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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서 가수되고파", '대동경소녀' 오디션현장

지원자 2천500명, 日 대중문화 팬 참여도 높아

"자~ 카메라 보고 자기소개 하세요. 앞머리 올리고 이마를 드러내보시고, 치아가 보이게 환하게 5초간 웃어봅시다."

 

10일 오후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음악채널 엠넷(Mnet) 8층. 일본 최대 여성그룹 소속사인 업프론트와 엠넷이 합작해 '하로 프로젝트'의 한국인 멤버를 뽑는 프로그램 '대(對) 동경소녀' 오디션이 열렸다. 이날부터 3일에 걸쳐 열린 오디션에는 전국에서 2천500명이 몰렸다. 최연소 지원자는 부모 손을 잡고 온 8살, 최연장자는 34살.

 

모닝구 무스메, 큐트, 베리즈 코보 등이 소속된 업프론트의 아사히나 유타카 제작부 과장, '대 동경소녀' 연출자인 엠넷의 조은석 PD와 박정준 음악사업부 과장 등이 심사위원으로 앉았다.

 

가슴에 번호표를 단 지원자들은 대기실에서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얼굴을 감싸쥐고 있거나, 천장을 보며 노래를 흥얼거리거나, 개인기를 다시 점검했다.

 

그중에는 초등학교 6학년생 홍모양도 있었다. 빨간 트레이닝복에 운동화, 긴 생머리의 홍 양은 9인조 혼성 어린이그룹 스위티의 멤버로 지난해부터 활동해왔다.

 

오디션 방 문을 빠끔히 열고 들어온 홍 양은 가수 겸 연기자가 꿈이라며 어린 나이지만 부모와 떨어져 일본에서 활동할 자신이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가요를 부르다 살짝 틀리자, 바로 제시카의 '굿바이(Goodbye)'를 불러 실수를 만회하는 모습. 두 손을 모으고는 "떨려요 너무"라고 말했지만 다비치의 '8282'에 맞춰 절도 있는 리듬감으로 춤 솜씨를 선보이자 아사히나 과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로 프로젝트'는 업프론트의 여성 소속 가수를 뜻하는 브랜드 명으로, 이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한국인 멤버는 '하로 프로젝트'의 연습생이 돼 철저한 일본식 트레이닝 과정을 거쳐 역량에 따라 솔로, 유닛으로 일본 음악 시장에 데뷔한다. 그로 인해 일본 대중문화에 관심이 큰 청소년들의 참여가 유독 높아 심사위원들을 놀라게 했다.

 

외운 일본어로 자기 소개를 하거나, 모닝구 무스메 등 일본 가수들의 팬이라며 이들의 노래를 부르거나, 개인기로 일본 유명 애니메이션 주인공의 성대 모사를 하는 지원자가 많았다.

 

레이스가 달린 검정 치마를 입은 박모씨는 기타를 들고 등장해 눈에 띄었다. 국내 음반기획사에서 연습생으로 있었고 여러 음악대회 수상경력을 가진 그는 록그룹 엑스재팬 히데의 팬. 기타를 전공했다는 그는 능숙한 기타 연주로 노래를 불렀다.

 

고향이 대구여서 걸쭉한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남모씨는 모닝구 무스메의 '여자들의 시끌벅적 이야기' 노랫말을 한국어로 개사해 자기 소개를 대신했다.

 

조 PD가 "춤을 출 수 있느냐"고 묻자 "율동 수준의 실력이어서 안 하느니만 못하다"고 빼다가 심사위원들이 의욕을 북돋우자 모닝구 무스메의 노래에 맞춰 율동(?)을 선보였다.

 

이밖에도 지원자 중에는 노래와 춤이 여의치 않자 타로 카드를 펼쳐놓고 심사위원의 운세를 봐주는가 하면, 일본 애니메이션 '벼랑 위의 포뇨'에 등장하는 할머니 성대 모사를 일본어로 선보이거나, 바이올린을 켜며 트로트를 부르는 지원자도 있었다.

 

국내 여느 오디션과 다른 점은 심사위원들이 몸에 문신이 있는지를 물었다는 점. '하로 프로젝트'의 일원이 되려면 순수한 여성의 이미지를 갖춰야 해 문신이 있으면 안 되고 활동 기간 남자 친구도 사귀어서는 안 된다고 한다.

 

첫날 오디션을 마친 아사히나 과장은 "성실한 친구들이 많아 놀랐다"며 "기본기가 갖춰진 프로를 뽑는게 아니라 아마추어지만 이 프로그램을 통해 성장해 가는 과정을 지향하기에 순박한 친구들일수록 오히려 기대가 된다. 노래, 춤, 외모도 중요하지만 표정이 핵심이다. 연예인은 꿈과 즐거움을 주는 직업이므로 자기 안에서 표출하는 능력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3일간의 오디션을 통해 방송에 출연할 후보 10명을 뽑고 훈련을 거쳐 서바이벌 방식으로 우승자를 가린 후 일본 음악 시장에 데뷔시킨다. 업프론트의 프로듀서 층쿠 씨가 출연진을 진두지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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