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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혼 담은 무대, 춤의 진수를 보다

암투병 최선씨 '천년의 한지 숨결로 추다' 공연 가보니

커튼콜을 받던 서른명의 무용수들이 단 한명을 향해 허리 굽혔다.

 

춤 분야에서는 도내에서 유일한 문화재로 단 한순간도 무대를 쉬어본 적이 없는 진정한 예술가. 6·25 이후 황무지가 되다시피한 전주춤을 다시 일궈냈던 것처럼 그는 꿋꿋하게 무대로 다시 돌아왔다.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15호 호남살풀이 춤 보유자 최선(75). 29일 오후 6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열린 '2009 최선 춤-천년의 한지 숨결로 추다'는 올 초 대장암 수술을 받고 공연을 한차례 연기했던 최선 선생과 그의 제자들이 모인 호남살풀이춤보존회가 함께 하는 무대였다.

 

"춤은 혼이 있어야지, 그저 동작만 그리고 다니면 춤이 아니다."

 

맞다. 그저 예쁘게 손을 올리거나 빙빙 도는 것이 한국춤은 아니다. 한국의 정신과 혼이 담길 때 비로소 한국의 춤이 되는 것이다. 스스로를 "무대에 목숨 바쳐 사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최선 선생이 일평생에 걸쳐 꼭 한 번 올리고 싶었던 작품. 자신의 매형이자 전주 흑석골에서 6대째 한지를 만들어온 '송우석'의 삶을 통해 그는 고난과 시련을 이겨낸 한민족의 혼을 담고 싶었다.

 

무대의 중심은 한지. 다른 장치는 거의 사용되지 않았으며, 스승과 함께 무대에 오른 제자들의 몸짓 역시 화려함 보다는 단아한 한지의 이미지가 앞섰다. 40년 사제지간인 최선 선생과 장인숙씨의 2인무와 한지등을 들고 추는 장면도 충분히 아름다웠지만, 이미 '송우석'이 된 원로 무용수의 독무는 깊고도 깊었다.

 

어떤 무대에서든 혼을 강조하는 원로 무용수의 철학이 응집된 공연. '호남살풀이춤보존회 정기공연'이었던 이번 무대는 9월 6일 오후 5시 서울아르코예술극장에서 다시한번 올라간다.

 

도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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