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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극단 하늘의 '땅과 새'

 

한 연극을 두 번 보면 극의 이해가 깊어진다. 그만큼 흠도 드러난다.

 

지난달 22일(전북연극제) 이후 2주만에 다시 본 극단 하늘의 '땅과 새'(8일 오후 7시 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 허균과 홍길동을 등장시켜 정치와 예술의 관계를 시대적 고민에 담은 작품. 서사적이고 다소 무거운 주제의 연극이다.

 

코믹이 무대의 화두가 된 시대에 모처럼 진중한 느낌을 주는 이 작품은 장점이 더 많다. 작가 허균과 작중인물 홍길동, 독자인 낙빈·이부사·광해군 등을 극에 포함시켜 다각도의 관계를 모색한 극의 형태와 이색적인 무대연출, 노래와 춤이 어우러진 장르의 확산, 평범하지만 의미가 남다른 대사의 맛 등이다.

 

아쉬움도 있다. 장면이 비슷한 톤으로 전개되면서 그 속에서 묻어나야 할 긴장감이 떨어지는 것과 한 화음이 되지 못하는 합창, 암전이나 배우의 등·퇴장 시간이 관객의 예상보다 길어진 것 등이다. 또 능청맞고 처량하기보다 전문국악인의 공연을 연상시키는 아낙의 노래와 웃음을 자아내는 도적들의 결의 장면의 허전함도 크다. '관객에 대한 예의'가 겉으로 드러난다면 다른 대안을 찾는 것이 옳다. 노래와 춤이 극에 효과적으로 결합하지 못하고, 극의 감동을 오히려 반감시키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 (초연보다 많이 줄었지만) 한 배우가 여러 역할로 출연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작가는 우리가 살고 있는 사람들의 세상이 '땅', 꿈꾸는 사람이나 그의 이상향이 '새'라고 말한다. 이 작품은 이 달 제22회 전국연극제에 출품, 전국 각 시·도를 대표하는 작품과 어깨를 겨루게 된다. 예술에 등위를 정하는 것에 이견은 다양하지만, 기왕에 '땅'을 박차고 나섰다면, 극단 하늘이 '새'가 되길 바란다. 조금만 서두르면 극에 대한 고민의 시간은 늘어날 것이다.

 

최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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