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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힘 2050] 함초롬만돌린합주단 이정민씨

지난해 저소득 난치병 환자·전북대병원 암센터 지원 자선음악회

가슴 속 실현 가능한 낭만 코드를 갖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일단 자신에 맞는 악기를 선택해야 하고, 1년 정도는 꾸준히 연습해야 그 악기가 자신의 것이 된다.

 

그것도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돕기 위해 연습한다는 것은 더욱 수고로운 일.

 

만돌린으로 가정주부의 삶을 180도 바꿔나가는 이가 있다. 함초롬만돌린합주단(cafe.daum.net/hamcholom)의

 

대표 이정민씨(49·사진)다.

 

"2003년인가, 크로마하프를 배우고 싶어 서울에 갔더랬습니다. 이젠 크로마하프 잘 안한다면서, 만돌린을 권해주대요. 소리는 크지 않아도 듣고 있으면 마음이 경쾌해면서도 애달프고 깊은 울림이 느껴졌어요. 그 길로 돌아와 가지런하고 곱다는 뜻을 담은 함초롬만돌린합주단 이름을 짓고, 함께 할 주부들을 찾았습니다.”

 

전단지를 보고 처음 찾아온 이들은 3명에 불과했다. 만돌린이라는 악기도 생소했거니와 아줌마들을 대상으로 봉사합주단을 만든다고 했으니, 그럴 법도 했겠다며 고개를 끄덕이는 그다.

 

"만돌린은 삼각형 플라스틱(피크)을 갖고 연주해요. 줄은 8개가 아니고 4쌍인데, 2줄이 가까이 붙어 있어 2줄을 동시에 누르면서 음을 짚어내 놀랄 만큼 다양한 표현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교도소 연주회 때 사람들이 다채로운 만돌린 선율에 감화돼는 걸 지켜보면서, 어떻게 저런 사람들이 죄를 지었을까 싶었다니까요.”

 

첫 1년간 서울을 오가며 강습을 받고, 그를 지속적으로 지도해 줄 선생을 찾아다녔다. 이탈리아까지 가서 사사 받은 김병규 선생과 인연이 닿아 지도를 받게 된 것도 그의 열정이 통해서다.

 

연중 모집중인 단원은 첼리스트 김성재씨와 기타연주가 최영란 김정희 박정순씨를 포함해 현재 25명.'만돌린 전도사'를 자처한 김 선생은 일주일에 한 번 전주까지 와서 만돌린의 숨은 매력을 알리고 있다.

 

연습은 매주 목요일 오전부터 진행됐지만, 거의 하루 종일 진행될 때가 많다. 비교적 시간 여유가 있는 가정주부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도 이런 이유. 지난해 '저소득 난치병 환자 지원 및 전북대병원 암센터 후원금 마련을 위한 자선음악회'에 오르기 위해 거의 초긴장 상태로 연습에 몰입했다. 무대가 크건 작건 간에 늘 떨리는 데다 연습을 하면 할수록 어렵고 조바심이 든다는 것을 보면, 자세는 이미 프로다. '선구자''눈물젖은 두만강'등 가곡을 비롯해 이탈리아 민요인'오 솔레 미오', 클래식까지 이들이 소화할 수 있는 범주도 넓다.

 

지난해엔 '제7회 한국만돌린페스티벌'을 전주에서 열어 세계적인 만돌린 연주가 다카유키 이시무라를 초청, 전국에서 서울 아마데이만돌린쳄버, 서울 아리엘만돌린챔버, 광주 엠크로마선교단, 경기 성환장로교회, 광주 무니엘만돌린합주단, 서울 샬롬C만돌린합주단이 원정 연주를 오기도 했다. 성공적으로 치른 덕분으로'제8회 한국만돌린페스티벌'도 전주에서 열릴 계획.

 

"비올라를 연주하는 딸과 만돌린을 연주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남편이 더욱 열렬한 후원자가 됐어요. 어떤 회원은 부부싸움을 하다가도 '만돌린 할거야' 하면 싸움이 멈춘다고 합니다. 그 나이에 좋은 일 하면서 멋진 무대에 세워줄 수 있는 것은 만돌린밖에 없으니, 자신이 다 양보하겠다고요. 스스로가 즐겁고, 어려운 사람까지 도울 수 있으니, 바로 그게 행복 아닌가요.”

 

이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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