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전시] 박인현 교수 개인전 '우산-깃털처럼 가벼운 은유의 변주'

10~16일 서신갤러리…활짝 펼친 생명력에 담은 인생 희노애락

단비가 내리자 제 안에 잠시 깃든 우산을 떠나 보냈던 그가 장대비 따라 속눈이 깊어져 돌아왔다.

 

1989년 석남미술상을 수상하면서 '우산작가'라는 인상이 강렬하게 각인됐지만, 그는 경계했다. 생명의 숨결을 더 뜨겁게 온몸으로 밀어넣고 싶어서였다.

 

2004년에 이어 다시 펼쳐든 우산. 바람소리에 귀 기울여 우산 하나하나에 제 안에 울리는 소리를 담았다. 10일부터 16일까지 서신갤러리에서 열리는 박인현 전북대 교수(52)의 개인전 '우산 - 깃털처럼 가벼운 은유의 변주'다.

 

"우산이 전통과는 거리가 있는 소재이다 보니, 전통회화와 접목시켜 보고 싶었습니다. 상상력에 날개를 덧대니 바람에 날리는 깃털처럼 공중을 부유하면서 백두산도 됐다가, 골개를 뿜는 박연폭포도 됐다가, 인왕제색도의 칼날 같은 산세가 표현되기도 하더라구요."

 

먹 우산만으로는 한계가 많아 발상의 전환을 하게 됐다는 그는 지난 15년이 헛된 시간이 아니었음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우산-정이품송'은 그가 대학교 시절 속리산을 여행하면서 꽂혔던 수령 700여년 된 소나무. 강풍으로 가지가 잘려 나갔다는 뉴스를 접하고 속상한 마음을 달래기 위한 구도의 작업이었다.

 

'우산-매화'는 꽃 숨긴 겨울이 가고 꽃 피는 봄을 알리는 희망의 전령을 형상화한 작품. 무에서 봉우리를 활짝 틔우는 '우산-절매'는 정치·경제적 위기로 혼란스러운 요즘 사람들을 향한 희망의 손짓에 다름 아니라고 설명했다.

 

"우산 속에서는 다툼이 있을 수가 없고, 화해와 용서, 사랑만이 남는 것 같습니다. 다채로운 인간 감정을 의인화시켜 표현한 작품도 여럿 돼요. 삶의 숨소리를 강하게 느끼도록 차분하게 다듬었습니다."

 

펼쳐진 것은 생명이 있는 것이고, 접힌 것은 죽은 것이라 여겼기에 그의 모든 우산은 활짝 펼쳐졌다. 펼쳐지고 포개어진 우산들은 우리 인생의 희노애락의 드라마.

 

이번 전시는 올해 한국미술센터가 수여하는 한국미술상을 수상하면서 서울에서 연 기념전의 연장선이다. 전시 개막은 10일 오후 6시30분에 열릴 예정이다.

 

이화정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자치·의회전북자치도, 재생의료특구 지정 위한 특별법 개정 본격화

정치일반새만금산단 입주기업, RE100 실현 ‘첫발’…태양광 발전설비 준공

장수장수군, 2025년산 공공비축미 건조벼 매입 시작

고창가수 정삼·이청아, 고창군 귀농귀촌 홍보대사 위촉

자치·의회전북 하수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검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