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높이 무시하면 부작용…엄마아빠 교육관도 중요해
도내 유치원들이 신입생을 모집하기 시작했다. 지난 10월부터 접수를 받는 곳도 있었다. 비교적 인기가 높은 유치원의 경우 번호표(?)를 타서 입학을 시켜야할 정도로 경쟁률이 높아 부지런한 엄마들은 9∼10월부터 일단 접수부터 해놓고 보는 탓이다.
이들 경쟁률 높은 유치원의 경우 대부분 교재비를 포함한 원비가 백만원을 호가하는 영어유치원이다. 아직도 많은 부모들이 비싼 유치원이 잘 가르친다고 생각한다는 뜻이다. 새 정부 들어 강조되고 있는 '영어 몰입 교육'이 부모들로 하여금 영어유치원으로 몰리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유치원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영어를 비롯한 빡빡한 수업일정을 잘 소화할 수 있는지, 아니면 체육을 비롯한 다양한 신체 활동을 더 좋아하는지 고려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모씨(37·전주 서신동)는 아이에게 맡는 유치원을 골라주기 위해서 전주시내 웬만한 유치원을 다 돌았다고 말했다. 그중 열 곳 정도를 골라, 아이와 다시 한번 그 유치원을 방문했는데, 그 후 아이가 가장 마음에 들어 하는 곳을 정해 입학을 시켰다.
아이의 선택을 가장 우선하기 위해서다. 물론 김씨의 역할도 크게 작용했다. 김씨는 먼저, 원장선생님의 교육 마인드와 깨끗하고 위생적인 환경, 안전한 먹을거리를 중심으로 유치원을 평가했다. 그 후 나머지 선택은 아이에게 맡겼다.
영어유치원으로 아이를 전학시켰다는 김모씨(38·전주 삼천동) 역시 아이가 원해서 유치원을 바꾼 경우다. 김씨의 둘째 아이는, 첫 아이와 함께 집에서 가까운 유치원을 보냈다고 한다. 그러나 아이가 유치원의 교육과정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영어를 유독 좋아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의 조언을 구한 후 아이를 영어유치원으로 전학시켰다고 전했다. 물론 영어유치원의 비싼 수업료가 많은 부담이 되기도 했지만, 무척 좋아하고, 적응을 잘 해나가는 아이를 보면서 만족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모든 부모가 경제적인 부담없이 아이의 적성과 선택만을 고려할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맞벌이를 하고 있는 김모씨(41·전주 효자동)는 불규칙한 출퇴근 시간으로 인해 가장 먼저 아이를 언제까지 봐줄 수 있는지를 우선 고려했다고 한다. 늦은 시간까지 아이를 봐줄 수 있는지, 필요에 따라서는 주말이나 휴일에도 아이를 맡길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했다고. 비록 부작용도 많이 있었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김씨는 말한다.
맞벌이 부부가 늘고 있는 추세이다 보니, 아이를 유치원에 입학시키는 연령도 빨라졌다. 물론 조기교육에 대한 부모들의 욕심도 한 몫 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서너 살이 되면 아이를 보낼 유치원을 찾는 것이 대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무조건 유행이나 대세를 따르는 것이 꼭 좋은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더라도, 우선 되어야할 것은 아이의 적성과 선택이며, 나름의 기준이 있는 부모의 교육관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지현(여성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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