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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따구리] 이사장 아들 결혼때문에

강인석 기자(교육문화부)

16일 오전 고3 수험생을 둔 한 학부모가 전화를 걸어왔다. 자신의 자녀가 다니고 있는 전주시내 한 사립고교가 지난 토요일 학교재단 이사장 아들의 결혼식을 이유로 학생들을 학교에 나오지 말도록 했다면서 학교측을 성토했다.

 

이 학부모는 “수능을 한 달여 남겨놓은 고3 수험생들의 공부보다 학교 이사장 아들의 결혼식이 더 중요한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에대해 이 학교 교장은 “학교 재단 이사장 아들의 결혼식이 토요일 오후 학교 강당에서 열렸고, 하객들의 점심 식사 문제 때문에 부득이하게 토요일 자율학습을 일요일로 변경했다”면서 “요일이 바뀌긴 했지만 선생님들이 모두 나와 더 열심히 일요일 자율학습을 지도했다”고 밝혔다.

 

그는 “학교 교육의 기본은 학생들이 우선으로 학교 행사 때문에 학생들에게 피해가 가면 안된다는 생각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고, 학생들에게 사전에 충분히 양해를 구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학교 선생님의 결혼식도 학교 강당에서 치르곤 한다”면서 “재단 이사장 자녀 결혼식이라서 학교 시설을 제공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수업에 지장을 주는 평일에 행사가 치러진 것이 아니고 학교 행사로 인해 자율학습이 실시되지 못한 것도 아닌데 무슨 문제가 되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과연 재단 이사장과 관련된 행사가 아니었다면 학교측이 갈길 바쁜 고3 수험생들의 토요일 자율학습을 일요일로 바꾸는 결단(?)을 내릴 수 있었을까 생각해봤다. 물론 학교측이 “그럴 수 있다”고 대답한다면 할 말이 없지만, 학교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인지 모두가 한 번쯤 생각해 볼 수 있는 사례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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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석 kangis@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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