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휘정 기자(문화부)
신정아 사건이 터졌을 때 미술계에서는 “이제 좀 살아나나 싶던 미술시장이 다시 죽는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감추지 못했다. 여기에 삼성 비자금이 미술품 구입에 사용됐다는 의혹까지 더해지면서 미술시장은 차갑게 얼어붙었다.
없어서 못 팔던 블루칩 작가들의 작품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했으며, 경매 현장에서는 유찰되는 경우가 빈번해 졌다. 서울이 이 지경이니 아직 미술시장이 형성되지 못한 전북은 말할 것도 없다.
지난 18일 전주리베라호텔에서는 A옥션의 올해 마지막 경매가 진행됐다. 4회째인 이번 경매는 총 135점이 출품, 48점만이 낙찰됐다. 낙찰률은 35.6%, 낙찰 총액은 9020만원이었다.
지난 6월 첫 경매를 시작한 A옥션은 전북에서는 유일한 미술품 전문 경매업체로, 서울경매와 K옥션에 이어 지방에서는 처음으로 만들어졌다. 서울의 메이저 경매회사들이 서양화에 매진하는 것과 달리 지역 정서를 고려, 고서화와 지역작가들의 작품을 내놓고 있지만 낙찰보다는 유찰이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작품만 팔아서는 입에 풀칠하기 힘든 게 사실. 적극적인 작가들은 아트페어나 대중적인 기획전으로 돌파구를 찾아보기도 했지만, 미술시장을 활성화시키는 데는 실패했다. 그 때문인지 미술품 경매를 바라보는 시선은 더욱 냉소적이다. 경매를 통해 미술시장이 살아나길 바라는 작가들도 일부 있지만, 작가들은 자신의 작품 가격이 공개되는 걸 꺼려하며 부정적인 시선을 감추지 않는다.
A옥션은 미술시장 대중화를 위해 내년에는 오프라인 이외에도 온라인 경매를 실시하고, 고가보다는 중저가 작품을 위주로 내놓겠다고 밝혔다. 미술품 거래 활성화를 통해 지역에 미술시장이 형성되길 바라는 것은 작가나 경매회사나 모두 같은 마음. 경매가 전업작가를 꿈꾸는 이 지역의 실력있는 작가들을 미술시장에 등장시키고 중앙화단에 진출시키는 통로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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