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자기결정권 대처능력 키운다
'성에 대해 보수적인 사회가 성폭력으로부터 '보호'만을 강조해 왔기 때문에 성폭력을 일으키는 권력관계에 맞설 '자기결정권'을 키우는데 소홀했다'
사단법인 성폭력예방치료센터(소장 황지영)는 자신의 성문제를 주체적으로 바라보고 대처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고 주장한 곳이다. 성폭력도 곧 '폭력'이며, 성폭력을 가능케 하는 권력관계를 주목하지 않았다면, 피해자들은 아직도 속으로만 울분을 삭혔을 지도 모를 일.
남원에서 발생된'김부남 사건'을 계기로 박상희 목사가 총대를 메고 1993년 성폭력예방치료센터 준비위를 발족해 이듬해 성폭력예방치료센터를 사단법인화시켰다.
"21년간 김부남씨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싶었어요. 결혼하고 아이도 낳았지만, 얼마나 잊혀지지 않았으면 그 사람을 찾아가 죽였을까 했죠. 정당화될 수 있다는 뜻은 아니지만, 성폭력 피해자들의 인권을 더이상 묵과해서는 안된다고 여겼습니다. 하느님의 뜻이 있겠다 했죠."
하지만 성폭력에 관한 관심 자체가 전무하던 시기라 무턱대고 뛰어들긴 힘들었다. 때마침 서울여성신문사가 박목사를 도울 수 있겠다는 연락을 먼저 취했고, 당시 그가 여성위원장으로 몸담고 있던 전북인권선교협의회측이 지지기반이 됐다.
무엇보다 피해자들이 가해자들의 위협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될 수 있는 공간이 없다는 게 시급했다. 가해자들이 쫓아 다니며 괴롭혔고, 그들을 보호하는 박목사의 신변까지 위협하는 전화가 시도 때도 없이 왔다.
당시 성폭력예방치료센터 대표이사로 재직했던 백남운 목사는 "정부 혹은 개인 지원이 전무하던 시기였으나 성폭력예방치료센터 필요성을 절감한 이들의 후원으로 피해자보호시설인 '디딤터'를 꾸릴 수 있었다"며"남성들은 출입금지라 '디딤터'가 어디 있는지 모를 정도로 철저히 보안에 부쳐졌다"고 말했다.
현재 성폭력예방치료센터는 어린이·청소년(녀)·장애인·직장·친족 성폭력에서부터 데이트 성폭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성폭력 사례 상담과 예방교육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대구 초등생 집단 성폭력사건' 등 아동성폭력은 심각한 우려를 낳는 피해유형 중 하나. 음란물에 노출된 연령대가 낮아짐에 따라 학교 폭력과 연관돼 성폭력이 이뤄지고, 동성간 성폭력도 심심치 않게 발생되고 있다. '성폭력전문상담원교육''성폭력 예방을 위한 어린이·청소년 캠프'등이 더욱 강화돼야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황지영 소장은 "성폭력이 폭력이 아니라, 놀이로 여겨지는 분위기 자체가 문제"라며 "피해자들에겐 자기 방어 훈련 등을 통한 예방 교육을, 가해자들에겐 '누구나 자신도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인식변화를 위한 교육 등에 더욱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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