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칠월 더위에 암소 뿔이 물러 빠진다'는 속담이 있다. 얼마나 더웠으면 소의 뿔이 빠질 정도일까. 또 '여름 살은 풋살'이라는 말도 있다. 더운 여름 날씨 탓에 옷을 꼭꼭 입지 않고 마구 살갗을 드러내 놓는다는 뜻이다. 이러한 삼복더위가 시작되는 계절이다.
내일이 초복(初伏)이요, 29일이 중복, 다음 달 8일이 말복이다. 이들 복(伏) 3형제가 떡 버티고 있는데다 지구 온난화로, 앞으로 한달 이상 더위에 시달려야 할성 싶다. 초복은 하지(夏至) 이후 세번째 경일(庚日), 중복은 네번째 경일이다. 그리고 말복은 입추로 부터 첫 경일이다. 여기서 경일은 10천간(天干)과 12지지(地支)를 조합한 60갑자 가운데 경(庚)자로 시작하는 날을 말한다. 복날의 간격은 10일이다. 그런데 중복부터 10일 후에 입추가 들어 있으면 말복 사이가 20일이 되고, 이 때를 월복(越伏)이라 한다.
삼복은 중국에서 유래한듯 하다. 동국세시기에 의하면 "진(秦)나라 때 삼복제사를 지냈는데, 성 4대문 안에서는 개를 잡아 충재(蟲災)를 방지했다"고 나와 있다.
복날에는 더위를 막고 보신을 위해 개장국(狗湯·보신탕)과 계삼탕(鷄蔘湯·삼계탕), 민어탕을 즐겨 먹었다. 또 병을 없애고 재난을 쫒기 위해 팥죽을 끓여 먹기도 하고 여름과일을 즐겼다.
복(伏)은 사람 인(人)자와 개 견(犬)자를 합친 글자다. 즉 사람 옆에 개가 엎드려 있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복날 보신탕을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근거는 없다. 또 음양오행설에 의해 여름인 불(火)이 쇠(金)인 개를 누르는(火克金)데서 연유했다는 말도 있다. 하지만 이는 무리한 해석이 아닐까 한다.
오히려 여름에는 더운 날씨로 몸이 허약해지기 쉽고, 이를 보충하기 위해 집안의 재산인 소나 돼지 보다는 개나 닭을 잡은 것이 아닐까. 이것을 잡아 마을잔치를 열어 재충전의 계기로 삼았을 것이다. 나아가 개고기는 동의보감에 나와 있듯 "오장을 편안하게 하며 혈맥을 조절하고, 장과 위를 튼튼하게 하며, 골수를 충족시켜 허리와 무릎을 따뜻하게 하고, 양도(陽道)를 일으켜 기력을 증진시키는" 효능이 있다. 이런 이유로 보양식으로 널리 즐겼을 것이다.
이와 함께 삼복에는 산간계곡을 찾아 탁족(濯足)이나 천렵(川獵), 해안가에선 모래 찜질 등으로 더위를 이겨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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