을 향해 겨누었다.
◇전북, 쉽지 않을 듯
하지만 정작 중진의원들은 호남물갈이론에 대해 불만스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균환의원은 호남물갈이 압박과 관련, "전국 최다득표율로 당선돼 부안 핵폐기장 문제를 말끔하고 최종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출마하겠다”고 고창 부안지역 출마에 쐐기를 박았다.
김태식 이협의원 등도 지역구 출마에 변함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국회 부의장으로서 이번 총선에서 6선에 성공, 17대 국회 의장을 노리고 있는 김태식 의원은 "미국등 선진 외국의 경우 다선 중진의원들이 많지만, 다선 중진이라는 이유만으로 물갈이 운운하지 않는다”며 인물을 키워야 지역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정작 도내 중진의원들이 물러설 경우 열린우리당에 대한 경쟁력이 얼마나 상승할 것인지에 대한 제대로된 검토도 없는 상황에서 무작정 '호남물갈이'만 외치는 것은 공허한 일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열린우리당 현역의원 모두가 지역구 이전없이 출진하는 상황에서 대책없는 호남물갈이가 총선승리에 얼마나 도움이 되겠냐는 것이다.
하지만 27일 김경재 상임중앙위원이 전북지역을 직접 겨냥함으로써 물갈이 압박이 쉽게 사스러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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