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디자이너협 워크숍 김태호 한국산업디자이너협회장
우리나라 한 해 디자이너 배출규모가 세계 3위다. 미국, 일본에 이은 세 번째.
디자이너 배출은 세계적이지만, 정작 디자인은 세계적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 왜 일까.
지난 3일부터 8일까지 전북대 예술대학에서 열린 한국, 일본, 대만 산업디자이너협회인 KAID, JIDA, CIDA가 만든'Asia Designers Association(아시아디자이너협회)' 워크숍에서 김태호 한국산업디자이너협회장(KAID·전북대 교수·61)은 "디자이너들의 철학의 부재"를 이유로 꼽았다.
"한해 쏟아지는 디자이너 수는 어마어마합니다. 그런데'디자인 빅뱅'은 쉽게 일어날 것 같지가 않습니다. 그림 잘 그리니까 산업디자인 하겠다는 발상이 아직도 지배적이거든요. 우리나라에서 어떤 디자이너가 그렇게 열심히 책 읽고, 역사를 공부하려 듭니까. 인문철학을 바탕에 둔 디자이너가 없기 때문에 멀 수 밖에 없다 라는 겁니다."
김 교수는 전자제품의 꽃장식 유행은 우리나라 디자인 수준을 드러내는 대표적인 예로 꼽았다. 꽃장식이 나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제품의 가치에도 부합하지 않으며 소비자에게 경제적 부담만 지우기 때문에 디자인 윤리에도 적합하지 않다는 것.
이어 그는 JIDA를 예로 들면서 "중앙정부의 지원과 정책, 기업과 연결시켜 주는 민간단체의 장려제도, 지자체별로 차별화된 자체 디자인 육성 프로그램이 일본을 현재의 디자인 강국으로 만들었다"며 "'당근과 채찍'이 조화를 이룬 정책은 기업간 디자인 경쟁을 부추기고 독창적인 디자인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반면 우리나라의 지원정책은 미비한 정도가 아니라 숨막힐 정도라며 자치단체장들의 성과주의로 디자인만 갖고 예쁘게 만들려고 하다가 모든 게 흐지부지되고 마는 현주소를 꼬집었다.
김 교수는 "이런 워크숍을 통해 나라간 다양한 아이디어를 나누고, 디자인에 관한 '티핑포인트'를 짚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좋은 디자인은 본래의 기능성에 가장 충실하되 군더더기 없이 단순하고 깔끔한 형태와 높은 실용성, 그리고 사회적 배려를 중시한 디자인이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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