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조강지처클럽'서 뻔뻔남 원수 역 열연
"한원수라는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역할을 하면서 내가 원수인지, 원수가 난지 구분이 안 가는 상황이 됐습니다."
그의 말처럼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역'인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시청률 1위를 달리는 SBS TV '조강지처클럽'에서 원수를 연기하는 안내상(44)을 10일 오후 경기 고양시 탄현 SBS 제작센터에서 만났다.
원수는 조강지처 화신(오현경 분)을 결혼 생활 내내 벌레보듯하다 결국 첫사랑과 재회하면서 불륜을 저지르더니 최근에는 다시 화신의 사랑을 구걸하는 처지가 됐다.
"'어디 족보에도 없는 연기를 하고 있다'는 말을 듣기도 했는데, 이게 욕인지 칭찬인지 분간할 수 없는 상황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힘들어 죽겠어요."
그는 인터뷰에 앞서 "실제 가정과 연관된 질문은 받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원수 역을 맡은 뒤 가족 혹은 주변으로부터도 적지 않은 원망을 들은 듯 하다.
대신 그는 "이 드라마를 하면서 현실에서는 더더욱 도덕적으로 살아야겠다고 조심하고 있다. 짧은 치마 입고 다니는 여성분들과 마주쳐도 상체만 쳐다보고, 휴지도 어디다 못 버리겠고…. 제발 좀 살려달라. 자연인으로 돌아가고 싶다"며 엄살을 떨었다.
원수는 특유의 어투가 있다. 기본적으로 비아냥거리는 투에다 랩을 하듯, 연극 배우처럼 마디마디 강약을 조절한다.
"어느새 원수의 말투가 생활이 돼 가고 있어요. (웃음) 원수는 지금 집안에서도 버림받고 교우 관계도 엉망이 된 상황인데, 대본을 보니 아직도 끔찍한 일만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이왕 발을 담궜으니 잘해봐야죠."
원수는 다혈질이다. 자신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면 대야의 물을 뒤집어 쓰고 막춤을 춘다. 시청자들은 그의 막춤에 '오징어 춤'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원수를 연기하면서 온갖 물은 다 만난 것 같아요. 한강에도 빠져보고 수시로 물을 뒤집어 쓰고…. 그것이 초반에는 너무 싫었는데 중간쯤 되던 어느날 물과 관련된 신이 안 나오더라구요? 그러다 며칠 후 다시 물과 관련한 신이 나오니 반가운 거에요.(웃음) 앞으로 20회가 남았는데 마지막이 어찌될지 저도 궁금합니다."
원수는 현재 첫사랑 모지란(김희정)과 조강지처 화신 사이에서 갈등 중이다. 그에게 원수는 누구를 사랑하는 것이냐고 물었더니 5초간 뜸을 들이더니 길게 답했다.
"사랑이라는 건 말이죠, 고정된 건 아니지 않을까요? '움직인다'는 진부한 표현은 안하겠습니다. 원수는 스스로 화신이를 사랑해본 적은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실수로 화신이가 아이를 갖게 돼 결혼은 했는데 하고보니 세상에는 예쁘고 괜찮은 여자들이 너무 많은 거죠. 그런데 이것은 원수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결혼한 남자들의 일반적인 문제입니다. 발목 잡혀 결혼했다고 말하는 남자들의 전형적인 유형이죠. 그렇게 화신을 쳐다도 보지 않고 있는데 어느날 모지란이 눈에 들어왔고 그래서 흔히 말하는 불륜이 벌어지는데, 원수는 모지란을 그 순간에는 사랑한 것 같아요. 화신에 대해서는 '나를 10여 년간 감옥에 처박아놓은 여자'라고 생각해 광적으로 대했던 거구요. 그런데 요즘 화신이 변했잖아요? 그래서 화신을 다시 쳐다보고 있는데 그래도 아직도 화신을 사랑하는 것 같지는 않아요."
문영남 작가와 '소문난 칠공주'에서 호흡을 맞췄던 안내상은 '조강지처클럽'의 원수 역을 맡으면서 사실 이렇게까지 희한한 인물이 될 줄은 몰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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