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2회 두시간 이민가정 방문…한달에 한번씩 모여 정보공유
국제결혼 이주여성들의 한국어 교육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이주여성 대부분이 경제적 수준이 낮고 노동시간이 긴 데다 접근성이 용이하지 않기 때문에 한국어 배우기를 어려워해서다.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은 '방문교육사업'. 한국어 교육·아동양육 지도사를 양성해 해당 가정을 직접 방문하고 교육하는 맞춤형 서비스다.
전주 장수 익산 등 도내 7곳 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는 '찾아가는 한국어교육 서비스'과 '찾아가는 아동양육지원 서비스' 팀을 구성해 지도사들이 이주여성 가정을 방문하는 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전주 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 '한국어교육 서비스' 지도사들은 한국어 양성과정을 거쳤거나, 국문과 출신으로 자원봉사 경력 등을 지녔다. 각각 3가정을 맡아 매주 2회, 2시간씩 이민가정을 방문해 한국어 기초과정을 가르치면서, 때로는 친정 엄마처럼, 때로는 언니처럼 갖가지 역할을 도맡는다.
"20대 여성들이 낯선 땅에 와서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갖게 되면, 두려움이 앞섭니다. 산후 조리는 어떻게 하고, 아이는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물어볼 게 수도 없이 많아지죠. 경제적으로 형편이 어려운 가정일 경우 고민은 더욱 깊어져요. 언어 장벽이 크게 다가오니까요.”
지도사 박시원씨(42)씨가 말했다. 한글 문법에 대한 기초 지식이 없다 보니, 단어 하나를 설명하는데도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교재 1장 진도 나가는 데만도 1시간 '훌쩍' 넘기는 일이 다반사.
"한국 사람들은 학창 시절에 그 어렵다는 국어 문법만 6년 이상을 배워요. 하지만 한글에 '한'자도 모르는 이들에게 주어지는 시간이 5개월 과정입니다. 재미를 붙일만 하면 그만해야 하죠.”
지도사 유수연씨(40)도 덧붙였다.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배울 때 중요한 것은 생활 문화 속에서 사람들과의 관계와 소통을 통해 체득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방문 단원들은 가정이나 지역·일터 등 다양한 삶의 경험이 가능한 공간들의 접속 통로를 마련해주는 일에 힘쓰고 있다.
"심지어 시어머니 교육도 시켜달라는 분이 계세요. 문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거죠. 따뜻한 나라에서 살다 온 베트남·캄보디아 여성들은 종종 낮잠을 자요. 근데 이걸 무조건 게으르다며 구박하는 시어머니들이 있더라구요. 대화를 통해 서로 이해시키는 일이 필요해요.”
또한 이들은 한달에 한 번씩 모여 교육하면서 어렵고 힘들었던 점들을 교환하고 정보를 얻는다. 서로 다른 국적을 지닌 여성들의 문화를 이해하려면 정보를 공유하는 일이 중요해서다. 또한 그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문제를 이야기하면서, 고민했던 문제들에 대한 해답을 찾기도 한다.
박씨는 "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들과 달리 이주여성은 오래 산다고 해서 한국어 실력이 늘어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제대로 된 교육이 더욱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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