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시대 화랑 관련 刻字도 다수 확인
구석기시대 동굴유적으로 유명한 충북 제천의 점말동굴에서 30년 전에 출토된 석가탄생불이 공개된다.
더불어 점말동굴 재조사 과정에서 신라 화랑의 무리가 남긴 것으로 보이는 각자(刻字.돌에 새긴 글자)가 무더기로 확인돼 그 성과도 발표된다.
매장문화재 전문조사기관인 (재)충북문화재연구원(원장 장호수)은 1973-80년 총 7차례에 걸쳐 연세대박물관이 조사한 점말동굴을 재조사하는 과정에서 신라시대 각자를 암벽 곳곳에서 확인했다고 27일 말했다.
연구원은 이번 재조사와 이전 점말동굴 조사 성과를 재조명하는 학술대회를 28일 제천시 영상미디어센터에서 '화랑의 장(場) 점말동굴, 그 새로운 탄생'이라는 주제로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는 특히 1979-1980년 실시한 제7차 점말동굴 조사대상 지역 중 용굴 앞 광장 지역에서 수습한 탄생불상이 공개된다.
현재 연세대박물관이 소장한 이 탄생불을 검토한 충북대 고고미술사학과 김춘실 교수는 "재료가 금동이 아니라 돌이며, 하늘을 가리키는 손이 오른손이 아닌 왼손이고, 커다란 광배와 넓은 대좌를 갖췄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탄생불과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이 불상은 전체 높이 17.3cm, 하부 폭 9.4cm, 상 높이 11.2cm이며, 대좌의 앞뒤 폭은 6.8cm다.
발굴 당시에는 대좌 부분이 깨져 있었으나 현재는 접착 복원된 상태이며 재료는 사암(砂巖) 계통의 돌로서 표면은 푸른 색을 띠지만 깨진 곳을 보면 속은 붉은색이다.
다른 탄생불과 비교할 때 이 불상이 조성된 시기는 "통일신라 말기에서 고려 전기로 볼 수 있다"고 김 교수는 말했다.
김 교수는 나아가 이런 탄생불의 발견을 통해 점말동굴 유적은 "구석기시대뿐만 아니라 역사시대에 들어와서도 지속적으로 사람들이 왕래한 곳이며 통일신라 말기-고려 전기 무렵에는 절이 세워져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점말동굴 내부 곳곳에서 확인한 신라시대 각자에 대한 조사 성과도 발표된다.
이 조사에 참여한 한국전통문화학교 이도학 교수는 이 각자들이 "신라 화랑(花郞)과 낭도(郞徒)들이 다녀간 흔적"이라는 견해를 발표할 예정이다.
조사 결과, 각자 중에는 신라시대 교육과 의례를 관장하던 관청인 '예부'(禮府)라는 문구가 보이며, 이 외에도 울주 천천리 서석(書石)에 보이는 화랑 이름인 '금랑'(金郞)이라는 글자도 발견됐다.
이 교수는 각자 자료를 필사본 화랑세기에 등장하는 화랑 혹은 낭도의 이름과 연관시키면서, 다녀갔음을 의미하는 '行'(행)이라는 글자가 자주 보이는 점을 들어 이를 '화랑각자'(花郞刻字)로 볼 수 있다는 견해를 밝힐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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