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에 공식·코드는 없지만 정신적 면까지 두루 살펴야
"영화평론가는 직업이 될 수 없습니다. 우리 역시 돈을 거의 받지 못하고 쓰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유명잡지에 글을 쓰겠다는 생각보다는 영화가 너무 좋고, 영화에 대해 꼭 말하고 싶을 때 영화평론가를 택했으면 좋겠습니다."
'2009 전주국제영화제' 10주년 기념 '영화평론 마스터클래스'에 초대된 레이몽 벨루(70)와 리처드 포튼(54), 에이드리언 마틴(50)은 "아마추어란 말은 무엇인가를 정말 좋아하고 사랑한다는 의미에서 비롯된 말"이라며 스스로를 "영화평론에 있어서 만큼은 아마추어"라고 말했다.
정통 영화이론가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쌓고 있는 벨루는 90년대 초 창간된 시네마저널 「트라픽」의 공동편집장. 그는 "영화평론을 할 수 있는 자유로운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며 "두터운 독자층을 가지고 있진 않지만, 독특한 방법으로 수준을 유지하며 영화에 대해 사고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유명 영화계간지 「시네아스트」의 공동편집장으로, 날카로운 영화학자의 시선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는 포튼 역시 "영화평론 역사상 작은 잡지들이 중요한 역할들을 해왔다"며 "나는 늘 작은 잡지들을 위해 글을 써왔다"고 덧붙였다.
"평론할 때의 포커스를 따로 설명하기란 어렵습니다. 형식적인 평론과 역사적인 평론 사이에 보이지 않는 구분선이 있기 때문이죠. 영화에 대한 스타일을 보는 동시에 역사적 배경까지 살펴야 합니다."
포튼은 "영화 전체를 역사적인 맥락 안에서 보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현재 웹진 「루즈」의 공동편집장으로 곧 개인 웹사이트를 오픈 예정인 마틴도 "영화평론에 있어 공식이나 코드는 없지만, 정신적인 것을 포함해 여러가지 것들을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마틴은 "세계에서 가장 진보적이고 국제적인 영화제 중 하나라는 생각에 오래 전부터 전주영화제 참가를 꿈꿔왔다"며, 홍상수 박찬욱 봉준호 등 한국영화와 감독들에게 많은 관심을 나타냈다. 그는 한국영화는 대중적 시네마와 아트시네마가 혼합돼 있다는 점에서 세계영화 안에서도 돋보인다며, 봉준호 감독의 <괴물> 을 대표적인 작품으로 꼽았다. 괴물>
전주영화제 마스터클래스는 영화를 구성하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초청, 그 분야의 특징들을 살펴보고 해당 전문가들의 경험에서 우러난 미학적인 이야기들을 대화와 토론을 통해 공유하는 기획. '영화평론 마스터클래스'는 5일과 6일 영화의거리 내 전주프리머스 4관에서 진행된다.
5일에는 벨루가 강사로 나서 크리스 마르케 감독에게 전환점이 된 영화
<레벨 5>
와 지난해 베니스영화제 오리종티 특별언급작
<호수>
(감독 필립 그랑드리외)에 대해 이야기한다. 6일에는 포튼이 정치와 성이라는 민감한 이슈를 다뤄 제작국가인 유고에서 상영금지, 미국에서 X등급을 받았던 문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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