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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드백 관행 파괴로 영화·미디어업계 몸살

과거에는 극장에서 종영된 영화를 6개월∼1년의`홀드백(holdback)' 기간을 거쳐 비디오나 DVD로 보는게 보통이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극장에서 내려진 영화를 빠르면 1개월, 어떤 경우는 며칠 안에안방에서 볼 수 있는 세상이 됐다. 극장에서 비디오 및 DVD 출시-위성TV 및 프리미엄 채널-지상파TV로 이어지던 유통 순서도 큰 변화를 맞고 있다. 영화 `세븐데이즈'는 종영 직후 DVD 출시와 동시에 IPTV인 하나TV와 메가TV를 통해 방영됐고 `삼국지-용의 부활', `원스 어폰 어 타임'은 극장 종영 직후 위성DMB채널인 TUBOX를 통해 서비스됐다.

 

홀드백 순위에서 가장 뒤로 밀려나있던 지상파 TV도 요즘은 홀드백 기간을 단축하거나 파괴하려 애쓰고 있다. `왕의 남자'는 극장 종영 후 6개월 만에, `라디오 스타'는 4개월 만에 안방을 찾았다. 물론 영화 팬들에게는 환영할만 일이지만 홀드백 기간이 이렇게 줄어든 데에는 사실 급변하는 영화 및 미디어시장의 심각한 고민이 녹아있다. 먼저 영화 부가수익의 최대 창출원이었던 홈 비디오 시장이 불법 복제 및 다운로드로 인해 붕괴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2003년 8천곳에 이르던 비디오 대여점은 지난해 3천500곳으로 줄었고 판매수량은 2003년 414만장에서 지난해 80만장으로 급감했다. 현재 비디오시장 규모는 5년 전의 5분의 1 정도로 움츠러든 상태.

 

이런 상황에서 IPTV, DMB, 디지털케이블 등 새로운 미디어의 등장으로 영화가 부가수익을 거둘 수 있는 창구는 다양해졌지만 부가시장 규모는 확대되지 않은채 시장질서만 어지러워졌다. IPTV나 위성DMB 채널은 콘텐츠 경쟁력 확보가 신규가입자 유치와 직결된다고 보고 고객의 관심이 높을만한 최신 영화를 극장에서 자신의 채널로 옮기는데 혈안이 돼 있다. 또 연휴기간 흥행대작을 편성해야 한다는 중압에 시달리고 있는 지상파 TV도 다른 미디어와의 경쟁으로 인한 시청률 저하와 지상파간 경쟁 심화에 따라 홀드백 관행에 파격을 가하고 있다. SBS와 CJ엔터테인먼트는 2006년 공포영화 연작 `어느날 갑자기'를 공동 제작해 아예 TV와 스크린에서 동시에 상영, 방영하기도 했다. KBS는 국내 미개봉 영화를 직접 구매해 극장 개봉과 동시에 방영하는 'KBS 프리미어'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영화 투자배급사로서는 홈 비디오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홀드백 기간을 최소화하는 것이 부가수익 `몸값'을 높이는 최선책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불법복제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수단으로 부득이하게 홀드백을 앞당기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영화계에선 단기적 수익에 집착, 홀드백 관행이 무질서해지면서 영화산업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투자 위축을 낳고 있다는데 공감을 표하고 있다. 영상산업정책연구소는 최근 `미디어 융합시대 영화 부가시장 활로 모색'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무분별한 홀드백 정책이 소비자의 콘텐츠 이용 패턴을 변화시켜 영화 비즈니스 모델 수립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이에 따라 영화 부가시장의 활로를 모색하고 각 미디어와의 상생 구조를 얻기 위해서는 일정한 홀드백 기준이 필요하다고 보고 영화관 종영후 10개월의 홀드백 기간을 거쳐 지상파TV에 이르는 홀드백 기준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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