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석 기자
19일 오전 2006년 소리축제가 열리고 있는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야외공연장. 사물놀이팀, 리코더 합주단, 중창단 등 무대의 주인공인 초등학생들이 평소 갈고 닦은 기량을 열심히 뽐냈다.
그러나 무대앞 객석에는 응원나온 학교 친구들이 없었다. 300∼400여명의 관람객들이 자리를 지켰지만 대부분 유치원생이었다. 야외공연장의 객석 규모는 5000여석. 너무 넓어 텅 빈 듯한 객석을 향해 아름다운 선율을 실어보낸 어린 연주자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올해 소리축제는 학생 관람객 유치가 어려운 악조건속에서 시작됐다. 초등학교의 가을 운동회와 학예발표회 등 자체 행사가 소리축제와 맞물렸다. 중학교는 중간고사가, 고교는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예정돼 있는 등 시험이 학생들을 붙잡았다. 올해 추석이 10월초에 들어있어 각종 학교 행사와 시험이 앞당겨진 때문이다.
소리축제조직위측에 따르면 이날까지 단체관람을 예약한 학교와 인원은 15개 학교에 5400여명. 조직위 관계자는 “지난해와 달리 공짜 입장이 없어진 것을 감안하면 이 정도의 유료 학생 관람객을 유치한 것은 성공적”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나 이날 빈 객석을 향해 공연하는 학생들을 지켜본 한 학교장은 “아이들이 열심히 준비한 것에 비해 관람객이 너무 적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그는 “당초 체험학습 차원에서 학생들의 단체관람을 검토했지만 입장료와 교통편 등의 문제로 포기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공연한 학생이 속한 학교 가운데는 소풍을 간 학교도 있었다.
문화를 공짜로 향유하려는 인식이 바뀌어야 하지만 조직위의 보다 철저한 상황 예측과 준비, 그리고 지역축제에 대한 교육계의 관심과 배려가 아쉬웠던 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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