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묵 기자(고창주재)
지방의회 의원들은 대부분 매년 한차례 해외연수를 다녀온다. 이 공식 행사에는 으레 곱지않은 외유(外遊)라는 꼬리표가 붙는다. 전문성 함양이나 선진사례를 직접 체험, 의정활동에 접목하는 본래의 목적보다는 관광이나 유희 등 부수적인 면에 치중하는 연수일정이나 방문국가 선정 탓이 크다.
고창군의회 의원 7명도 11일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연례 행사로 치부하고 넘어갈 수 있지만 여행 일정과 방문지역를 살펴보면 단순한 '해외나들이'보다는 듣고 보고 배우는 '연수'의 성격이 짙어 눈길을 끈다.
의원들이 가는 곳은 가고시마현의 기리시마시. 고창과 여건이나 지형 등이 비슷한 자치단체 한 곳을 선정, 각 분야별로 집중 벤치마킹해 군에 발전적인 대안을 제시하자는 이유에서 선정됐다. 지리적 여건과 공업보다는 농업과 서비스업에 중점을 둔 산업구조 등이 고창과 비슷하다.
6박7일간의 일정도 강행군이다. 나흘은 기리시마 시청과 의회, 교육청 등 4개 관공서를 비롯해 농·축·수산물 생산 및 유통시설, 쓰레기 및 하수도 시설, 노인복지시설 등 20여 곳의 각종 시설을 둘러본다. 또 하루는 복분자축제의 바람직한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동경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식품박람회를 관람한다. 오고 가는 이틀을 제외하면 관광하며 즐기는 시간은 거의 없는 셈이다.
군의회가 해외연수에서 '외유'라는 혹을 떼어내는 실험에 성공하는 길은 다녀온 후의 일처리에 달려있다. 연수 내용과 벤치마킹 사례 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의정활동에 적극 활용하며, 집행부에 발전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군의회는 해외연수 후 활동이 '외유'와 '연수'를 가름하는 잣대라는 걸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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