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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지매' 이준기 "긴 터널을 빠져나온 느낌"

SBS '일지매' 인기리에 24일 막 내려

"정신없이 기나긴 터널을 빠져나온 느낌입니다."

 

'일지매' 이준기(26)는 목이 아직도 쉬어 있었지만 무사히 20부 촬영을 끝난 것이 홀가분한 듯했다. 그런 기분을 짧아진 머리가 뒷받침했다.

 

24일 밤 20회로 막을 내리는 SBS TV '일지매'(극본 최란, 연출 이용석)의 이준기를 이날 저녁 청담동의 한 미용실에서 만났다.

 

마지막 방송일인 이날 오후 3시30분까지 촬영을 진행한 그는 '일지매'의 마지막회를 용산CGV에서 팬들과 함께 보기 앞서 '단장'을 하는 중이었다. 그는 8개월 여 어깨 밑으로 길러온 머리카락을 단숨에 잘라내고 경쾌한 커트 머리로 태어났다.

 

"8개월간 쭉 기르다가 조금 전에 잘랐는데 너무 시원하다"며 웃은 그는 "아직 드라마가 끝났다는 실감이 안난다. 언제나 그렇듯 시간이 좀 지나야 촬영해온 시간들을 되새길 수 있을 것 같다. 좀 힘들긴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번 작품을 통해 체력의 한계를 느꼈을 것 같다.

 

▲영화에 비해 드라마로 사극을 한다는 것이 좀 더 힘들다는 것을 느꼈다. 또 원 톱이어서 찍어야할 분량이 많았다. 사실 전작인 MBC TV '개와 늑대의 시간' 때도 힘들게 촬영해 어느 정도 체력에는 자신있었는데 그보다 더 힘들었던 것 같다. 밤샘 촬영이 생각보다 많았고, 최근에는 28일 동안 논스톱으로 촬영하면서 두 차례 쓰러지기도 했다. '이 정도면 쓰러질만하구나' 느꼈다. 시간이 없어 입원은 못하고 두 차례 링거를 맞으며 계속 강행군을 해야했다. 사실 촬영하면서는 몰랐는데 매회 방송을 볼 때마다 '내가 저렇게까지 했구나' 느꼈다.(웃음) 마치 딴 사람을 보는 듯 했다.

 

--일지매의 운명의 무게가 부담스럽지는 않았나.

 

▲그동안 해온 캐릭터들이 다 정상적이지는 않았고, 또 '개와 늑대의 시간'에서 1인4역을 했기 때문에 힘든 캐릭터라 해도 비교적 빠르게 캐릭터에 몰입할 수 있었다. 다만 촬영 내내 가벼운 용이와 무거운 일지매 사이에서 연기 중심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중심을 잡아야했던 점이 숙제였다.

 

어제 방송에서 일지매가 친엄마와 재회하는 장면을 보고 감동적이었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았지만 사실 그 장면은 너무 바빠 10분 만에 찍어야했다. 엄마를 보고 운 것도 아니고 그냥 그런 대상이 있다고 생각하고 울어야했다. 선배님들이 '배우가 정말 몰입하고 미쳐있으면 어떤 상황에서 연기를 해도 된다'고 말씀하셨는데 바로 그런 상황이었던 것 같다. 나도 모르게 동물적으로 엄마에 대한 감정이 나온 것 같다.

 

--용이와 일지매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는 것 같았다.

 

▲그동안 작품을 쉬지 않고 하면서 현장 자체를 즐길 줄 아는 배우가 되려고 했다. 잠깐이라도 쉬면 안된다고 생각해서 그동안 쉬지 않고 작품을 해왔고 그런 노력들이 어느 정도 쌓인 덕분에 이번 작품을 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20대에 영웅을 연기해보고 싶다고 했는데 소원을 풀었다.

 

▲20대를 마무리하기 전까지 연기 계획을 세워 놓았다. 영웅 캐릭터는 지금 시기에 딱 맞는다고 생각해서 선택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꿈꾸지 않는다. 영웅은 아픔과 희생을 계속해서 감수해야하니까 현실적으로는 부럽지 않다. 일지매도 스스로는 영웅 행세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아픔을 초월해야하는 존재였다. 별로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웃음)

 

--이준기의 일지매는 어떤 캐릭터였다고 생각하나.

 

▲서민적 영웅인 것 같다. 그래서 다양한 계층으로부터 사랑을 받은 것 같다. 평범한 인물이 영웅으로 탄생하는 과정을 그려보고 싶었는데 그게 잘 표현된 것 같다. 일지매가 날아다니기까지 참 오래 걸렸다.(웃음)

 

--부상이 심했을텐데.

 

▲다치는 것을 좀 즐기는 편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별로 신경을 안 쓰는 쪽이다. 시청자들에게 진정성 있는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고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미쳐서 그 상황에 몰입해야한다. 그러다보니 액션 신을 찍으면 다치지만 후회는 없다. 상처들이 훈장이라고 생각한다.

 

--영화 '왕의 남자' 이후 두 번째 사극인데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줬다.

 

▲사실 장르에 대한 부담은 없다. '일지매'를 선택하면서 사극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왕의 남자'에서는 여성적인 모습, '일지매'에서는 남성적인 모습을 보여줬다고 말씀들을 하시는데 난 그런 것에 중점을 둬서 연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솔직히 그런 시선은 좀 아쉽기도 하다. 이번에 일지매를 연기하며 한번도 남성성을 강조한 캐릭터라고 생각하지 않았고 그저 서민형 캐릭터라 생각했다.

 

--시청률이 높았다.

 

▲시청률에 신경쓰지 않는다는 배우들의 말은 거짓말 같다.(웃음) 당연히 시청률이 좋으면 기분이 좋다. 사람들에게 보여지기 위해 작품을 하는데 많이 보시면 좋은 것 아닌가. 다만 시청률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것은 시청률이 낮아도 배우가 열정을 쏟아 연기를 하면 캐릭터는 남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는 의미인 것 같다. 요즘에는 20%를 넘기는 것도 어려운데 다행히 넘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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