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향기가 상큼하다. 전통음악을 알리는 도내 대표적인 두 단체가 파릇한 기획공연으로 더 진한 향기를 선사한다. 성악곡인 '칸타타'를 매체로 전통 국악 선율을 전할 정읍시립국악단(국악장 이화동·전북대 교수)의 국악칸타타 '상춘곡'(賞春曲)과 전통창극의 새로운 양식을 제시할 남원 국립민속국악원(원장 곽영효)의 기획창극 '신(新) 판놀음'(연출 지기학·작곡 김선)이다.
● 정읍시립국악단, 23일과 24일 국악 칸타타 '상춘곡'
'홍진(紅塵)에 뭇친 분네 이내 생애(生涯) 엇더 한고∼' 정읍지역 예술인들이 총 출동해 정읍의 역사와 문화를 노래한다.
정읍시립국악단이 국악칸타타 '상춘곡'(賞春曲)을 정읍과 전주에서 초연한다. 23일 오후 7시 정읍사 예술회관 대극장, 24일 오후 7시 소리전당 명인홀.
상춘곡은 조선 전기 문신인 불우헌 정극인(1401∼1481)이 벼슬을 버리고 향리인 정읍의 태산(현 칠보)에 낙향해 풍류와 안빈낙도의 정신을 노래한 한글 가사문학의 효시인 곡. 대구법을 사용한 구성의 묘나 자연탄미의 선명한 주제, 유연한 율조와 우아한 풍류미 등 국문학적 가치와 의미가 크다.
이번 공연은 정읍시립국악단이 정읍시립합창단(지휘자 조기만·고창해리초등학교장), 정읍시립교향악단(지휘자 이경호·페스티벌 심포니 오케스트라 음악감독)과 함께 마련한 특별기획 공연. 류동완·박경춘·이성재·김동·진병주·고광식씨 등 정읍지역 시인들의 시에 작곡가인 이 총감독과 류장영(도립국악원 관현악단장), 한광희(한신대 교수), 이승곤씨(남도대 교수)가 작곡자로 참여했다. 9명의 국악단과 38명의 합창단이 노래로, 12명의 국악단과 3명의 교향악단, 8명의 객원 연주자가 기악연주로 참여해 모두 70명이 무대에 서는 대규모 악곡이다.
성악곡인 '칸타타'를 매체로 전통 국악에 서양음악의 접목을 시도했다는 점이 이채롭다. '봄눈 오는밤' '내장호에 서서' '내장산 단풍' '벚꽃' '망부석' 등 독창과 합창은 상춘곡의 정서인 봄과 내장산 국립공원, 단풍, 백제가요 '정읍사'의 망부석과 정읍의 옛 명칭인 정촌현, 정읍 천변의 벚꽃 등 지역 특유의 상징적 표상들을 모두 포함했다. 특히 박경춘씨의 시에 이화동씨가 곡을 얹은 '정촌(井村) 아리랑'은 학계에서 거론되고있는 논제 '정읍사는 아리랑의 근원인가'에 부합하는 곡으로 '아으∼아롱디리 아으 다롱디리 정촌 아리랑'의 여음구는 지고지순한 여인의 기다림을 아리랑으로 승화시켜 이채롭게 올려진다. 이화동 국악장은 "서양음악의 성악곡 형식이지만 극의 품격을 우리 고유의 정서에 맞게 소박하지만 세련되게 표현했다”고 소개했다. 문의 063)530-7623/537-3003
● 남원 국립민속국악원, 23일부터 25일까지 '신(新) 판놀음'
'신(新) 판놀음'은 하나의 판에서 소리·굿·줄타기·염불·소고 등이 함께 이뤄졌던 전통무대의 형식을 되살려 전통 판소리가 가지는 명창의 소리 멋과 현대화된 창극이 조화된 기획창극이다. 23일부터 25일까지 매일 오후 6시 30분 남원 국립민속국악원.
박소희(흥보가) 남해성(수궁가) 송순섭(적벽가) 신영희(춘향가) 유영애(심청가) 등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보유자나 보유자 후보인 명창들이 자신들의 소리내력을 창으로 풀고, 창극 단원들이 판소리의 한 대목을 소규모 창극으로 보여줘 판소리 다섯 바탕을 모두 감상할 수 있는 무대다. 예를 들어 첫 번째 마당을 장식할 신영희 명창은 소리 공부할 때 어려웠던 일과 스승인 고 김소희 명창과의 추억담을 이야기하고 자신의 장기인 춘향가 중 이별가 한 대목을 부른다. 이어 십여명의 단원들이 나와 변사또가 남원에 부임하는 대목을 노래하면서 창극이 시작, 춘향을 매로 다스리는 십장가로 맺는 형식이다.
이 날 무대에서는 국립창극단 재직시절 토끼 역으로 이름이 높았던 남해성 명창의 그 시절 창극 이야기와 박송희 명창이 기억하는 스승 고 박록주 명창 이야기, 송순섭 명창이 기억하는 스승 고 박봉술 명창 이야기, 유영애 명창이 소리꾼으로 활동하며 겪었던 어려웠던 일화들을 들을 수 있다.
또하나의 볼거리는 다섯 바탕의 단막창극. 소주호 황갑도 방수미 양은주 허은선 김현주 정양선 최영란 유하영 등 국립창극단원들이 모두 출동한다. 다음 달 1일과 2일 오후 7시에는 서울 국립국악원 예악당 무대에서도 공연한다. 문의 063)620-2332/02)580-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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