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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MGA "힙합계 골칫덩어리들이 빛 보렵니다"

솔로 음반 실패 안고 마스터 우ㆍDM 듀엣 결성

"각자 음반을 내 말아먹었다"는 두 멤버의 조합은 의외로 가볍고 말랑말랑하다.

 

스스로 "힙합계의 골칫덩어리"라며 "힙합하는 사람들이 100m 전방에 우리가 있는 걸 보면 돌아간다"고 말하는 래퍼 마스터 우(본명 우진원ㆍ30)와 DM(디지털 마스터.본명 이용학ㆍ31)이 뭉쳐 만든 힙합듀오 YMGA(Young Men Gangsta's Association)는 '젊은 갱스터 연합'이라는 의미.

 

두 '갱스터'의 만남치고 데뷔 음반 '메이드 인 R.O.K'의 수록곡은 통속적인 랩 가사와 엄정화, 태양 등의 피처링 진용이 만들어낸 멜로디 덕택에 대중에게 한발 다가서려는 의도가 분명히 보인다. 사회 부조리를 거친 입담으로 풀어내는 걸죽한 랩은 아니다.

 

"갱스터는 원래 의미인 '폭력배'라는 뜻이 아니라 '거칠고 멋진 남자'를 의미한다고 해요. 우리에게는 양현석 사장님, 연예인 중에는 박명수 씨도 갱스터죠. 랩에 사랑 얘기를 풀어내도 귀엽고 순수한 대학생이 아니라 동네 '양아치'의 느낌인 거죠."(멤버들)

 

두 사람의 인연은 오래 됐고 각자 음반을 내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 아픔이 있다.

 

1990년대 초 이민가 미국 영주권자인 이들은 뉴저지에서 중학교 시절 선후배로 만났다. 처음에는 옷 입는 취향이 맞았고 함께 음악을 듣고 춤을 추기 시작했다.

 

마스터 우는 "뉴욕에서, 또 1998~99년에는 한국에 나와 오디션을 봤다"며 "당시 국내에는 힙합팀이 거의 없었고 팀을 만들려니 그림이 안 그려져 찢어지기로 했다. 나는 이현도와, 형은 조PD와 파트너를 맺게 됐다"고 말했다.

 

DM은 조PD의 음반 여러장에 참여했고 2000년 솔로 1집, 2002년 월드컵 직후 2집을 냈다가 제대로 알리지도 못하고 활동을 접었다. 미국에서 친구로 지낸 싸이보다 데뷔가 3개월 가량 빠르다.

 

마스터 우는 이현도에 이어 YG엔터테인먼트와 연을 맺게 됐고 2003년 1집에 이어 지난해 3월 2집을 냈지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최근에는 '서태지 심포니' 공연에 래퍼로 나서 화제가 됐다.

 

"1, 2집 정말 열심히 만들었어요. 2집은 제게 있어 명반입니다. 한국에서는 음악보다 TV를 통해 가수의 이미지를 접한 후 음악을 듣는 것 같아요. 저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나간 적도 없고 음반 전곡에서 랩만 하니 사람들이 듣기 지루했나봐요."(마스터 우)

 

"전 말아먹은 게 확실해요. 그때 조PD 형이 제게 미안하다더군요. 제 음악이 '먹통'(마니아적인 음악을 은어적으로 표현)이었거든요. 대중성을 배제하고 개념없이 마음대로 만들었어요. 하고 싶은 말 하다가 갑자기 '후크(Hook)'가 들어가는 언더그라운드 음악이었죠. 음반 내고 몇달 후부터 들어본 적이 없어요."(DM)

 

전작의 실패를 맛본 탓일까. '강한 음악'을 했던 두 사람의 조합은 더 강해지지 않고 세기를 조절했다.

 

음반에 수록된 6곡 중 무겁고 웅장한 YG패밀리의 힙합 단체곡 '왓(What)', 클럽에 어울리는 '겟 업(Get Up)',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의 후렴구를 인용한 사우스 힙합 '스캔들(Scandal)', 태양이 피처링한 전자 사운드의 '리얼 토크(Real Talk)' 등 힙합 안에서 다양한 시도를 했다.

 

타이틀곡 '텔 잇 투 마이 하트(Tell it to my heart)'에는 엄정화가 피처링으로 참여해 지누션 '말해줘'의 2000년대 버전처럼 들린다.

 

"뭉쳐보니 혼자서는 표현하지 못한 부분에 동생의 색깔이 더해져 완벽해지는 느낌이죠. 또 어디 다닐 때 혼자 안 싸워도 되고요. 하하. 10년 가량 했던 어떤 음악보다 마음에 들어요. 이 음반은 앞으로도 죽 들을 것 같아요."(DM)

 

두 멤버는 이번 음반을 통해 그간의 마음 고생을 털어내려는듯 보였다.

 

DM은 "DJ.DOC의 이하늘 형이 포장마차에서 술을 마시며 '힙합계에 남아있어라. 언젠가는 빛을 보게 될 것'이라는 말을 했다. 그 말이 이제서야 위안이 된다"고, 마스터 우는 "세븐, 빅뱅 멤버들은 연습생 시절부터 함께 했다. 그런 친구들이 한국의 스타가 되니 민망하고 미안하다. 이제부터가 시작인 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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