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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스승과 제자 18년만에 한무대에

오정 조소녀 명창 국악한마당 24일 소리문화의전당…신명나는 소리판 마련

일곱번의 목수술과 두번의 심장수술도 그를 꺾지는 못했다. 소리꾼은 설 수 있는 무대만 있으면 쓰러지지 않는다.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2호 판소리 춘향가 예능보유자로 수많은 제자들을 길러낸 오정 조소녀 명창(68). 2006년 '심청가' 완창 이후 좀처럼 무대에 서지 않았던 그가 제자들과 함께 무대를 만든다.

 

"세달 전 심장수술을 했는데, 그 때 당시에는 금방 죽을 것만 같았죠. 제자발표회를 한 번 해야겠다고 운만 띄웠는데, 우리 제자들이 서둘러 버렸네요."

 

24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열리는 '제5회 오정 조소녀 제자들과 함께 하는 국악 한마당'. 사단법인 완산국악제전진흥회가 여는 이번 공연은 1988년 1회 공연을 시작으로 4년 동안 이어지다 중단됐던 스승과 제자의 무대를 18년 만에 부활시킨 것이다.

 

"소리하는 사람 중에 나같은 병신은 없죠. 목수술을 일곱번이나 해서 마음껏 목은 안나와도 제자들한테 만큼은 모든 것을 다해서 가르치고 싶었습니다. 개인활동은 흡족하게 못했어도 제자들 기른 보람은 있는 것 같아요."

 

1984년 광주남도예술제 판소리 특장부 장원으로 대통령상을 받고 한 인터뷰에서 그는 다들 서울로 간다고 할 때 전북에 살며 제자들을 가르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조명창은 40년 넘게 전주에 살며 제자들을 위해 태어난 것처럼 소리를 전수하고 있다. 그의 밑에서 나온 대통령상만 해도 여러명. 소리를 배우고 소릿길을 가고 있는 제자만 해도 100여명이 넘는다.

 

"우리 집안에서는 누구 하나 '아리랑' 하나 부르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저 혼자 소리가 좋아서 부모 모르게 도망나와 소리를 시작했죠. 그 때가 열일곱이었던 것 같습니다. 충남 온양이 고향이지만 스물아홉살때부터 전주에서 살아 이제 이 곳이 고향입니다."

 

그의 집안을 '국악 명가'로 만든 것은 그였다. 전주대사습놀이에서 대통령상을 차지한 동생 조영자 명창을 비롯해 장흥전통가무악전국제전에서 대통령상을 탄 이세정씨와 고수대회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조용안, 조용복, 조용수씨는 그의 조카다. 핏 속에 흐르는 끼는 아무도 못말려 그의 집안에서만 스무명 정도가 국악을 하고 있다.

 

"심장수술 후 아직 회복단계라 소리를 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대신 저는 총감독을 맡고, 전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70여 명의 제자들이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판소리 뿐만 아니라 구경하는 분들이 지루하지 않도록 여러가지 맛을 내보려고 합니다."

 

정교한 너름새와 풍부한 감정으로 애원성이 강한 것이 조명창 소리의 특징. 제자들은 극적 성격이 뚜렷하고 부침새와 기교가 다양해 볼거리와 들을거리가 많은 스승의 소리를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제자들과 함께 하는 국악 한마당'에는 스물다섯명이 무대에 서는 신민요를 시작으로 판소리와 입체창, 남도민요, 단막창극, 사물놀이 등이 신명나게 펼쳐진다.

 

도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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