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쇠고기 등 먹거리 공포…아이들 급식 불안 도시락 직접 챙길 것
"불안하죠. 사람들 만날 때마다 하는 얘기가 먹을 게 없다는 거예요. 당장 학교 급식도 닭고기 끊기고, 쇠고기 끊기고…. 영양사들은 급식 메뉴 짜기도 힘들다고 하더군요."
"쇠고기 닭고기는 먹을 수 없고, 돼지고기집은 사람들이 너무 많고…. 삼겹살은 1000원이나 올랐더라고요. 그래도 정육점 가면 쇠고기 썰었던 칼로 돼지고기 썰어서 팔텐데, 교차감염도 걱정되잖아요. 이젠 풀만 뜯어먹고 살아야 겠어요."
"쇠고기는 우리 나라가 최고 시장이죠. 발톱 빼고는 다 먹잖아요. 왜 대책없이 개방부터 하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어요. 우리 경제 살리라고 대통령 뽑아줬지, 누가 미국 경제 살리라고 했나요?"
고병원성 조류인풀루엔자(AI)에, 광우병, 유전자변형 콩과 옥수수까지…. 먹을 게 없다.
먹거리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면서 밥상을 책임지는 주부들 관심이 온통 가족들 건강에 쏠리고 있다. 주부들로 구성된 전북일보 여성객원기자들 역시 마찬가지. 수다를 시작하자 마자 커진 목소리는 좀처럼 수그러들 줄 몰랐다.
"아이들이 제일 걱정이에요. 전부 급식이잖아요. 학생식당이나 단체급식이나, 안쓴다고는 하지만 알 수 없잖아요. 학생, 군인이 제일 불쌍해요. 이제 우리 아이도 도시락 싸주려고요."
객원기자들은 "요즘에는 급식에 쇠고기나 닭고기가 올라오면 아이들이 먼저 항의한다"며 "도시락 싸가지고 가는 애들이 늘었다"고 전했다. "애들 성적 올리려면 학원 보낼 게 아니라 먹을 것부터 잘 골라 먹어야 한다"며 "교육정보를 공유하던 엄마들이 이제는 안전한 먹거리와 관련된 정보를 나눈다"고 덧붙였다.
"축산농가들도 걱정되더라고요. AI 보상금이 나와도 그동안 외상으로 쓴 사료값때문에 다 가압류 들어간다고 해요. 그들이 무너져 내리는 걸 보면 가슴이 아프지만, 어쩔 수 없잖아요."
객원기자들은 먹거리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관련 업체들의 매출도 감소하고 있다며 나라 경제 전체가 걱정된다고 했다.
"저는 생협(친환경식품 직거래 위한 '생활협동조합' 줄임말)을 이용해요. 그동안 생협을 이용하면서 약간 비싸다는 생각도 했었지만, 먹거리 문제가 계속 터지다 보니까 잘 택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또 막상 계산을 해보면 생협은 물가변동이 1년 내내 거의 없어서 그리 비싼 것도 아니에요."
식탁에는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다고 했다. 생협을 이용하고 있는 객원기자는 "생협은 물건이 동이 날 정도로 많이 팔리고 있다"며 "특히 육류만큼은 생협에서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객원기자는 "우리 동네 유기농매장은 장사가 안돼 문을 닫았다가 쇠고기 수입과 함께 다시 영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도 동물성 사료를 먹이는 한우가 있다고 하던데, 이번 기회에 먹거리 문제에 대해 국민들이 심각하게 생각하고 전 국가적으로 점검해 봐야 할 것 같아요."
객원기자들은 "검증 강화나 원산지 표기 확대 조치 등 관련 대책을 내놔도 국민들 불안감은 수그러들지 않을 것 같다"며 "처음부터 불신을 심어줬기 때문에 정부에서 계속 괜찮다고 해도 믿음이 안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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