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떠난 해방감 '만끽' 돌아오면 의욕 '두배'…가족과 공감대 있어야 후유증 없어
드라마 '엄마가 뿔났다'가 화제다. 40년간 아내와 며느리, 엄마로서 한 집안의 살림을 도맡아 온 주인공 김한자씨(김혜자 역)가 '1년 동안의 휴가'를 얻어 집을 나왔다. 딸들과 남편의 우려·만류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의 시간을 갖게 된 그는 터져나오는 웃음을 감추지 못한다. 지치고 반복되는 일상을 벗어난 주부의 일탈. 그 이야기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결혼한 뒤 존재감이 어디엔가 묻혀 버린 느낌 많이 들었어요. 주부들에게도 모든 걸 훌훌 털어버릴 자신만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드라마와 같은 일탈은 무리겠지만요."
"1년까지도 필요 없어요. 몇 주, 몇 개월 그 자체가 일반 주부들에게 너무 높은 기대치인 것 같구요. 하루, 며칠이라도 복잡한 일상으로부터 벗어나면, 돌아와서 맞는 같은 일상이라 해도 견디기가 쉬워져요."
여성객원기자단은 전업주부 직장인 할 것 없이 모든 주부들에게 휴가가 필요하다는데 동의했다. 하지만 각자 상황에 맞는 휴가를 갖기 위해서는 남편과 아이들의 동의를 얻는 것이 우선이라고 짚었다.
주부의 고충을 공감하지 못하는 남편이라면, 자신의 불편함만을 내세워 휴가의 필요성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오히려 싸움으로 번질 수 있어서다.
아이가 어릴 경우 육아 등의 문제로 휴가를 갖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도 언급됐다.
"아이가 허약해서 병원·집만을 오가던 일상을 반복하다 3일 가출해 본 경험 있어요. 그땐 남편에게 상의도 안 하고 일방적으로 나갔다 온다고 했는데, 집을 벗어나는 순간 정말 해방되는 느낌이었어요. 돌이켜 생각해보면 미안하지만, 정말 힘들었거든요. 그리고 그 시간이 절 치유시켜줬죠."
가족들과 충분히 소통한 후 믿음이 쌓인 상태에서 다녀와야 서로 불안해하지 않고 편안한 시간이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주부가 자신만의 시간을 마련하려면 남편과 아이들이 평소 알아서 생활하는 훈련이 돼 있어야 한다는 점도 언급됐다. 집안일을 분업해서 스스로 하는 가정일 경우 아내·엄마가 휴가를 다녀온다는 사실을 쉽게 받아들이기 때문.
또한 가사일과 직장일로 이중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주부들은 직장에서의 일이든 가사든 어느 한쪽에 전념할 수 있도록 시간을 확보해주고 배려해주는 것 자체가 의미있다고도 했다.
어딜 떠나는 것만이 휴가가 아니라, 자기 시간을 확보하는 것만으로도 탈출구가 되기 때문에 돌아와서 좀더 적극적인 자신을 찾는 시간이 될 수 있어서다.
주부 스스로가 지나치게 가정에 얽매여 자신이 없으면 안 될 것 같다고 여기는 경향도 서로 힘들게 하는 점이라며 그런 굴레로부터 벗어나는 훈련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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