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까지 전시
도내에서는 유일하게 '19금'이 나붙는 전시가 있다면, 바로 문화예술전시기획 공감의 '춘화애화(春畵愛畵)'전일 것이다.
2007년 도내 첫 춘화전으로 '춘화애화-사랑 그 생기로움에 대하여'전을 시작할 때만 해도 모두가 조심스러웠다. 서울에서 춘화전이 문제가 됐던 것을 생각해 미성년자들의 전시장 출입을 막았다. 출입구에 굳이 붉은 글씨로 '미성년자 관람불가 19'를 써놓지 않았더라도 거침없이 전시장 문을 밀어제낄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2008년 '사랑은 소통에 있다'를 주제로 한 두번째 '춘화애화'전 부터는 반응이 달라졌다. 물론, 작가들의 표현도 과감해 졌다. 솔직하면서도 자유분방했고, 무엇보다 토속적인 농담처럼 민중성이라는 원칙이 있었다.
2009년 '춘화애화'전은 '바람결에 살포시 날아온…'을 주제로 한다. 직접적이던 작가들의 표현은 조금은 순화(?)되고 상징적으로 변화했다. 극적이거나 과장되지 않고 차분하다. 주제 끝에 붙여놓은 말줄임표(…) 같다. 그래도 노골적으로 묘사된 그림에 가장 먼저 시선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다. 성에 대해 우리 사회는 아직 뻔뻔하지 못하다.
자칫 은밀하고 어둡게 표현될 수 있는 춘화들은 해학과 풍자로 유쾌하고 발랄하다. 참여작가는 안윤 김기원 조헌 이경섭 이경태 심홍재 전량기 김동영 이철규 김성민 류명기 이남석 임택준 김성욱 최광호 송지호 권영주 이주리 윤철규 최춘근 이상훈 진창윤 김미경씨. 한국화 서양화 조각 영상 등 장르도 다양하다.
'춘화애화'전을 기획한 김삼열씨는 "오래전 우리가 잃어버린 금기의 코드를 찾아나서는 자체부터가 험난한 모험"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 '남녀상열, 그 뜨거운 편견의 담론'이란 글을 덧붙인 소설가 서철원씨는 "지금까지 분에 넘치는 텍스트로써 현란함과 자기만족에 빠진 전람회를 목격하면서, 관객은 얼마나 많은 허전함과 허탈함에 몸서리쳤는가를 생각해 보면 수긍이 가는 말"이라며 "근래 수많은 기획전 가운데 '춘화애화'전 만큼 관객들에게 공감을 주는 전시도 드물다"고 했다.
안그래도 어지러운 세상, '춘화애화'전이 사회를 문란하게 할 것이라는 생각은 그야말로 '오버'. 혹시라도 전시를 보고 낯 부끄러워 하는 이들이 있다면 눈을 더 크게 뜨면 된다. 사랑을 하면 '꽃 피는 봄날' 같다는 걸 우리 모두 다 알지 않는가. 그러고보면 남녀간의 성희(性戱) 장면을 나타낸 그림이나 사진에 '춘화(春畵)'라고 이름 붙인 것은 꽤 잘한 일 같다. 전시는 6일까지 전주교동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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