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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따구리]'영화보다 낯선' 5회 영화제

 

러닝타임 10일. 민병록 감독의 '전주국제영화제 5탄'. 영화의 엔딩 크레딧을 보며 여러 생각이 든다.

 

지난해 영화제를 치르고 우리는 대중과 훌륭하게 소통할 좋은 작품이 많았지만 홍보전략이 없어 일반 시민들을 스크린 앞으로 끌어들이는데 실패했던 점을 아쉬워했다. 조직이 안정된 것을 한 성과로 꼽았고, 네 번째 행사를 치른 만큼 더 이상 체험에 의해 축적되는 대처능력이 아니라 전문성을 높일 것을 요구했다. 그 후 1년.

 

올해는 다섯 번째라는 말이 민망할 만큼 오류가 많았다. 영화제 운영의 허점은 1회부터 끊임없이 제기된 문제. 숫자로 따지면 매년 그리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1회는 티켓 전산시스템이 10분 간격으로 말썽을 피웠고, 상영첫날까지 일부 상영관의 보수공사가 끝나지 않았던 2회는 자원봉사자들과 스태프들이 직접 벽돌을 져 날랐고, 페인트칠을 했었다. 상영취소 및 환불은 당연한 순서. 3회는 스태프들간의 소통부재가 심각했다. 그런데 올해 관객들의 토로는 유달리 크다. 점잖은 이들은 5회의 성숙함에 걸맞지 않다고, 호사가들은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까지 운운한다. 왜 일까. 지난해에도 영사사고·티켓 전산불통 등 관객들을 짜증나게 했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지난해 관객들은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오히려 느긋했다. 근사한 영화와 제 몫을 아는 운영진 때문이었다.

 

영화전문기자들은 부산과 부천을 빗대어 영화제의 5회는 중요한 기점이라고 말한다. 지역 영상산업 발전과 연계시킬 수 있는 집약적인 계획이 세워져야 할 때라는 말. 또 초심(初審)으로 돌아갈 것을 권하는 의미도 있을 터이다. 전주국제영화제의 푸른 꿈. 지난해 조직의 안정을 운운했던 것을 후회한다. 그리고 후회한다고 말하는 지금 이때를 다시 후회할 날을 기다린다.

 

'몇 밤을 더 자면' 유쾌하게 영화제의 엔딩을 바라볼 수 있을까. "영환가 뭔가 헌다드만”하던 부모님들께 먼저 물어볼 일이다.

 

최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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