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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터널 빠져나온 느낌"

중견 탤런트 김영애 , 황토팩 파동후 2년만에 연기 재개

"이제 막 긴 터널을 빠져나온 느낌이에요."중견 탤런트 김영애(58)가 2년의 공백을 깨고 지난 7일 크랭크 인 한 영화 '애자'를 통해 다시 세상 밖으로 나왔다. 그의 얼굴은 떠나기 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밝아졌고 생기가 돌았다.

 

2007년 11월 자신이 운영하던 황토팩 회사 참토원의 제품이 중금속 논란에 휩싸이면서 사업에서 손을 떼겠다는 기자회견을 끝으로 '잠수'를 탔던 그였다. 이후 연기도 접은 채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던 그는 지난해 6월부터는 하와이에 정착, 어학연수를 하며 세상과 담을 쌓고 지냈다.

 

그는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지만 어떤 시간도 그냥 잃는 것은 없더라. 어렵고 힘든 만큼 얻는 것도 있었다"며 큰 산을 넘어온 자만이 지을 수 있는 미소를 보여줬다.

 

계획대로라면 그는 지금도 하와이에 있어야 했다. 최소한 1년은 머무를 생각이었다. 그러나 여러가지 문제가 그를 5개월 여 만인 지난 연말 한국으로 다시 불러들였다. 손을 떼려고 했던 사업 문제도 컸다.

 

"내 명예만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처음 사건이 터졌을 때 내 명예에 상처입은 것만 생각했고 그 길로 사업에서는 손을 떼야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면 모든 문제가 끝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군요. 몇 십명 직원들의 생계가 걸려 있었다는것을 생각하지 못했어요. 중요한 것은 그것이었는데 말이죠. 그 사건으로 회사는 큰타격을 입었지만 저 없이도 직원들이 어떻게 꾸려가겠거니 했는데 그러질 못했어요.

 

"그래서 그는 참토원의 부회장으로 복귀했다. 지난해 매출이 거의 없었던 참토원은 그의 복귀로 지난 1월부터 롯데홈쇼핑 등 홈쇼핑 세 곳을 통해 영업을 재개했다.

 

그만큼 그는 회사의 얼굴이었던 것이다. 참토원은 지난해 5월 중금속 의혹을 제기했던 KBS 2TV '이영돈의 소비자 고발'에 200억 원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타의에 의해 일찍 돌아오긴 했지만 그는 지금 행복하다. 2년 만에 연기를 재개하면서 느낀 희열 때문이다.

 

"테스트 촬영을 위해 카메라 앞에 선 첫날 너무 신이 나 춤이라도 추고 싶은 기분이 들었어요. 너무나 즐겁고 기쁜 거에요. 촬영장에서 내가 제일 고참이라 그러지는 못했지만 내 또래 연기자가 있었으면 아마 손뼉을 마주치며 즐거움을 토로했을 것 같아요. 내가 그동안 이렇게 하고 싶던 연기를 왜 참고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사실 하와이 유학은 현실 도피의 목적이 컸다. 그저 아무도 없는 곳에 가서 오랫동안 쉬고 싶은 생각 뿐이었다. 하지만 외로움은 상처를 아물게 하지 못했다.

 

"하와이는 잘못된 선택이었어요. 아무 연고도 없고 영어도 제대로 못하는 내가 거기서 지내기란 참 힘들었어요. 정말 외로웠고 밤에 잠을 못 이루는 날이 많았어요.

 

상처를 치유하러 갔는데 도움이 안됐죠."그는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살아야한다고 난 카메라 앞에 서야 행복한 천상 연기자인 모양"이라며 웃었다.

 

'애자'는 엄마와 딸의 애증을 그린 영화로 김영애와 최강희가 호흡을 맞춘다. 2년의 공백이 있었지만 그의 귀국을 기다렸다는 듯이 '애자' 팀은 김영애를 엄마로 캐스팅했다. 그는 극중 부산 사투리를 세게 구사하는 다소 터프(?)한 수의사다.

 

"지금은 너무 감사할 따름이에요. 여전히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 너무 고맙고 기뻐요. 역할도 정말 멋져요. 감독은 내가 부산 출신이라는 것도 모르고 캐스팅했는데 나를 위한 맞춤 옷 같아요. 영화는 언제 마지막으로 출연했는지조차 가물가물할 정도로 오랜만에 출연하는데 바쁘게 돌아가는 드라마 촬영장과 달리 그사이 영화판은 할리우드 시스템으로 바뀌어 있어 그 재미도 커요."그는 "배우를 근사하게 하고 싶어 사업을 시작했다. 생활 때문에 연기를 하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었다"면서 "결국은 다시 돌아와 직원들이 자립할 수 있을 때까지 사업을 돕게됐지만 역시 내가 있어야할 곳은 촬영장이라는 것을 이번에 다시 한번 깨달았다"고 말했다.

 

"다시 카메라 앞에 서면서 얼굴의 주름이 걱정되기도 해요. 그런데 감독이 보톡스 주사 맞으면 절대로 안된다고 하대요.(웃음) 얼굴에 주름이 생기고 60이 가까워져 오는 것은 정말 싫지만 내 윗대의 선배들이 여전히 활발히 활동하는 것을 보며 희망을 가집니다. 이제는 다른 욕심 없어요. 내가 좋아하는 일 하면서 즐겁게 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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