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밥을 짓기 위해서는 쌀에 물을 적당하게 붓고 가열한다. 그러면 어떠한 변화가 일어나서 쌀밥의 맛을 내는 것일 까? 먼저 쌀에 들어 있는 성분을 살펴보면 주로 아밀로오스와 아밀로펙틴 분자로 이루어져 있다. 이들을 합쳐 녹말 또는 전분이라고 부른다. 전분은 화학적으로 두가지 유형이 있는 데, 한가지는 물에 녹지 않고 좀처럼 소화되지 않는 베타 전분이고, 다른 것은 소화가 잘되는 알파전분이다. 다시 전분 입자를 잘 관찰해보면 글루코오스가 한줄기 사슬처럼 연결 된 아밀로오스와 아밀로펙틴이 규칙적으로 밀집해 있는 결정구조를 가진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쌀에는 아밀로오스가 20%들어 있고 나머지는 아밀로펙틴으로 이루어져 있다. 찹쌀의 경우는 거의 아밀로펙틴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분은 글루코오스가 사슬모양으로 연결된 것이지만 그 사슬의 일부는 수소결합상태로 매우 규칙적으로 배열되어 있는 부분과 불규칙적으로 배열되어 있는 부분이 같이 섞여 있다. 규칙적인 부분은 결정상태로 되어 있는 데, 이것은 미셀(micelle)이라고 한다. 미셀부분은 결정이 매우 규칙적이기 때문에 물분자가 파고 들어갈 수가 없다.
이러한 구조를 가진 전분이 베타 전분이며, 이것에 비해 미셀구조를 갖지않는 전분이 알파전분이다. 쌀속에 들어 있는 녹말은 베타전분 상태이며, 여기에 물을 붓고 가열하게 되면 미셀구조에 틈이 생기고, 물분자가 녹말 사슬 사이로 파고 들어가서 미셀구조를 파괴하여 불규칙하고 느슨한 구조로 된다.
따라서 밥을 지으면 부피가 늘어나게 되는 데, 이것은 물분자가 녹말사이에 들어가 있는 상태를 나타낸다. 갓지은 밥이 맛이 있는 것은 알파전분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이며, 찬밥이 맛이 없는 이유는 점차로 베타전분 상태로 변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부엌에서 전분을 함유한 식품을 가열하여 조리한다는 것은 바로 베타 전분을 알파 전분으로 변화시키는 화학실험의 한 과정으로 볼 수 있다.
김자홍(전북대 교수, 과학영재교육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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