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개봉 한국 액션영화 '스페어' 주연
"우리는 왜 청룽(成龍) 같은 액션 배우가 없을까 궁금했거든요. 내가 한 번 해보자. 그런 배우가 돼보자 하고 결심했죠."
20억 원대의 적은 예산으로 만든 액션영화 '스페어'에는 걸물(傑物)이 하나 등장한다.
숨막히는 추격전으로 시작되는 영화는 초반부터 쉴새 없는 액션을 쏟아낸다. 주인공은 10여 명의 악당들에게 둘러싸인 한 청년이다.
2-3층 높이는 거뜬히 돼 보일 것 같은 건물에서 뛰어내리는 것은 기본이다. 평범해 보이는데다 다소 어수룩한 느낌까지 있는 이 청년은 현란한 발차기와 애크러배틱한 치고받기를 선보이더니 '야마카시'(건물 타기) 기술까지 펼치며 추격하는 악당들을 따돌린다.
액션에 방점을 찍은 이 영화가 선택한 주인공은 바로 신인이지만 누구 못지 않은 액션 연기 실력을 갖춘 배우 임준일(25)이다.
"이런 친구도 다 있구나"라는 제작진의 감탄과 함께 영화에 캐스팅된 임준일은 합기도와 브라질 무술 카포에이라로 무장했다. 임준일은 대역도, 와이어도, 컴퓨터그래픽(CG)도 없이 영화 속 액션을 모두 소화했다. 그 결과는 '관객들의 탄성'이다.
물론, 쿵푸스타 청룽이나 리롄제(李連杰) 혹은 무에타이의 토니 자와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스페어'와 임준일의 액션은 영화가 처음 소개된 작년 부산영화제와 개봉을 앞두고 전국을 돌며 진행되고 있는 시사회에서 관객들의 환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28일 예정된 '스페어'의 개봉을 앞두고 최근 만난 임준일은 "홍콩의 청룽처럼 한국을 대표하는 액션배우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어릴 적부터 왜 청룽이나 리샤오룽(李小龍) 같은 배우에 열광하면서도 한국에는 액션 하면 바로 떠오를 만한 배우가 없는 게 안타까웠어요. 합기도 도장에서 거울 보면서 폼을 잡다 보니 예전에 했던 그 생각이 떠오르더라고요. 내가 한번 해보면 어떨까 생각하다가 한 번 도전해보자고 결심을 했어요."
전라남도 출신인 그는 중고교 시절에는 무술보다 춤 실력으로 학교 축제를 주름잡던 춤꾼이었다. 고교 2학년 때 친구 따라 우연히 합기도 도장을 찾았다가 운동에 빠져든 그는 액션배우의 꿈을 찾아 다니던 대학을 그만두고 서울로 상경했고 공대에서 연극과(서울예전)로 진로를 변경했다.
이후 도장을 다니며 새로운 무술 카포에이라를 익혔고 연극과 뮤지컬에 출연하며 다양한 연기로 기본기를 닦으며 액션배우의 꿈을 키웠다.
그런 그를 처음 발견한 사람은 정두홍 무술감독이다. 국내에는 다소 생소한 카포에이라를 익힌 게 정 감독의 눈에 띈 것이다. 이를 계기로 출연하게 된 영화가 '짝패'. 이범수의 오른팔로 등장한 그는 카포에이라를 사용한 독특한 액션으로 주목을 끌었고 이를 디딤돌로 해 '스페어'의 주인공이 됐다.
"하루 3-4시간 이상은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다"는 임준일은 "극단(자세 레퍼토리)에서 대사ㆍ움직임 연기와 재즈댄스, 발레 등을 연습했던 것도 액션이 연기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스페어' 속 액션이 다른 영화의 액션과 다른 점은 한국에서는 자주 시도되지 않던 '핫터치'액션이라는 것이다.
'핫터치'는 동작이 크지는 않지만 리듬감이 있어 실전에 가까운 액션을 뜻하는 영화 현장 용어다. 빠른 액션이 특징인 만큼 상대와의 거리도 가깝다는 게 임준일의 설명이다.
임준일은 '스페어'에 대해서는 "시사회 때문에 여러 지방에서 무대인사를 하고 있는데 가는 곳마다 관객들의 반응이 열광적"이라며 "액션 영화이면서도 유머러스한 부분도 많다. 특히 꽹과리 리듬에 맞춘 액션이라서 관객들이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스페어'는 '한국형 정통 액션영화'라는 꼬리표를 달고 관객들을 만난다. 청룽의 애크러배틱한 액션과 리롄제의 전통 쿵푸, 토니 자의 파워에 이미 익숙한 영화팬들에게 임준일이 가지고 있는 무기는 무엇일까?
"여러 무술을 아우르는 액션 연기를 하고 싶어요. 필리핀 무술인 아르니스와 프랑스의 검술인 '깐느'를 배우고 있거든요. 여기에 비보잉이나 스포츠 경기의 여러 동작도 무술에 접목해 볼 생각도 가지고 있습니다. 어딜 가서 뭘 보더라도 액션 장면에 어떻게 응용할지 생각 뿐이니 결국 제가 가질 수 있는 무기라는 게 '생활밀착형 액션'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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