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정치는 어떤 관계일까? 한국의 젊은 영화평론가들이 주목했다.
'한국단편의 선택: 비평가 주간'의 세미나가 열린 26일 오후 7시 전북대 건지영상아트홀. 전주국제영화제 비평가 주간 평론가인 문학산·맹수진·이명인·이상용·유운성씨와 영화감독 김곡·김선·윤성호·이창재씨가 참석한 이 날 세미나의 주제는 '영화와 정치'.
올해 비평가주간이 선택한 다섯가지 주제 중 영화와 정치적 지향을 제목부터 자신만만하게 내보이는 쌍둥이 형제 김곡·김선 감독의 '빛과 계급'·'정당정치의 원리'를 비롯, 이창재 감독의 '미국전쟁략사', 윤성호 감독의 '산만한 제국' 네 편이 대상이다.
이명인씨는 정치적으로 무관심한 영화들의 틈바구니에서 나온 이 영화들은 한마디로 '정치적이거나 조롱'이라고 표현했다. 특히 '산만한 제국'은 신자유주의라는 자본 만능 시대에 산만하지만 즐겁게 자기 방식으로 저항하는 신세대 젊은이의 유쾌한 영화 만들기로 평했다. 맹수진씨는 "자유분방하고 재기 발랄한 외양 때문에 때론 낭패스럽고 치기 어린 장난으로까지 보이기도 하지만 정치적이고 공격적인 야심을 디지털을 매체로 독립영화의 새 영역을 실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이 영화가 인용하는 대상은 무제한적이다. 국내 굴지의 재벌기업과 초국적 기업 맥도날드, 스위스 제약회사 노바티스, 스타벅스의 이미지를 몇 겹으로 포개고 연결하면서 중간에 중남미 노동자와 블루 칼라 프롤레타리아 스머프 등의 이미지를 끌어들여 초국적 기업 대 전세계 노동자들의 대립이라는 정치적 의미를 생산해내는 교차편집을 시도한다. 윤성호 감독은 "자본의 무한 지배 논리로부터 해방된 자유로운 인간을 상상한다”고 말했다.
김곡·김선 감독도 "전주에서 소개되는 작품들은 자신들의 정치적 입장을 비교적 쉽게 직설적으로 풀어놓은 영화”라며 "영화에 함께 사람들은 투사형 인물군이 아니라 자기의 욕망에 지극히 충실한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주로 디지털 카메라로 작업하고, 최소의 비용으로 단기간에 빠르게 작업하는 새로운 영상세대는 영화들을 정치세력화하고 자신들 스스로를 연대하며 나아간다. 문학산씨는 "이들의 정치적 발언과 영화의 미학이 꼭 행복한 만남만은 아니지만, 이들이 지닌 한계 또한 또 다른 세대에 의해 행복하게 극복될 수 있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21세기 영화는 정치를 어떻게 연출할까? 선문답처럼 던져진 철학의 개념. 일상의 불편에 자연스럽게 비판하는 인간형의 창조. 카니발적인 즐거운 저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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