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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전주국제영화제] 한국단편경쟁 심사위원 정식-정범식 형제에 듣는다

완성도 높지만 기존영화 답습 많아…자기목소리 내는 독창적 작품 선정

3일 전주 영화의 거리 한 카페에서 이번 전주국제영화제의 심사의원으로 초대된 정범식(39), 정식(34)감독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desk@jjan.kr)

"출품작 대부분 완성도가 높은 반면, 독창성보다는 기존 영화를 답습하는, 인습적인 영화들도 더러 눈에 띕니다. 현재까지 절반을 봤는데, 전주영화제 정신에 걸맞은 영화는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는 한국단편영화 신작 발굴을 위해 지난해까지 운영해오던 '한국단편의 선택 : 비평가주간'을 폐지하고, 한국단편부문을 경쟁 프로그램으로 전환했다. 이번 '한국단편경쟁' 심사위원을 맡은, 한국의 '코엔형제'로 불리는 '정가형제' 정식(35)·정범식 감독(40)을 영화의 거리에서 만났다.

 

사촌형제 간으로, 형인 정범식 감독은 "지난해 <기담> 을 가지고 '관객과의 대화'(GV·guest visit) 시간을 가졌다"며 "관객들과 1시간 반 넘게 질의응답을 가졌는데, 역대 GV 중 호응도가 세 손가락 안에 들었다"며 전주영화제와의 인연을 소개했다.

 

"예전에는 16mm 필름으로 찍던 시대여서 단편영화라도 (찍기가) 수월하지 않았어요. 요즘은 디지털화돼 훨씬 쉬워졌죠. 당장 극장에 걸 수 있을 만큼 기술적으로 완성도 높은 영화는 나오는데, 상업영화를 축소해 놓은 듯한 작품들이 많이 보여요. 일례로 심사위원장인 로제 고냉씨가 출품작들을 보고, '단편영화인데 30분을 넘는 작품들이 왜 이렇게 많냐'며 '장편영화를 줄여 놓은 듯한 인상을 받았다'고 말하더라고요. 기술이나 인력 면에서는 프로 수준의 작품들이 늘었지만, 순수한 의미의 단편은 예전보다 줄어든 것 같아요."

 

정범식 감독은 단편영화를 상업영화로 가는 '수단'으로 여기는 현재 우리나라 단편영화의 흐름을 꼬집기도 했다. 정식 감독은 '왜 단편영화에 주목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단편영화는 전공자가 아니어도 대중들이 쉽게 만들 수 있고, 보는 사람들도 개성 있는 영화를 통해 시각이 넓어진다"고 설명했다.

 

정식 감독은 "단편영화는 장르영화나 상업영화가 아니기 때문에 관객 수에 구애됨 없이, 영화적 개성과 새로움을 얼마나 보여주느냐", 정범식 감독은 "표현하려는 것이 무엇이든 간에 누군가를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독창적인 작품"을 이번 심사의 기준으로 제시했다.

 

두 사람은 존경하는 감독과 좋아하는 영화는 많지만, 역할모델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정범식 감독은 "감독보다는 그 감독의 '행보'가 중요한 것 같다"며 "장르영화도 하고, 예술영화도 하면서 관객의 외면을 받지 않는 이안 감독의 행보가 부럽다"고 말했다.

 

정범식 감독은 "전주에 유명한 한정식 식당이 많아 비빔밥도 먹고 잠도 잘 자 살이 계속 찌고 있다"며 심사인 '본업' 외의 즐거움도 전했다.

 

김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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