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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마와 숙녀'의 시인 박인환 전집 출간

1950년대 대표적인 모더니즘 시인 박인환(1926-1956)의 전집이 출간됐다.

 

맹문재 안양대 교수가 엮은 이번 전집에는 시 81편과 산문 70편, 편지 13편, 번역시 1편 등 총 165편의 작품이 수록돼 있다.

 

맹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박인환이 31세의 나이로 요절하기 전까지 쓴 작품은 시 81편, 산문 72편 등 총 173편인데 이중 소수 미발굴작과 번역소설 등을 제외한 전 작품이 실렸다. 특히 박인환이 양병식, 김차영, 김규동, 김수영 등과 함께 만든 동인지 '신시론'을 새로 발굴해 시 '고르키의 밤'을 수록한 것을 비롯해 시와 산문, 번역시 등 열다섯 편의 발굴작을 담았다.

 

1948년 발표된 '고리키의 밤'은 당대의 어떤 시인 못지 않게 현실인식이 강했던그의 '모던한 리얼리즘의 시 세계'를 잘 보여준다고 맹 교수는 말한다.

 

"기복(起伏)하던 / 청춘의 산맥은 / 파도 소리처럼 멀어졌다 // 바다를 헤쳐 나온 북서풍 / 죽음의 거리에서 헤매는 / 내 성격을 또다시 차디차게 한다 // 이러한 시간이라도 / 산간에서 남모르게 솟아나온 / 샘물은 / 왼쪽 바다 / 황해로만 기울어진다 // 소낙비가 음향처럼 흘러간 다음 / 지금은 조용한 / 고르키의 달밤 // 오막살이를 뛰어나온 / 파펠들의 해머는 / 눈을 가로막은 안개를 부순다 // 새벽이 가까웠을 때 / 해변에는 / 발자국만이 남아 있었다 // 정박한 기선은 군대를 끌고 / 포탄처럼 / 내 가슴을 뚫고 떠났다"('고르키의 밤') 맹 교수는 이전에 박인환의 작품으로 소개된 '얼굴', '술보다 독한 눈물' 두 편의 시는 출처가 불분명하다는 점을 들어 이번 전집에 수록하지 않았다.

 

또 박인환의 등단 시기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박인환은 1946년 12월 '국제신보'에 '거리'를 발표하면서 등단한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국제신보의 전신인 '산업신문'은 1947년 9월에야 창간됐다는 것이다.

 

맹 교수는 "등단연도와 매체, 등단작 등 가장 기초적인 사실조차 정확하지 않은이와 같은 상황은 박인환의 작품 세계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말했다.

 

실천문학 펴냄. 680쪽. 3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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