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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함께 울고 함께 웃고 함께 분노하던…아! 태극기

진안 공동체박물관계남정미소 사진전…태극기로 한국 현대사 재조명

1960~70년대만 해도 모두 오후 6시만 되면 걸음을 멈추고, '차렷' 자세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했다.

 

굴곡진 한국 현대사를 함께 한 태극기가 갖는 상징 권력에 대한 예우였다.

 

그런데 최근엔 좀 달라졌다. IMF 직격탄을 맞으면서 애국심을 자극하는 소재로 태극기가 활용됐고, 기업에서도 태극기를 이용한 마케팅 전략을 고수했다. 태극기 패션을 비롯해 태극 무늬가 새겨진 가방, 양말, 모자, 열쇠고리 등이 날개 돋힌 듯 팔리면서 연령, 계층에 구분없이 태극기 사랑이 물결을 이뤘다.

 

어디 그 뿐인가. 2002년, 2006년 월드컵 때 붉은 악마들이 한 가득 메운 대형 태극기가 등장했다. 절대 권력의 상징이었던 태극기가 소비용품이 됐다는데 그 '역사적 파격'은 컸지만, 국민들은 '교훈'을 벗고 분명 태극기와 신나게 즐겼다.

 

현재 한국사회에서 태극기는 좌파와 우파, 진보와 보수, 10대와 80대를 모두 아우르는 문화 키워드다. 국가 통일의 상징 기호, 친북 좌파 세력의 상징 깃발로 여겨지던 것은 이제 다 옛 말.

 

진안 공동체박물관계남정미소(대표 김지연)가 15일부터 10월15일까지 여는 '아! 태극기'사진전은 태극기로 한국 현대사를 재조명하는 작업이다.

 

사진아카이브연구소가 기획하고,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후원하는 이번 전시는 1부 현대사의 주요 사건, 2부 반공시대와 유신시대, 3부 일상 속의 태극기, 태극기 속의 일상으로 꾸려진다.

 

지난 2006년 서울에서, 올해 독일에서 다시 한 차례, 그리고 광복절을 맞아 진안에서 이어지면서 태극기를 둘러싼 표상의 정치학을 진지하게 살펴볼 수 있는 기회다. 1946년부터 2000년까지 격동기 한국 근대사와 함께 호흡해온 태극기의 변천사, 태극기와 얽힌 일상에 관한 작품 50여점을 선보일 예정.

 

기획을 맡은 이경민 사진아카이브연구소 연구원은 "민주화운동사진 DB의 중요성과 성과를 알리고, 문화콘텐츠로 어떻게 재생산되는지 보여주기 위한 취지"라며 "기존 현대사가 정치·경제사 중심으로 읽혀졌다면, 이번 전시는 태극기를 통해 현대사를 아우르는 다양한 이념의 지형도와 일상의 풍경을 살펴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연 대표는 "독일에서 작품을 넘겨받기까지 우여곡절이 너무 많아서 전시를 할 수 있을 지도 의문이었다가 가까스로 성사됐다"며 "시대상황에 따라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태극기 풍경을 통해 해방 60년 한국 현대사를 되새겨보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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