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친절로 200여 가구에 음료 전달하며 기쁨·신뢰·슬픔 함께 나눠
전주시 인후동 안골에서 낯꽃이 좋기로 소문난 야쿠르트 아줌마 류정순씨(39). 그의 단정한 모습과 상냥한 미소는 그야말로 백만 불짜리다. 기관이나 가정에 음료전달 판매를 시작한지 올해로 13년째. 그의 얼굴엔 항상 행복의 꽃이 피어 있다.
고생을 사서 한다고, 그는 노인들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노인들이 무거운 짐을 들고 가거나 길을 물으면 직접 오토바이로 목적지까지 태워다 드려야 직성이 풀린다. 덕분에 '야쿠르트 아줌마'가 할아버지들한테 '친절한 아가씨' 소리를 듣기도 한다.
오랫동안 한 구역에서 일을 하다 보니 음료전달을 하는 각 가정의 소소한 일들도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는 즐거움이 있는 반면, 모른 척 해야 하는 일은 되도록 상처가 되지 않게 덮어주는 신뢰감을 주기도 한다. 늘 유니폼을 입고 다니는 그는 "사람들이 스스럼 없이 마음을 열어줘서 좋고, 길을 가다가도 반갑게 인사해주는 고객들을 만날 때 더없이 기쁘다"고 말했다.
"부모가 성실하게 사는 모습을 보여줘서 인지 두 아이(고1, 중3)들이 건강하게 잘 자라줘 행복하다"며, 무엇보다 남편이 집안일을 적극적으로 도와줘서 일하기가 한결 수월했고, 부부가 서로 힘을 합치니 내 집 마련도 빨리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에게 직업의 귀천이란 없다. 자신의 마음이 행복한 일이 제일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 "욕심을 안 부리니까 걱정이 없어서 좋다"며, 자신에게 주어진 손수레를 끌고 열심히 달리다보니 "바라던 꿈이 절로 이뤄졌다"고. 베테랑 선배들에 비하면 아직 부족한 게 많지만 영업실적이 좋아서 일본 연수도 다녀왔다. 친절한 그의 모습을 지켜보던 S그룹 모 지점장의 권유로, 그 회사의 직원들에게 친절을 주제로 한 그녀의 삶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요즘은 부모도 부모 자격을 필요로 할 만큼 자격증시대다. 그가 가진 자격증은 '친절'과 '따뜻한 마음'이다. 폭우가 쏟아지고 눈발이 날릴 때 음료를 전달하러 가면 "이 비에 뭐 하러 왔느냐, 이렇게 눈이 많이 올 때는 오지 않아도 된다"며 고객들이 그를 가족처럼 걱정하고 챙겨줄 때 느꼈던 그 따스함을 잊지 못한다.
독거노인을 방문해서 청소도 해주고 사랑의 김장 나누기도 하지만 자주 찾아뵙지 못하는 게 항상 마음이 걸린다며 "앞으로는 어렵게 사는 노인들을 위해 좀 더 마음을 쓰며 살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약 2백여 가구에 음료를 전달하고 있다. 그가 끄는 수레의 무게가 늘어갈수록 마음은 더없이 가볍고 행복하다. 힘이 닿는 날까지 일을 계속해서 "어려운 사람들과 나누며 사는 게 꿈"이라고 말하는 그의 얼굴에 행복의 꽃이 활짝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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