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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대중독재

 

한양대 임지현 교수가 (대중독재)라는 책을 출판하자 여러 신문이 이를 보도하고 있다. 그는 독재도 대중의 합의나 동의 없이는 지속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대중 일부가 독재를 능동적으로 참여했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대중이라는 말을 사용하여 마치 대중대다수가 독재에 참여한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잘못이다. 더구나 대중독재라는 말은 독재자가 국가, 폭력, 조직, 선전선동, 강압을 이용하여 동의를 만들어내고 침묵을 조장한 측면을 드러내지 못한다.

 

대중독재라는 말이 제대로 성립되기 위해서는 대중이 직접적으로 독재를 행사하는 것이어야 한다. 단순히 대중이 독재자를 지지했고 대중이 거기에 참여하고 동원되었다고 해서 이를 대중독재로 표현하는 것은 잘못이다. 왜? 대중이 독재를 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더구나 대중이 독재를 한 것이 아니라 독재자가 독재를 했는데, 마치 대중이 독재를 한 것처럼 표현하여 독재책임을 대중에게 전가하면 안 된다.

 

물론 대중들도 박정희 시절에 박정희독재를 지지하고 또는 침묵하였던 점은 반성해야 한다. 그렇지만 대중독재라는 개념은 마치 대중이 독재의 핵심에 있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 따라서 대중독재라는 개념은 독재의 기획자이고 선전선동과 폭력을 통해 일부 대중의 지지를 동원하고 다수 대중을 강압적으로 침묵시킨 독재세력의 책임을 희석시키고 있다.

 

대중 대다수의 지속적인 지지가 있었고 통치자가 계속 이를 반영하고 있다면 독재라는 말은 타당하지 않다. 오히려 민주주의라고 표현해야 타당하다. 따라서 대중 대다수가 지지한 독재라는 말은 근본적으로 성립될 수 없는 말이다. 독재는 말 그 자체에서 대중 대다수의 의사를 무시하고 강압적으로 통치했다는 뜻이 강하기 때문이다.

 

독재자는 각종 폭력과 강압뿐만 아니라 학교, 신문방송, 조직, 행사를 통해 지속적으로 동의를 창출하는 메카니즘을 사용하여 지지를 획득하고 반대를 고립화시키는 방법을 사용해왔다. 더구나 도전세력은 대안을 대중에 제시하기도 전에 체포되어, 발언자체가 철저히 차단당하여 왔다. 이를 무시하고 대중독재라는 개념으로 독재자의 독재책임을 희석시키고 대중에게 독재책임을 묻는 것은 한심한 일이다. 대중 일부만 지지한 것을 대중 대다수가 지지한 것처럼 왜곡하고 있고, 또한 독재책임을 불공평하게 대중에 전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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