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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 맞은 어린이를 위한 책

 

여름방학을 맞은 아이가 있는 가정이라면 더위도 잊고, 즐거움도 주는 의미있는 시간을 어떻게 만들까가 큰 고민이다. 책읽는 여름방학은 어떨까. 그러나 아이들에게 책을 골라주는 일도 쉬운일은 아니다. 읽다가 깔깔 웃거나 눈물이 찔끔 나는 책이거나 푹 빠져서 노는 것도 까먹을 만큼 재미있는 책, 거기에 교육적 효과까지 더해진다면 금상첨화. 최근 서점가에 나온 책 중 도움이 될 만한 책을 골랐다. 산과 숲, 강이 살아 있어 책장을 넘기면 그자체로도 시원한 여름이 된다.

 

그림 곁들인 논픽션 생태 동화 어때?

 

김용택 시인이 구수한 입말로 물의 순환에 얽힌 이야기를 쓴 '바다로 간 큰밀잠자리'(푸른숲). 산과 바다로 갈 때 들고 가면 좋을법한 논픽션 생태 동화다.

 

'바다로∼'는 연못에서 태어난 잠자리 애벌레가 샘과 도랑, 개울과 강, 바다로 여행하면서 만난 풍경을 통해 낯선 곳으로 흐르는 물의 여정과 그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을 전해준다.

 

'우린 부둥켜안았어. 우리가 낳아 놓은 알과 함께 물 속으로 서서히 가라앉았어…우린 죽지 않는 거야. 나는 우리 아이들 속에 살아 있는 거야.'

 

잠자리의 눈에 비친 물은 생명과 자연의 원천. 오월에서 시월까지 날아다니는 큰밀잠자리의 생애처럼 우리도 자연 속의 물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살아간다는 것을 실감케 한다. 연못 속 잠자리 애벌레가 물풀을 타고 물 위로 올라 처음 세상 구경을 하려고 하는 순간의 두근거림과 설렘은 신선하다.

 

'너무 오래 물 속에 길들여진 내 몸이 놀라지 않도록 조심조심…' '어, 아, 와, 이게 뭐야. 내 얼굴에 무엇이 지나갔지. 아이 시원한 바람이구나. 공기야, 공기.'

 

책에 담긴 신혜원씨의 그림도 미세한 시간의 흐름부터 계절의 흐름까지 세밀하게 보여준다. 소박한 느낌을 주는 민화적 기법으로 그린 이 그림들은 섬진강변 진뫼마을을 고스란히 옮겼던 '나는 둥그배미야'처럼 1년간의 취재와 스케치를 통해 게아제비·소금쟁이·물방개·올챙이와 거미줄에 걸린 잠자리와 물풀, 울퉁불퉁한 바위와 꼬불꼬불한 논두렁 등을 담았다.

 

장편동화와 희곡이나 편지글은 어때?

 

전남 화순출신 현직 초등학교 교사인 고재은씨가 쓴 장편동화 '강마을에 한번 와볼라요?'(문학동네)는 전라도 사투리를 어떻게 이처럼 잘 썼는지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책이다. "오메, 아직 안 왔능가 비요이. 아까 핵교서 책을 찾고 댕기던디….”하며 60·70년대 농촌의 일상사를 흥겹고도 구성지게 들려준다. 제4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이다.

 

윤석중·송영 등의 1920∼30년대 희곡 7편을 모아놓은 '올빼미의 눈'(우리교육)은 이야기 사이사이에 자신의 생각을 덧붙일 수 있어 상상력과 표현력을 키우기에 좋다. 특히 함께 어울려 즐길 놀이가 부족한 요즘 어린이들에게 어린이극 희곡은 함께 만들어 가는 재미를 가르쳐줄 뿐만 아니라 문화적 감수성을 키울 수 있는 좋은 매개가 된다.

 

'아버지의 편지'(함께읽는책)는 시대를 넘어 아버지의 마음을 이어 주는 책. '다산 정약용 편지로 가르친 아버지의 사랑'이란 부제에 걸맞게 그가 귀양살이를 하면서 멀리 떨어져 사는 두 아들한테 보낸 편지 가운데 어린이들에게 도움이 될 내용을 골라 엮었다. 독서와 공부, 인간의 윤리와 실천, 실용의 가르침 등이다. 각 내용마다 엮은이가 덧붙여 놓은 '생각하며 느끼며'도 도움이 된다.

 

실화를 바탕으로 불편 한 몸을 가졌거나 어려운 형편에서도 씩씩하게 살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그린 동화 '아빠! 학교에 오지 마세요'(꿈소담이)는 슬프고 따뜻한 다섯 편의 동화가 담겨 있다. 특수교육학과를 전공하고 현재 대구남양학교 교장으로 있는 박태의씨가 썼다. 짧지만 따뜻한 이야기들이 여름보다 뜨거운 감동을 준다.

 

최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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