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후의 명작인 '운명' '합창' 교향곡을 탄생시킨 베토벤은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었다. "불가능, 그것은 나약한 사람들의 핑계에 불과하다!"고 말한 릭 앨런은 외팔의 드러머였다. 바이올리니스트 이자크 펄만은 소아마비를, 지휘자 제프리 테이트는 척추장애를 앓고 있었다.
이처럼 세계적인 음악가 중에는 장애를 가지고 있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21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 아픔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당당히 한 무대에 섰다.
여성솔리스트앙상블의 제6회 정기연주회 '아픔으로 이루어낸 환희'. 역시 유방암으로 고생하고 있는 장인숙 여성솔리스트 앙상블 대표는 "아픔은 온 천지가 하얀 눈으로 뒤덮인 세상에 혼자 서 있는 것과 같다. 이제 그 아픔이 음악을 통해 승화되어 빛을 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절망을 딛고 세상과 소통에 나선 이들은 이하연(노래, 김제중앙초2, 지체장애 1급) 김성민(바이올린, 전주전일초3, 정신지체 2급) 이지혜(노래, 전주전일초4, 뇌병변 1급) 송현종(피아니스트, 한일장신대 대학원생, 발달장애 3급) 이영석(테너, 전주시립합창단 단무장, 지체장애 3급) 등. 이들은 열정, 사랑, 기쁨, 환희를 모티브로 감동적인 무대를 끌어갔다.
특히 지혜와 하연이가 휠체어를 타고나와 동요를 부르고 성민이가 바이올린을 연주하자 관객들은 따뜻한 격려의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아이들이 무대에 오르기까지는 마음을 다해 이끌어준 스승들의 노고도 빠질 수 없다. 여성솔리스트앙상블 회원인 바이올리니스트 박지영씨가 성민이를, 소프라노 유현경씨가 하연이를, 메조소프라노 장대표가 지혜를 가르쳤다.
유씨는 "초등학교 방과 후 음악교실에서 아이들과 인연을 맺었다"며 "장애를 가졌음에도 재능이 뛰어난 아이들에게 관심을 갖고 그들이 훌륭한 음악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하연이의 어머니 하은주씨는 "아이가 노래를 통해 이렇게 활달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도와준 선생님께 감사하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객석에 앉아있던 이동근군(동암고 1학년)은 "단순히 음악 수행평가를 받기 위해 관람하러 왔는데, 막상 음악회를 지켜보니 장애를 딛고 자신감 있게 사는 사람들을 오히려 비장애인들이 본받아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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