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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JIFF]영화전문기자들이 본 전주국제영화제

영화전문기자들이 호평하는 '영화보다 낯선'에 출품된 마이클 스노우 작품. (desk@jjan.kr)

 

다섯 번째 여정의 절반이 지난 제5회 전주국제영화제. 극장마다 거리마다 관객들 못지 않게 현장을 누비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다. 영화전문기자들이다. 이들에게 전주국제영화제의 현장을 들어보았다. 한겨레 임범 기자, 필름2.0 장병원 기자, 씨네21의 김현정 기자, 월간 프리미어의 전종혁 기자, 무비위크의 고경석 기자가 기꺼이 취재에 응했다.

 

△ '영화보다 낯선''쿠바영화' 등 실험성 높이 평가

 

개별 영화에 대한 만족도는 높았다. "처음에는 볼 만한 영화가 없다 싶었지만, 실제 스크린을 접하면서 상당히 만족하게 됐다”는 식이다. 인디영화나 디지털·독립영화, 실험영화를 접할 수 있는 것이 전주만의 장점으로 꼽았다. 특히 '영화보다 낯선' 섹션과 일본 ATG 회고전, 쿠바영화, 소니마주 등에 대한 관심은 특별했다.

 

그러나 전주에서만 볼 수 있었던 다큐멘터리·애니메이션 비엔날레가 사실상 없어진 것과 일반관객들의 호응이 높지 못한것에 대한 쓴소리도 많았다. "전주에서 내세운 것이 전주시민들과 교감을 쌓지 못한다면 재고해야 한다”는 것. 한겨레 임범기자는 "디지털과 아시아 독립영화가 전주의 고민일 것”이라며 (방향을 바꾸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자유·독립·소통의 슬로건에 지나치게 집착하지 말 것을 조언했다.

 

△ 일반 관객들에 대한 배려 주문

 

마니아와 대중들을 향한 전주영화제의 방향에 대한 의견은 다소 엇갈렸지만 '대중들과의 호흡'은 공통적으로 중요한 과제라고 밝혔다.

 

임기자는 "올해 영화들은 대중성과 전문성이 지나치게 양분화 돼 있다. 그러나 전주영화제는 대중적인 것보다는 영화제에서만 볼 수 있는 영화에 주목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을 보인데 비해 필름 2.0의 장기자는 "나름대로 색을 찾으려는 집행부의 고민은 보이지만, 초기부터 안았던 '대중들과의 호흡'이란 숙제는 여전히 풀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프리미어의 전기자는 "현장에서 만난 일반관객들은 유럽영화나 대중성 있는 영화에 주목하고 있었다”고, 씨네 21의 김기자는 '영화보다 낯선' 등 다른 국제영화제들과의 차별성은 좋게 평가하면서도, 일반 관객들에게는 어려운 코너였다고 분석했다. 그 원인으로 영화제 홍보부족과 '불안정한 조직구조'를 꼽았다.

 

"프로그래머가 바뀔 때마다 영화제의 기본 프로그래밍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5년 동안 세 번 프로그래머가 바뀌면서 노하우가 축적될 시간이 부족했다. 가뜩이나 후발주자로 출발한 약점을 여전히 극복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김기자의 지적이다.

 

상영사고나 발권문제 등 운영 문제도 제기됐다. 이들은 "영화제의 운영이 오히려 퇴보하고 있는 것 같다”거나 "국제영화제에서 크고 작은 사고는 당연히 발생하는 것이지만, 5회의 연륜이 의심스러울만큼 여러가지 헛점이 보인다”고도 꼬집었다.

 

△ 올해는 영화제의 도근점이 되는 해

 

"집행부가 바뀌면서 삼인삼색·일반인 대상 워크숍 등 디지털을 강화했던 1회에 비해 회화적인 영화들과 실험적인 영화들이 더 많아진 느낌이다.”

 

전문기자들은 올해를 전주영화제의 매우 중요한 기점으로 꼽았다.

 

"장기적으로 보면 올해와 같은 프로그램이 긍정적일 수 있다”고 밝힌 장기자는 "다양한 영화를 소개하려는 노력이 더 지속되고, 각 섹션마다 명확한 선을 긋고, 전주만의 색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한 전주영화제의 과제는 경쟁력 확보. 부산과 부천에 비해 대중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전주의 환경을 극복할 대안을 마련하라는 것이다.

 

"부산과 같은 영화제가 또 있을 필요는 없다. 전주는 영화를 만들기에도, 영화제를 진행하기에도 좋은 도시다. 분명한 색깔을 가지고 자리를 잡을 수 있는 정체성, 그게 전주영화제의 살길이다.”

 

크고 작은 매력과 아쉬움을 전한 이들 전문기자들은 그러나 "전주영화제는 어느 영화제보다도 가능성있는 영화제다.”고 평가했다.

 

최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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