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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서엔 알아야 할 것들 많죠"

'호남절의록'·'호남지' 복간한 김천국씨

"오늘날 푸대접을 받고 있지만, 전라도는 호남선비들이 의병을 일으킨 땅입니다. 동학농민운동이나 광주학생운동 등 역사 속에서 민중들의 분출구가 된 곳 역시 전라도였죠. 고문서 속에 우리가 알고 배워야 할 것들이 많다는 생각에 복간에 도전한 것입니다."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향토사가 김천국씨(63·김제시 청하면)가 「호남절의록(湖南節義錄)」과 「호남지(湖南誌)」를 복간해 내놓았다.

 

「호남절의록」은 집안을 통해 전해 내려오던 책이었으며, 「호남지」는 일제시대 경찰을 지냈던 사람으로부터 어렵게 구한 것이다.

 

「호남절의록」은 임진왜란을 비롯해 정유재란과 이괄의 난, 정묘호란·병자호란, 이인좌의 난 등 국난을 극복하기 위해 의거를 일으켜 절의한 호남출신 의적을 수록한 책. 1799년에 편집, 간행됐다. 김씨는 "「호남절의록」은 태평양전쟁을 앞두고 일본총독부가 불온서적으로 압수하면서 별로 남아있지 않다"며 "4대 전란에 봉기를 든 전라도 선비들의 업적이 담겨 있는 만큼 복간의 필요성이 더 컸다"고 말했다.

 

「호남지」는 1925년 발행된 종합 민찬지로, 「호남절의록」을 비롯해 「대전회통(大典會通)」 「증보문헌비고(增補文獻備考)」 「동국문헌록(東國文獻錄)」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 「호남삼강록(湖南三綱錄)」 등 방대한 역사자료를 망라해 호남의 역사와 문화를 정리한 대표적인 문헌이다.

 

김씨는 「호남지」에 대해 "호남 유림의 양대 산맥이었던 장성 필암서원과 정읍 무성서원에서 집필에 가담해 전라도의 각 향교와 유대를 이루며 완성한 책"이라며 "정읍향교에 발행소를 정하고 심혈을 다해 편찬해 낸 역대 호남 자료의 총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는 귀중본"이라고 설명했다.

 

"3∼4년을 꼬박 투자해 복간해 놓고 나니 흰 것은 종이요, 까만 것은 글씨로 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제가 집까지 팔아 비용을 마련하고 복간에 나선 것은 온고지신의 정신과 실천의 중요성을 알기 때문입니다. 「호남절의록」과 「호남지」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호남의 역사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동네에서 「사자소학」을 가르칠 정도로 한문 실력이 뛰어난 김씨는 현재 하고 있는 목회일과 함께 사라지고 있는 한국학 자료들을 발굴하고 정리하는 일을 지속적으로 해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도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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